은행권 대출금리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한국은행의 추가 긴축 우려가 맞물리면서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7% 중반에 가까워진 주택담보대출의 금리상단이 하반기 중 연 8%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5년 고정형 금리는 이날 기준 연 4.50~7.43%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 연 4.40~7.00%였던 것과 비교하면 하단은 0.10%포인트(p), 상단은 0.43%p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도 상승세다. 이날 5대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4.07~6.13%다. 한 달 전과 비교해 금리 상단이 1.05%p 상승했다.
이처럼 대출금리가 상승한 이유는 은행의 자금조달과 직결되는 채권시장 금리가 오르고 있기 떄문이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9일 기준 3.860%로 지난달 초(3.561%)와 비교해 0.299%p 상승했다.
이에 따라 장단기 조달금리도 일제히 올랐다. 고정형 주담대의 지표가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4.394%로 지난달 같은기간(4.055%)과 비교해 0.339%p 상승했고, 신용대출에 영향을 주는 은행채 1년물 금리는 같은기간 3.196%에서 3.616%로 0.42%p 올랐다.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조달비용이 높아지고 이는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상승 압박으로 이어진다.
채권금리는 미국발 긴축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도 시장금리를 끌어 올렸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지만 금통위원 2명이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한국은행은 환율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가계부채 누증 등을 우려하며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8% 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예컨대 5억원을 50년 만기 원리금균등분할상환 조건으로 빌릴 경우 금리가 연 5%일 때 상환액은 약 227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금리가 연 8%로 오르면 월 상환액은 약 386만원으로 늘어나 매달 159만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 금리 상승폭이 크지 않더라도 대출 규모가 큰 차주일수록 체감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신용대출도 마찬가지다. 1억원을 신용대출로 빌렸을 때 금리가 연 5%에서 연 6%로 오르면 연간 이자 부담은 5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100만원 늘어난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모가 큰 차주들은 금리 1%포인트 상승만으로도 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며 "향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대출 관리에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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