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상법상 자사주 지급, 매년 주총 승인 필요
주총 부결 가능성은 기관·외국인 표심에 달려
현재 액트 지분은 소집 요건 미달
10년 합의에도 지급은 미확정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이른바 'N% 성과급'을 두고 주주이익 침해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성과급 자체는 노사 합의 사항이지만 세후 전액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하면서, 개정 상법상 자사주 처분에 필요한 주총 승인이 매년 관문으로 남아 주주 의견이 반영될 절차가 살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총이 부결하면 직원들은 자사주를 한 주도 받지 못한다.
11일 법조계와 업계에 따르면 개정 상법상 주식회사가 보유 자사주를 임직원에게 처분하려면 이사회가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서를 작성해 매년 정기주총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승인 대상은 성과급 합의가 아닌 지급 수단인 자사주 처분으로, 현금 지급이라면 주총을 거칠 필요가 없지만 노사간 협약이 전액 자사주 지급을 명시해 주총승인이 막히면 이행 자체가 어려워진다. 지급 주식 수와 가격도 주총 승인 과정에서 확정된다. 이번 협약의 승인 시점은 내년 정기주총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이사회가 임시주총을 소집해 연내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도입한 '영업이익 10%' 방식을 따라, 지난달 반도체(DS)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10년간 세후 전액 자사주로 지급하는 특별경영성과급에 합의했다.
합의 이후 논란은 영업이익을 배당에 앞서 임직원에게 배분해 주주 몫을 훼손한다는 주장에 집중돼 왔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주총 승인 절차가 남아 주주 의견이 반영될 길이 열려 있는 만큼 주주이익 침해 단정이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합의 이행 여부는 주주 표결로 결정되며 매년 승인이라는 불확실성은 직원들이 떠안게 됐다.
정부도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전날 정부가 N% 성과급에 주총 결의를 의무화하는 입법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청와대는 "검토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합법성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사이 주주 행동은 본격화하고 있다. 소액주주 행동 플랫폼 액트는 전날 삼성전자를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 소송에 착수하며 "성과급 주총 승인 의무화 운동의 출발점"이라고 규정했다. 다만 자사주 성과급의 주총 승인 의무는 이미 개정 상법에 규정돼 있다.
액트에는 삼성전자 주주 1만4721명이 참여해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주식 인증을 마쳤지만, 발행주식의 0.1%에 못 미쳐 임시주총 소집 청구 요건(지분 3%, 6개월 이상 보유 시 1.5%)에는 크게 모자란다. 정기주총 표결에는 지분 요건이 없지만 외국인 지분율이 47%대에 달하고 국민연금 등 기관 비중도 커, 부결 여부는 사실상 기관·외국인 표심에 달려 있다.
한국상사판례학회장을 지낸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합의안만 보고 주주이익 침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며 "어차피 주주총회에서 승인 여부가 가려져야 하고, 주주가 반대한다면 주총에서 부결하면 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위험은 노사도 인지한 상태에서 합의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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