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금융권 가계대출 5월 9조3000억 증가
보험권도 4월 감소서 5월 9000억 증가 전환
해약환급금 늘고 신계약 줄며 성장성 부담
가계부채 비상관리 체계가 가동된 가운데 보험권 가계대출이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증시 활황에 따른 투자자금 수요와 생활자금 수요가 겹친 가운데 보험 해약까지 늘면서 보험이 장기 보장자산이 아닌 가계의 단기 현금창구로 활용되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3000억원 증가했다. 보험권 가계대출은 4월 4000억원 감소에서 5월 9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다만 보험권 가계대출 9000억원 증가분을 모두 보험계약대출 증가로 볼 수는 없다. 보험권 가계대출에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보험계약대출 등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보험계약대출은 가입자가 보유한 보험계약의 해약환급금 범위에서 돈을 빌리는 상품이다. 보험을 해지하지 않고도 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 급전이 필요한 가입자들이 활용해 왔다.
문제는 보험권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전환한 시점에 금융당국의 관리 압박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위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자 관리목표를 지키지 못한 금융회사에 대한 점검회의를 매주 열기로 했다. 은행권에는 고액 연봉자의 신규 신용대출 한도 축소와 신용대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등 자율관리 조치를 추진하도록 했다.
가계대출 관리는 은행권에만 머물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보험·카드·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전반의 가계대출 흐름도 함께 살피고 있다. 일부 보험사들은 이미 보험계약대출 한도를 낮춰 운영하고 있다. 빚투와 미상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조치지만, 생활자금 목적의 대출 수요까지 함께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험권 대출 반등은 보험 해약 증가와 별개의 통계지만, 가계의 현금 수요와 보험계약 유지 부담을 동시에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함께 볼 필요가 있다. 돈을 빌릴 여력이 있는 가입자는 보험계약대출을 활용하지만, 보험료 납입 부담이 커지거나 상환 여력이 부족한 가입자는 계약 해지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생명보험사의 해약환급금은 크게 늘고 있다. 22개 생보사의 올해 1분기 해약환급금은 17조8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3조7551억원보다 2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개인보험 신계약 건수는 309만4295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3.9% 줄었다. 신계약 금액도 51조9009억원에서 46조2118억원으로 11.0% 감소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해약 증가, 신계약 감소, 대출 관리 강화가 동시에 부담이다. 해약 증가는 계약 유지율과 미래이익 관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계약 감소는 새 수익원 확보를 어렵게 한다. 여기에 보험계약대출 관리까지 강화되면 고객 유지와 이자수익 방어 여지도 줄어든다.
소비자 부담도 작지 않다. 보험계약대출은 계약을 유지한 채 자금을 마련할 수 있지만, 해약은 보장 공백으로 이어진다. 특히 고령층이나 유병력자는 보험을 해지한 뒤 같은 조건으로 재가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단기 현금 확보를 위해 보험을 깨는 선택이 장기적으로는 의료비와 보장 공백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의미다.
보험업계에서는 보험권 대출 증가를 단순한 빚투 수요로만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보험계약대출은 투자 목적 자금과 생활자금 수요가 섞여 있는 만큼 일률적인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
다만 해약과 대출이 동시에 늘어나는 흐름은 보험사의 성장성뿐 아니라 소비자의 보장 유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계약대출은 투자 목적 자금과 생활자금 수요가 섞여 있어 일률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며 "다만 해약과 대출이 동시에 늘어나는 흐름은 보험사의 성장성뿐 아니라 소비자의 보장 유지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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