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투표용지 인쇄 예산으로 145억원을 확보하고도 실제 인쇄 물량은 예산 편성 기준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 당일 일부 지역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선관위의 예산 편성과 집행 과정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인쇄 예산 편성 및 집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선관위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선거인 수의 110% 수준을 기준으로 총 145억1957만원의 투표용지 인쇄 예산을 편성받았다.
그러나 실제 집행액은 82억498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편성액의 56.5% 수준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선관위가 확보한 예산 대비 실제 투표용지 인쇄 규모는 크게 축소된 셈이다.
특히, 선거 당일 투표용지 부족 논란이 발생했던 서울 송파구 사례가 주목된다. 자료에 따르면 송파구청장 선거 투표용지 인쇄 예산 집행액은 1272만원이었다. 이를 예산 편성 당시 적용된 장당 30원의 인쇄단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42만4200장을 인쇄할 수 있는 규모다. 이는 송파구 전체 선거인 수 56만여명의 약 75% 수준에 해당한다.
하지만 실제 계약에서는 장당 45원의 인쇄단가가 적용됐다. 편성 당시 기준보다 50% 높은 단가다. 이에 따라 실제 계약 물량은 28만800장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단순한 현장 실수가 아닌 구조적 문제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언석 의원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관위의 주먹구구식 예산 편성과 부실한 집행이 빚어낸 인재"라며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 놓고도 인쇄 물량은 축소하고 지역별로 계약 단가와 집행 내역마저 들쭉날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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