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대중교통 환경은 시설 관리 주체의 빈틈없는 유지보수뿐 아니라 이용객의 성숙한 안전수칙 준수가 함께 맞물려야 완성될 수 있다. 매일 오가는 익숙한 공간이라는 이유로 경계심을 늦추기 쉽지만 사고 예방을 위해 일상 속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법원 역시 지하철 역사 내 승강기 단차(높낮이 차이)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시설 관리자의 책임을 무겁게 물으면서도 이용객의 주의의무를 함께 명시해 대중교통 안전은 '쌍방의 노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가 소개한 법원 판결에 따르면, 고령의 한 이용객이 지하철역 내 승강기를 이용하던 중 승강기 바닥과 승강장 사이에 발생한 단차를 인지하지 못하고 넘어져 늑골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기술조사 결과 해당 사고 원인은 승강기 도어컨트롤러 전원부 단자와 잭 부분의 접촉 불량으로 밝혀졌다. 이 결함으로 인해 설정 수치가 초기화되면서 승상기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 정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시설 운영·관리 측의 책임을 80%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다수의 시민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인 만큼 시설 관리 주체에게 철저한 정기점검과 이상 징후 관리 의무가 있다고 봤다. 특히 고령자나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을 반영한 안전 관리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원은 시설 관리자의 책임만을 전적으로 묻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이용객 역시 일정 부분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해야 할 '주의 의무'가 있다고 보아 관리 측의 책임을 80%로 제한했다. 승강기를 타고 내릴 때 바닥 상태나 단차 여부를 주의 깊게 확인하는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켰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번 사건처럼 지하철 이용객이 시설물의 설치·보존 하자로 인해 부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을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시설관리 주체를 상대로 공단이 지급한 진료비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하게 된다. 이때 기관 간의 치열한 소송과 법적 분쟁이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지하철역은 에스컬레이터 급정거, 출입문 개폐 시 부상, 눈·비로 인한 바닥 미끄러짐 등 다양한 유형의 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한다.
이용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장은 "이번 판결이 보여주듯 안전사고는 시설 관리자의 책임만으로 발생하거나 방지되지 않는다"며 "익숙한 공간일수록 대중교통 이용객은 스스로 더 조심해야 한다는 안전의식을 되새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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