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음 문화가 저물고 저도주·하이볼 중심의 음주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주류 시장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소비자들이 취향에 맞는 술을 가볍게 즐기는 '믹솔로지(Mixology)' 문화가 자리 잡자 식음료업체들은 RTD(Ready To Drink) 제품군을 확대하고, 편의점과 대형마트는 차별화된 하이볼과 리큐르를 앞세워 새로운 수요 선점에 나서고 있다.
21일 <메트로경제 신문> 취재에 따르면 유통업계가 저도주와 RTD, 하이볼을 중심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며 변화하는 음주 문화에 대응하고 있다. 메트로경제>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낸 곳은 식음료업체들이다. 롯데칠성음료의 RTD 주류 브랜드 '순하리 진'은 출시 5년 만에 누적 판매량 8200만 캔을 돌파하며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다. 인공 향료 대신 통과일을 초저온으로 15일간 침출하는 공법과 제로 슈거 전략, 도수의 세분화가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롯데칠성음료의 RTD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4.4%나 성장했다.
하이트진로 역시 일본 시장 1위 RTD 브랜드인 기린그룹의 '효케츠 레몬'을 국내에 추가 출시하고 한강공원에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과일 탄산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식음료업계의 활약 속에서 편의점 업계는 한 단계 더 진화한 하이볼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하이볼 매출이 매년 세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 중인 편의점 CU는 최근 '가성비 고도수'라는 새로운 흐름에 주목했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보다 강한 만족감을 원하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알코올 도수 10도의 '스트롱볼 레몬캔'을 출시했다. 수제맥주 대중화를 이끌었던 세븐브로이와 협업한 이 제품은 국내 RTD 하이볼 중 가장 높은 도수를 자랑하면서도, 제로슈거 레시피와 생레몬 착즙액을 활용해 부드러운 목넘김을 구현하며 시장 선도에 나섰다.
대형마트인 롯데마트 보틀벙커 또한 홈하이볼 족을 겨냥해 일본 양조 명가의 과실 리큐르 '소노만마' 3종을 단독 출시하며 시트러스 중심이던 시장의 스펙트럼을 살구, 멜론 등으로 넓히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하이볼과 리큐르 시장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실제 최근의 음주 경향성 변화가 데이터로 증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주류 실질 소비지출이 작년 동기보다 9.0% 줄어들며 10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지난해 월간 폭음률 중앙값 역시 33.8%로 2년 연속 하락해, 술을 다량으로 소비하기보다 집이나 가벼운 자리에서 저도주를 청량하게 즐기는 문화가 대세가 되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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