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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금융일반

엔화값 '플라자합의' 이후 최저…원화 약세도 부추겨

올해 들어 엔·달러 환율 평균 종가 달러당 160.32엔
'플라자합의' 본격화한 1986년 이후 엔화값 '최저 수준'
美 금리인상 전망 및 엔 캐리 영향에 엔화 약세 지속
전문가들 "엔화 당분간 반등 어려워"…원화값 영향도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0엔을 목전에 두며 '플라자합의' 이후 약 4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에도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금리차가 여전하고, 일본에서 돈을 빌려 해외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수요도 지속되고 있어서다. 원화값은 엔화값과 동조하는 경향이 큰 만큼 엔화값 하락이 원화값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화를 취급하고 있다./뉴시스

◆ 연간 엔화값 '40년 만에 최저'

 

22일 투자정보사이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뉴욕 외환시장 엔·달러 환율은 지난 19일 달러당 161.28엔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엔·달러 환율의 종가 평균도 달러당 160.32엔을 기록해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60엔 선을 넘겼다.

 

특히 올해 들어 엔·달러 환율의 종가 평균은 달러당 157.98엔에 달했다. 이는 '초엔저'가 한창이었던 2024년의 달러당 151.48엔보다 약 4.2%나 높은 수치로 '플라자합의'의 영향이 본격화한 지난 1986년 이후 최고치(엔화값 최저)다.

 

지난 1985년 9월 말 미국·일본·서독·영국·프랑스 등 5개국이 참여한 '플라자합의'는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달러값을 하락시키고, 다른 통화값을 올리는 조치다.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기조에 달러값이 폭등하고 미국의 무역적자가 급증한 데 따라 미 레이건 행정부의 요구에 따라 추진됐다.

 

플라자합의는 엔화값을 2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1985년 초 달러당 254.18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은 같은해 말 200.75엔까지 내렸고, 조치가 본격화한 1986년에는 연간 평균 환율이 168.35엔으로 하락했다.

 

플라자합의 이후 엔·달러 환율은 지난 2021년까지 달러당 100~120엔 수준으로 관리됐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유행으로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5.5%까지 높이자 '마이너스 금리'를 지속했던 일본과의 기준금리 차이는 5.5%p까지 벌어졌고, 엔·달러 환율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 日 금리인상에도…'엔화 약세' 여전

 

미·일 기준금리차가 5.5%p까지 벌어지면서 엔화값이 급락하자 일본은행은 지난 2024년 3월 '마이너스 금리'의 종료를 선언하고 기준금리 인상에 돌입했다. 당시 달러당 160엔 선을 위협하던 엔·달러 환율도 달러당 140엔 중반까지 하락(엔화값 상승)했다.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의 종료 선언 이후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했다. 일본은행은 이달 16일까지 총 4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최근의 현재 일본은행의 정책금리(기준금리)는 1.0%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인 3.75%와 비교해 2.75%낮다. 이는 코로나19 직후의 5.5%p와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의 엔·달러 환율은 오히려 심리적 저항선인 160엔을 넘기며 엔화 약세 양상을 지속하고 있다.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엔화의 약세가 심화한 것은 연준이 지난해 말까지 이어졌던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중단하고 기준금리 재인상에 돌입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취임 이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재했다. 워시 의장은 연준이 점도표를 통해 금리 전망을 공개하는 관행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워시 의장은 점도표를 제출하지 않았는데, 그를 제외한 18명의 위원 가운데 절반이 연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연내 금리 인상 전망이 뚜렷해진 가운데 불확실성은 커진 만큼, 시장에서는 달러 선호가 빠르게 확산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도 엔화값이 약세에 놓인 요인이다. '엔 캐리트레이드'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일본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엔화를 팔고 타국 통화를 매수하는 과정은 엔화 약세를 부추기는데,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과 '중동사태' 종료 전망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는 '엔 캐리 트레이드' 수요를 빠르게 늘렸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 '원화 약세' 부추기는 '엔화 약세'

 

엔화 약세는 원화 값에도 영향을 미친다. 엔화는 원화, 홍콩달러, 대만달러 등 동아시아 통화와 한 권역으로 묶여 취급되며, 한국은 일본과 수출 및 사업 구조가 유사한 만큼 원화값은 다른 통화보다 엔화값을 추종하는 경향이 특히 크다. 최근 원화 약세가 빠르게 심화하는 과정에서 엔화 약세의 영향도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미-일 기준금리차가 여전히 높아 엔캐리 트레이드 수요가 여전하며, 단기간 내에 미국과 일본 간의 금리차가 좁혀질 가능성도 크지 않아서다.

 

투자회사 노무라증권의 마쓰자와 나카 수석전략가는 "일본은행이 긴축에 나서더라도 미국 국채 수익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엔캐리 트레이드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전략이다"라며 "다카이치 정부가 경제 성장을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을 선호하는 성향을 보이는 만큼, 시장에서도 일본은행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중단한 이후 금리 인상을 지속하고는 있지만, 금리 인상폭이 제한적인 만큼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다"라며 "지난해 일본의 성장률이 소폭 호전됐지만, 전체적으로는 경제성장이 정체된 상태인 만큼, 엔-달러 환율이 단기간 내 하락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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