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12.7%→14.9%…읍면지역은 5명 중 1명꼴
수학 자신감·흥미도 동반 하락…전문가 “부진·미달 구분 지원해야”
중학교 3학년 수학에서 기초학력 취약 학생 비율이 1년 새 100명 중 13명꼴에서 15명꼴로 늘었다. 전체 학업성취도는 전년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중학교 수학 하위권 확대와 수학 자신감·흥미 저하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학습 결손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수학이 이전 단계 학습을 토대로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교과인 만큼, 초등 단계부터 결손을 확인하고 학습부진과 기초학력 미달을 구분해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중3 수학 1수준 14.9%…전년보다 2.2포인트 상승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3일 발표한 '2025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중3 수학 1수준 비율은 14.9%로 집계됐다. 전년(12.7%)보다 2.2%포인트(P) 오른 수치다. 평가는 학업성취도를 1~4수준으로 나눠 산출한다. 4수준은 해당 학년 성취기준의 거의 모든 부분을, 3수준은 상당 부분을 이해하고 수행하는 수준이다. 2수준은 성취기준을 부분적으로 이해하고 수행하는 수준이며, 1수준은 성취기준을 이해하고 수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한 단계다. 평가는 지난해 9월 중3과 고2 표집학급 학생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전체 중3·고2 학생 81만1312명 가운데 약 3.2%인 2만5992명, 539개교가 표집 대상이었다.
중3 수학 1수준 비율은 ▲2023년 13.0% ▲2024년 12.7% ▲2025년 14.9%로 나타났다. 2024년에는 전년보다 0.3P 낮아졌지만, 지난해 다시 2.2P 올랐다. 100명 중 13명 수준이던 수학 기초학력 취약 학생이 15명 수준으로 늘어난 셈이다.
전체 성취도는 전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중3의 3수준 이상 비율은 국어 64.5%, 수학 49.6%, 영어 60.5%였다. 고2는 국어 53.0%, 수학 56.2%, 영어 72.8%였다. 반면 중3의 1수준 비율은 수학이 14.9%로 국어(10.8%)와 영어(6.5%)보다 높았다.
◆ 남학생·읍면지역 취약…중학교 수학 격차 확인
성별로는 국어와 영어에서 여학생의 성취도가 남학생보다 높았다. 중3 국어 3수준 이상 비율은 남학생 56.7%, 여학생 72.9%로 16.2P 차이를 보였다. 중3 영어도 남학생 56.2%, 여학생 65.1%로 여학생이 8.9P 높았다.
하위권은 남학생 비율이 높았다. 중3 수학 1수준 비율은 남학생 16.9%, 여학생 12.9%로 4.0P 격차가 났다. 국어는 남학생 15.1%, 여학생 6.2%, 영어는 남학생 8.8%, 여학생 4.1%였다.
지역별로는 중학교에서 대도시와 읍면지역 간 격차가 나타났다. 중3 수학 3수준 이상 비율은 대도시 54.2%, 읍면지역 37.6%로 16.6P 차이를 보였다. 학년 수준의 수학 내용을 대체로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학생 비율이 대도시에서 더 높았다는 뜻이다. 국어 격차(10.0P), 영어 격차(15.4P)보다 컸다.
하위권에서도 지역 차이가 확인됐다. 중3 수학 1수준 비율은 대도시 13.1%, 읍면지역 19.5%로 읍면지역이 6.4P 높았다. 읍면지역 학생 5명 중 1명 가까이가 수학에서 해당 학년 성취기준을 이해하고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수준이라는 의미다.
◆ 수학 자신감·흥미도 낮아져…학습 태도 지표도 하락
성취도뿐 아니라 학습 태도와 관련된 정의적 특성에서도 중학교 수학의 경고 신호가 나타났다. 중3 수학에서 자신감이 '높음'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5.0%로 전년(37.7%)보다 2.7P 낮아졌다. 반대로 자신감이 '낮음'이라는 응답은 25.9%로 전년(23.9%)보다 2.0P 높아졌다.
수학 흥미도 낮아졌다. 중3 수학 흥미 '높음' 비율은 40.7%로 전년(42.9%)보다 2.2P 낮아졌고, 흥미 '낮음' 비율은 24.5%로 전년(22.5%)보다 2.0P 높아졌다. 수학의 가치가 '낮음'이라는 응답도 16.1%로 전년(14.0%)보다 2.1P 늘었다.
성취수준에 따른 차이는 컸다. 중3 수학 3수준 이상 학생의 수학 자신감 '높음' 비율은 47.8%였지만, 1수준 학생은 19.4%에 그쳤다. 격차는 28.4P였다. 수학 학습의욕 '높음' 비율도 3수준 이상 학생은 68.4%, 1수준 학생은 28.4%로 40.0P 차이가 났다.
학교생활과 자기조절학습 지표도 낮아졌다. 중학교 수업 준비 및 참여도 '높음' 비율은 39.4%로 전년(41.7%)보다 2.3P 낮아졌다. 중학교 학업적 자기효능감 '높음' 비율은 52.9%로 전년(55.4%)보다 2.5P 낮아졌고, 고등학교는 59.1%로 전년(62.9%)보다 3.8P 낮아졌다.
◆ "초등부터 결손 확인해야…부진·미달 구분 지원 필요"
중3 수학 하위권 확대는 중학교 이전 단계부터 누적된 학습 결손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등학교 때부터 배운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이를 반복해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이뤄져야 중학교 수학 학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는 "수학은 앞 단계 학습이 제대로 이뤄져야 다음 단계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순차형(sequence) 교과'"라며 "초등 단계에서 기본 개념을 충분히 익히지 못하면 중학교에 올라가 새로운 단원을 배워도 따라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초등 단계부터 학생이 배운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시험은 단순히 줄을 세우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이해도를 파악하고, 배운 내용을 다시 꺼내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기초학력 지원도 학생 유형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습부진과 기초학력 미달은 구분해야 한다"며 "기초가 부족하지만 교실 안에서 집중 지원을 받으면 따라갈 수 있는 학생과, 학습장애나 심리·정서적 어려움이 있어 개별적·전문적 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같은 방식으로 지도해서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기초가 없는 상태에서 창의성이나 질문 능력을 기르기는 어렵다"며 "기초학력 대책은 중학교에서 뒤늦게 보충수업을 늘리는 방식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등 단계부터 학생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확인하고, 부진 학생은 교실 안에서 집중 지원하며, 미달 학생은 전문적 지원 체계로 연결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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