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어서면서 고환율이 다시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체감하기 어렵지만 환율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원유와 원자재, 식품 등 수입품 가격이 오르고 결국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기준 수입물가는 전년 대비 24.8% 올랐다. 지난 3월 코로나19 팬데믹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친 2022년 7월 이후 최고치로 지난달 20.5%보다도 상승률이 높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수입 원유가 전년보다 72.7% 급등했고 나프타와 벙커C유가 각각 84.7%, 73.2% 오르는 등 중동 전쟁 영향을 많이 받은 석유류 관련 품목의 상승폭이 컸다. 글로벌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지난달 배럴당 평균 103.15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62% 올랐다.
◆ 고환율, 생활물가 덮치나
문제는 이렇게 오른 수입물가가 고환율을 만나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입 원유와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이를 사용하는 정유·화학·식품업체 등의 생산비 부담이 커진다. 기업들은 늘어난 비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어 결국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생활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2(2020=100)로 1년 전보다 3.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2.3%에서 지난 1·2월 2.0%로 하락했으나 3월 2.2%, 4월 2.6%로 오르더니 한 달 만에 0.5%포인트(p) 뛰면서 3%대가 됐다.
특히 생활물가지수는 같은 기간 123.19로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 쌀은 1년 전보다 13.5%, 달걀은 10.2%, 파는 15.7% 올랐다.
생활물가는 국민이 자주 구매하는 식품과 생필품 위주로 구성돼 체감 물가와 직결된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고환율이 맞물리면서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중심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을 우려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물가 상승 압력 확대와 경기 개선 전망, 금융안정 리스크 등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생산자물가도 '꿈틀'
물가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생산자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월 2.5%였다가 3월 4.1%→ 4월 7.2%→ 5월 8.50%로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기업이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부담하는 비용을 나타내는 지표로 향후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수입물가 상승이 생산자물가를 끌어 올리고, 이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로 전이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환율 상승은 원유와 원자재 등 수입품 가격을 높여 생산비 부담을 키우고 결국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며 "고환율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하반기 물가 안정 흐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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