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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게임은 왜 게임쇼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나

최빛나 IT팀 기자

하반기 게임업계는 독일 게임스컴, 일본 도쿄게임쇼(TGS), 부산 지스타까지 세계 3대 게임쇼가 이어지는 시즌이다. 신작 공개와 기술 경쟁, 글로벌 시장 전략이 한꺼번에 드러나는 무대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분위기가 다르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지스타다.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임에도 아직 메인 스폰서가 확정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중국 게임사가 메인 스폰서를 맡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국내 게임축제의 얼굴을 해외 기업이 맡는 상황 자체가 국내 게임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해외 게임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게임스컴 참가를 공식화한 국내 게임사는 많지 않고, 지난해 존재감을 드러냈던 도쿄게임쇼 역시 현재까지는 스마일게이트 정도를 제외하면 적극적인 참가 소식이 드물다. 지난해 게임사들이 앞다퉈 신작을 공개하며 경쟁했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르다.

 

물론 이유는 있다. 환율 부담과 전시 비용 상승으로 참가 비용은 크게 늘었다. 게임 하나를 알리기 위해 수십억원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선택과 집중은 불가피하다. 글로벌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게임쇼 대신 온라인 쇼케이스나 자체 방송을 선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비용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시장을 흔들 만한 신작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엔씨소프트의 아이온2 같은 기대작이 있음에도 업계 전체 분위기를 끌어올리지는 못하고 있다. 예전처럼 게임 하나가 산업 전체의 기대감을 높이던 모습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 사이 중국 게임사들은 빠르게 존재감을 키웠다.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상위권 상당수를 중국 게임이 차지하고 있고, 국내 게임쇼의 중심까지 넘보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돈을 버는 것은 중국 게임인데, 국내 게임사는 보여줄 작품을 고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게임쇼는 단순한 전시회가 아니다. 산업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무대다. 참가 기업이 줄고, 메인 스폰서를 구하지 못하고, 공개할 신작이 부족하다는 것은 결국 산업의 활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올해 게임쇼 시즌이 조용한 이유는 게임쇼의 영향력이 줄어서가 아니다. 전 세계 이용자들을 전시장으로 불러들일 만큼 강력한 K게임의 '주인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더 뼈아프다. 지금 국내 게임업계에 필요한 것은 참가 숫자가 아니라, 다시 시장을 설레게 만들 새로운 성공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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