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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Why, w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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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Why, wine)']<3>'카이켄' 칠레의 영혼이 아르헨티나 땅에 닿다

안데스 산맥의 양편인 칠레와 아르헨티나를 오가며 사는 야생 거위가 있다. 칠레 원주민어로 '카이켄(caiquen)'이라 부른다. 카이켄을 똑 닮은 와인이 있다. 우리나라 국민와인으로 유명한 칠레 와이너리 몬테스(Montes)가 안데스 산맥을 넘어 아르헨티나 멘도자 지역에서 만들어서다. 와인 이름도 카이켄(KAIKEN)이다. 발음하기 쉽게 철자만 약간 바꿨다.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안데스 산맥을 끼고 나란히 붙어 있다. 그러나 자연환경은 다르다. 칠레가 태평양 연안을 바탕으로 적당한 강수량과 온화한 기후인 반면 아르헨티나는 덥고 건조하다. 이런 멘도자의 개성이 아우렐리오 몬테스 회장을 거위 카이켄처럼 칠레와 아르헨티나를 오가게 만들었다. 몬테스는 저가가 주류였던 칠레에서 처음으로 프리미엄 와인을 내세워 성공했던 것처럼 2001년 카이켄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부터 아르헨티나 최고의 와인을 목표로 했다. 몬테스의 그간 쌓은 기술력과 아르헨티나의 개성이 만나 만들어낸 와인이 바로 카이켄의 '마이(Mai)'다. 땅의 개성을 분석하는 것은 물론 포도 품종을 실제 재배하고 실험하는 데에 10년 가까운 시간을 투자한 끝에서야 생산이 됐다. 마이는 '첫번째(first)'를 뜻하는 원주민의 방언이다.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와인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이름에 그대로 담아냈다. 지난달 31일 한국을 찾은 토마스 마르코네띠 카이켄 수출담당 매니저는 "마이는 수령이 100년 이상된 고목에서 포도를 수확해 응집력과 집중력이 매우 뛰어난 와인"이라고 설명했다. 마이는 포도품종 중 말벡으로 만들었다. 깜깜한 자줏빛에 향은 과실 폭탄이 터지지만 부담스럽지 않다. 매끈하면서 고상하다. 100년 고목의 기다림만큼 여운도 길다. 화이트 와인 '카이켄 테루아 토론테스'는 하늘과 맞닿은 와인이다. 무려 해발고도 2000m 이상인 포도밭에서 만들어진다. 토론테스는 아르헨티나 토착 품종이다. 달달한 맛을 내는 모스카토 품종에서 뻗어나왔지만 토론테스는 달지 않다. 풍부한 꽃향기에 깔끔한 산미로 식전주로 마시기 좋다. 카이켄에서 몬테스의 알파 시리즈와 같은 등급은 울트라 시리즈다. '카이켄 울트라 카버네 소비뇽'은 그동안 가졌던 신세계 카버네 쇼비뇽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준다. 단순하고 진한 신세계 카버네 쇼비뇽이 아니라 복합적인 향에 부드러운 여성적인 카버네 소비뇽이다. 카이켄의 올해 포도 수확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시즌은 여느 때보다 건조했고, 온도도 평균을 웃돌았다. 수확량도 최고치였다. 다른 어느 때보다 최고로 응축된 맛과 향의 '마이'을 기대해도 좋다는 얘기다. , 자료도움=나라셀라

2018-11-01 14:38:45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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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Why, wine)']한국인은 화이트와인을 싫어한다?

"와인을 가지고 오는 손님들은 거의 대부분 레드와인을 들고 오시더라구요.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걸까요?" 와인을 직접 가져가도 무료로 서비스를 해준다는 콜키지 프리(corkage free) 레스토랑에 갔더니 셰프가 던진 질문이었다. 오랜 기간 이탈리아 현지 레스토랑에서 일했다는 그는 한국에 와보니 백이면 백 모두 레드와인만 가져오는 것이 너무나 이상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마시겠다며 가지고 간 와인도 모두 레드 일색이었다. 한국사람이 유난히 레드와인을 선호하는 것일까. 아니면 화이트와인을 싫어하는 것일까. 와인업계에서도 화이트와인의 판매는 풀기 어려운 숙제라고 한다. 화이트와인의 판매량은 여전히 레드와인 대비 절대적으로 약세다. 햇와인인 보졸레누보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한 레드와인은 프랑스 보르도를 거쳐 이탈리아와 미국, 칠레까지 스펙트럼을 넓혔지만 화이트와인은 제자리 걸음이다. 먼저 와인의 비싼 가격이 화이트와인을 소외시키게 된 출발점이다. 우리나라는 주류에 붙는 세금이 높은데다 유통구조도 복잡하다. 와인가격이 생산된 현지는 물론 일본 등 주변국보다도 유난히 비쌀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식전주로 화이트와인부터 시작해 디저트 와인까지 이어지는 서양의 코스 문화를 따라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다. 식사와 함께 와인을 마시는 경우 대부분 화이트와인을 생략하고 메인 요리에 맞춰 레드와인 두 세가지 만을 마시게 됐다. 건강 상식도 레드와인 선호에 한 몫을 했다. 와인 시장이 열리던 초기 와인업체들은 레드와인에 들어있는 폴리페놀 성분이 심장병을 예방하고 노화를 방지한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프랑스인들은 육식을 좋아하지만 와인을 자주 마시기 때문에 심장병 발생률이 낮고 장수를 한다. 바로 '프렌치 패러독스'다. 폴리페놀은 많은 가정에서 매일 저녁 와인 한 잔을 즐길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했지만 반대로 와인 선택의 범위는 레드에 한정시켜 버리고 말았다. 레드와인은 많이 마셔서 취하더라고 뭔가 건강에 도움이 될 거 같은데 화이트와인은 정말 술만 진탕 마시고 말았구나 싶은 찝찝한 느낌이랄까. 사실 한국 음식과 폭넓게 먹기 좋은 와인은 레드보다는 화이트다. 한식은 양념이 진해서 진한 레드와인이 어울릴 것 같지만 어느 음식이든 빠지지 않는 매운 맛에는 화이트와인이 소방수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명절 때 고소한 기름냄새를 풍기는 전과도 상큼한 화이트와인이 제격이다. 신선한 해산물이라면 날 것으로 먹어야 하는 우리에게 화이트와인은 환상적인 궁합을 선사할 수 있다. 건강상으로도 이점이 있다. 레드와인에 폴리페놀이 있다면 화이트와인에는 몸의 생기를 돋게 해주는 유기산이 있다. 식전주로 많이 쓰이는 이유다. 무거운 음식 없이 가벼운 과일이나 와인 자체만으로 먹기도 좋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대하와 전어, 굴 등이 제철을 맞았다. 화이트와인이 빛을 발하기 좋은 계절이기도 하다. , 자료협조=나라셀라

2018-10-25 11:26:22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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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Why, wine)']최고의 와이너리와 시간

와인의 매력은 다양함에 있다. 와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지역이나 품종은 물론 같은 와인이라고 해도 생산된 해를 말하는 빈티지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심지어 같은 빈티지의 와인이라도 누구와 마시는지에 따라 다른 맛을 보여주기도 하는 게 바로 와인이다. 평생을 맛봐도 질리지 않을 최고의 매력인 동시에 어렵다고 느끼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런 와인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와인의 다양한 매력과 숨은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매주 금요일 안상미 기자가 '와이, 와인(Why, wine)'를 연재한다. 본지 안상미 기자는 지난 2011년 한국와인자격 검정시험위원회가 주관하는 한국와인자격(KWGL)과 한국와인어드바이져자격(KWAL)을 땄다. 쉽게 말하면 소믈리에 자격증이지만 와인 관련 서비스업종에 종사하고 있지 않아 와인어드바이져로 불리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세계적인 와인 산지인 프랑스 보르도에서 열린 메독마라톤(Marathon du Medoc)을 완주하기도 할 만큼 와인에 대한 안 기자의 사랑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기본적으로 첫 3년 매출은 '제로'. 길게는 10년이 넘도록 그저 기다리기만 한다. 와이너리 얘기다. 무슨 이런 비즈니스가 다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훌륭한 와인은 다른 시각으로 숫자를 볼 것을 요구한다. 와인의 복잡한 속성 때문이다. 기본적으로는 대자연의 영향이 절대적이어서 농업적 속성이 가장 크지만 일정 수준의 규모에 이르면 공산품적 속성을 띠게 된다. 그와 반대로 태생적으로 고품질, 한정 생산을 지향하는 경우엔 철저히 명품적 속성을 띠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중급 수준의 와인이라고 해도 포도밭을 새로 조성하면 최초 3년 정도는 수확한 포도를 상업용 와인으로 만들지 않는다. 포도의 품질이 불안정하고 제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고 본다. 포도나무의 수령은 오래될수록 포도밭의 특징과 잠재력이 와인에 잘 스며들어 더 뛰어난 와인을 만들 수 있게 되지만 반대로 생산능력이 떨어져 수확량은 줄어든다. 결국 와인생산자들은 작품성과 경제성 사이에서 늘 줄타기를 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한 평균답안은 포도밭 조성 후 첫 3년간의 수확물로는 판매할 와인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과 약 30년 주기로 포도나무를 교체하는 것이다. 와이너리 설립부터 최고급 와인을 지향한다면 기다림은 평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길어진다. 가치판단과 의사결정의 기준이 경제성이 아니고 철저히 품질이 되어야 한다. 물론 긴 호흡과 담대한 배짱, 튼튼한 자본력은 필수다. 세 요소가 완벽하게 결합된 사례가 미국 캘리포니아의 컬트 와인들이다. 컬트 와인은 최고 수준의 품질과 놀라운 희소가치를 추구하는 와인을 일컫는 말로 1990년대 중반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정상급 컬트 와인으로 인정 받는 나파 밸리의 할란 에스테이트(Harlan Estate)는 1984년에 땅을 구입해 이듬해인 1985년에 포도밭을 조성했지만 와인 판매는 1996년에야 시작했다. 기다림의 시간이 무려 10년이 넘는다. 판매 와인의 최초 빈티지는 1990년이지만 와인이 마시기 가장 좋은 시기가 될 때까지 전략적으로 인내하며 기다린 탓이다. 대규모 투자 이후 10년이 넘도록 매출을 내지 않고 버텨낸 이들의 뚝심은 와인수집가들이 가장 탐내는 미국 최고 와인이라는 평가로 충분히 보상받았다. 다이아몬드 크릭 빈야드(Diamond Creek Vineyards)는 할란보다 선배격으로 미국 와인업계에서 최초로 병당 100달러 이상의 가격으로 와인을 출시한 곳이다. 역시 1967년에 땅을 구입한 이후 1974년 판매를 개시하기까지 7년간 매출이 전혀 없었으며, 판매를 시작한 후로도 15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최고급 와인을 만드는 일에는 완전히 다른 셈법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시간을 바라보는 다른 눈이 필요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최고를 지향하는 와인 생산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말 중에 '위대한 와인을 만드는 것은 평생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얘기가 있다. 오래 준비하고 숙성된 와인이 더 특별하고 가치가 있는 것은 단순히 그 안에 담긴 시간의 가치 만은 아닐 터. 그 시간의 무게를 견뎌낸 와인생산자들의 긴 호흡과 뚝심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 자료도움=나라셀라

2018-10-18 11:01:57 안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