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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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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예산 24.2조 상반기 조기 집행...민생 회복 나선다

서울시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대규모 투자사업, 물품 구매 등에 책정된 예산 약 24조원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고, 소상공인 지원에 팔을 걷어붙인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생경제 활력 회복 대책'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우선 시는 50억원 이상인 투자사업과 중소기업 물품 구매 예산, 민간에 직접 지원하는 보조금 예산 등 경기 부양 효과가 큰 예산 39조원 가운데 24조2000억원(62.1%)을 금년 상반기에 쓰기로 했다. 장거리 지하철을 많이 타는 시민을 위한 '거리비례용 정기권' 할인율 확대를 검토하고, 올 하반기부터 장애인 버스 요금을 전액 지원한다. 자립 수당을 받는 청년에게 교통비를 지급하기 위해 정부와 협의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시는 덧붙였다. 에너지 취약 계층을 위한 지원에도 나선다. 시는 에너지 효율 향상, 결로방지 등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한 노후 주택에 거주하는 500가구의 집수리를 위해 10억원을 투입한다. 옥탑방의 구조와 단열을 개선해 장기 안심 주택으로 공급하는 사업에는 2026년까지 140억원을 투자한다. 일반보일러 대비 효율이 12% 높은 친환경 보일러로 교체하는 저소득층 1000가구에는 60만원씩을 지원한다. 20~30대의 주거비 부담을 덜기 위해 청년 전·월세 반환 보증보험료 지원 기준을 완화해 대상을 종전 500명에서 1000명으로 2배 늘린다. 청년 부동산 중개보수·이사비 지원 문턱도 낮춰 수혜 대상을 5000명까지 확대한다. 밥상 물가도 집중 관리한다. 시는 시민들이 자주 구매하는 농산물 5가지 품목(무, 배추, 양파, 대파, 오이)의 가격이 전년보다 폭등할 경우 산지 농민에게 출하 장려금을 추가로 지급해 가락시장 공급량을 늘려 농산물 가격 안정에 보탬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는 3.7% 저리(고정금리)의 '안심 금리 자금'을 7000억원 규모로 신설해 중소기업·소상공인 2만2000명을 지원한다. 1인 평균 3300만원을 대출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총 217만원의 이자 절감 효과가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아울러 시는 올 상반기 서울시와 산하 투자·출연기관 소유 공공재산에 입점한 점포 1만여곳의 임대료를 30~40% 감면해주거나 납부를 유예하는 등의 도움을 줄 예정이다. 또 시는 소상공인 보호와 가계 경제부담 완화를 위해 '서울사랑상품권'을 5897억원 규모로 발행한다. 연내 자치구 상품권 5000억원, 광역 상품권 500억원, 배달전용 상품권 200억원 등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시는 전했다.

2023-02-19 13:16:21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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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봄 방학 맞아 '곤충교실' 운영

서울대공원은 봄 방학을 맞이해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사라져가는 곤충과 환경 보호의 필요성에 관한 교육을 실시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곤충 교실 교육 참가자들은 국립생물자원관이 소장 중인 멸종위기 야생생물 표본 8종에 대해 학습할 수 있다. 표본 8종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산굴뚝나비와 큰홍띠점박이푸른부전나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두점박이사슴벌레, 왕은점표범나비, 홍줄나비, 물장군, 물방개, 참호박뒤영벌이 포함된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국립생물자원관의 곤충 표본은 한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멸종위기 야생 생물 보관 허가를 받아 서울대공원에 반입될 수 있었다"면서 "이후 국립생물자원관 곤충전문가가 직접 서울대공원 곤충해설사들을 대상으로 해당 표본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우선 '생태계에서 곤충이 사라진다면?' 코너에서는 생태계에서 곤충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을 받고, 멸종위기 곤충을 지키기 위한 환경보호 노력을 다짐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참여 어린이들은 표본과 소책자를 통해 학습한 곤충들을 직접 그림으로 그려보며, 나만의 곤충 책을 만들어 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서울동물원 곤충탐험대가 돼 곤충관을 관람하며 질문의 답을 찾는 활동이 마련돼 있다. 모든 답을 찾은 어린이에게는 선물이 제공된다. 교육 희망자는 서울대공원 누리집이나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에 접속해 신청하면 된다. 현장 신청도 가능하다. 기타 교육 관련 자세한 내용은 서울대공원 자연학습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2023-02-17 09:37:39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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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 '미식음감(美食音感)' 재능나눔콘서트 진행

서울역사박물관은 '미식음감(美食音感), 이탈리아 문화 도시 여행'을 테마로 재능나눔콘서트를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첫 연주회는 18일 오후 2시 서울역사박물관 로비에서 'A.비발디의 도시 & 치케티의 도시 베네치아'를 주제로 진행된다. 이번 연주회는 베네치아에서 태어난 비발디와 이탈리아 샌드위치 중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치케티를 통해 베네치아의 풍요로운 도시 문화와 바로크 음악의 화려한 선율을 황순학 교수의 쉽고 재미있는 해설과 함께 알아보는 공연이다. 서울역사박물관 관계자는 "이탈리아 문화 도시들의 역사가 품고 있는 예술과 서양 음식을 대표하는 이탈리아 미식 문화의 발자취를 따라 음악과 음식이 도시문화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여행하듯 느껴보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과 해설은 황순학 교수(서울과학기술대학교)가 맡는다. 이번 공연에서는 소프라노 윤정빈, 바이올린 황순빈, 피아노 이진성이 비발디의 사계 등의 클래식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재능나눔콘서트는 2~4월, 7~8월, 10~12월 셋째주 토요일에 운영되며, 총 8회로 구성됐다. 공연 관람료는 무료이며,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기타 공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 누리집 또는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2023-02-17 09:24:36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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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여자를 모욕하는 걸작들 外

◆여자를 모욕하는 걸작들 한승혜 외 7명 지음/문예출판사 '말괄량이 길들이기', '달과 6펜스', '안녕 내 사랑', '위대한 개츠비', '나자', '그리스인 조르바', '날개', '메데이아' 앞서 언급된 작품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여성을 모욕해 '예술적 성취'를 이룬 걸작이라는 것이다. 책은 위 8개 작품을 비판적으로 재독해하면서 고전과 걸작이 무엇인지를 질문한다. 문학을 지배하는 시선은 누구의 것인가. 문학 작품 속에서 여성은 어떻게 정의되는가. 저자들은 이들 작품에서 여성들이 대개 악녀, 속물, 거짓말쟁이, 정신질환자, 마녀, 억압자, 예술적 객체로 재현됐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책은 이 모든 게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영향을 끼치고 자신의 관점을 재생산하는 '예술'이란 이름으로 용인됐다는 점을 비판하며, 모욕당한 여성들을 위한 문학적 진혼굿판을 열자고 제안한다. 256쪽. 1만6000원. ◆정보의 지배 한병철 지음/전대호 옮김/김영사 책에서 저자는 '인포크라시(Infokratie)'라는 개념을 발굴해 다룬다. 이는 정보체제 내에서 민주주의(Demokratie)를 대체하고 있는 새로운 지배 형태를 의미한다. 본래 민주주의의 정치적 공론장 형성에는 책이라는 미디어가 중심적인 역할을 했지만 대중매체의 등장 이후 지배 형태는 텔레크라시와 씨어터크라시로 변질했으며, 여기에서 또 변화한 인포크라시의 형태를 띠게 됐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책은 공론장의 구조변동과 의사소통 행위에 관한 하버마스의 이론을 비롯해 루소·니체·벤야민·푸코·아렌트·쇼샤나 주보프·해리 프랭크퍼트 등의 이론을 경유해 오늘의 현실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정보체제가 우리의 감각과 인지를 어떻게 분열시키며 그것이 민주주의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 106쪽. 1만2800원. ◆언박싱 코로나 조화순 외 9명 지음/페이퍼로드 '언박싱 코로나'는 정치부터 선거, 커뮤니케이션, 경제, 사회, 복지, 노동, 심리, 환경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코로나19가 만들어낸 전 지구적이고 복합적인 변화상을 다룬 책이다. 미국에서는 백신에 대한 가짜뉴스의 확산 속에 제때 백신을 접종받지 못한, 고위험군에 속하는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다. 중국에서는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통제해 사회적인 약자들이 방치됐다. 저자들은 인류가 감염병 사태에 성공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진단한다. 전 세계의 사례를 분석해 국가의 제도적, 문화적 맥락에 따라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이 어떻게 달라지고,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 설명하는 책. 340쪽. 2만2000원.

2023-02-16 16:10:01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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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이동진이 말하는 봉준호의 세계

이동진 지음/위즈덤하우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은 주인공 강두가 한강에 사는 괴생명체가 납치해 간 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영화 속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최근 우리가 사는 현실 세상에서 벌어진 일들과 겹치는 일화들이 상당히 많다. 현서의 전화로 딸이 살아있단 사실을 알게 된 강두는 경찰에 아이를 찾아달라고 거듭 부탁하지만 "계속해서 이야기가 뺑뺑이를 돈다"는 이유로 무시당한다. 이동진 영화 평론가는 '이동진이 말하는 봉준호의 세계'라는 책에서 "결국 현서는 두 번 죽는다. 한 번은 괴물에 의해서, 또 한번은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자들에 의해서"라고 설명한다. 책에서 이 대목을 보고 '어떻게 사람을 두번 죽이는 일이 가능하지'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그 광경을 두 눈으로 목격했다. 15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10.29 이태원참사 시민분향소 강제 철거 시도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오후 1시 서울시가 행정대집행으로 분향소 강제 철거를 예고해 이를 막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박성열 전국공무원노조 서울본부장은 "세상 어느 천지에 장례 분향소를 강제 철거하겠다는 말이 있냐. 장례 예절에도 맞지 않고 우리나라 장례 풍습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인간적 도리에도 어긋난다"며 "오세훈 시장은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을 두 번 죽이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거듭되는 도움 요청 묵살로 인해 국가가 괴수로부터 딸을 빼앗긴 자신을 도와주지 않을 거란 걸 깨닫게 된 강두는 결국 직접 괴물과 싸운다. 이동진 평론가는 "괴물과 최후의 일전을 벌일 때 강두가 사용한 쇠파이프는 출입금지를 뜻하는 한강 둔치의 표지판에서 떼어낸 것이었다. 그리고 극 초반 괴물이 처음 난동을 부릴 때 그가 들고 싸웠던 것은 경적금지를 의미하는 한강 둔치의 표지판이었다"면서 "그렇게 강두는 위험을 알리려는 자신의 입을 막고 제한 구역에 가둔 채 자신의 터전인 한강에서 경적금지와 출입금지를 명하는 오만한 시스템에 분연히 저항한다"고 이야기한다. 책은 존재를 부정당한 힘없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연대'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영화 괴물에서 내가 받은 도움을 준 사람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 도움을 필요로 하는 또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약자들의 감동적인 순환 모티브는 강자들의 시스템이 구사하는 폭력적인 순환 모티브와 선명하게 대조를 이룬다"고 설명한다. 영화 속 암울한 이야기만이 현실에서 일어난 건 아녔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15일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책 마련이 안 되면 저희 같은 유가족이 또 생길 수밖에 없다. 우리가 겪는 고통을 다른 누군가가 겪지 않도록 진심으로 바란다"고. 432쪽. 1만9800원.

2023-02-16 15:33:00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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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약자 핍박하는 오세훈 시장

오세훈 시장은 민선 8기 시정 철학으로 '약자와의 동행'을 내세우고 있지만 장애인, 이태원 참사 유족, 서민을 대하는 그의 태도를 보면 말과 행동이 영 딴판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 여론 조사로 약자들을 압박하고, 언론플레이로 시민 갈라치는 걸 보고 있자면 '동행' 보다는 '핍박'에 가깝지 않나 싶다. 그의 첫 먹잇감은 장애인 이동권 향상을 위해 지하철 시위를 해오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였다. 시는 지난달 19일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전장연 집회에 대해 56%가 반대한다는 여론조사가 보여주듯, 전장연은 출퇴근 시간 시민들의 불편뿐만 아니라, 다른 휠체어 장애인들까지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고 했다. 네 편이 더 적으니 눈치껏 시위를 관두란 것인가. 오 시장은 올 1월 출입기자단 신년간담회에서 "전장연이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지하철 운행이 지연됨으로써 불가 예측적인 손해와 손실을 보는 시민이 사회적 약자"라고 했다. 그의 말 대로라면 96% 이상이 지하철 시위에 반대하는 결과가 나와야 더 맞는 게 아닌가. 주로 비장애인이 이용하는 지하철 승강기 설치를 위해 장애인들이 대신 싸워주고 있다는 걸 아는 성숙한 시민들이 전장연의 시위를 지지하는 게 오 시장의 눈엔 보이지 않나 보다. 두번째 타깃은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한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었다. 시는 분향소를 불법 시설물로 규정하고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2월10일 시는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광화문광장 또는 서울광장에 이태원 참사 분향소를 설치하는 것에 대해 찬반을 물어본 결과 10명 중 6명이 '반대한다'(60.4%)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참사 유가족 중 한 명은 서울시가 행정대집행을 예고한 1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왜 조례와 법률을 운운하며 우리 유가족을 강제철거에 응하지 않은 범법자로 낙인찍고 일반국민과 갈라치기 하느냐"면서 "진정으로 유가족과 소통하고자 한다면 서울시장은 지금 당장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라. 한번도 유가족협의회와 소통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왜 자꾸 우리하고 소통하고 대화했다고 언론을 조작하냐"고 일갈했다. 세번째 목표물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들이었다. 시는 운송기관 적자를 이유로 연내 버스와 지하철 요금을 300~400원 인상한다고 예고했다.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위기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서민들에게 2023년은 택시에 이어 버스, 지하철, 심지어는 따릉이까지 모든 대중교통 요금이 오른 최악의 한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에는 왜 시민들을 대상으로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찬성하느냐고 묻는 설문조사를 안 하는지 궁금하다. 세종시는 시장 잘 만나 대중교통 전면 무료화를 추진한다는데 참으로 부러울 따름이다.

2023-02-16 13:58:15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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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유가족, 서울시 행정대집행 예고 시간에 '광장 분향소' 사수 성공

10.29 이태원 참사의 유가족들이 15일 오후 1시 행정대집행으로 분향소 강제 철거를 예고한 서울시로부터 서울광장을 사수하는 데 성공했다. 오전엔 시민들이 눈물로, 정오엔 유가족들이 추모 159배로, 오후엔 시민단체와 유족, 시청을 찾은 사람들이 오세훈 시장을 규탄하는 목소리로 '10.29 이태원 참사 서울광장 분향소'를 지켜냈다. 이날 아침부터 서울시청 주변엔 전운이 감돌았다. 대형 경찰버스 수십대와 형광 녹색 점퍼를 입은 경찰들이 적군으로부터 요새를 지키듯 서울광장을 에워쌌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시청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들어와 전경들이 출동했다고 여길 정도로 수많은 경력이 시청 앞 광장에 투입됐다. 15일 오전 10시45분경 검정색 패딩에 하얀색 운동화를 신은 중년 여성이 영정사진에 오른손을 올리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사진 속 방긋 웃고 있는 희생자의 얼굴을 하염없이 쓰다듬던 그녀는 액자 틀에 달린 분홍색 꽃 코사지를 매만지면서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당일 오전 11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이하 전공노)는 '10.29 이태원참사 시민분향소 강제 철거 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공노는 "오세훈 시장은 유명을 달리한 159명 희생자의 외침과 우리의 이웃이기도 한 참사 유가족들의 아픔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번 참사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서울시장의 책무이며 시장은 그 역할의 당사자"라고 말했다. 이어 "유가족들이 영정사진을 부여잡고 이웃과 함께 슬퍼하고 이별을 해야 할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는 오세훈 시장의 비정함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말문이 막힌다"면서 "오 시장에게 유가족의 슬픔과 고통을 더는 외면하지 말 것을 호소한다. 분향소 강제 철거 시도를 중단하고 서울광장에 제대로 된 시민분향소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박성열 전국공무원노조 서울본부장은 "서울시는 분향소에 대해 15일 오후 1시에 행정대집행을 하겠다고 예고했다"면서 "세상 어느 천지에 장례 분향소를 강제 철거하겠다는 말이 있냐"고 따져 물었다. 박 본부장은 "서울시와 오 시장은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을 두번 죽이지 말라"며 "강제철거를 의논할 게 아니라 문제 해결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유가족이 원하는 장소에 시민 분향소 설치를 허용하라"고 주문했다. 전공노의 기자회견이 끝나자 다시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 노신사는 희생자의 영정 사진을 보고는 '아이고, 아이고' 하며 곡소리를 냈다. 그는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오자 주머니에서 체크무늬 손수건을 꺼내 얼굴을 파묻고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정오엔 빨간 목도리를 맨 희생자 유가족들이 분향소 내 영정사진이 아닌 시민을 향해 희생자 추모 159배를 했다. 유가족 측은 시민들을 보고 기도하고 호소하는 건 '서울광장 분향소를 함께 지켜달라. 그리고 이곳에 우리의 마음을 함께 모아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눈물을 흘리지 않기 위해 눈을 질끔 감고 절을 하는 유족의 모습도 보였다. 이날 오후 1시에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공동 주최하는 '10.29 이태원 참사 서울광장 분향소에 대한 서울시의 위법부당 행정대집행 규탄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희생자 이지한 씨의 아버지인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사고에 제대로 대비하지 않고 적절히 대응하지 않아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159명을 지켜달라"면서 "우리 유가족에겐 희생자를 온전히 추모할 권리와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그리고 진정한 사과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책 마련이 안 되면 저희 같은 유가족이 또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가 겪는 고통을 다른 누군가가 겪지 않도록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서울광장은 서울시가 이름도, 영정도 없는 분향소를 설치한 공간"이라며 "다른 누구보다도 서울시가 서울광장이야말로 시민들이 모일 수 있는 10.29 참사의 분향소로서 적절한 공간이라 한 것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라고 일갈했다. 장 의원은 "참사 후 눈물을 흘리며 '무한 책임지겠다'고 했던 오 시장은 그때와 180도 다른 모습으로 이곳에 나타나지도 않고 서울광장으로 옮겨온 시민분향소 철거를 요구하며 유가족과의 대화에 임하지 않고 있다"면서 "정치의 실종을 보여준 건 윤석열 대통령으로 충분하다. 지자체장이 대통령에게 코드 맞추기 하느라 유가족이 분향소를 세우는 걸 방해하고 무시하는 도의적 책임은 말할 수 없이 크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날 오후 1시40분경 안지중 시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서울시에서 예정한 행정대집행 시간(당일 오후 1시)이 지난 지 약 한 시간이 다 돼간다"며 "우리가 이길 것이다. 우리가 승리할 것이다"고 기뻐했다. 안 위원장은 "우리는 윤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할 것"이라면서 "유가족과 만나 사과하고 재발 방지와 책임자 처벌하겠다는 약속 받기 위해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유가족 기자회견 후 시는 입장문을 내고 ”부득이 행정대집행 절차에 착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2023-02-15 15:44:52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