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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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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호의 단상]"이자 낮추라"는 정부, 공존의 정공법은 없었다

은행 빚 갚느라 서민들은 등골이 휜다. 대출 금리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어서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 5%(변동금리 기준)대로, 신용대출 금리도 연 6%에 근접했다. 서민들에겐 날벼락이나 다름없다. 한국은행의 자료를 보면, 국내 가계대출자 중 8%(157만 명)가 평균 연 소득의 10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있다. 70% 이상을 빚을 갚는 데 쓴 대출자도 275만 명(13.9%)이나 됐다. 고금리 부담에 짓눌린 서민들의 공분(公憤)에 금융당국이 다시 나섰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이제는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할 때"라고 압박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은행권 가산금리 추이 등을 점검해 지난해 10월 이후 세 차례 인하된 기준금리가 가계·기업 대출금리에 미친 파급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라"고 지시했다. 맞다. 시장이 만능은 아니다. 그래서 경쟁에서 뒤처진 약자들 보호도 필요하다. 때론 국가 자원을 배분할 때 지역·계층 간 균형 등을 살펴 세밀하게 조정하는 관치나 정치도 요구된다. 하지만 경제를 보완하는 역할이 아니라 관치와 정치가 주도하는 경제는 약자부터 파멸로 이끌 것이다.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사례는 많다. 마차가 말을 끈다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이 그중 하나다. 결과는 고용 참사였다. 탈원전을 위해 경제성까지 조작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24조 원 예비타당성 면제 지역개발 사업 등 다 열거하기도 힘들다. 현 정부의 정책도 명확한 목표와 전략 없이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2023년 대통령의 '은행 종노릇', '은행 독과점' 발언이 이어졌다. 그해 금융당국은 대출자 부담을 줄여야 한다며 대통령과 손뼉을 마주했다. 시중은행에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한 것이다. 긴 축기조였던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을 무력화시킨 것이나 다름없다. 얼마지나지 않아 정책은 방향을 틀었다. 정부가 나서 50년 만기 주담대를 처음 선보였다가 관련 대출이 늘자 갑자기 '가계부채의 주범'이라며 중단시켰다. 끝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로 대출금리 인하 경쟁을 유도하다가 다시 대출을 조이는 정책으로 급선회했다. 갈팡질팡이란 말이 바로 이런 모습일 게다. 오락가락 정책에 서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 결국,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고개를 숙였지만, 그 여진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은행들을 두둔하고, 정부 탓을 하자는 게 아니다. 경제 핏줄인 금융이 건강해야 전체 경제 생태계에도 활력이 돈다. 근본 대책을 고민할 때다.

2025-03-06 08:42:17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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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레이드 출범 후 2주간 10종목만 거래…어디에 투자할까?

4일 출범하는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를 이끌 주도주에 관심이 쏠린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4일부터 14일까지 NXT 거래 종목은 10개 종목이다. 코스피 5개 기업 ▲롯데쇼핑 ▲제일기획 ▲코오롱인더스트리 ▲LG유플러스 ▲S-Oil과 코스닥 5개 기업 ▲골프존 ▲동국제약 ▲에스에프에이 ▲YG엔터테인먼트 ▲컴투스다. 제일기획은 꾸준한 실적 성장과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힌다.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제일기획 가이던스는 매출총이익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 및 영업이익률 증가"라며 "극적인 업황 개선은 여전히 요원하나 디지털 및 리테일 중심 대행 영역 확대와 비계열 광고주 개발에 따른 외형성장, 자회사 영업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S-Oil의 실적 성장에도 주목한다. NH투자증권은 올 1분기 S-Oil 영업이익을 3296억원으로 예상했다. 래깅 정제마진 강세와 공식판매가격(OSP) 하락세여서다.시장 예상치는 2494억원이다. LG유플러스는 실적과 주주환원이 주가를 이끌 전망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주이익환원 규모는 3500억원, 2026년에는 3500억원 이상을 예상한다"며 "주주이익환원 규모 증가율이 25%에 달하는 반면 주가 상승폭이 미미해 이에 합당한 주가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주력 부문의 외형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 사업 부문의 수익성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흥국증권은 롯데쇼핑의 올해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18.2% 증가한 5592억원으로 예상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실적 전망이 엇갈린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추정치 하향과 코오롱글로벌 서초 스포렉스 양수에 따른 순차입금 증가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4만원으로 낮춘다"고 했다. 코스닥 종목으로 YG엔터테인먼트가 눈길을 끈다. YG엔터 주가는 지난해 말 4만5800원에서 지난달 28일 6만3000원으로 올라 올해 들어 두 달간 37.55% 급등했다. 특히 올해는 블랙핑크의 월드투어가 예정돼 있어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더욱 크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블랙핑크가 7월 한국을 시작으로 10개 도시, 13회 공연을 진행하는데 스타디움급 공연이 주를 이룬다"며 "공연당 관객 수가 5만명대로 (지난 공연보다) 많이 늘어나 콘서트 수익은 물론 MD 매출의 두렷한 성장이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NXT 출범으로 4일부터 국내 주식 시장의 거래 시간은 현행 6시간 30분(오전 9시~오후 3시30분)에서 12시간(오전 8시~오후 8시)으로 확대된다. 한편, NXT 거래 가능 종목은 순차적으로 늘어난다. 개장 3주 차인 17일부터는 100개 종목을 더해 110개 종목이 거래 가능해지며, 4주 차인 24일에는 코스피 200과 코스닥150을 합쳐 350개 종목을 사고팔 수 있다. 국민주인 삼성전자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SK하이닉스, 현대차, 삼성바이오로직스, LG에너지솔루션, 셀트리온 등은 24일 이후 거래할 수 있다.

2025-03-03 09:01:11 김문호 기자
'코스피 IPO 재수생' 서울보증보험·씨케이솔루션 수요예측

'코스피 IPO 재수생' 서울보증보험·씨케이솔루션 수요예측 얼어붙은 기업공개(IPO)시장에 '재수생'들이 훈풍을 몰고 올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과 씨케이솔루션은 이달 20일부터 5영업일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들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했다가 상장을 철회한 적이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2023년 10월에, 씨케이솔루션은 지난해 11월에 각각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서울보증보험의 공모 물량은 이전과 동일하다. 최대주주 예금보험공사의 보유지분 93.85% 중 전체 발행주식의 10%인 698만2160주를 신주 발행 없이 전량 구주 매출로 매각한다. 다만 과거 공모가는 3만9500∼5만1800원이었으나 이번에는 2만6000∼3만1800원으로 내렸다. 상단 기준으로 눈높이를 38% 하향 조정한 셈이다. 이에 따른 공모 규모도 종전 2757억∼3616억원에서 1815억∼2220억원으로 축소됐다. 씨케이솔루션은 신주 발행 물량을 종전 314만5000주에서 150만주로 줄였따. 공모 희망가 범위는 1만5700∼1만8000원에서 1만3500∼1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서울보증보험의 공동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며, 씨케이솔루션의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이들 외에도 2차전지 공정용 소재 기업 대진첨단소재는 17일까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받아 공모가를 확정한 뒤 20∼21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확정 공모가는 19일 공시될 예정이다. 반도체 스토리지 전문기업 엠디바이스는 18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확정 공모가를 21일 공고한 뒤 내주 일반 청약을 받는다. 동국생명과학은 17일, 모티브링크는 20일에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다. 동국생명과학은 조영제(영상진단에서 내장, 혈관, 조직 등의 부위를 더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만드는 약물) 전문 기업, 모티브링크는 자동차 변압기 업체로 각각 NH투자증권[005940]과 미래에셋증권이 상장 주관을 맡았다.

2025-02-16 13:08:06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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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코리아' 행렬… 외국인 올해 코스피 1.7조 매도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올해에만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 치웠다. 반도체에 치우진 데다 환율 및 금리 등에 취약한 구조, 글로벌 스탠다드를 역행하는 각종 정책과 규제가 외국인이 한국 시장을 외면하는 요소로 꼽힌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전쟁은 한국 경제를 뿌리채 흔들 태세다. ◆외국인, 우울한 한국경제 전망에 '팔자'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가파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간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9352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이달 들어서 16일까지 10거래일 동안에만 8115억원어치나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특히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다. 무려 1조8145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올해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전체 순매도액(1조7467억원) 보다 많다. 삼성전자 '팔자'가 없었다면 순매수했다는 얘기다. 외국인이 '셀코리아'에 나서는 건 경기 침체 우려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에 관세 부과를 예고한 트럼프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오전 트루스소셜에 "오늘은 중요한 날. 상호관세!!!"라며 상호관세 부과를 알렸다. 상호관세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개념이다. 각국이 미국 상품에 부과하는 관세율만큼 미국도 상대국에 관세를 매기겠다는 의미다.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관세가 거의 없지만, '비관세 장벽(NTB)'까지 고려하면 트럼프식 상호관세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조치에 따른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한국의 총수출은 최대 1.9%(132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성장률 전망도 우울하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기존보다 0.4%포인트 낮췄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 소추 등 정치 불안으로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고,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불러온 관세 전쟁이 수출을 위협하고 있다는 이유다. 이미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 성장률을 1.6%까지 낮췄다. JP모건은 1.2%라는 암울한 전망을 했다. ◆"국내 증시 반등 당분간 어려울 듯" 증권가에서는 외국인들이 단기 내에 돌아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시장 전망을 밝지 않게 본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4월 시행될 예정인 상호 관세는 내우상호관세는 매우 포괄적인 형태로 구체화할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은 이미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해 관세율의 차이는 존재하지 않지만, 미국 입장에서 8위에 해당하는 무역적자 대상국이며 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서 무역 불균형이 큰 점이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상회담을 통한 정책 조율의 기회가 제한된 한국의 입장에서 관세 문제는 지속적인 시장의 부담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짚었다. 치솟은 환율도 외국인 '매도'를 부추긴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41.90원에 마감했다. 트럼프발 관세전쟁과 신팽창주의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안전자산인 '달러 몸값'이 뛰고 있어서다. 외국인의 이탈도 원화 환율원화값 하락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글로벌 스탠다드와 맞지 않은 정책도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외면하게 하는 요소다. 골드만삭스·JP모건 등 전 세계 160개 글로벌 투자자·금융기관을 회원사로 둔 아시아 증권 산업 금융시장 협회(ASIFMA)는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는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백서를 통해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지분율 하락은 시장 구조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허정윤 기자

2025-02-16 13:06:24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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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덕에 창투사 주가 축포, "모험자본 생태계 고리 역할 해야"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가 한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퓨리오사AI 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에 창업투자회사(창투사)가 주목받고 있다. AI 등 '기술'로 무장한 K스타트업이 성장세를 잇고 있어서다. 창투사들은 이들의 젖줄이다. 다만, 시장참여자들은 투자에 신중할 것을 당부한다. 이들이 수익을 내기까지는 시간과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퓨리오사AI가 쏘아 올린 창투사 주가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DSC인베스트먼트와 TS인베스트먼트는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퓨리오사AI에 투자했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나우IB(20.38%)와 SV인베스트먼트(13.46%), 컴퍼니케이(5.25%), 캡스톤파트너스(3.95%), SBI인베스트먼트(4.13%) 등도 강세를 보였다.창투사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데는 비상장사 투자 지분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 이들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AI 등 빅테크 관련 기업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빅테크 기업에 투자하려는 이들의 자금이 개별 종목에 그치지 않고 창투사까지 흘러 들어간 것이다. 증권가는 창투사에 대한 '묻지마 투자'를 경계한다. 시장가치와 시가총액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분 투자를 하는 창투사 특성상 상장으로 인한 수익도 그만큼 제한될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창업투자사 수익 및 투자 구조를 잘 모르고 무작정 주식을 산다면 과도한 가격에 주식을 구매한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운용수익과 투자사의 포트폴리오를 본 뒤 창투사에 투자하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 정부가 바이오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육성하자는 차원에서 규제를 풀자 이 분야 기업들이 코스닥을 한동안 떠받친 적이 있다"며 "개별 종목이 아니라 장기적인 산업트렌드와 주식시장 변화를 눈여겨보며 투자하는게 맞다"고 조언했다. ◆성장 생태계 고리역할해야, 증시에서도 대접 전문가들은 자본시장에서 창투사들이 대접 받으려면 미국과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그래야 한국에서도 매그니피센트 7과 같은 홈런 기업들이 나타날 수 있고, 투자사들도 성장할 수 있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한국 경제가 스타트업의 장기적 성장을 통한 역동적인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창업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초기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5-02-12 15:58:47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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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동력↓ 'G 벨류체인' 변화 간과했나, 한국판 '넷플릭스'로 새동력 삼아야

아마존은 향후 몇 개월 내에 '파이어 TV'(동영상 스트림 재생장치) 셋톱박스에 유튜브 앱을 설치할 방침이다. 또 구글의 동영상 재생장치인 '크롬캐스트'가 탑재된 기기에는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된다. 대립각을 세워오던 아마존과 구글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 전략적 '협력'을 택했다. 미국 2위 통신사인 AT&T는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와 왕좌의 게임 제작사로 유명한 HBO를 소유하고 있어 콘텐츠 경쟁력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애플도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 스타들을 동원해 자체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밸류체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 미·중 무역 분쟁으로 '관세' 이슈가 국제 무역에 화두로 자리매김했지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밸류체인의 구조적 변화가 빨라지면서 전세계 교역 흐름이 바뀐 데 따른 변화다. 글로벌 밸류체인이란 제품을 만들 때 기획 단계에서 부품조달, 생산과정, 조립, 가공, 유통 및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최근 한국의 수출 부진을 '글로벌 밸류체인'의 변화를 간과 한데서 원인을 찾는 목소리가 있다. 지난해 12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이후 반도체 수출부진 등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4월에도 감소세가 확실시된다. 한국판 아마존,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을 적극 육성해 21세기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밸류체인변화, 서비스 무역 8.3조달러 23일 한국은행과 메리츠종금증권, 맥킨지의 '전환기의 글로벌라이제이션 : 무역과 가치사슬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화의 본질에 있어 중요한 구조적 변화가 눈에 띄지 않게 진행되고 있다. 상품 생산 밸류체인내 대외의존도 감소, 글로벌 밸류체인내 서비스 부분의 성장, 인건비 차이에 기초한 무역의 감소, 글로벌 밸류체인의 지식집약형 변화, 지역경제통합 국가 간 상품무역 증가 등이다. 이 중 서비스 부문의 성장에 주목하자.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 멕킨지 등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서비스부문의 전세계 무역 규모는 5조1000억달러다. 상품무역(17조3000억달러)의 절반도 안 된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서비스 무역은 상품무역보다 60% 이상 빠르게 성장해왔다. 특히 통신 및 IT 서비스, 비즈니스 서비스, 지적재산권 등 몇몇 특정 산업은 2, 3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맥킨지에 따르면 위키피디아, 유튜브, 페이스북, 위챗 등의 서비스와 같이 화폐가격이 없어도 사용자들에게 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 무역가치는 연간 최대 8조3000억 달러나 된다. 조정된 서비스 무역은 전세계 총 무역(26조4000억원)의 절반(13조 4000억 달러)에 달한다. 무형자산의 지출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혁신 부분 산업의 밸류체인에서 가장 뚜렷하다. 기계 및 장비 업체들은 매출의 36%, 제약 및 의료기기 업종은 평균 80%를 무형자산에 지출했다. 이는 반도체·자동차 등 제조 기반 수출 중심의 한국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메리츠종금증권 이진우 연구원은 "반도체의 단가 하락과 물량 감소가 전체 수출 감소의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대외의존도가 높고 수출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경제구조상 앞의 글로벌 밸류체인의 구조적 변화가 한국 경제에 반영됐을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했다. 국내 기업과 산업이 글로벌 밸류체인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결과라는 것. 아마존, 구글, 넷플릭스 등은 물론 애플까지 글로벌 기업들은 '글로벌 밸류체인'의 변화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주요 테크 기업의 격전지가 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이 그중 하나다. 넷플릭스는 올 1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2분기에도 500만 명 이상의 신규 가입자를 추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1분기 세계 가입자 수는 1억4890만 명이다. 애플, AT&T 등 굵직한 경쟁사들은 물론 디즈니도 최근 21세기폭스 엔터테인먼트 부문 인수를 마무리하고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韓 수출 제조 동력 꺼져간다, 한국판 넷플릭스를~ 글로벌 밸류체인의 변화에 국내 기업들은 우물 안 개구리 수준이란 평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7억2000만달러 적자다. 지적재산권을 포함한 지난해 서비스수지는 297억4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이는 2017년(-367억3000만달러) 다음으로 큰 역대 2위 적자 기록이다. 여행수지(166억500만달러 적자)에 편중된 적자 구조 때문이다. 투자도 전통적인 시설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2018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SK 현대차 등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 265곳의 유무형 자산 취득액은 총 64조 8509억 원이었다. 이중 시설 등 유형자산 투자가 59조 6771억 원에 달했다. 반면 특허권 등 '무형자산 투자'는 5조 1738억 원으로 2340억 원(4.3%) 줄었다. 그나마 대기업이 투자에 나서고 있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가 작년 세계 특허출원 순위에서 6위(1997건)를 차지했다. LG전자와 LG화학도 각각 8위(1697건)와 20위(969건)를 기록해 한국은 종합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이사는 "최근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음악 및 영상 콘텐츠 소비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이들 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수준에 맞는 콘텐츠 경쟁력을 제고하고, 콘텐츠 및 스트리밍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이끌어내 새로운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4차 산업시대에 살아 남기 위해서도 밸류체인의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 통신 및 IT 서비스, 비즈니스 서비스, 지적재산권 등 서비스 부문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또 '인건비 차이에 기초한 무역 감소'라는 '글로벌 밸류 체인의 변화와도 무관치 않다. 맥킨지 분석 결과 한국경제는 4차 산업혁명으로 2030년까지 230조∼460조원의 경제적 효과(소비자 잉여가치 포함)를 누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려면 ▲ 디지털 경제 인프라 구축 ▲ 지능화 관련 사회정책 수립 ▲ 규제완화와 신규벤처 진입 장벽 제거 등 과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조사국 박병걸 과장 등 연구팀은 '세계 성장과 교역간 연계성 약화 배경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지식집약화의 진전에 맞춰 가치창출의 핵심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디자인, 연구개발 등 '업스트림'과 마케팅, 유통 등 '다운스트림' 부문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수출의 고부가가치화를 도모하는 게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2019-04-23 14:29:41 김문호 기자
4월 수출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 우려, 경상수지도 7년만에 적자?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연속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2012년 5월 이후 계속되던 경상수지도 7년여 만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졌다. 반도체 수출 부진에 따라 상품수지 흑자 폭이 줄고 있는 데다 4월에는 외국인 배당이 몰리기 때문이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97억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8억달러로 작년에 비해 11.5% 줄었다. 올해 4월 1~20일 조업일수는 16.5일로 작년(16일)에 비해 0.5일 많다. 이와 같은 추세라면 4월 한 달간의 수출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수출은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 부진 등으로 작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이달 수출 감소세도 반도체와 자동차부품 등 주력 품목 수출과 대중국 수출 부진 탓이다. 수출은 품목별로 반도체가 24.7% 줄었고 자동차 부품(-4.1%), 선박(-0.7%) 등도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기간 수입은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2% 줄어든 307억달러를 기록했다. 4월 경상수지도 적자도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주요근거는 상품수지(상품수출-상품수입)의 감소다. 더군다나 3월부터 유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수입은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 배당도 경상수지에 대한 우려를 더한다. 3월 말부터 4월까지는 연말 결산법인의 배당지급이 집중되는 시기다. 골드만삭스는 외국인에 대한 배당이 올해 90억달러까지 늘 것으로 본다. 골드만삭스는 "4월 경상수지는 수출 둔화에 더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외국 투자자에 대한 배당금 지급이 늘면서 소폭 적자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예상대로 4월 경상수지가 적자 전환하면 2012년 5월부터 이어온 흑자 행진은 7년3개월(월 별) 만에 멈추게 된다. 지난해 9월 110억달러에 달했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해 2월 36억달러까지 3분의 1 토막이 난 상황이다.

2019-04-22 13:55:33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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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투자 위축-자본 이탈, 한국경제에 드리운 ‘高유가 원화 약세의 그늘’

국제 유가가 중동 지역의 불안 고조와 수급 불안으로 배럴당 7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유가 상승의 여파로 세계 6위 원유 수입국인 한국은 석유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와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유가와 반대로 움직이는 달러화 가치까지 오르면서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시장에서 미국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덕분에 한국이 생산·투자 활동 위축과 자본 유출이라는 삼중고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대로 가다간 2.5% 성장도 장담하기 힘들어 보인다. ◆고유가에 기업 매출 감소·구매력 약화 우려 ↑ 블룸버그에 따르면 22일 정오 현재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5.87달러에 거래됐다. 작년 10월 31일 배럴당 65.99달러를 기록한 이후 약 6개월 만에 최고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금지할 것이라는 소식 때문이다. 앞서 지난 18일(현지시간)에는 배럴당 64.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는 71.97달러에 마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이 감소하고, 미국의 석유생산 채굴장비 가동수가 줄어든 것이 상승 동력이 됐다. 유가가 오르면서 셈법도 복잡해졌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국내 물가 상승률을 자극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경제계 한 관계자는 "유가가 10% 오르면 통상 물가 상승률이 0.1%포인트 오른다"며 내수와 투자 둔화 등 부정적인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0.5%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65년 이후 가장 낮았다. 한국은행 통화정책상 물가 목표치는 2.0%다. 내수가 얼어붙어 경제가 활력을 잃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때문에 유가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면 저혈압(디플레이션) 위험을 낮출 수 있어 긍정적이다. 하지만 원유를 100%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입장에서 지나친 유가 상승은 경기 회복 흐름에 걸림돌이다. 국제유가 상승은 경제 전반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에너지 비용이 상승하면 기업은 원가 상승 압력을 받게 되고 생산활동과 투자는 위축된다. 실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던 2011년~2014년 코스피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률은 7.5%에서 5.1%로 하락했다. 이대로 가다간 2.5%(한국은행 성장률 전망) 성장도 장담하기 힘들어진 셈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까지 오르면 물가 상승에 따른 가계의 구매력 약화로 소비가 0.81% 줄어 들고 기업 매출 감소, 원가 상승 등으로 투자는 7.56% 감소한다. 수출도 판매 단가 상승 효과로 단기적으로는 개선될 가능성이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유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연료비, 난방비 등은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소비자가 쉽게 줄일 수 있는 품목이 아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 비용 상승은 고스란히 지출 여력 감소로 이어져 가뜩이나 어려운 소비 심리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원화값 하락↓, 자본유출 우려 커져 미국 달러화가 최근 강세로 돌아선 점도 우려다. 통상 유가와 달러 가치는 반대로 움직인다.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인터콘티넨탈 거래소(ICE, The Intercontinental Exchange)가 산출하는 미국 달러화 지수는 18일 97.46으로 2017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달러화 지수는 19일에도 97.38을 기록했다. 전주 대비 0.42% 상승했다. 그동안 한국 경제는 유가가 올라도 원화 강세 덕분에 수입물가가 하락하면서 충격을 상쇄해 왔다. 하지만 달러 강세 속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유가 상승의 여파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유가 상승에 취약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 이탈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1140원 부근까지 상승하면서 외국인 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우려가 생기고 있다"며 "환율이 지금보다 더 상승한다면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좋아진다고 좋아할 일도 아니다. 원화 환율이 오르면 당장은 달러 표시 수출가격도 그만큼 떨어져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G2(미국·일본) 무역전쟁으로 관세 장벽이 높아져 생각만큼 수출이 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오히려 원화 약세로 유가 등 수입물가가 상승해 가뜩이나 부진한 내수가 더 침체될 수 있다. 게다가 각국이 통화가치를 경쟁적으로 내려 환율이 방향성을 잃게 되면 기업들은 경영전략의 방향을 잃을 수 있어 불확실성의 늪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한·미간 엇갈린 통화 정책도 경제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 인하의 사전 수순인 '인하 조건'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금리는 연 2.00~2.25%로 우리나라 기준금리보다 상단이 0.75%p 높은 상황이다. 한·미간 정책금리 격차가 1.00%p 이상 벌어지면 외국인의 자금 유출을 자극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2019-04-22 10:49:45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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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까' 1분기 성장률 0%대 현실화 되나

"지난 1월 이후 대내외 경제 여건 변화를 고려해 올해 경제 성장률은 2.5%,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1%로 전망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연 기자회견에서 "1분기 중 수출과 투자의 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점을 주로 반영한 것"이라며 성장률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경기진단을 '부진'(기존 '둔화')으로 바꿨다. 봄바람이 불 것 같던 한국경제에 'D(디플레이션·Deflation)의 공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경제팀이 기업 구조조정, 일자리 늘리기, 추가경정예산 등으로 경기 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회복은커녕 곳곳에서 위험 신호가 감지된다. ◆1분기 0%대 성장 우려가 현실될까 21일 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 한국경제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5%, 전년 대비 2.6% 낮아 질 것으로 추정했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SG) 이코노미스트는 전분기 대비 1분기 성장률을 0.3∼0.4% 정도로 예상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지난 1분기 국내 GDP(전분기비 0.3%, 전년비 2.4% 하락)의 부진을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오는 25일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치(속보치)를 발표한다. 예측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경우 2017년 4분기(-0.2%) 이후 5분기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총재는 "1분기(1∼3월) 중 수출과 투자 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다"며 사실상 부진을 인정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은 주력 품목인 반도체 가격 하락과 중국 시장 침체로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탓이다. 기획재정부도 지난 12일 공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서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 등 불확실 요인이 상존하는 가운데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하방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그린북을 통해 '부진'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2016년 12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2월 생산을 보면, 전 산업 생산이 전월보다 1.9% 줄었다. 투자도 부진에서 벗어날 조짐이 없는 상태다. 설비투자는 1월 1.9% 증가했으나 2월엔 2013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인 10.4% 감소했다. 내수 경제는 저혈압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5%에 그쳤다. 통계집계가 시작된 1965년 이래 분기 기준으로 최저다. 경상수지 흑자 폭은 뒷걸음 이다. 2월 경상수지는 36억달러로 흑자를 기록했만, 흑자 행진이 마감될 분위기다. 현대연구원은 매년 4월에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이 집중되어 있어 본원소득수지 적자폭이 큰 점을 고려하면 이달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지적했다. ◆돈이 도는 경제 만들어야 'D'의 공포가 우려로 끝날까. 이주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1.1%로 낮췄지만 디플레이션(물가의 지속적 하락)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했다. 디플레이션이 꼭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남미나 아프리카 국가가 경험했듯, 만성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국민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그러나 침체 국면이 오래 이어지는 현 국내 경제 상황에서 디플레이션은 매우 위험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에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줄어들어 투자 부진이나 고용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가계의 경우 명목임금 상승률이 하락해 쓰고 싶어도 쓸 돈이 없어진다. 정부 역시 재정이 부실해 질 수 밖에 없다. 일본이 좋은 예다. 일본은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지속적인 디플레이션을 겪으면서 성장동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더욱 한국경제가 우려스러운 것은 물가 하락을 이끄는 중심축의 이동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제유가 및 농산물 가격 하락 등 공급측 요인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투자, 소비 부진 등 수요 요인이 점차 주목받고 있다. 금리 카드와 같은 단기 처방보다는 투자·고용 확대·소비심리 활성화·구조개혁 등과 같은 근본적 처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수출확대, 내수 회복과 함께 일자리 창출, 소득 재분배, 자산 가격 연착륙, 산업 구조개혁 등과 같은 대책들이 한꺼번에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직접적인 고용이나 미래소득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이사는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국민소득 및 가계 소비 안정을 위해선 적정 수준의 경상흑자를 유지해야 한다"며 "수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고, 관광산업에 투자를 늘려 서비스수지 적자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글로벌 투자자의 신뢰를 확보해 외환시장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규제 개혁을 통해 경영 활동에 우호적인 환경도 조성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보수적으로 경영할 수밖에 없다. '기업투자→일자리 창출→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한편 정부는 24일 국무회의를 거쳐 25일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약 7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정부의 추경에 발맞춰 '폴리시믹스'(정책조합) 차원에서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

2019-04-21 13:08:59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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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 노후 걱정보다 먹고 살기 바빠, 보험 연금자산에 쓸 돈 없어, 증가율 5.49%로 뚝~

직장인 박모 씨(46)는 최근 눈을 질끈 감고 보험 3개 중 2개를 해약했다. 잔병치레를 자주 하는 탓에 쏠쏠하게 사용하고 있는 실손의료보험 하나만 놔두고 변액연금보험과 종신보험을 모두 해약했다. 박 씨는 두 보험을 중도 해지하면서 각각 300만∼400만 원의 원금 손실을 봤다. 박 씨는 "큰맘 먹고 들었는데 어쩔 수 없다. 다음달 월세를 올려 달라는 집주인의 성화에 방법이 없었다"며 "아내도 얼마 전에 직장을 그만두게 돼 더는 보험을 유지하는 것도 무리다 싶었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의 그늘이 깊어지는 가운데 서민들이 미래와 노후 안전판으로 꼽히는 보험과 연금 가입을 꺼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득은 제자리걸음인데 빚은 계속 늘어남에 따라 노후 대비해 힘들게 쌓아온 금융자산을 허물어버리는 가계가 늘어난 결과로 보고 있다. 특히 보험은 중도 해지하면 원금 손해를 보기 때문에 웬만하면 손대지 않는 금융상품이지만 팍팍해진 살림살이가 이 같은 '투자 상식'을 바꿔놓고 있다. 연금저축(지난해 월평균 수령액 26만원) 등 연금 상품도 수익률이 푼돈에 그치면서 외면받고 있다. 그나마 여유자금이 있는 이들은 파생상품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보험·연금자산 증가율 5.49%로 뚝~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현재 가계 및 비영리단체(이하 가계)의 보험과 연금 자산은 1228조8120억원이다. 이는 전제 금융자산 3729조6680억원의 32.95%로 현금 및 예금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증가율은 5.49%로 뚝 떨어졌다. 지난 2015년 10.31%(이하 보험 및 연금자산 988조2980억원), 2016년 9.18%, 2017년 7.96%로 매년 감소세다. 경기 불황의 여파로 당장 먹고 살기 바쁘기 때문으로 보인다. 생명보험협회의 '제15차(2018년) 생명보험 성향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의 생명보험(우체국ㆍ수협ㆍ축협 등 상품 포함) 가입률은 86.0%로, 2015년보다 0.7% 포인트 증가했다. 또 가구당 생명보험(일반 보험사 판매 기준) 가입 건수는 평균 4.5건이었고, 월평균 납입 보험료는 44만7000원이었다. 보험료 납부가 부담스러워 보험을 해약한 가구 비율은 늘었다. 이번 조사 때 중도해약이나 효력상실을 경험한 가구는 전체 7%로 조사됐다. 이는 2015년 같은 조사 때보다 0.9%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불경기로 인해 보험에 추가 가입할 의향이 있는 가구도 27%에 그쳤다. 3년 전 같은 조사 때보다 6.6% 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연금저축은 한 달 수령액이 생활비는커녕 차비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금저축 가입자의 총 납입액은 10조80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1366억원) 감소했다. 계약 1건당 납입액은 235만원(납입액 0원인 경우 제외)으로 전년 대비 4.5%(10만원) 증가했다. 지난해 연금저축 가입자의 연금수령 총액은 2조6000억원(85만6000건)으로 전년 대비 23.9%(5091억원) 증가했다. 계약당 연금 수령액은 월 평균 26만원이었다. 국민연금과 연금저축에 모두 가입한 경우에도 월평균 수령액은 61만원이었다. 이는 1인 기준 최소 노후생활비(104만원)의 59% 수준이다. ◆불황, 파생상품 등 투자처 다양화도 원인 불황의 여파가 커 보인다. 쓸 돈이 없다. 지난해 여유자금(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 규모)은 49조3000억원이었다. 가계의 순자금 운용은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소다 그나마 있는 돈도 은행에 맡겨두고 있다. 지난해 현금 및 예금은 1656조2900억원으로 전년대비 74조7570억원이 늘었다. 이 중 은행에 파킹해 둔 돈이 1499조1260억원으로 절대적이다. 올해 들어서도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보유한 통화량(M2)는 8조4000억원 증가했다. 2017년 9월(8조7000억원)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대폭 이다. 가계의 정기 예·적금, 수시입출식 정기예금이 늘어난 영향이다. 채권, 파생금융상품 등 돈을 굴릴 데도 많아졌다. 채권 투자자산이 156조2700억원(전년 대비 0.63%)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채권 자산은 2016년 -5.55%(171조3250억원), 2017년 -9.36%(155조2930억원)로 감소세를 보였다. 시장 분위기도 채권투자에 우호적이다. 지난해 리스크가 큰 파생금융상품 자산은 9820억원으로 전년 대비 84.93% 늘었다. 파생상품자산은 지난 2015년(5310억원)을 제외하면 2014년 3750억원, 2015년 3950억원, 2016년 7510억원으로 최근 증가세다.직접투자자산도 10조원(9조2410억원)에 달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보험 해지나 약관대출 급증 등은 가계 경제가 한계에 부닥쳤다는 신호"라며 "가계부채의 구조 전환 등도 필요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가계 소득이 늘어날 수 있게 일자리 문제 등을 개선하려는 정책적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9-04-16 17:02:03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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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부채는 안전지대 인가?" 'R'공포 속 IMF경고 남얘기 아냐

"한국 기업들은 지난 3년여 동안 차입금을 감축해 왔지만 최근의 무역분쟁 심화, 기업의 공격적인 재무정책, 규제위험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예언'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경기침체와 실적 부진으로 국내 경제와 대기업에 경고장이 날아들고 있는 것. S&P는 "전자 분야의 부진과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의 영향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으로 전반적인 대외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며 한국경제 성장률을 2.4%로 낮췄다. 기업들에는 경고장이 날아든다. 무디스는 미국의 고율 관세(최고 25%) 부과가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등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에 부정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SK텔레콤의 '부정적' 전망으로 SK그룹의 신용등급에도 흠집이 생겼다. S&P는 M&A 등의 과정에서 공격적인 재무 정책에 우려를 보냈다. 특히 빚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삼성·현대차·SK·LG 등 국내 간판 기업들 대부분이 회사채 등을 찍어 투자와 빚 상환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한국 비금융 기업의 부채는 지난해 4분기 기준 GDP 대비 102.2%를 기록했다. 1년 만에 3.9%포인트 상승했다. 경험적으로 경기 둔화(실적 악화) 우려가 큰 상황에서 과도한 부채는 신용리스크의 트리거(방아쇠)가 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세계경제에 기업'부채'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10일(현지시간) "역사적 기준으로 볼 때 금융 안정에 대한 단기 리스크는 여전히 낮으며 특히 미국의 경우 금융 여건이 비교적 느슨하다. 그러나 주주와 기업 채무 등 여러 부문의 취약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IMF경고 남얘기 아니다, 'R'공포에 빚 부메랑 걱정 11일 금융투자협회의 채권거래전용시스템(K-Bond)에 따르면 올 들어 회사채 순발행액은 10조606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6조4713억원 보다 4조원이 많다. 상환액이 지난해보다 5조8000억원 가량 줄고, 같은 기간 발행액도 1조2400억원 늘면서다. 은행보다 조달 비용이 싸고, 공급자(기업)우위 시장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업실적이 둔화 하고, '경기 침체(recession)' 우려가 큰 상황에서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상승기가 끝나면서 기업들이 저마다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는데 이면에는 장기적 경기침체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며 "경기침체는 곧 기업실적 저하를 의미하기 때문에 향후 신용위험 우려는 어느 정도 갖고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장 올해 빚을 갚아야 할 돈도 눈덩이다.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15대 그룹 무보증 회사채 규모는 23조원 규모다. SK그룹이 5조3000억원 규모로 가장 많다. 이어 LG 2조4000억원, 롯데 2조3000억원, 현대차 2조2000억원 등이 2조원대의 만기가 돌아온다. GS(1조8000억원), 한화(1조5000억원), 삼성(1조4000억원), 포스코(1조4000억원) CJ(1조원) 등도 1조원대 빚이 도래한다. 전체 기업 회사채 만기는 42조1190억원에 달한다. 기업들이 갚아야 할 돈이 가장 많이 몰린 시기는 1, 2분기다. 각각 10조2003억원, 12조6597억원에 달한다. 이어 3분기 9조9899억원, 4분기 9조2666억원 규모다. ◆자동차 등 우려 "저신용등급의 회사채 발행액이 금융위기 이후 4배 정도로 크게 늘었다. 미국과 유럽 기업의 차입금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금융시장이 급격하게 변화되면, 경기하강이 심화될 수 있다"(IMF 10일 금융안정보고서) 글로벌 성장둔화의 충격이 금융시장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다. 기업부채(회사채 발행)가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것. 한국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시장 참여자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미 지난해 기업부채가 GDP의 100%를 넘어선 상황에서 올해 저금리를 틈타 빚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서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도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부진'이란 단어를 썼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이나 국제신용평가사·국제기구 등의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2.5%까지 주저앉았다. 산업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의 주요국 제조업 경쟁력 지수(CIP)는 2016년 5위로 중국(3위)에 뒤처졌다. 여기에 반도체, 인공지능(AI), 나노기술 등 첨단 분야에서도 중국의 기술력에 역전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3곳 이상인 유가증권시장 104개 상장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23조6300억원이다. 전년대비 35.7% 줄어든다는 얘기다. 어떤 업종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을까. 한국기업평가는 '2019년 주요 산업 전망 및 신용등급 방향성 점검'을 주제로 열린 크레딧 세미나에서 자동차, 디스플레이, 소매유통, 신용카드, 대부 등 6개 산업은 부정적으로 꼽았다. 한기평은 "자동차업체의 실적은 전년도와 비슷하게 유지되겠지만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기평은 내수시장 포화 및 수출시장 불확실성으로 국내 생산 정체 기조가 지속되는 점과 미국·중국·유럽 등 주요 해외시장의 침체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한편 지난해 새로 생겨난 부실채권은 18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4000억원 많았다. 기업 여신 신규부실이 15조6000억원으로 1조원 늘었다.

2019-04-11 10:38:21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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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SK하이닉스의 자신감, 반도체 슈퍼 사이클 2막 열리나

삼성전자가 5일 밝힌 올 1·4분기 잠정 영업이익(6조2000억원)은 전년 같은 기간(15조6400억원) 대비 60% 줄었다. 액수로는 9조4400억원이나 줄었다. 매출액도 52조원으로 14% 감소했다. 수치만 보면 '어닝 쇼크'로 불릴 수준이다. 덕분에 반도체 시장이 초장기 호황을 뜻하는 '슈퍼사이클(Super Cycle)'이 끝나고 '반도체 암흑기'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 전망까지 있다. 골드만삭스는 "반도체 부진은 중국이 미국의 보복관세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수출 출하를 앞당긴 데 따른 기저효과와 글로벌 수요둔화가 맞물린 결과로 메모리 사이클이 예상보다 빠르게 약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 그러나 끝난 게 아닌 모양새다. "메모리반도체 사이클이 곧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소식이 들린다. 반도체 가격 하락의 원인이던 미·중 무역분쟁이 종착역(반도체 수요증가)을 향해 가고 있어서다. 미국의 반도체 업종 지수의 움직임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올해 수익률은 18%(1분기 기준)를 넘어섰다. S&P500지수(12%)를 압도한다. ◆JY의 자신감, 반도체BSI 등 살아나 1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보고서는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는 "한국과 대만의 수출 동향을 고려할 때 조만간 반도체 사이클 상승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3월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수출합계(계절조정)는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년대비 증가율도 2월 -17.2%에서 3월 -14.9%로 개선됐다. 한국·대만 반도체 수출은 반도체 사이클 판단의 중요 지표다. 아시아 전체 반도체 수출의 48%(2018년)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양국의 주요 기업들은 세계 메모리, 파운드산업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2월 국내 반도체 재고율도 114.0%로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전월(119.0%) 보다 하락했다. 반도체 부문 경기실사지수(BSI)도 상승세다. 1월 70에서 2월 72, 3월 75로 개선됐다. 씨티는 "경제지표 개선, 최근 아시아 반도체 선행지수 반등을 고려할 때 2~3개월 후 반도체 산업의 상승 사이클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 2막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기술의 발전도 긍정적이다. '스마트카'와 '머신러닝' 등 새롭게 각광받는 신기술들이 모두 상당량의 반도체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끝이 보이는 미·중 무역 갈등도 희망적이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관세 인상에 가장 취약한 국가가 한국이라고 국제통화기금(IMF)이 경고했다. 관세가 오르면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하는데 이와 맞물려 반도체를 비롯한 전기·전자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의 대중 수출이 직격탄을 맞기 때문이다. 거꾸로 생각하면 미중 무역 전쟁이 끝나면 그 수혜도 클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회장의 자신감이 넘친다.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과 대화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진짜 실력'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글로벌 IB들의 평가도 달라졌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의 목표가격을 각각 5만원, 5만2000원을 제시했다. CLSA·맥쿼리·HSBS·CS 등은 5만4000~5만5000원을 제시했다. 노무라는 5만9000원을 매겼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지분율 57.11%, 9일 기준), SK하이닉스(51.06%)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시장 파이 줄어, 좀더 지켜봐야 아직은 우려의 시선이 팽배하다. 공급과잉도 문제지만, 수요 자체가 줄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는 작년보다 3% 줄어든 4545억4700만달러(약 511조3600억원)를 기록하고,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14.2% 감소한 1355억5700만달러로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WSTS는 작년 11월만 하더라도 세계 반도체 시장은 2.6% 성장할 것으로 봤다. 이는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성장 엔진인 반도체 시장에 대한 경고음의 근원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재고가 줄지 않으면서 반도체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며 "가격 하락세가 올해 2분기까지라던 기존 전망을 3분기까지도 D램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는 쪽으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JP모건은 "1996년 이래 D램의 가격 사이클을 분석한 결과 2017∼2018년 상승했던 반도체 평균거래가격(ASP)은 2019∼2020년까지 하강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의 견제도 여전하다. 미·중 무역 전쟁의 합의 과정에서 중국이 미국 반도체를 6년간 2000억달러 이상 사들이겠다고 밝힌 상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역풍을 맞을 우려가 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이 미국산 반도체 수입을 늘리기로 합의할 경우 국내 반도체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부진은 한국 경제 전반에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2017년을 기준으로 볼 때 한국 경제의 성장률 3.1% 중 0.4%포인트 이상이 반도체 한 품목에서 나왔다.

2019-04-10 14:07:40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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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타계로 관심 커진 상속세, 경제 기회균등 보장하려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레 타계는 '상속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승계가 유력한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경영성과가 뚜렷하지 않은 데다, 1700억원 규모의 막대한 상속세가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 현대차, 한화 등 주요 그룹들도 경영권 승계가 남의 얘기가 아니다. 재계와 석학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상속세 제도가 기업가 정신을 훼손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현재 한국 기업 대주주들의 최고 증여·상속세율은 65%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26%보다 2배를 웃돈다. 안 내겠다는 게 아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이익(증여세·상속세↓→사업 및 투자↑→고용창출)이 될 합리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도 부유했던 부모에게서 자금을 물려받아 기술과 아이디어를 사업화해 사회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성봉 서울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상당수의 한국 대기업은 가족기업 형태(오너 및 그 가족이 경영에 참여하는 기업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원활한 경영권 승계는 이들 대기업의 지속가능한 가치창출을 통한 국민경제 기여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속세, 경제적 기회균등 보장할까 조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대한항공 등 그룹 상장 계열사의 주식가치는 약 3600억원. 단순히 상속세율 50%를 적용해도 세금만 1800억원이다. 경영권을 상속받을 경우 주식가치의 30%를 가산하게 돼 있어 최종 상속세는 더 많아진다. 조 회장의 지분을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삼남매가 나눠 받든, 조 사장 등 한 명이 상속하든 세금을 내고 나면 지분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이 경우 조 회장 일가와 특수관계인 지분(우호지분)은 기존 28.95%에서 20%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 한진칼 2대 주주인 KCGI(12.68%)는 호시탐탐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다. 경영권 방어에 힘쓰다 보면 투자와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7089억원을 투자해 CS300 여객기 10대를 도입(공시 기준)한 데 이어, 옵션으로 추가 10대를 더 들여올 계획이었다. KB증권 강성진 연구원은 "상속인들은 한진칼로부터의 배당보다는 상속인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산에 의존하거나 한진칼 지분 일부를 매각해 상속세를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른 그룹도 상속세가 부담이 되긴 마찬가지다. 가장 최근 그룹 경영권을 승계한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이 꾸준히 지주회사 지분을 늘려 오다 아버지 고 구본무 회장 별세 이후 지분 일부를 상속받아 경영권을 확보했다. 상속세(9000억원 대)는 5년 동안 분할 납부하고, 주식담보대출과 계열사 지분매각 등으로 자금을 마련했다. 중견·중소기업으로 갈수록 부담은 더 크다. 통신 장비 제조업체 대표 A씨는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4000억원이 넘던 연 매출이 1000억원대까지 떨어지면서 회사가 침체돼 투자를 통한 실적 제고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상속세 문제를 생각하면 마음이 복잡하다. 71세 고령으로 조만간 경영에서 물러날 계획인데 현재 매출액 기준으로 가업상속공제(연 매출 3000억원 미만)가 적용되어 상속세 부담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A씨는 투자를 하자니 상속세 220억원을 내야하고, 투자를 안 하자니 경쟁에서 뒤쳐지게 될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과도한 부담이 경영권 승계를 앞둔 기업을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신종 증권, 일감몰아주기, 인적분할 후 주식교환 등 편법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해외 기업들은 원활한 가업 승계를 통해 100년이 넘는 장수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해외 대기업의 승계 사례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포드, 헨켈, 하이네켄 등 100년 이상 해외 장수 대기업은 몇 세대에 걸친 승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창업주 가족의 경영 지배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미국 포드는 재단 설립과 차등의결권을 통해, 독일 헨켈은 1985년 가족지분풀링협약 체결 등을 통해 경영권을 지키고 있다. ◆상속공제 1조 기업으로 확대, 매출 52조↑ 빌 게이츠는 지난 2월 미국의 커뮤니티 레딧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코너에서 네티즌이 건넨 "개인적으로 매년 얼마의 세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인터넷 댓글을 통해 "사람들이 정부가 더 많은 일을 하길 원한다면 그것엔 재원이 필요하다"면서 "나는 우리가 교육과 건강 서비스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내가 낸 100억 달러(약 11조 2000억)의 세금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의 아버지 게이츠 시니어는 상속세 폐지를 반대하는 미국의 대표적 갑부 모임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상속세 폐지 반대 전도사'로 불린다. "현재 미국의 빈부 격차는 사상 최고 수준인데 부자들이 계속 욕심을 부리면 미국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는 망한다"는 게 게이츠 시니어의 지론이라고 한다. 재계가 요구하는 것은 합리적인 상속세나 증여세다. 더 많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에 환원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OECD 국가 중 상속·소득세 최고세율 합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은 상속세율이 최고 55%, 소득세율은 최고 45%이다. 우리나라는 상속세와 소득세 최고세율이 각각 50%, 42%이다. 일본에 이어 전 세계 두 번째다. 하지만 기업 승계 국면에선 세계 최고 수준이다. 대주주 경영권 승계에 대해 할증이 최고 30%까지 붙어 상속세율이 최고 65%로 뛰기 때문이다. 이 경우 두 세금의 최고세율 합은 107에 달해 일본을 넘어선다. 창출되는 경제적 가치는 얼마나 될까.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현행 매출 3000억원 미만 기업에서 매출 1조원(한국경제연구원 분석)으로 확대하면 매출이 52조원 늘고 고용은 1770명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행(3000억원 미만)대로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유지할 때와 비교해 매출은 6.8%, 고용은 3.0% 각각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이들 기업을 업종별로 분류하면 제조업이 72%(56개)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제조업의 경우 장기적으로 핵심기술 축적과 생산 노하우 전수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특성상 영속성이 필요하므로 가업상속 효과가 크다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경제정책팀 홍성일 팀장은 "과도한 상속세 부담이 기업성장을 위한 투자를 주저하게 만든다. 개인이 상속세 재원을 따로 마련해 두기가 어렵고, 상속받은 주식의 현금화도 어렵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은 '부의 대물림' 완화를 추진 중이다. 이유는 "투자 확대, 일자리 유치·창출 등 경제활력 제고"다. 민주당 윤후덕·이원욱, 한국당 박명재·이진복·곽대훈·정갑윤·추경호 의원 등이 각각 대표발의한 7건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은 모두 가업상속공제 대상 기업을 확대하거나 세제혜택을 늘리는 등 기업 상속세를 덜 걷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9-04-09 10:06:49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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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마케팅 캠페인을 뽑아라, 에피어워드 코리아 2019 심사위원장 3명 선정

우리나라 최고의 마케팅 캠페인을 뽑기 위한 에피어워드 코리아 2019가 심사위원장을 선정했다. 올해로 6홰째를 맞는 에피어워드 코리아는 '제품 및 서비스' 부문 18개 카테고리, 스페셜티 부문 21개 카테고리에서 경합을 벌인다. 이번에 선정된 3명의 심사위원장은 심사위원들과 함께 최고의 마케팅 캠페인을 심사하게 된다. 심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그룹별로 심사를 진행하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심사위원장으로 선정했다.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반영하는 CSR 캠페인이 늘어나고, 마케팅이 기업의 핵심 활동으로 부각되고, 디지털 캠페인의 비중이 커지는 트렌드를 반영, 심사위원장을 선정하게 됐다. 노승만 삼성물산 부사장은 삼성전자와 삼성그룹의 커뮤니케이션팀을 담당 임원으로써 홍보와 마케팅 분야의 명실상부한 전문가이다. 노운하 파나소닉코리아 대표는 효율성 높은 마케팅과 기업과 사회의 동반 성장을 강조하는 경영으로 글로벌 경영자로서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목영도 한국온라인광고협회 회장은 우리나라 디지털마케팅업계의 산증인으로 현업에서 많은 성과를 내며 선후배의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다. 에피어워드 코리아 관계자는 "에피어워드에서의 수상은 마케팅에서의 효율과 창조성을 증명하는 것"으로 "에피의 심사위원들은 한 해 동안 최고의 마케팅 결과물을 가려내고, 마케팅의 미래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번 심사위원장들은 그러한 에피어워드의 여정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019-04-08 15:04:48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