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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호
누가 이들을 국책은행 수장에 앉혔나? 정권 보은인사의 비극

1조8951억원. KDB산업은행이 지난해 기록한 당기순손실이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가 터졌던 1998년의 4조8894억원 이후 가장 큰 폭의 적자다. 산업은행은 "조선·해운 등 취약업종의 업황이 악화하고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출자전환 등을 하면서 대규모 충당금을 쌓고 주식가치가 떨어지며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CEO들의 경영능력 부재에 있었다는 지적이다. 산업은행 회장 자리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보은 인사로 낙점된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청와대와 정부의 입김에 의해 낙하산 인사가 채워지다 보니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기택 전 회장은 박 대통령과 서강대 동문이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 대통령 인수위원을 맡아 박 대통령을 도왔다. 그 스스로 낙하산을 자처하기도 했다. 홍 전 회장은 2013년 한국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낙하산으로 왔기 때문에 오히려 제가 부채가 없다"면서 "오히려 제가 어떤 의미에서 적임자까지는 아니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수 있지 않나…"라는 주장을 폈다. 그는 2013년과 2015년에 산업은행에 각각 순손실 1조4474억원, 1조8951억원을 안겼다. 민유성 전 회장은 차관급이 낙하산을 타고 오던 산업은행에 영입된 최초의 민간인 CEO다. 그런데 노조는 그를 왜 낙하산 인사라고 했을까. 이명박정부 시절의 금융계 핵심 실세 그룹은 우리금융 출신. 금융계에서는 '동지상고 위에 우리금융이 있다'라는 말까지 있었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 박해춘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송기진 전 광주은행장 등이 모두 우리은행 출신이다. 민 전 회장도 그 중 하나다. 우리금융에서 재무총괄 부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자신을 낙하산 인사라며 비난했던 노조를 적극 포용하며 임직원과의 스킨십을 쌓기도 했다. 2008년 당시 행장 취임 이후 100일 만에 직급을 망라한 800여명의 임직원들과 식사를 같이했던 일화도 있다. 민 회장의 2008년 행적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행보'는 산업은행의 리먼브러더스 인수 협상이다. 민 행장은 리먼브러더스가 파산 신청을 하기 직전, 리먼브러더스 인수를 극비리에 추진하다 포기했다. 이를 두고 시장 안팎에서는 '산업은행이 무리한 인수로 큰 위기를 자초할 뻔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허송 세월만 보냈다'는 비난과 '해볼 만한 딜이었다'는 긍정론으로 나뉘기도 했다. 민 전 회장은 재임시절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일각에서 그 역시 대우조선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작금의 상황은 모두 산은의 역사이기 때문에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현직인 저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며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사즉생의 각오로 전면적 쇄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6-06-30 09:21:30 김문호 기자
나라 망신 홍기택 "난 들러리다"vs 민유성 '잘못된 만남'

'금융황제' 샌디 웨일(전 씨티그룹회장). 그의 장밋빛 인생은 갑작스레 막을 내린다. 씨티그룹 산하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 애널리스트가 임의로 AT&T 투자등급을 올렸다는 의혹으로 검찰의 조사가 결정적이었다. 2002년 당시 시장에서는 웨일 회장이 2000년 초 존 리드(씨티코프 회장)와 황제 자리를 다투던 시절에 이사회 멤버였던 마이클 암스트롱 AT&T 회장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 이었다는 루머가 있었다. 결국 문제의 애널리스트가 애인과 주고받은 전자 서신에 담긴 '웨일이 시켰다'는 글귀에 웨일은 궁지에 몰린다. 씨티그룹 명성은 땅에 떨어지고 웨일은 자리에서 물러난다. 웨일은 후에 "씨티그룹은 망하지 않을 구조였지만, 경영자들이 힘들게 만들었다"며 책임을 자신과 경영진의 탓으로 돌렸다. 한 은행의 최고경영자(CEO)도 자신의 행보에는 책임을 진다. 하물며 국책은행의 수장을 지낸 이들이 책임 회피와 돌출 행보로 눈총을 사고 있다. 바로 홍기택·민유성 전 KDB산업은행(이하 산업은행)수장들이다. 산업은행장을 지낸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는 대우조선해양 부실 책임론에 휩싸이면서 돌연 휴직한 사실이 알려져 나라 망신을 샀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현 나무코프 회장)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도와 형제간 싸움의 두뇌 역할을 하고 있다. ◆홍기택 AIIB휴직, 망신살 뻗친 대한민국 나랏돈을 운영하는 국책은행. 산업은행이다. 지난 54년 만들어진 산업은행은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국제금융, 기업구조조정 등을 도맡아 했던 국책은행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 민영화됐다가 지난해 다시 공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IMF외환위기를 전후로 대우그룹 등 구조조정을 주도하면서 한국 경제의 든든한 비팀목 역할을 했다. 그 새 자산도 309조(2015년 기준)으로 불었다. 막중한 역할을 하는 만큼 수장(CEO)도 굵직한 인물들로 채워졌다. 2009년 산은법 개정안이 바뀌기 전까지 '총재'를 명칭을 쓴 것도 책임과 무게감을 반영한 것이다. 산업은행 환 관계자는 "외국에도 중앙은행이나 개발금융기관의 수장은 보통 가버너(governer)라고 표현하는데 법 제정 당시 이를 번역해 총재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어찌 된 일인지 산업은행의 명성이 땅에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무용론'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그 뒤에는 홍기택·민유성 두 수장의 꼴불견 행보도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홍 전 산업은행 회장은 폭탄 발언과 말 바꾸기로 구설수에 올랐다. 그는 지난 8일 베이징에서 한 국내 매체와 인터뷰를 갖고 "대우조선 지원은 (작년 서별관 회의에서) 정부가 결정한 행위로, 산업은행은 들러리만 섰다"고 폭로성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나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결정했을 뿐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뜻이었다. 발언이 국내에 파문을 몰고 오자 홍 부총재는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며 수습에 나섰다. 이미 엎어진 물이었다. 홍 전 회장의 발언 이 후 야당의 화살은 바로 청와대로 향했고, 후폭풍은 거셌다. 청와대는 물론 임종룡 금융위원장까지 불끄기에 나서는 진풍이 벌어졌다. 지난 28일에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홍기택 부총재가 돌연 휴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홍기택 부총재는 AIIB 이사회에 휴직계를 제출했다. 홍기택 부총재는 지난 2월 AIIB의 리스크 담당 부총재(CRO·Chief Risk Officer)로 임명되면서 산업은행을 떠난 지 불과 4개월여 만이다. 그가 휴직하게 된 이유와 자세한 경위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간 우리 정부는 AIIB의 5개 부총재 자리 중 하나를 얻기 위해 외교력을 총동원했다. 중국은 프랑스의 거센 반발에도 리스크 담당 부총재 자리를 한국 몫으로 돌렸다. 훗날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이 수주를 다툴 때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AIIB가 후임자를 새로 뽑기로 하면 한국에서 다시 맡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AIIB에 37억달러(약 4조3200억원)의 분담금을 내고, 중국·인도·러시아·독일에 이어 다섯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부총재 자리가 우리 몫으로 늘 배정된 것은 아니다. ◆롯데가 형제간 싸움에서 민유성의 노림수는 동생 신동빈 그룹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회장. 그의 뒤에서 형제간 싸움을 진두지휘하는 인물은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현 나무코프 회장)이 있다. 그는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 한국산업은행 총재와 산은금융지주 회장직을 지냈다. 롯데 경영권 분쟁 초기부터 신동주 회장의 조력자를 자처한 그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70년 동안 키운 회사가 잘못해서 롯데홀딩스 츠쿠다 다카유키 사장이나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에게 넘어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배경을 밝힌 바 있다. 민 회장은 동창 선후배들과 분쟁을 이끌고 있다. 김수창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 조문현 법무법인 두우 대표변호사, 정혜원 SDJ코퍼레이션 상무 등이 핵심 맴버로 꼽힌다. 정 상무는 한국어가 서툰 신 회장의 '입'으로 통한다.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민 회장이 신 전 부회장의 '브레인'을 자처하고 나선데는 다른 노림수가 있다고 본다. 실제 민 회장과 신동주 회장은 친분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민 회장이 롯데가 경영권 분쟁을 발판 삼아 자신의 입지를 부각시키거나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틀어진 이후를 생각하고 움직였을 것이란 소문이 있다. 롯데가 경영권 분쟁에서 앞으로 그가 더 보여줄 두뇌 싸움이 관심이다. 신 전 부회장은 최근 대변인 격인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의 입을 통해 "내 인생을 걸고 경영권을 탈환하겠다. 동생(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승리할 때까지 계속 주총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2016-06-30 09:19:33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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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여진으로 눈높이 낮아진 하반기 증시

증시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의 여파로 살얼음판이다. 2000을 뚫고 상승세를 탈 듯 보였던 코스피는 1900선 중반까지 다시 추락하고 말았다. 1900선대 박스권에 갇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코스닥도 투자자 기대치에 아직 못 미친다. 증권업계는 브렉시트가 겨우 살아나던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증권사들은 코스피 전망의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브렉시트 파장이 변수 "장밋빛 전망을 내세우기엔 악재가 적지 않다. 그렇다고 금융위기 때와 같이 수렁에 빠진다고 보기도 어렵다." 하반기 증시에 대한 전문가 전망을 요약하면 이렇다. 브렉시트,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세계 경제 불안 등 악재들이 많은 만큼 단기적으로는 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뚜렷하다. 번번히 2000선 문턱에서 주저앉은 증시가 한 템포 쉬어 갈 타이밍이 왔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 굳이 브렉시트가 아니더라도 '적당한' 구실이 생기면 주가가 조정받았을 거라는 얘기다.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 하단을 종전 1930에서 1850으로 80포인트나 낮췄다. 1930~2200을 제시했던 한국금융투자도 1870~2000선을 새롭게 제시하면서 상·하단을 모두 낮췄다. 삼성증권은 아직 1880~2080으로 제시한 기존 전망치를 유지하고 있지만 하단을 1800으로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NH투자증권은 본래 연간 전망치로 1850~2200을 예측했었지만 상단을 50~100포인트 낮추는 것을 고려 중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코스피 하단으로 1700을 제시한 기존 관점을 유지했다. 브렉시트 사태가 진정된다 해도 암초는 많다. 주요 증권사 투자 전략팀장들은 예외 없이 미국 금리 정책을 핵심 변수로 꼬집었다. JP모건체이스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 전망을 잇달아 12월로 늦췄다. UBS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노무라 증권은 연준이 9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수정해 12월 인상으로 바꿨다. 또 브렉시트 우려가 실물 경제로 전이되는지, 경기부양을 위한 각국의 정책공조가 어떤 수준으로 이뤄지는지에 따라 하반기 증시 색깔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승민 투자전략팀장은 "브렉시트가 예상치 못한 핵심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라며 "금융시장이 얼마나 빨리 안정을 되찾는지와 실물 부문으로 충격파의 전이가 이뤄지는지, 그리고 각국의 정책 공조 수준은 어떤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IT, 자동차 등 환율 수혜주 주목 긍정적인 재료도 있다. 지난 28일 정부는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10조원 수준의 추경 편성 계획을 밝혔다. 기업 구조조정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따른 성장·고용 위축 우려 때문이다. KTB투자증권 채현기 이코노미스트는 "재정보강으로 인해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키는 한편, 구조조정 여파로 고용 및 소비가 추가적으로 악화되는 흐름을 어느 정도는 방어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가 양호한 것 또한 지수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현재 국내 기업의 2분기 이익 추정치는 26조2000억원이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은 "2분기 기업들의 이익은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을 고려할 때 전년 동기보다 18.5% 이상 늘어날 전망"이라며 "투자자들은 브렉시트 우려보다 추가 모멘텀(상승 동력)에 주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렉시트로 원화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영향으로 환율 수혜주가 주목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엔화 강세로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 휴대전화, 자동차, 반도체 등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의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엔화 강세로 대형 수출주가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특히 정보기술(IT), 자동차 업종의 상대적인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동성이 완화한 이후에는 낙폭이 과대한 대형주들이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6-06-29 14:47:28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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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低'는 한국경제 입니다>②원화가치 하락=수출 증가 공식 옛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득실(得失) 계산도 복잡해졌다. 일부에선 수출 회복을 기대하지만 실익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금융시장 불안만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특히 브렉시트의 파장이 확산된다면 아시아에서 파생상품시장이 가장 발달한 한국이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을 고스란히 받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금융기관들은 자금조달이 걱정이다. ◆원화가치 하락=수출 증가 공식 옛말? 수출기업들은 보통 환율이 오르면 세계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좋아져서 매출이 늘어나는 것이 상식이다. 29일 경제전문가들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0원 가량 오르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은 8000억원 안팎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각각 연간 1조2000억원, 1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세계 경기가 좋았을 때 얘기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미국까지 기준금리를 올린다면 신흥국 경제가 위축돼 우리나라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특히 잇따른 정책 효과까지 반감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일본의 경우 최근 몇년 동안의 '엔저'가 주력 품목의 수출에 긍정적이지 않았다. 산업연구원(KIET)의 '해외생산 확대가 수출에 미치는 시사점'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은 2011년 8200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2014년 일본 수출은 6900억 달러로 3년 만에 15.8% 줄어들었다. 보고서는 "엔·달러 환율 가치 하락에도 수출 회복이 더딘 현상은 해외생산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중간재 수출을 늘려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생산 비중을 높여왔다. 우리 기업 상당수도 해외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KIET측은 "수일본의 수출 부진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일본에 비해 내수시장 규모가 작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일본의 정책 선택과 동향을 반면교사로 삼아 미래 정책수립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우리 기업들의 수출과 환율의 상관관계도 떨어지고 있다. 홍성욱 산업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부분의 업종에서도 환율의 시간변동계수, 즉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력은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었다"면서 "특히, 수출주력업종인 전기 및 전자기기, 정밀기기, 수송장비 등에서 환율의 영향력 감소가 두드러지는 특징이 관찰됐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도 원화 가치 하락은 고민거리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과거 대외충격의 성격에 따라 나타난 외국인 투자자금 및 금융시장의 반응 패턴을 감안하면 브렉시트가 현실화 될 경우 우리나라도 외국인 자금 유출이 발생하고 주가 하락,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면서 "자금이탈 규모가 커지고 충격이 장기화 되면 금융시장 및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브렉시트의 영향 그 자체는 제한적일 수 있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과 위안화 및 중국의 경제불안이 겹칠 때 충격은 클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 건전성 위협할까 금융권도 주름이 늘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환율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면 해외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국내 채권을 사려는 해외 투자자들의 유인이 떨어져 은행들은 더 높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해야 하는 것이다. IB업계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국내 주요 은행의 해외 채권액은 13조2300억원에 달한다. 내년에는 이보다 2배가량 많은 23조8900억원 규모의 해외 채권의 만기가 돌아온다. 한 국내은행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원화가치 하락)한다면 외국계 은행들로부터 자금을 빌리는 것이 어려워 질 수 있다"라면서 "내부적으로 금융시장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들의 자산건전성 관리도 비상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BIS 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자산으로 나눈 비율로, 환율이 오르면 위험자산에 포함되는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도 늘어나 BIS 비율이 하락하게 된다. 특히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수록 시장은행들도 자본확충에 나설수 밖에 없어 환율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율이 당분간 불안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면 BIS 비율 하락을 막도록 자산을 줄이거나 추가로 자본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3분기 때 환율 급등으로 키코 계약을 체결한 태산 LCD가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KEB하나은행(옛 하나은행)의 경우 2500억 원이 넘는 대손충당금을 쌓아 8년 만에 분기 적자를 내기도 했다.

2016-06-29 14:46:19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