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통신3사 '3사3색' 기상도 上] 脫통신 가속화…5G '소리 없는 전쟁'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성장절벽'에 직면해 역성장의 우려가 현실화되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기존 사업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으로 '새 판 짜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 정유년은 '제 4차 산업혁명'의 원년으로, 시장 선점을 통해 경쟁기업과 격차를 벌려 사업 주도권을 선정하려는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이동통신 3사의 '새 먹거리'인 5세대 이동통신(5G)과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추진방향에 대해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정유년(丁酉年)은 이동통신 3사의 탈(脫)통신 행보가 본격화되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포화된 이동통신 시장에서 가입자 뺏기를 위한 보조금 경쟁은 극심한 성장 정체와 이익 감소 현상으로 의미가 사라졌다. 특히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이 감소세를 보이면서 더 이상 기존 사업패턴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올해는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선점과 함께 산업간 장벽을 허물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신사업 비즈니스 모델 경쟁에 매진하며 '소리 없는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동통신 3사 간 선점 경쟁이 가장 치열해질 분야는 단연 5세대 네트워크(5G) 구축이다. 5G를 토대로 사물인터넷(IoT), 증강·가상현실(AR·VR) 콘텐츠 등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요건에 따르면, 5G는 '데이터 전송 속도 초당 20Gbps이상, 지연 속도 0.001초 이하'로, 4G LTE 대비 전송 속도는 약 270배, 지연 속도는 30배 이상 빠르다. 20기가바이트(GB) 초고화질 영화 한 편을 8초 만에 전송할 수 있는 차세대 네트워크다. 특히 2018년 다가오는 평창올림픽을 기점으로 5G 상용화 및 실감형 기술 확보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2018년에는 세계 이동통신 표준화기구(3GPP)에서 정식 표준 1차도 확정된다. 올해는 5G 기술 규격을 국제 표준으로 제시하기 위해 단말과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초 5G 실현' 성공 여부가 달려 있는 중요한 해다. 1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는 5G 국제표준 주도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서비스 상품화, 브랜드 구축 과정에 고삐를 죄고 있다. 특히 2018 평창동계올림픽 통신파트너인 KT가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KT는 올림픽을 활용해 5G 생태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업체 등과 손잡고 국제 표준을 리드해 국내 5G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KT는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는 '무대' 역할을 하는 올림픽을 통해 초고속, 대용량 기반의 5G 네트워크를 활용한 실감형 서비스인 ▲인터랙티브 타임슬라이스 ▲360도 VR ▲홀로그램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실제로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최초로 흑백TV 중계,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최초의 컬러TV 위성중계,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는 최초의 모바일 기반의 생중계가 서비스됐다. KT 관계자는 "통신 분야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은 5G 시대를 여는 '열쇠'와 같은 역할을 맡고 있다"며 "글로벌 업체뿐 아니라 중소 협력사, 관련 단체 등과 적극 협업해 5G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KT는 인텔, 퀄컴, 노키아, 삼성전자 등 글로벌 제조사와 함께 5G 시범 서비스 규격인 '평창 5G 규격'을 지난해 10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국제 기술 표준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규격을 기반으로 더 많은 업체들이 5G 관련 장비·서비스를 만들도록 하기 위해서다. SK텔레콤은 KT와 또 다른 전선에서 글로벌 업체들과 손을 잡고 5G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제 기술 표준 제정을 위해 AT&T, 도이치텔레콤, 에릭슨, 노키아, 삼성 등 글로벌 이동통신 및 장비업체와 함께 '5G 글로벌 공동 협력체'에 국내 통신사로 유일하게 가입했다. 지난해에는 데이터전송·가상 네트워크·데이터 반응속도 등 4개 분야에서 5G 글로벌 협력체가 제안한 5G 핵심 표준안이 3GPP에서 채택되기도 했다. BMW코리아와는 세계 최초로 5G 기반 커넥티드카 'T5' 시연에도 성공하며, 자동차 업계 등 타종산업과의 5G 협력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5G 선도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심기 위해 KT의 '기가' 브랜드에 맞설 '퀀텀(Quantum)' 브랜드도 내세웠다. SK텔레콤은 퀀텀 브랜드를 5G에 기반한 요금제는 물론 사물인터넷(IoT) 네트워크, 커넥티드카, 양자 암호통신기술 등 전반에 활용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5G 상용화를 위해 시험실 테스트와 함께 실외 상용 환경에서도 서비스 품질 측정과 커버리지 테스트 등을 병행하고 있다. 현재 이용되고 있는 3밴드 LTE-A보다 100배 이상 빠른 속도인 최대 31Gbps의 다운로드 전송 속도를 국내 최초로 시연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확보한 5G 핵심 기술로 하반기에는 5G 시험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KT 경제경영연구소는 "국내 5G 시장규모는 2020년 3조원에서 2022년에 약 10조원, 2025년에는 약 3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5G 단말 역시 올해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으로 스마트폰 외에 웨어러블, 드론, 커넥티드카, VR 등 다양한 기기에 5G가 도입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