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또 가격 인상…세계 식량 가격 상승에 기업·가계 부담 가중
원자잿값 상승과 고환율, 여기에 세계 식량 가격까지 오르면서 국내 가공식품 가격이 연이어 인상되고 있다. 빵, 초콜릿, 과자뿐만 아니라 냉동만두, 햄, 소시지 등 육가공품과 라면, 스낵류까지 줄줄이 가격이 오르면서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2월 세계 식량 가격지수는 127.1로 전달보다 1.6% 상승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연속 하락한 이후 3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8.3% 오른 수치다. 특히 설탕과 유제품, 유지류 등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설탕 가격지수는 공급 부족 우려로 6.6% 급등했으며, 유제품 가격지수도 4.0% 올라 148.7을 기록했다. 팜유, 유채유, 콩기름 등 유지류 가격지수 역시 2.0% 상승했다. 이는 동남아시아 주요 생산국의 계절적 생산량 감소와 인도네시아의 바이오디젤 수요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국제 곡물 가격도 오름세다. 곡물 가격지수는 0.7% 상승한 112.6을 기록했다. 특히 밀 가격은 러시아의 공급 부족과 기상 악화로 인해 상승했다. 글로벌 식량 가격이 상승하면서 식품 가격 인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농심은 오는 17일부터 신라면과 새우깡 등 17개 브랜드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한다고 최근 밝혔다. 신라면은 950원에서 1000원으로, 새우깡은 1400원에서 1500원으로 오를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이달부터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비비고 만두 20여 개 제품의 가격을 5.16% 인상했다. 대표 제품인 왕교자는 8980원에서 9480원으로, 햄과 소시지 가격도 8.10% 올랐다. 스팸 클래식(200g)은 5080원에서 5580원으로, 백설 한입쏙 비엔나(90g)는 1980원에서 2180원으로 인상됐다. 동원F&B도 지난 1일부터 냉동만두 15종의 가격을 평균 5% 올렸다. 육가공품에 주로 쓰이는 수입산 냉동 돼지고기 가격이 3년간 21% 올랐고, 국내산 돼지고기는 1년 새 12.5% 상승했기 때문이다. 일부 만두 제품에 들어가는 수입산 오징어 가격도 전년 대비 30% 이상 올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재료비와 물류비, 인건비 등 전반적인 비용 상승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그동안 원가 인상 압박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더이상 감내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더 이상 경영환경이 악화되기 전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제 식량 가격 상승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연이은 식품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