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하는 김모 씨는 2024년 5월 농심 시가 총액을 추월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삼양식품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 회사의 매출과 이익이 꾸준히 커질는지를 놓고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와 여러 차례 논의 끝에 확신을 갖게 됐다. 'K-푸드'열풍이 불면서 삼양식품이 수익성, 성장성, 업계 1위 등 3박자를 갖췄고 이를 지속할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그는 이때부터 삼양식품 주식을 사들여 최근 보유 주식 수가 3000주를 넘어섰다. 평균 매입 단가는 60만원 남짓. 최근 주가가 119만원을 넘어서면서 수익률이 90%를 웃돈다. 1년 반 남짓 만에 두 배가 넘는 돈을 벌어들인 셈이다. 그는 최근에도 삼양식품 주식 매수를 지속하고 있다. 김 씨처럼 '황제주'(주당 100만원을 넘는 주식)를 사들인 동학개미(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코스피 상승 랠리와 업황 호전이 맞물리면서 효성중공업, 삼양식품, 고려아연,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주식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다. 다만 황제주 등극이 향후 주가 상승을 반드시 보장하는 건 아니라는 점에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과거 황제주였던 아모레퍼시픽·엔씨소프트 등의 고점에 들어갔던 투자자들이 수년간 손실을 견뎌야 했기 때문이다. 일명 '황제주의 저주'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에서 주당 가격 100만원이 넘어가는 종목은 효성중공업, 삼양식품, 고려아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4개 종목이다. 가장 먼저 황제주 반열에 오른 것은 삼양식품이다. 지난해 5월 처음으로 100만원으로 넘어선 후 황제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166만원까지 터치했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은 음식료 업종 내에서 가장 뚜렷한 해외 사업 성장성과 높은 수익성을 유지 중"이라며 "밀양 2공장 가동에도 불구하고 불닭볶음면 공급 부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투자의견 '매수(Buy)'와 목표주가 200만원을 유지했다. 효성중공업은 가장 비싼 주식이다. 효성중공업은 국내 1위 가스절연개폐장치(GIS) 업체다. 미국 AI(인공지능) 기업들의 전력 인프라 수요 증가에 따라 올해 주가 상승률은 32%를 기록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의 몸값도 오르고 있다. NH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효성중공업 목표주가를 나란히 300만원으로 상향 제시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 연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1.4% 증가한 7조1539억원, 영업이익은 36.6% 증가한 9713억원으로 예상한다"며 "수익성 확대에 따른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목표주가극 290만원으로 상향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호평을 받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이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를 200~230만원 수준으로 상향했다. 인적분할 전 기존 목표치는 160만원 수준이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5조3926억원, 영업이익은 2조4143억원으로 영업이익률(OPM) 45% 수준이 예상된다"며 "4공장 풀가동과 5공장 가동률 상승(19%)이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치는 미국 공장 매출을 아직 반영하지 않은 전망치다. 목표주가는 220만원을 제시했다. 성장성에 대한 의문과 황제주의 저주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황제주의 저주란, 주가가 100만원 넘는 황제주가 된 뒤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거나 기업 가치가 악화되는 경향을 일컫는 말이다. 주가가 너무 높아지면 거래량이 줄고, 유동성이 악화된다.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과열된 기대와 함께 고점 신호로도 작용할 수 있다. 2021년 1월 황제주에 등극하며 게임주의 시대를 알렸던 엔씨소프트는 연이은 신작 게임 흥행 실패로 현재 주가는 20만원대까지 내려앉았다. LG생활건강도 '황제주' 등극 후 중국 시장 부진과 내수 소비 침체, 브랜드 가치 하락 등으로 현재 주가는 28만원대로 내려왔다.
똘똘한 비상장 자회사 덕에 모기업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상장 자회사와 달리 비상장 자회사의 가치가 오롯이 지주회사에 반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정부 들어 이사의 충실 의무를 확대한 상법 개정도 지주사나 그룹사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시가총액은 종가기준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112조4120억원)을 돌파했다. 주가는 14.61%오른 54만9000에 마감했다. 현대자동차그룹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에 대한 해외 매체의 호평이 잇따르자 긍정적 투자심리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은 이날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2027년 영업가치를 약 53조3000억원으로 추산했다. 하늘·정연승 연구원은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대한 재평가 근거로 "경쟁 업체 대비 우월한 양산형 모델 스펙, 사용처가 명확한 고객사 확보, 고객사가 필요한 휴머노이드 학습 데이터를 현장에서 학습할 수 있으며 공장 투입 후 피드백을 반영해 재학습 가능하다는 점" 등을 꼽았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보유한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현대차는 40만원에서 60만원, 기아는 15만원에서 21만원, 현대모비스는 47만원에서 58만원, 현대글로비스는 22만 5000원에서 31만9000원을 각각 상향 제시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피지컬 AI 시장에서 테슬라를 상대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라고 목표주가를 80만원으로 상향했다. SK그룹의 지주회사 SK도 이날 29만3000원에 마감했다. 지난 16일에는 30만8000원까지 상승했다. 1년 전만해도 14만4500원이었다. SK에코플랜트의 상장 기대감 등이 반여됐다는 게 시장 평가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6000억원 규모 프리IPO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2026년 7월까지 상장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1년 전 8만4900원대에 머물던 HD현대도 이날 장 중 27만8500원까치 치솟았다. 사상 최고가다. 비상장 자회사인 HD현대오일뱅크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HD현대사이트솔루션 등 다른 계열사가 탄탄한 성적을 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HD현대로보틱스의 기업공개(IPO)가 추진되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지난해 10월 한국산업은행과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KY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1800억 원 상당의 투자를 받을 때 기업가치 1조 8000억 원을 인정받았다. 2020년 KT에서 500억 원 투자를 받았을 때 평가받은 5000억 원에서 약 5년 만에 4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장 과정에서 HD현대로보틱스가 3개월 전보다 최소 3배 이상 많은 6조~7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CJ는 비상장 자회사 덕에 구조적 이익 레벨업이 기대되고 있다. CJ의 신유통 관련 비상장 자회사의 3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2%, 31.8% 증가했다. 박건영 KB증권 연구원은 "또한 식품 비상장 자회사 CJ푸드빌은 연내 미국 조지아주 생지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며 "2026년부터 가동되어 현지 가맹점 확장을 본격 지원할 예정이다. 공격적인 점포 확대에 따른 CJ푸드빌의 해외 매출 성장에 주목해야 될 시점이다"고 말했다. CJ의 목표주가도 기존 18만 5000원에서 22만원으로 19% 상향 조정했다. 박 연구원은 "CJ는 2023~2025사업연도에 대해 별도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 (일회성 비경상이익 제외)의 70% 이상 배당을 할 계획이다"며 ""비상장 자회사 가치 상승과 배당성향(별도 기준 70% 이상) 기조를 고려하면 밸류에이션 매력도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시장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비상장 자회사의 상장 전까지는 지주회사의 주가 흐름이 좋지만, 상장 이후 주가는 변동성이 심한 모습을 보인다"며 "로봇주 등 테마주의 경우 과열 우려도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zelkova@metroseoul.co.kr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