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의 2주 휴전합의로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단기 휴전에 그친데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고환율, 고유가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지난 10일 두바이유 기준 베럴당 100.87달러로 집계됐다. 두바이유는 미국과 이란간의 2주간 휴전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7일 121.86달러까지 치솟던 두바이유는 휴전이 시작된 8일 101.20달러, 9일 102.00달러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과 이란간의 2주간 휴전 이후 8일 1506.80원으로 전날 대비 0.40원 떨어진 뒤 9일 1476.10원으로 30.70원 떨어졌다. 다만 10일에는 1481.10원으로 소폭 반등하며, 중동발 긴장 완화에도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은 여전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휴전이 2주간 한시적 조치에 그친 만큼, 중동 정세 변화에 따라 환율과 유가가 다시 출렁일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분석한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자본유출입부장은 '미국-이란 2주 휴전 합의에 대한 시장 평가'를 통해 "해외에서는 협상전망이 불투명함에 따라 금융시장 영향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을 보이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서는 에너지 공급량 회복에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더라도 수송비용이 과거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초기에는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전술로 시작됐지만, 이제 이란은 이를 공식화 및 영구화함으로써 경제적, 금융적 이득을 얻으려는 전략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란으로서는 완전 재개방보다는 해협 통제속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조건을 내거는 방식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럴 경우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국제유가가 재차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해협 통행이 재개되더라도 선박 보험료와 운임 상승분이 반영되면 에너지 가격 부담은 쉽게 낮아지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원유, 가스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국제유가 상승이 수입물가와 생산비용 전반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중동 사태로 인한 유가 급등에 대응해 석유 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국제유가 상승세가 재개될 경우 정책 효과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정부는 지난 3월 27일 2차 조정에서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으로 가격을 인상한 뒤, 3차 조정에서는 민생 부담을 고려해 동결 조치를 택했다. 다만 향후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유가와 물가 전반에 미치는 부담은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환율 역시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부각되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달러 강세가 나타날 수 있고, 이는 원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휴전 직후 9일 1476.10원까지 떨어졌지만, 10일 다시 1481.10원으로 반등하며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최 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스스로 피하면서 향후 전쟁 향방에 대해 낙관론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다만 양측의 요구조건이 합치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전쟁리스크가 해소됐다고 평가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나유리기자 yul115@metroseoul.co.kr
코스피 다시 '6천피'(코스피 지수 6000)을 바라보고 있다. 10일 코스피는 1.40% 상승한 5858.87을 기록 중이다. 코스피 상승 속도가 빨라진 것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영향이 크다. 개인들은 연초 이후 국내 주식을 25조원 가까이 사들였고,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에 약 57조원 가량을 쏟아부으며 지수를 밀어 올리고 있다. 국내 주식 거래 활동 계좌는 2월 말 기준 약 1억170만개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가 약 5111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국민 1명당 2개씩 주식 계좌를 갖고 있는 셈이다. 예·적금으로 얻을 수 있는 이자수익이 변변치 않은 데다, 종자돈이 필요한 부동산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 2030세대는 물론 은퇴 세대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개미들이 이끄는 코스피, 2차 동학개미운동?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달 3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0조원 넘게 팔았다. 연초 이후 누적 순매도 규모는 51조8376억원에 달한다. 전쟁 리스크와 유가 상승, 환율 변동성이 동시에 확대되며 한국 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지속된 흐름이다. 반면 개인은 같은 기간 21조1783억원을 순매수했다. 올해 누적 순매수 규모도 24조8110억원에 달한다. 거듭된 주식시장 하락에 정부 대책이 부실하자, 개미들이 "우리라도 버텨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주가방어에 나선 측면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저가 매수하면 반드시 오르더라"라는 1차 동학개미운동의 학습 효과가 작용하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집을 떠났던 개미들도 다시 돌아오고 있다. 이달 들어 서학 개미들의 미 증시 순매도는 10억달러(약 1조4800억원)를 넘어섰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서학 개미들의 미 주식 매도 금액은 70억205만달러로, 매수 금액 60억136만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특히, 미국과 이란의 휴전으로 뉴욕 3대 증시가 2% 이상 급등한 지난 7일에도 서학 개미들은 3억달러(444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일본 시장에서도 이달 들어 지난 9일까지 약 1800억 달러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해외 주식 매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앵그리·스마트 머니, 韓 증시로 '열 받은 돈(앵그리 머니)'의 은행 탈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77조602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 대비 약 22조3000억원 급감한 규모다. 앞서 3월 말일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99조9081억원으로, 한 달 사이 약 15조원 증가하며 대기성 자금이 은행권으로 유입되는 흐름을 보였었다. 하지만 4월 들어 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지정학적 긴장 완화 기대가 반영되면서 자금 흐름이 다시 뒤집힌 것으로 풀이된다.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금식 예금과 시장금리부 예금(MMDA) 등 이자를 거의 주지 않는 대신 언제든지 입·출금할 수 있는 자금이다. 증시 주변을 맴도는 돈도 112조8070억원(투자자예탁금)에 달한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이다. 주식 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통한다. 고수익의 단기 차익을 노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장세 변화를 신속하게 파악해 투자하는 '스마트 머니' 성격을 가진다. '1차 동학개미운동'이 한창이었던 2021년 8월에는 월평균 투자자예탁금이 69조원대에 달하기도 했다. 급등락장에 빚을 내서 주식 투자에 나선 이른바 '강심장 빚투족'도 등장했다. 5대 은행의 개인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0조원을 넘나들고 있다. 증권가 빚투 규모는 9일 기준 32조7200억원으로 불어났다. 스마트 머니도 증시를 향한다. 최근 도입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에서 확인된다. RIA는 해외 주식을 매도해 원화로 환전한 뒤 국내 주식 및 펀드 등에 재투자하고 일정 기간 유지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는 계좌다. 매도 시기에 따라 공제율이 달라지며 1분기 매도 시 100% 공제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5000만원 규모 해외주식을 매도해 2000만원의 양도차익이 발생할 경우 약 385만원의 세금이 공제되는 식이다. 증권사별로도 관련 수요 증가가 확인된다. 삼성증권은 RIA는 출시 2주 만에 잔고 1000억원, 계좌 수 1만개를 돌파했다. 한국투자증권은 3만5000좌 이상을 유치해 약 30%를 점유했고,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도 투자 지원금, 매매 수수료 우대, 이벤트 등 다양한 혜택을 내세워 각각 1만좌를 돌파했다. 이들은 특히 현금 리워드, 투자지원금, 매매 수수료 우대 등 다양한 혜택을 내세워 빠른 속도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중개형 ISA가 가입자 1만명 달성까지 한 달 이상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RIA는 단기간 내 빠르게 수요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험한 과열 상태"라는 경고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판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지난 10일 49.58을 기록 중이다. 시장 출렁임이 심하고 전망이 어두울 때 지수가 오르는데, 50 이상이면 '극단적 공포' 구간으로 해석된다. 미국계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한국 증시를 "전형적 버블 사례"라고 직격했다. 이런 평가는 수치로 증명된다. 금융정보 사이트 인덱서고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 대비 국내총생산(GDP) 비율인 '버핏지수'는 10일 현재 207.05%다. 통상 120% 이상이면 과열로 판단하는데, 이를 크게 웃돈다. 한 나라의 경제 규모(GDP)보다 증시의 덩치가 2배 이상 커졌다는 건데, "매우 고평가된 상태"라는 진단이다. /허정윤기자 zelkova@metroseoul.co.kr /신하은기자 godhe@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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