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AI 인프라·에너지 전환이 철강산업 지형을 바꾸고 있다. 산업별 요구 성능이 높아지면서 초고장력강과 전력·저온·내식 강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는 흐름이다. ◆전기차가 끌어올린 기준…'강도·경량·안전' 동시 요구 전기차 확산으로 철강 소재에 요구되는 강도와 경량성, 안전 성능 수준이 함께 높아지고 있다. 배터리 탑재에 따른 차량 중량 증가로 경량화 필요성이 커졌고, 충돌 안전과 화재 대응, 구동계 내구성 확보 요구도 동시에 높아졌다.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열연·냉연 강판과 코팅 강판, 구조 부품을 중심으로 자동차용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23년 전기차 셀 보호 성능과 화재 안정성을 높인 저합금 알루미늄 도금강판을 개발했으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 적용 고성형 초고장력강과 2세대 전기차 플랫폼용 기어 부품을 선행 개발했다. 지난 2024년에는 1.5GPa급(기가파스칼, 강도 단위)고인성 핫스탬핑을 적용한 B필러리스 모빌리티 도어 보강재를 개발했고, 지난해에는 자동차용 1.0·1.2GPa급 3세대 냉연 강판과 변속기용 고내구 강종을 확보했다. 포스코는 차량 구동축(하프샤프트, Half Shaft) 비틀림 특성 평가 기술을 확보했으며, 전기차 모터 핵심 소재인 무방향성 전기강판(하이퍼노, Hyper NO)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다. 광양제철소 하이퍼노 공장 증설을 통해 전기강판 생산능력을 100만톤 이상으로 확대했다. 중국 하북강철과의 합작을 통해 연간 90만톤 규모 자동차강판 생산체제도 구축했다. ◆데이터센터, 고하중 구조·전력 수요 동반 확대 AI 인프라 확산은 철강 수요 구조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일반 건축물보다 높은 하중과 전력 밀도를 요구하며, 서버 집적도 상승에 따라 냉각·전력 설비를 지탱하는 구조물도 대형화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일부 고집적 데이터센터에 평방피트당 2000파운드 이상의 하중을 견디는 구조가 요구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포스코는 데이터센터용 전력 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고성능 전력 강재, 차폐 구조물용 강재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변압기와 냉각 설비 지지 구조 등 고난도 영역 중심으로 제품 비중을 확대하는 구조다. 현대제철은 아마존웹서비스와 협력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데이터센터 건설에 탄소저감 철강재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향후 북미 데이터센터 수요 대응 거점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후판을 형강 형태로 제작하는 맞춤형 제품 '디-메가빔'을 통해 대형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데이터센터와 플랜트, 물류센터 등에서 구조 안정성과 공간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형강으로, 구조 안정성 공인을 확보했다. ◆에너지 전환이 만든 시장…극저온·고압 대응 소재 확대 에너지 전환은 철강 수요를 고기능 소재 중심으로 끌어올리는 또 다른 축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이 2.7배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재생에너지 소비도 2024~2030년 사이 약 6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LNG, 수소, 이산화탄소 등은 극저온·고압·부식 환경을 수반하며 해상풍력 등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도 저온인성, 내마모성, 두께 대응력, 용접 안정성 등 높은 성능을 요구한다. 현대제철은 지난 2023년 중동향 수소유기균열 보증 가스 수송용 파이프 소재와 액화 이산화탄소 저장탱크용 저온인성 보증강, 55K급(인장강도 약 540MPa급) 용접 후 열처리(PWHT) 보증용 고합금 담금질·뜨임 압력용기용 강재를 확보했으며, 고압 수소 수송용 강관 소재(후판)를 개발했다. 지난 2024년에는 해상풍력 타워용 YP460MPa급(항복강도 460MPa급) 극후물 후판을 개발했고, 지난해에는 LPG·암모니아 저장탱크용 저온인성 보증 강종과 고압 수소 수송용 강관 소재(열연), 해상풍력 모노파일용 저온인성 보증 소재를 확보했다. 포스코는 지난 2024년 고망간강을 적용한 국제표준화기구(ISO) 탱크 컨테이너 설계 및 제작 기술과 액화 이산화탄소 탱크용 YP500MPa급(항복강도 500MPa급) 용접부 물성 확보 기술을 개발했다. 동국제강은 에너지·플랜트용 후물 및 광폭 클래드 후판을 중심으로 관련 수요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철강사들은 방산과 원자력, 플랜트 등 극한환경 산업 전반으로 고기능 소재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소형모듈원자로(SMR) 격납용기용 후판 열처리 소재와 전차용 균질압연 장갑판재를 확보했으며, 포스코는 저온·마모 환경에 대응하는 내마모강과 초대형 구조물용 극후물 강재를 개발했다. 동국제강도 초고내식 티타늄·지르코늄 합금과 고압·고온 환경용 열간 압연 접합강재를 확보하며 관련 수요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 중심 데이터센터는 차세대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하중·전력·냉각 요구가 동시에 높아지면서 철강 수요도 고기능 소재 중심으로 확대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업체 TSMC를 중심으로 공급 병목 현상이 심화되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반사이익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나노(nm·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을 동시에 수용할 복합 생산기지 구축에 속도를 내며 수요 흡수 기반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29일 대만 현지 매체 및 업계에 따르면 TSMC는 2028년까지 모든 주문 예약이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빅테크 기업들의 폭발적인 수요가 몰리면서 생산능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만 경제일보는 TSMC의 2나노 생산능력이 심각한 공급 부족 상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최대 고객인 엔비디아도 충분한 물량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2030년 양산 목표를 둔 미국 애리조나 4공장 역시 착공 전임에도 이미 예약이 상당 부분 선점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로드컴은 지난 24일 TSMC를 두고 더 이상 무한대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26년 내내 공급 병목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빅테크들의 주문이 삼성전자로 몰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2나노 선단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파운드리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 두 곳에 불과하다. 그간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율 문제로 대형 수주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2나노 공정 수율을 60% 이상 끌어올리며 빅테크 고객 유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 파운드리는 국내외 생산 거점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회사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약 370억달러(한화 약 53조 4000억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테일러팹1은 빠른 시간내에 시생산과 램프업을 거쳐 하반기에 본격 가동에 들어갈 전망이다. 파운드리뿐만 아니라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평택캠퍼스 내 P4 팹은 당초 내년 1분기 준공이 예상됐으나 이를 올해 4분기로 앞당기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P4에서는 고성능 메모리 생산이 이뤄질 전망이며 최근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적용되는 10나노 6세대(1c) D램 생산라인 구축 전략도 수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라인에서는 월 10만~12만장의 웨이퍼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평택 P5 공장 또한 당초 계획보다 장비 반입과 시험 가동을 위한 일정을 조율하는 단계로 전해진다. 해당 공장은 삼성전자 최초의 트리플 팹(3층 구조)으로 총 12개의 클린룸으로 구성된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러한 우호적 환경을 실제 수주 성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수율과 공정 안정성을 지속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테슬라 등 기존 고객사의 물량을 차질 없이 생산하며 시장 신뢰를 확고히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미국 테일러 공장은 단순 증설이 아니라 글로벌 고객을 현지에서 직접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이라며 "초기 수율과 공정 안정성이 확보될 경우 TSMC에 집중된 수요를 일부 흡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차현정기자 hyeon@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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