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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대 오른 한화 3남 김동선, 4.7조원 실탄으로 유통업계 판 흔들까

시험대 오른 한화 3남 김동선, 4.7조원 실탄으로 유통업계 판 흔들까

최태원 회장 “한국 경제 성장 불씨 약화…신성장 전략 필요”

최태원 회장 “한국 경제 성장 불씨 약화…신성장 전략 필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성장할수록 불리해지는 기업규제환경을 지적하며 구조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한국 경제에 새로운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18일 방송된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성장이 멈춘 경제는 브레이크가 걸린 자전거와 같아 다시 출발하기가 훨씬 어렵다"며 "한국 경제는 지금 성장의 불씨가 약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의 괴리를 핵심 문제로 지적했다. 최 회장은 "한국의 성장률은 5년마다 1.2%씩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며 "현재 잠재성장률은 약 1.9% 수준으로 낮아졌고, 실질성장률은 이보다 더 낮은 1% 안팎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잠재성장률보다 실질성장률이 낮다는 것은 잠재력은 있지만 정책과 행동이 실제 결과로 충분히 연결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성장 둔화는 단순한 경제 지표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다고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성장이 멈추면 자본과 인력이 빠져나가는 '리소스 탈출'이 발생하고, 이는 청년 세대의 미래 선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며 "성장은 이 나라에서 계속 살아도 되는지에 대한 희망의 문제"라고 말했다. 성장 정체가 장기화될 경우 분배 재원이 줄고 사회 갈등이 확대되면서 민주주의의 기반도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구조적 요인으로는 '성장할수록 불리해지는 규제 환경'을 꼽았다. 최 회장은 "이른바 '계단식 규제'가 기업의 성장 의지를 꺾고 있다"며 "성장을 통해 얻는 과실보다 성장으로 인해 감당해야 할 규제와 리스크가 더 커지다 보니 많은 기업들이 현상 유지를 선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은 보호하고 대기업은 억제하는 사이즈별 규제에서 벗어나 성장 그 자체를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형벌 문제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경제 관련 법안에 형사 처벌 조항이 과도하게 포함돼 있어 기업 투자에 계산할 수 없는 리스크로 작용한다"며 "기업은 투자를 결정할 때 예상 리턴(수익), 시점, 규모 등 온갖 종류의 수치를 계산하여 리스크 관리한다. 투자 프로세스에 '징역형'과 같은 형사 처벌 리스크가 포함되면 이는 기업이 감당하거나 계산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예측 가능한 제도 환경이 마련돼야 과감한 투자와 성장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대외 협력과 관련해서는 일본과의 협력을 성장 전략의 하나로 제시했다. 그는 "한일 양국이 EU의 솅겐조약과 같은 단일 비자 체계만 도입해도 약 3조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수 있다"며 "양국을 하나의 경제 공동체로 접근하면 관광과 산업 전반에서 추가적인 시너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AI 전략에 대해서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과제로 규정했다. 최 회장은 ▲글로벌 수준의 AI 인프라 구축 ▲AI 스타트업 시장 조성 ▲상품 테스트(PoC) 지원체계 구축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한국 안에서만 쓰는 AI 인프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전 세계가 활용할 수 있는 글로벌 인프라를 목표로 해야 AI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새로운 성장과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이제는 K-컬처로 대표되는 다양한 문화 자산과 AI 기술, 소프트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국가 모델과 경제 서사를 만들어 갈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환율 '1500원' 위협 지속…고환율 중·장기 해법 필요

환율 '1500원' 위협 지속…고환율 중·장기 해법 필요

지난해 말 달러당 1440원까지 하락(원화값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이 재상승하고 있다. 정부와 외환당국의 지속적인 개입에도 대외 불확실성 지속으로 환율이 1500원 선을 목전에 두면서 고환율이 '뉴노멀'이 됐다. 원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과도한 환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일관된 개입 정책과 원화 경쟁력을 위한 중·장기적 방안이 함께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이례적 원화 약세…국내외 요인 다수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473.6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종가)를 마쳤다. 이는 올해 초 가격인 1441.8원에서 31.8원(2.21%) 오른 수준이다. 지난해 환율이 연 평균 1422.16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는데, 새해 들어도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 국면에 접어든 것은 지난해 10월부터다. 지난 2022년 이후 역대 최장 기간동안 지속한 한-미 기준금리 역전으로 원화의 상대적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화와의 동조율이 높은 위안화·엔화 등 아시아 주요 통화가 하락하자 원화 가치는 빠르게 하락했다. 수출기업들이 지속되는 강달러와 관세 대응·현지 투자 등을 이유로 달러 보유를 늘리는 것도 원화 약세의 재료가 됐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기업이 해외에서 국내로 이전하지 않은 해외보유금은 1144억달러(약 170조원)로, 역대 최대 규모다. 국민연금과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 확대도 원화 가치를 끌어 내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작년 10~11월 두 달 동안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123억3700만 달러의 해외 주식을 순매수해 역대 최대 규모를 사들였다. 한은은 올해 들어 해외 투자액이 이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적으로 확대하는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에는 악재다. 반정부 시위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이란을 겨냥해 미국이 항모 전단을 재배치 하면서 중동 지역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하고 있고, 그린란드 영유권을 놓고도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갈등이 고조하면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 관세'를 거론하며 불확실성을 확대했다. ◆ 당국개입 지속…'중장기 대책' 필요 달러당 1470~1480원 수준의 고환율이 '뉴노멀'로 자리를 잡는 가운데, 한국 외환당국은 물론 해외 외환당국도 원화가 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국내 기업가치가 견고한 성장세를 지속중인데도, 원화가 여러 복합적인 요인에 따라 과도하게 저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5일 개최한 통화정책방향 간담회에서 "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에도 환율이 재상승한 것은 4분의 1 정도가 국내 요인이고, 4분의 3 정도는 해외에 기인했다"면서 "경제학적으로 어떤 모델을 적용해도 1480원대 환율은 우리 경제 펀더멘털로 설명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지난 14일(현지시간) "최근 원화 약세는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기초 체력)과는 맞지 않는다"라며 이례적으로 해외 통화 가치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을 냈다. 원화 대비 달러 강세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정부와 외환당국은 원·달러 환율 억제를 위한 개입을 지속 중이다. 국민연금은 작년 12월부터 해외 자산의 선물환(미래 환율을 현재 시점에 확정하는 계약) 매도를 통해 달러 공급을 늘리고 있고, 정부는 수출기업의 달러 판매와 해외 투자자의 국내 복귀를 유도하고자 대규모 감세 혜택을 제공하는 '국내투자·외환안정 세제지원 패키지'를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현재의 1470~1480원에서 더 높아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하는 한편, 향후 환율 안정을 위해선 중·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한영도 지속경영연구원 원장(전 상명대 경영경제학교수)은 "환율 불안은 단순히 1500원 선을 지키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현재의 고환율 국면은) 미국의 고금리로 인한 달러 강세와 국가 부채 확대에 따른 원화 약세, 해외 투자 수요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만큼 환율 급등이나 달러 쏠림을 억제하는 형태의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기적으로는 24시간 외환시장 개방과 환헤지 상품 육성을 통해 달러 없이도 해외 투자가 가능하게 만드는 방안을 고려하고, 장기적으로는 재정·통화 운용의 신뢰 회복과 수출경쟁력 및 산업 다변화 정책으로 원화 가치를 끌어올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승진기자 asj1231@metroseoul.co.kr

[M-커버스토리] 정년 65세로 늘리면 이중구조 심화도 불가피…연공제 타파 목소리도↑

[M-커버스토리] 정년 65세로 늘리면 이중구조 심화도 불가피…연공제 타파 목소리도↑

정부·여당이 법적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5년 늦추는 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노동계와 경제계 등 이해당사자들과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해를 넘겨, 해법 마련이 차일피일 늦어지고 있다. <관련기사 3면> 정부·여당과 노동계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숙련 일자리 안정화,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 일치를 위한 법적 정년 연장 의무화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과 경제계는 정년 연장이 대기업·공공기관 중심의 1차 노동시장과 중소기업·비정규직 중심간 2차 노동시장 간 임금·복지 등에서 크게 격차가 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가속화시킬 것이며, 정년 도달자의 고용 연장으로 청년층의 신규채용 일자리가 줄어 미래세대의 손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법적 정년 연장 반대론자들은 '퇴직 후 재고용' 등 기업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계속고용제'를 선호한다. 정년연장을 두고 찬반론이 엇갈리는 와중에 정년연장을 논의하기 앞서 연공급제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연공급제는 근속연수·연령 등 연공서열에 따라 임금을 결정하는 제도로, 장기근속을 유도하지만 경직된 조직문화를 조성하고 생산성이 낮아질 수 있다. 취업에만 성공하면 연공급제 하에서 안정적인 고임금을 꾸준히 받을 수 있는 대기업과 공공기관 일자리가 전체 일자리의 10%대인 가운데, 법적 정년연장이 이들만을 위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연공급제를 다수 채택하고 해고가 어려운 '폐쇄적 노동시장'인 한국에서, 기업이 고임금인 고령층 노동자의 고용을 의무화할 경우 기업은 부담을 5년 동안 떠안아야 한다. 이용석 공인노무사는 "임금체계 개편 없는 정년연장은 사실상 복지고용을 강요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고용은 기업이 고령 인력들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정부의 정책(정년연장 등) 때문에 인력 고용을 강제로 떠맡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 노무사는 "정년연장 여부를 둘러싼 프레임에서 벗어나, 임금체계 개편 특히 연공이 아닌 직무나 직무수행능력이 기준이 돼 동일 가치노동 동일임금이 실현되는 임금체계로의 전환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고용노동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심각성을 언급하면서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원칙 확립을 주문하기도 했다. 송서율 국민의힘 쓴소리위원회 위원은 "법정 정년 연장이 졸속으로 추진된다면 그토록 해결하려 노력했던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더욱 심화될 것이 자명하다"며 "또한,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곳이 주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이라는 점에서 현재 경력과 소득이 단절된 청년에게는 법정 정년 연장이 더 가혹한 현실을 만들어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재앙적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반드시 기존 연공급 체계에서 벗어나서 인사평가체계가 더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발전해야 하고, 그에 따른 임금구조의 합리적 개편을 비롯해 고령 근로자의 생산성을 유지하고 보완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담대 금리 상승…대환대출도 어렵다 주담대 금리 상승…대환대출도 어렵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를 시사하며 시장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이 현실화하고 있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금리를 올리고 있어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5대 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88~6.286% 수준이다. 지난달 5일과 비교하면 하단은 0.01%포인트(p), 상단은 0.097%p 상승했다. ◆ 고정·변동형 기준금리 모두 상승 고정(혼합형)금리의 기준금리가 되는 은행채(5년물 기준)가 3.580%로 같은 기간(3.452%) 0.128%p 오른 영향이 컸다. 고정(혼합형) 금리는 지난해 11월 중순 약 2년 만에 처음 6%대를 넘어선 뒤 2개월 만에 6% 중반까지 올랐다. 변동금리는 기준금리가 되는 신규코픽스가 지난해 11월 2.81%, 12월 2.89%까지 올랐다. 주요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 하단은 4%를 모두 넘어선 상태다. 시장에서는 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의결문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삭제하며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를 시사했다. 이승훈 KB금융연구소 금융경제연구센터장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국고채 등 시장금리는 당분간 높은 수준에서 등락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며 "글로벌 금리 여건, 재정 부담, 환율 변동성 등도 장기 금리의 하방을 제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 대환대출 문턱도 높아져…차주 부담↑ 앞으로는 주담대를 신규로 받는 것은 물론, 상대적으로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타는 대환대출 역시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예컨대 차주가 5년 전인 2021년 고정(혼합형)금리로 주담대를 받은 경우 갱신 시 금리는 2배 가까이 뛴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주담대 금리는 연 4.17%로 2021년 1월(연 2.63%)과 비교해 1.54%p 올랐다. 당시 혼합형 주담대는 5년간 고정금리를 적용한 뒤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하는 구조다.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되며 변동금리를 중심으로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 2021년 7월 이전에 대출을 받은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지 않아 부담은 더 가중될 전망이다. DSR은 원금과 이자 상환액이 기준이지만, 당시 적용한 총부채 상환비율(DT)은 이자 부담만 따져 DSR 규제가 강도가 더 높다. 아울러 최근 은행들은 대환대출 금리를 더 높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대출 규제로 가계대출 총량이 줄어들자 은행들이 갈아타기 수요도 꺼리는 것이다. 일부 은행은 갈아타기 대출을 중단하는 한편,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곳도 나타났다. 수수료를 면제해 주면서 기존 대출 고객을 다른 은행으로 보내 총량을 맞추기 위해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신규대출로 분류되는 대환대출을 늘릴 이유가 없다"며 "올해 가계대출 계획도 확정되지 않아 당분간 금리를 내리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나유리기자 yul115@metroseoul.co.kr
트럼프發 의약품 관세 초읽기...K바이오 수출 전략 시험대 트럼프發 의약품 관세 초읽기...K바이오 수출 전략 시험대
미국 정부가 반도체에 이어 '의약품' 품목관세를 곧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네릭 의약품은 무관세 가능성이 높은 반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대표 수출 품목인 바이오시밀러, 위탁생산(CMO) 의약품 등에 대해서는 향후 발표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강화해 왔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과 관련해서도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의약품 수입이 미국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등 무역 장벽을 높였다. 미국 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잠재적 모든 국가에 관세 부과 또는 수입 제한과 같은 공식 조치를 취할 수 있어 품목관세 여부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 간 의약품 관련 관세 협상'의 경우, 앞서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에서 타결됐다. 대힌민국이 원산지인 제품에 대해 관세가 15%를 넘지 않게 할 계획이며, 제네릭 의약품 무관세 유지, 최혜국 대우 등의 관세 조건을 확보했다. 다만 국내 핵심 수출 제품인 바이오시밀러, 위탁생산(CMO) 의약품 등에 대한 관세 적용 여부는 불분명하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의약품 고관세를 지속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말, 같은 해 10월부터 미국 내 모든 브랜드 의약품 및 특허 의약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는 동시에, 미국 내 생산 시설을 보유하거나 착공한 기업은 예외라는 단서 조항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후 미국 정부는 관세 부과 시행을 유예하고 글로벌 빅파마와 미국 내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을 다른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협상에 나섰다. 실제로 화이자를 시작으로 일라이 릴리, 노보 노디스크, 존슨앤존슨 등은 최혜국 약가 적용, 미국 내 투자 등을 통해 향후 3년간 관세를 면제받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경우, 바이오시밀러 전문기업 셀트리온,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 등도 대응책을 마련한 상황이다. 두 기업 모두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내 생산시설을 인수하고 현지 인력을 고용 승계하는 등 미국 내 투자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에 발맞춘 글로벌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지난 15일 미국이 대만과 체결한 무역 협정에서 반도체 품목별 관세율은 예상보다 크지 않아 의약품에 대한 관세율도 100%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으며 제네릭은 제외될 것으로 확실시되지만 바이오시밀러 및 미국 소재 기업이나 3년간 관세를 면제받기로 한 제약 기업이 요청한 위탁생산(CMO) 의약품에 대한 적용 여부는 의약품 품목관세 발표 이후 해석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미국의 품목 분류기준인 'HTS코드'에 따라 관세 부과 사항이 달라질 수 있어 의약품은 물론, 의료기기, 화장품 등에 대한 폭넓은 사전 점검도 요구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공개한 '바이오헬스산업 대미 수출 관세 리스크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미국 기준에 따른 정확한 품목 분류를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았다.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모두 HTS코드에 따라 철강·알루미늄·파생상품 품목별 관세 부과 대상에 편입될 수 있다. 특히 성분, 제형, 포장 방식 등도 세분화할 것을 강조했다. 금속성분 함량 가치에 따라 관세 부과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청하기자 mlee236@metroseoul.co.kr
靑 신임 정무수석에 3선 국회의원 출신 홍익표… 우상호, 6·3 지선 앞두고 사퇴 靑 신임 정무수석에 3선 국회의원 출신 홍익표… 우상호, 6·3 지선 앞두고 사퇴
이재명 대통령이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홍익표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임명했다. 우상호 현 정무수석은 6·3 지방선거에서 강원지사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의를 표했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18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우상호 정무수석이 개인적인 이유로 사의를 표함에 따라 신임 정무수석을 발표한다"며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이규연 수석은 홍익표 신임 정무수석에 대해 "합리적이고 원만한 성품으로 국회의원 시절 관용과 협업의 정치를 지속적으로 실천해온 분"이라고 설명했다. 홍 신임 수석은 오는 19일 전임자 우 수석으로부터 업무 인수인계를 받고, 20일부터 정식으로 근무를 시작한다. 이 수석은 "청와대는 정무기능에 공백이 없도록 협치 기조를 잘 이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출마를 위해 청와대 참모진들이 '줄사퇴'를 할 것이라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됐다고 밝히기 어렵다"며 "정무수석실에서 여러 분이 한 번에 빠지게 되면 정무기능에 손실이 올 수도 있어서 시간을 두고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현재 정무수석실에 근무하는 김병욱 정무비서관도 성남시장 출마를 위해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후임으로는 고용진 전 민주당 의원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수석은 "앞으로 어떤 분이 얼마만큼 언제 나갈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일단 우 수석이 처음 공식적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출신의 홍익표 신임 수석은 성동 지역에서 연이어 3선(19·20·21대)을 지냈고,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로 있던 2023년 당 원내대표를 맡아 지도부에서 호흡을 맞췄다. 2024년 총선 때는 민주당세가 약한 서울 서초을 지역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당내에서는 비이재명(비명)계로 분류돼 왔다. 한편, 우상호 수석은 오는 6·3 지방선거에서 강원지사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강원 철원 출신인 우 수석은 여권 내 대표적인 중진 인사로 꼽힌다. 우 수석은 이날 신임 정무수석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각 정당 지도부와 관계자들께서 잘 협조해주셔서 대화와 소통이 끊기지 않고 진행된 게 가장 큰 보람이다"며 "앞으로도 각 정당 지도자들께서 (정무수석) 후임과 잘 소통하셔서 전체적으로 대통령실, 정당 간 끈이 끊어지지 않고 협조하면서 일이 진행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예진기자 syj@metroseoul.co.kr
[M-커버스토리] 정년연장 두고 청년 한목소리 "노동시장 양극화 막을 임금체계 개편이 선결과제" [M-커버스토리] 정년연장 두고 청년 한목소리 "노동시장 양극화 막을 임금체계 개편이 선결과제"
한국경제에서 저성장이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자리 잡고 글로벌 경제 질서가 재편되는 등 기업에 닥친 대내외적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법적 정년 연장이 기업과 청년 세대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정년연장 반대 측은 정년 도달자의 의무 고용에 따른 기업 인건비 부담 증가로 청년 세대 채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년연장 찬성 측은 미래 청년 세대에게도 고용 안정 등 혜택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어 양측의 대립이 '세대 갈등'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청년은 이미 '채용 절벽'" 송서율 국민의힘 쓴소리위원회 위원은 "그렇지 않아도 기업의 대내외 환경이 좋지 않아 정기 공채보다 수시 채용, 신입직보다 경력 중심의 채용이 일반화돼 미래세대는 이미 '채용 절벽'에 직면해 있다"며 "그 때문에 청년들이 취업을 준비하는 기간이 상당히 길다. 취업 준비만 해도 자동으로 경력과 소득의 단절이 발생하는 비극이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취업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순 없다. 비정규직으로 일을 하기도 하고, 대학원도 가고 자격증을 따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고학력 청년 인력의 초과공급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며 "기업이 추구하는 것과 청년들이 처한 상황이 맞는가. 그렇지 않다. 악순환의 연속"이라고 주장했다. 송 위원은 " 게다가 AI(인공지능) 도입에 따라 일자리 대체 효과까지 일어나고 있다. 채용이 언제 될지 모르는, 미래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너무나 낮은 상황에, 현재의 연공서열형 임금 구조를 유지하면서 법정 정년 연장을 추진하는 것은 미래세대를 더욱 절벽으로 내모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용석 공인노무사는 단순히 청년을 하나로 묶어 '세대갈등'으로 프레임 짓기보다는 개별 청년을 구분 지어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노무사는 "정년연장 여부가 세대갈등 문제로 비화한다는 프레임은 완전히 잘못됐다. 오히려 정년연장 수혜가 본인에게 직접적으로 오는지가 더욱 중요한 변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직에 성공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한 청년은 정년연장에 찬성할 가능성이 크고, 반대로 구직자들이 취업실패의 원인을 노년세대의 노동시장 잔류를 원인으로 생각한다면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구직 중인 청년이라 하더라도 본인이 일자리를 차지함으로써 본인의 부모님이 일자리를 빼앗긴다고 보고, 그렇다면 한 가정의 월급 총량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이기에 정년연장의 직접적 수혜가 본인이 아닌 부모 세대라고 할지라도, 정년연장에 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금체계 개선 없는 정년연장 논의는 대증요법" 이용석 노무사는 연공급 임금체계를 개선하지 않은 정년연장 논의는 '대증요법'에 지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여당에서 제기하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노동인구 부족, 정년과 연금 수급 연령 개시 시기 사이의 괴리 등은 필요한 논의이긴 하나, 정년연장 문제의 본질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노무사는 "예를 들어, 아무리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된다고 하더라도 대기업에서 노동인구 부족으로 구직자를 구하지 못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대기업의 경우 막대한 인사 툴과 인적 자원을 활용하여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킬 공급 능력이 있으며 특히, 인공지능(AI)를 활용한 인력 대체도 용이하기에 더욱 그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즉, 노동인구 부족의 경우 농촌 등 지역의 문제일 수는 있으나, 이를 일반화하기는 어려우며 그렇기에 더더욱 과연 '노동인구 부족'이라는 전제가 맞는것인지, 일부에서는 그 전제가 맞더라도 그 해결책이 정년연장이 맞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논의가 요구된다"고 부연했다. 송서율 위원도 법적 정년 연장은 1차 노동시장에 편입된 일부만 혜택을 볼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 위원은 "법정 정년연장으로 근로자들의 소득 크레바스(정년과 연금 수급 연령 사이 차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상은 전체 근로자의 11% 정도에 해당하는 대기업 또는 공공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임을 기억해야 한다"며 "지난 2016년 60세 정년 의무화 때에도 그 혜택을 누린 것은 전체의 20% 남짓이지 않았나"라고 상기시켰다. 이어 그는 "중소기업, 영세사업장, 플랫폼 노동자, 비정규직 등은 사람이 없어 이미 정년이 지나도 계속 일하는 경우이거나, 애초에 법정 정년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반대할 수밖에 없는 '정년연장', 합리적 임금체제 개편 강구해야" 이용석 노무사는 "정년이 없어도 해고가 자유로운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연공급 체제가 지배하고 있으며, 사측의 해고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에 의한 정당성이 요구되며, 대법원은 이 정당성에 대해 엄격한 요건을 제시하고 있기에 해고가 어려운 폐쇄적 노동시장"이라며 "그렇기에 기업입장에서 근로자의 생산성에 비례하지 않는 고임금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그러한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정년연장에 대해 반대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 노무사는 "만약 우리나라 임금체계가 연공급이 아니라 직무급이라면, 즉 기업 입장에서도 숙련된 기존 근로자들이 그들의 기여도에 비례한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면, 오히려 기업이 나서서 정년연장은 물론 정년폐지도 주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서율 위원은 "현재의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는 기업의 고령자 고용과 청년 고용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므로 성과 평가와 보상의 측면에서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며 "성과를 내는 사람이 더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상사라는 이유만으로 더 많은 성과를 가져가서도 안된다. 그런 맥락에서 기존 연공급체계에서 벗어나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발전된 인사평가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법정 정년 연장을 논의함에 있어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세대간 충분한 소통과 범국민적 공론화가 바탕이 되어야 하며, 정부여당은 논의의 주도권을 내려놓고 이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의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노동계는 몽니를 부리기보다 합의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타협의 여지를 열어두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규칙은 바뀌고, 기업은 떠났다… 삐걱대는 국가대표 AI 구상 규칙은 바뀌고, 기업은 떠났다… 삐걱대는 국가대표 AI 구상
정부가 '국가대표 AI'를 뽑겠다며 야심 차게 띄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가 시작부터 흔들리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등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재도전 참여를 거부하면서, 기술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과기정통부의 구상은 동력을 잃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과기정통부가 내세운 '프롬 스크래치' 독자성 기준과 현장마다 바뀐 평가 룰이 민간의 신뢰를 스스로 깎아먹었다는 냉소가 나온다. 18일 <메트로경제 신문> 취재 결과, 정부가 '국가대표 AI 모델'을 뽑겠다며 추진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가 삐걱대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등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패자부활전 참여를 거부하면서, 기술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정부 구상은 동력을 잃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라는 경직된 독자성 기준과 오락가락한 평가 룰이 민간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는 냉소가 나온다. 이번 사태의 도화선은 정부가 전면에 내세운 '독자성(프롬 스크래치)'이라는 서슬 퍼런 잣대였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5일 브리핑을 통해 LG AI연구원, SK텔레콤, 업스테이지를 2단계 진출팀으로 확정하며 네이버클라우드와 NC AI를 탈락시켰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텍스트와 음성을 동시에 이해하는 옴니모달 기술력으로 상위권 점수를 받았음에도, 모델의 '순수 혈통'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됐다. 가중치 초기화부터 사전 학습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소위 '프롬 스크래치'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기준을 두고 학계와 업계에서는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세계적인 AI 석학 조경현 뉴욕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AI의 핵심 가치는 무(無)에서의 창조가 아닌 통합의 지능에 있다"며, 사전 학습된 인코더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네이버를 실격시킨 결정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조 교수는 시험이 응시자의 실제 역량을 측정하기보다 단일 수치를 도출하는 것에만 급급한 '다중 선택형 시험' 식의 접근이라고 꼬집었다. 기술적 유연성을 무시한 채 박제된 독자성 기준에만 집착하는 정부의 태도가 오히려 혁신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뜬금없는 패자부활전 개최는 정책 신뢰도를 더욱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당초 5개 팀 중 1개 팀만 탈락시키려던 계획을 현장에서 2개 팀 탈락으로 변경하고, 다시 패자부활전을 통해 1곳을 추가 선정하겠다는 식의 '고무줄 룰'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심판이 경기 도중 규칙을 바꾸는 꼴"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이미 1차 평가를 통과한 3개 팀이 앞서가고 있는 상황에서, 뒤늦게 합류할 패자부활전 승자가 들러리 이상의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형평성 논란도 거세다. 기업들이 재도전을 거부하는 이유는 냉정하다. 정부 프로젝트에 참여해 얻는 마케팅 효과보다 기술적 자율성 침해와 브랜드 이미지 실추라는 리스크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이미 한 번 '독자성 미달' 낙인이 찍힌 네이버와 NC AI는 물론, 예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카카오까지 "재도전 의사가 없다"고 못 박았다. 나랏돈에 휘둘리며 정부의 고무줄 기준에 맞추기보다는, 자체 로드맵에 집중해 민간 시장에서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탈락 발표 당일 주가가 하락하는 등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이 주는 명예보다 '탈락'이 주는 타격이 더 크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확인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가 '신흥 강자'로 치켜세운 KT와 모티프테크놀로지의 참여 여부도 안갯속이다. 두 기업은 글로벌 성능 지표인 '아티피셜 어낼리시스'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기술력을 입증했지만, 정작 독자 AI 프로젝트 참여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소규모 인력으로 운영되는 스타트업인 모티프테크놀로지는 사업 계획 차질을 우려하고 있고, KT는 경영진 교체 등 내부 이슈로 인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일 독자 AI 파운데이션 프로젝트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배순민 KT AI 퓨처 랩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경쟁을 통해 1~2개 모델을 선발하는 것이 국가 전체의 산업 경쟁력으로 직결되는지 의문"이라며 프로젝트의 근본 취지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IMF의 각국 비교...韓외환시장 규모 대비 위험자산 25배 IMF의 각국 비교...韓외환시장 규모 대비 위험자산 25배
우리나라 달러자산의 환노출 규모가 국내 외환시장 규모 대비 25배 수준에 달한다는 지적이 국제기구에서 나왔다. 국내 기업 등이 보유한 달러자산은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을 떠안고 있다는 얘기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월간거래량 기준 외환시장 규모에 비해 달러자산 환노출 비중이 매우 큰 국가로 분류됐다. 이 수치는 각국의 외환시장이 환율변동 충격을 어느 수준으로 흡수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척도로 활용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환노출 달러자산이 외환시장 거래량의 약 25배에 달했다. IMF는 "일부 국가의 경우, 달러자산 환노출이 외환시장의 깊이에 비해 불균형적으로 크다"라고 지적했다. IMF는 또 환노출 상태에 있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동시에 환헤지에 나서는 '환헤지 쏠림' 가능성도 언급했다. 달러 선물환 매도가 동시에 발생할 시 달러 환노출 배율이 큰 시장을 중심으로 외환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국민연금이 최근 '전략적 환헤지'를 추진하는 것도 이러한 환율 변동 리스크를 사전에 관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환노출 상태로 해외주식 투자에 나서는 일명 '서학개미'의 경우, 개인의 자산운용뿐 아니라 거시경제 차원에서도 위험관리 필요성이 함께 제기된다. 재경경제부는 지난해 말 '국내투자·외환안정 세제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주요 증권사를 통해 '개인투자자용 선물환매도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개인이 특정 환율에 선물환을 매도하고 이를 사들인 은행은 달러 매도매입 포지션을 맞추기 위해 달러 현물을 시장에 팔아야 한다. 개인은 환리스크를 관리하고, 외환시장에는 달러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다. IMF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 유럽 주요국은 외환시장 대비 환노출 달러자산 비중이 한 자릿수 배율에 머물렀다. 외환시장 대비 환노출 달러자산 배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대만으로 약 45배에 달했다. 보고서는 한국·대만의 상황을 기축통화국 일본 등과 비교하고 있다. 비기축통화국인데 환노출 달러자산 배율까지 높은 경우, 환율 변동에 따른 충격을 단기간에 흡수하기 어렵다는 경고다. /세종=김연세기자 kys@metroseoul.co.kr
'개정안에 쏠린 눈'…중기중앙회장 선거 시계 빨라졌다 '개정안에 쏠린 눈'…중기중앙회장 선거 시계 빨라졌다
1년 뒤에나 있을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정치권에서 중기중앙회장의 임기를 무제한으로 가능케하는 법률안을 지난해 마지막 날 깜짝 발의하면서 내년 2월에 치러질 28대 회장 선거에 도화선을 당긴 모양새다. 관전 포인트는 현재 중기중앙회를 이끌고 있는 김기문 회장의 추가 연임 여부다. 일단 김 회장은 최근 노동조합 집행부와의 면담 자리에서 3연임을 위한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중기중앙회 25명 부회장 중에선 법 개정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모습이다. 이에 더해 중기중앙회 주변에선 벌써부터 선거에 훈수를 두려는 움직임까지 포착되고 있다. ◆'연임 제한' 없앤 개정안 국회 문턱 넘을까 18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중기중앙회장의 연임 제한 규정을 없애는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개정안)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또 김 회장이 노조와 한 약속과 상관없이 '중통령(중소기업 대통령)'으로도 불리는 중기중앙회장 자리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과 줄다리기가 내년 초 선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자칫 중소기업계 맏형인 중기중앙회의 내홍으로 번질 우려도 있다. 우선 관건은 선거전에 불을 지핀 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다. 개정안에는 대표 발의한 정진욱 의원을 포함해 더불어민주당 의원 8명과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 무소속 김종민 의원까지 총 10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개정안은 다수당인 여당이 주도해 발의한데다 제1야당까지 합심한 만큼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게 중기중앙회 안팎의 관측이다. 다만 일부에선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일단 노조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소속인 중기중앙회 노조는 정치권, 언론, 정부 등 모든 관계기관을 통해 법 개정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동시에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법 통과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그러면서 지난 15일 조합원들에게 보낸 공지문을 통해 김 회장에게는 "남은 임기를 잘 마무리하고 존경받는 중소기업중앙회장, 경제계의 큰 어른으로 남아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노조가 조합원들에게 설문을 통해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압도적으로 '반대'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개정안, 어떤 내용 담겼나 개정안은 연임 횟수를 법률로 제한하고 있는 중소기업협동조합 이사장과 중기중앙회장의 임기를 '1회에 한정하여 연임할 수 있다'를 '연임할 수 있다'로 바꾸는 내용이 핵심이다. 법이 통과될 경우 900개에 가까운 전국의 중소기업협동조합 이사장 뿐만 아니라 6대 경제단체 중 하나인 중기중앙회 회장은 무제한으로 연임할 수 있다. 김 회장의 3연임 도전 가능성이 나오는 이유다. 김 회장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23~24대 회장을 역임한 후 25대를 건너뛰고 2019년부터 26대를 거쳐 현재 27대 회장직을 이어오고 있다.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임기가 4년인 중기중앙회장만 '연임+연임'으로 16년째 하고 있다. 다만 김 회장은 노조와의 대화에서 개정안이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진행됐다는 것과 '3연임 출마를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하게 전달한 상황이다. 특히 중기중앙회 안팎에선 이번 개정안에 새로 담긴 '이사장(회장) 연임에 관한 사항을 정관으로 정하고, 보궐선거로 선출된 회장 임기는 전임자 임기의 남은 기간으로 한다'는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이 내용을 곱씹어보면 차기 회장이 어떤 이유로 중간에 그만둘 경우 또다른 사람이 뒤를 이어 나머지 임기를 채울 수 있다는 내용인데, 그렇게되면 연임 이슈도 자연스럽게 빗겨갈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이 조항이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빨라지는 차기 중기중앙회장 선거전 이목은 개정안 통과 여부와 함께 내년 2월에 치러질 제 28대 중기중앙회장 선거에 쏠리고 있다. 우선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이미 한 차례 연임한 김 회장은 차기 회장 선거에 나올 수 없다. 그러나 법이 통과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김 회장이 다음 주자에 바통을 넘기고 박수칠 때 떠나는 그림이 그려지거나, 아니면 노조와 약속을 깨고 3연임에 도전하는 모습이 연출될 수 있다. 중소기업계 일각에선 법 통과를 전제로 김 회장이 주변으로부터 등을 떠밀려 나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땐 선거 없이 추대하거나 또다른 경쟁자들과 경선을 치뤄야한다. 차기 회장 선거전이 김 회장을 포함하든, 그렇지 않든 경쟁구도가 연출될 경우 자칫 선거가 과열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경선으로 진행한 25·26대 선거에서 불법 논란이 불거졌었다. 이럴 경우 업계 맏형인 중기중앙회는 도덕성에 큰 흠집이 불가피하다. 중소기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중소기업의 위상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표적인 경제단체인 중기중앙회가 회장 선거 과정에서 과거를 답습하며 뒷걸음질 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리더를 뽑는 과정은 무엇보다 도덕적이고 투명하고 공정해야한다"고 말했다.
'꿈의 오천피' 코앞…상승 랠리 속 상승 추격·조정 대비 심리 교차 '꿈의 오천피' 코앞…상승 랠리 속 상승 추격·조정 대비 심리 교차
코스피가 새해 들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며 '오천피'(코스피 5000) 문앞에 바짝 다가섰다. 연일 주가 상승랠리에도 증시 내부의 자금 흐름은 단순하지 않은 모습이다. 지수 상승과 함께 증시로 유입될 수 있는 대기자금도 빠르게 늘고 있지만, 상승 흐름에 올라타는 자금과 동시에 조정 가능성에 대비하는 움직임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에 자금이 동시에 유입되는 최근 흐름은, 현재 증시가 일방적 낙관보다는 경계와 기대가 교차하는 국면에 있음을 보여준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3.19포인트(0.90%) 오른 4840.74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4855.61까지 오르며 장중·종가 기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는 새해 들어 11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4800선에 안착했고, 시가총액은 4004조8798억원으로 사상 처음 4000조원을 넘어섰다. 아울러 국내 증시 대기자금도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92조60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다시 92조원대로 올라서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87조8291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보름여 만에 약 5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빚투'로 불리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5일 기준 28조7456억원으로 집계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주가 상승 국면에서 신용을 활용한 주식 매수 규모가 함께 확대된 모습이다. 이 같은 자금 흐름은 최근 ETF 수급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일주일간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상승에 연동되는 레버리지 ETF와 함께 조선·방산·반도체 등 주도 업종 ETF를 중심으로 순매수에 나섰다. 지수와 업종 흐름에 대응하는 자금이 ETF를 통해 유입된 것이다. 다만 눈에 띄는 점은 인버스·곱버스 ETF 수급이다. 코스피가 11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이들 상품의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개인을 중심으로 순매수는 오히려 이어졌다. 상승 흐름을 인정하면서도 단기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방어적 대응이 동시에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가 조정 없이 빠르게 오른 국면에서도 투자자들이 한 방향으로만 베팅하지 않고 있다는 신호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시장을 과열로 단정하기보다는 상승 피로와 경계 심리가 함께 쌓이는 국면으로 보고 있다. 정해창·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전망치 상향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은 아직 크지 않지만, 주도주 쏠림과 단기 피로도는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추격 매수보다는 순환매와 종목 선별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며, 향후 12개월을 기준으로 한 코스피 목표 수준을 5000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중립 의견을 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금리 인하 환경과 AI 투자 확대, 반도체 수요 회복, 조선·방산 등 산업 구조 변화가 중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이는 중기 전망 차원의 평가로, 단기 변동성 가능성까지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시장 내 다양한 시각 가운데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허정윤기자 zelkova@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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