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수출액 5.9%↓, 내수·생산도 뚝…물류 차질에 대미 관세 장벽 직격탄 대미 수출 역성장 우려 속 철강·석화·부품 등 연관 산업 '도미노 충격' 예고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자동차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른 물류 차질과 중고차 수출 감소, 미국의 관세 장벽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수출, 내수, 생산이 동시에 고꾸라지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완성차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철강, 석유화학, 부품 등 연관 산업 전반과 지역 고용시장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통상부가 최근 발표한 '2026년 5월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58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내수 판매(12만 7315대)와 생산(32만 9559대) 역시 각각 10.3%, 8.2% 줄어들며 완연한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5월까지 누계 수출액은 292억 4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누계 내수 판매는 1.0% 소폭 늘었으나, 생산은 2.3% 줄었다. 지역별로는 주력 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의 타격이 컸다. 최대 시장인 미국 수출액이 24억 4300만 달러로 2.9% 감소한 것을 비롯해 북미 전체가 1.0% 줄었다. 이외에도 유럽연합(EU) -6.5%, 기타 유럽 -13.7%, 아시아 -37.3%, 중동 -4.2%, 중남미 -3.6% 등 오세아니아(20.1%)와 아프리카(16.9%)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수출이 일제히 후퇴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출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치솟는 해상운임'과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현지 생산 전환'을 꼽는다. 지난 12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985.22를 기록했다. 중동 분쟁 본격화 전인 2월 27일(1333.11)과 비교하면 불과 수개월 만에 2배 이상 폭등한 수치다. 해상운임 상승은 수출 채산성 악화로 직결됐고, 결국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수출 물량을 조절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 장벽도 한국산 자동차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5월 누적 대미 자동차 수출은 125억 39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국내 생산 대신 미국 현지 공장 생산을 늘리면서 국내 수출 물량이 자연스럽게 줄어든 탓이다. 이러면서 올해 자동차 시장의 역성장 전망까지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자동차산업의 부진이 국내 제조·산업계 전반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자동차는 수천 개의 협력업체와 철강, 석화 등 후방 산업을 견인하는 파급력이 큰 산업이기 때문이다. 당장 완성차 생산이 줄어들면 수천 개 부품 협력사들의 발주량이 감소해 경영 악화로 이어진다. 이미 건설 경기 침체로 후판과 철근 수요 부진을 겪고 있는 철강업계 역시 자동차용 강판 수요까지 줄어들면 사면초가에 빠질 수 있다. 범퍼와 내장재 등의 원료를 공급하는 석유화학 업계와 고무·유리·전장부품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생산 감소가 장기화되면 고용시장과 지방 경제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신규 채용 축소와 투자 지연은 물론,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특정 지역의 경제가 통째로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관세의 영향으로 자동차 업체가 출고 가격을 낮추어야 하므로 부품 업체들에 대한 단가 인하 요구가 더 강해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부품이든 완성차든 국내에서 생산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기업의 생산 방식 혁신이 요구되며, 안정적 노사관계, 각종 생산 여건 등의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한용수기자 hys@metroseoul.co.kr
중동전쟁 장기화 여파로 원재료와 포장재비, 물류비 폭등이라는 '삼중고'를 겪으며 고사 위기에 몰렸던 국내 식품업계에 극적인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다.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합의가 공식화되면서 최악으로 치닫던 글로벌 공급망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식품업계의 경영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했었다. 한국식품산업협회는 지난 10일 CJ제일제당, 농심, 대상, 롯데칠성음료, 풀무원식품 등 국내 주요 식품기업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간담회를 열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공식 요청했다. 당시 기업들은 고유가·고환율 기조에 물류비 상승, 내수 부진이 겹쳐 하반기 경영환경이 최악으로 치닫을 것이라며 입을 모아 호소했다. 특히 과자, 음료, 간편식 등 대부분의 제품에 쓰이는 플라스틱 포장재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난이 치명적이었다. 알루미늄 캔과 페트병 비중이 높은 음료업계는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됐고, 라면업계는 원가 압박에도 소비자 물가 부담 때문에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비상 경영체제로 버텨왔다. 업계는 정부에 식품 제조 가공업 의제매입세액 공제율 상향, 수출 바우처 및 물류비 지원 확대 등 실질적인 세제·수출 지원을 강력히 건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전격 서명하면서 숨통이 트이게 됐다. 양국이 교전을 중단하고 핵심 해상 운송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통행을 보장하기로 합의하면서 최근 1250만 배럴 규모의 원유가 해협을 통과했다. 국내 입항 예정인 유조선 6척(약 1200만 배럴 수송 추정)도 해협 내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와 석유화학 원료 수급이 정상화되면서 산업통상자원부는 그동안 도입했던 비상조치들을 이번 주말 중동 정세 변화에 맞춰 해제하는 수순에 들어간다. 정부의 발 빠른 규제 완화는 식품업계에 '원가 절감'과 '공급망 안정'이라는 실질적인 이점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식품 포장재 가격 안정화와 조달 불확실성 해소가 기대된다. 정부가 나프타 및 7대 기초유분의 수출 제한과 긴급수급조정 조치를 해제하는 것은 국내외 나프타 공급망이 완전히 정상 궤도에 올랐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업계의 목을 죄어왔던 페트병, 플라스틱 배달 용기, 포장 필름 등의 원가 부담이 직접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실제로 최근 나프타 가격은 톤당 700달러대로 내려앉으며 고점 대비 다소 진정됐고 수급 상황 역시 평시의 85~90% 수준까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기업들의 비용 예측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또한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의 조기 종료와 원유 위기경보 하향 조정은 물류비 및 제조원가 절감으로 이어진다. 제품을 전국 각지와 해외로 실어 나르는 물류·운송비 부담이 완화되는 것은 물론, 식품 공장을 가동하는 데 드는 전력 및 가스 등 에너지 비용도 줄어들어 기업들의 마진 구조가 크게 개선될 수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해상 물류가 정상화되면, 그동안 원가 압박에 막혀있던 K-푸드의 해외 시장 공략과 영토 확장에도 다시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달간 원자재 수급과 해상 운송 일정의 불확실성이 너무 커 경영 계획 수립조차 힘들었다"며 "이번 종전 합의와 정부의 규제 완화 움직임은 비용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전했다. 극적인 종전 소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중론은 만만치 않다. 이번 종전 양해각서 중 '해상 통항 관련 60일 동안만 수수료 부과 없이 자유 통항을 보장한다'는 조건부 조항을 두고 해석 논란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종전 합의가 이뤄졌다고 해서 천정부지로 솟아오른 원자재 가격과 물류 체계가 하루아침에 예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기는 어렵다"며 "이미 누적된 비용 부담이 워낙 큰 데다 실제 비용 구조가 안정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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