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자사주 소각 의무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이 지난 6일 시행된 가운데 재계 1·2위인 삼성과 SK그룹이 자사주를 대거 소각하는 등 주요 기업들의 주주가치 제고 행보가 본격화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0일 2025년 사업보고서를 내고 올 상반기(1∼6월)에 보유 자사주 1억543만 주 가운데 8700만 주를 소각하겠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약 16조 원 규모다. 삼성전자는 2024년 총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고, 지난해 2월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1차 매입한 3조 원 상당의 자사주를 전량 소각한 바 있다. SK㈜도 같은 날 이사회를 열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4조8000억 원 상당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의결했다. SK㈜는 보유 자사주 약 1798만 주 가운데 임직원 보상용 자사주를 제외한 약 1469만 주를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소각 자사주 가치는 4조8000억 원에 달하며, SK㈜ 전체 발행 주식의 약 20%에 달한다. 앞서 지난해 (주)LG는 올해 상반기에 2500억원 규모 잔여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고, LG전자도 잔여 자사주 전량(보통주 1749주·우선주 4693주)을 주주총회를 거쳐 소각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는 내달 말까지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뒤 임직원 보상 목적 없이 전량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소각할 예정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달 6351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2024년 7월 발표한 3년간 총 6%, 매년 2% 자사주 소각 계획에 따른 것으로, 3년간 약 1조7176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완료하게 된다. 한화도 올해 초 전체 보통주의 5.9%에 해당하는 456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을 잇달아 발표한 배경에는 지난 6일부터 시행된 3차 상법 개정안 영향이 크다. 3차 상법 개정안은 신규 취득 자사주에 대해서는 1년, 기존 자사주에 대해서는 시행일로부터 1년6개월 내에 소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임직원 보상 등 회사 정관에 근거를 명시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보유가 허용된다. 자사주 소각은 한국 주식시장 재평가를 기치로 내건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적인 공약 중 하나였다. SK 관계자는 "자사주 전량 소각이 전체 주주의 최대 이익에 부합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는 최적의 방안이라 판단했다"며 "'주주가치 제고'라는 상법 개정 취지를 적극 반영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고시촌'으로 유명한 서울 노량진동이 대규모 아파트 타운으로 탈바꿈한다. 오는 4월 노량진뉴타운 아파트 첫 일반분양이 시작돼 부동산 시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 찾아간 노량진동은 재개발 구역을 중심으로 철거가 진행되거나 공사가 한창이었다. 좁은 골목 사이로 오래된 주택과 고시원 건물이 남아 있지만 곳곳에 재개발 안내문과 공사 가림막이 눈에 띄었다. 노량진뉴타운은 동작구 노량진·대방동 일대 약 74만㎡ 부지에 총 9032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서는 대형 재개발 사업이다. 지난 2003년 서울시 2차 뉴타운으로 지정된 뒤 2009~2010년 8개 사업장 모두 정비구역으로 결정됐지만 그동안 공사비 상승과 조합 갈등 등으로 사업이 지연됐다. 최근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이르면 다음 달 노량진6구역을 시작으로 연내 약 3000가구가 공급된다. 가장 속도가 느린 노량진1구역도 상반기 관리처분인가를 앞두고 있다. 4구역 역시 하반기 공사에 들어간다. 사업이 완료되면 총 9000가구 규모의 서남권 대표 아파트 타운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 노량진뉴타운 첫 분양 임박 첫 일반분양 단지는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시공하는 노량진6구역 '라클라체자이드파인'이다. 단지는 지하 4층~지상 28층, 14개 동, 총 1499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이 가운데 전용면적 59·84·106㎡ 369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지하철 1·9호선 노량진역과 7호선 장승배기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어 입지가 뛰어나다. 입주는 오는 2028년 11월 예정이다. 2구역과 8구역도 연내 분양이 예정돼 있다. 2구역은 최고 39층에서 45층으로 계획이 변경됐으며 SK에코플랜트가 '드파인아르티아'를 짓는다. DL이앤씨의 '아크로리버스카이'가 들어서는 8구역은 철거가 마무리 단계다. 일반분양은 2구역 299가구, 8구역이 289가구로 규모다. ◆ 청약 분위기는 아직 잠잠 분양 일정이 나왔지만 청약 문의는 아직 주춤한 모습이다. 뉴타운 인근 Z부동산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분양 일정이 확정되기 전에 문의가 많았는데 요즘은 분위기가 가라 앉았다"며 "중동 전쟁 영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음달 분양이 본격화되면 문의가 다시 늘어날 것"이라며 "이미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은 청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장에서는 개발 속도가 빠른 노량진6구역과 8구역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6구역과 8구역 분양 시기가 비슷해 두 곳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며 "6구역은 장승배기 쪽, 8구역은 여의도와 더 가깝다는 점에서 각각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6구역은 7호선과 9호선을 이용하기가 더 좋은 입지여서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 일대 평균 분양가가 전용 84㎡ 기준 약 24억~25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대출 가능 금액이 약 4억원에 그쳐 일반 수요자가 접근하기에는 부담이 큰 편이다. 전용 59㎡ 역시 15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돼 실제 청약 문의는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량진 뉴타운 사업은 구역별로 진행 속도에 차이가 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3구역은 빠르면 올가을 이주가 시작될 수 있고 1구역이 올 봄 관리처분인가가 나면 내년 봄쯤 이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 '고시촌'→'고급 아파트 타운' 노량진뉴타운 개발은 동작구의 주거 환경을 재편하는 상징적인 사업으로 평가된다. 노량진은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이 몰려드는 고시촌으로 유명하다. 1980년대에 학원가와 고시원이 밀집해 저렴한 물가와 좁은 주거공간이 특징이었고, 노량진 수산시장과 컵밥거리 등 서민 상권 이미지도 강했다. 하지만 사법고시 폐지와 로스쿨 제도 도입으로 온라인 강의 중심으로 공부 방법이 바뀌면서 수험생 유입이 크게 줄었다. 현장에서도 '고시촌'은 옛말이라는 반응이다. 학원들이 통폐합되면서 노량진 학원가 규모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종로와 강남 등 다른 학원 밀집 지역으로 이전해 대형 학원가 분위기도 옅어진 것이다. ◆ 서울 한복판에 하이엔드 브랜드 노량진 뉴타운의 가장 큰 장점은 위치다. 여의도와 용산을 끼고 있고 강남 접근성도 좋은 데다 트리플 역세권과 서부선 교통 호재도 기대된다. 7호선 장승배기역에 새절역과 서울대입구역을 잇는 서부선 경전철이 개통될 예정이다. 한강 조망은 가능하지만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노량진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한강뷰가 쉽게 나오는 구조는 아니다"라면서도 "3구역이나 4구역 일부 고층에서 가능성이 있고 1구역도 높은 층에서 보일 수 있다"고 귀띔했다. 뉴타운 개발은 인근 지역 집값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노량진 뉴타운이 완성되면 주변 상도동이나 동작구 일대 주거 환경도 함께 개선될 것"이라며 "이 지역에서 오래 살던 사람들이 집을 팔아도 대부분 동작구 인근에서 다시 집을 찾기 때문에 집값 상승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채리기자 cr56@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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