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주말 거래에서 7% 이상 급락하며 8만달러 지지선을 내줬다. 비트코인은 지난 1일 한때 7만6000달러대까지 떨어지며 2025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이 과정에서 시가총액 약 1000억달러가 증발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한 주요 암호화폐가 동반 급락하면서 시장 전반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특히 레버리지 거래 비중이 높았던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하루 만에 14억달러 이상의 롱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며 변동성을 키웠다. 투자자들은 손실을 피하기 위해 연쇄적으로 포지션을 정리했고, 이는 추가 하락을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이번 충격은 암호화폐 시장에 국한되지 않았다. 같은 기간 금과 은 시장도 사상 초유의 폭락을 기록했다. 금 가격은 이틀 만에 약 8% 하락했고, 은 가격은 무려 30% 이상 급락했다. 글로벌 귀금속 시장에서만 약 7조달러 규모의 자산 가치가 증발한 것으로 추산된다.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금·은까지 동시에 무너지면서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가 극단으로 치달았다. 시장 불안을 촉발한 계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사 발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후임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했는데, 이 소식이 전해지자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급격히 확대됐다. 워시는 매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과 달러 정책 변화에 대한 경계심이 투자자들을 위험 회피 모드로 몰아넣었다. 비트코인은 달러 가치 하락 국면에서 금과 함께 대체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아 왔지만, 이번 조정으로 '디지털 금'이라는 정체성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시가총액 기준 비트코인은 글로벌 10대 자산 순위 밖으로 밀려났고, 반대로 금은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해석은 엇갈린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는 "현재 암호화폐 약세는 귀금속 시장으로의 자금 쏠림 때문"이라며 "금·은 랠리가 끝나면 다시 비트코인으로 유동성이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아크 인베스트의 캐시 우드는 "금 가격은 이미 1980년대 버블 수준"이라며 "오히려 지금이 금을 팔고 비트코인 같은 혁신 자산을 매수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까지 겹치며 시장의 불안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정부 기능 마비에 따른 경제 혼란 우려 속에서 비트코인이 안전한 피난처 역할을 할지, 아니면 위험자산으로 분류돼 추가 폭락을 겪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시장 공포가 극대화된 상황에서도 일부 기관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에 나섰다.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 인베스트는 코인베이스 등 관련 주식을 대거 사들이며 역발상 투자를 단행했다. '남들이 공포에 팔 때 사라'는 원칙이 다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금·은과 비트코인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전통적 자산 구분이 무너지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비트코인이 진정한 안전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아니면 고위험 자산의 한계를 다시 확인하게 될지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뉴욕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급락세에 장 초반부터 약세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0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00% 하락한 15만8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도 2.97% 떨어진 88만20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면서 통화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증시에도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 3대 지수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36%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0.43%), 나스닥 종합지수(-0.94%)도 동반 하락했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기술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메타(-2.95%), 아마존(-1.01%) 등이 내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지난 금요일 미국 증시 및 귀금속 시장 가격 조정,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불확실성,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국내외 핵심 기업의 실적 발표, 코스닥 포모(FOMO·소외공포감) 지속 여부 등에 영향 받으면서 변동성 장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한 연구원은 "귀금속 폭락 여진 속 차기 연준 의장의 성향 분석을 둘러싼 수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차기 연준 의장 지명 자체가 초래할 가격 변동성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신하은기자 godhe@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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