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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행보 잇는 뉴미디어아트 전시 '내일의 예술展'

'전기 없이는 예술도 있을 수 없다' 백남준 행보 잇는 뉴미디어아트 전시 '내일의 예술展'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진행되는 <내일의 예술展>은 예술의 전당과 한국전력이 함께하는 첫 번째 예술 프로젝트다. 예술의전당은 한국을 대표하는 에너지 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대중들에게 예술과 과학을 융합한 열두 명의 뉴미디어아트 작가를 소개하는 전시를 준비했다. 장윤진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예술과 과학을 융합한 뉴미디어 예술가들의 미래 통찰적인 시선이 담긴 작품을 통해 시각 예술 영역의 확장을 보여주고자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미술의 재료를 생각해보면 물감부터 연필, 파스텔, 사진과 필름, 컴퓨터 드로잉까지 다양하다. 이렇듯 시대에 맞추어 재료가 계속 발전해 왔고,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품 표현에 적합한 재료를 선택해 왔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이 시대의 새로운 미디엄(재료, Medium)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변의 일환으로 이번 전시회에서 융합 예술의 현주소를 보여주고자 한다." 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예술과 과학을 융합한 뉴미디어 예술가들의 미래 통찰적인 시선이 담긴 작품으로 '시각 예술 영역의 확장'을 선사한다. 관객이 직접 작품의 일부로 참여함으로써 뉴미디어 아트가 낯설고 어려운 장르가 아닌, 회화적 정형성을 탈피한 이 시대의 새로운 예술임을 함께 경험하고자 하는 것이다. 개성 강력한 열두 개의 작품 중 단 네 개의 작품만을 심층적으로 다뤄 보겠다. ◆ 척박한 황무지에서 피어오른 정원, <세컨드 가든> 먼 미래에 태양빛이 없어진 지구의 표면에서 식물들은 과연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 시대의 정원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라는 것이 이 작품의 근간이다. 작가는 깊은 물속에 사는 심해어처럼, 태양 없이 스스로 발광하는 식물들이 진화한다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작품을 제작했다. <세컨드 가든>은 관람객이 작품을 만지면 그 부분이 광원으로써 빛을 발산하는데, 그 빛이 주변의 다른 이파리까지 번지는 미래의 식물을 나타낸 인터랙티브 콘텐츠이다. ◆ 별도의 장치 없이 가상의 세계로, <감각의 요소-ver4> 대중들에게 익숙한 광학 장치 프리즘을 이용해 공간을 빛으로 채웠다.작가는 VR·AR 등의 디바이스 없이도 비현실적인 공간으로 느낄 수 있는 장소를 선사하고 싶어 했다. 김준수 작가는 '세포의 무한 증식'이라는 주제성을 가지고 작품을 연구해 왔다. 이번 작품에서 김준수 작가는 물질적인 것에 대한 볼륨 없이도 순수한 빛만으로 공간을 가득 채운 작업을 이 전시에서 보여주는데, 관광객은 그 공간에 들어선 순간 비현실적인 공간 감각을 느낄 수 있다. ◆ 태양이 OS가 된다면, <윌슨#2021.c19> 우리는 OS(운영체제)를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다. 작가는 먼 미래에 이 운영체제가 진화한다면 '태양'과도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작품을 구상했다. 이 작품은 어떤 컴퓨터 기기에 대한 테크놀러지를 '현실 세계'의 태양의 모습으로 심볼릭한 키네틱 아트이다. 사회의 축소판인 하얀색 스퀘어는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관람객은 태양처럼 움직이는 키네틱 작품을 보고, 그 작품 속에 들어가서 VR을 이용해 태양과 함께 상호 작용 할 수 있다. ◆ '인간성'이 더 이상 인간의 고유한 습성이 아니라면, <휴머노이드 오브젝트> <휴머노이드 오브젝트>에서는 '낙서'라는 모티브를 채택했다. 인간이 전화를 할 때 무의식적으로 하는 낙서의 행위는 인간적이고 본능적인 행동이다. 관람객은 이 '낙서'를 로봇이 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봄으로써 '로봇이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라는 궁극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과거에는 단순히 도구적인 목적으로 존재했던 로봇이 이제는 인간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관람객은 이 작품을 감상하며 '로봇과 인간이 함께 할 수 있는 삶에 대한 공동체 의식'에 대한 담론을 펼쳐볼 수 있을 것이다.

2021-04-09 17:11:23 홍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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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의미 있는 삶을 위하여 外

◆의미 있는 삶을 위하여 알렉스 룽구 지음/수오서재 '우리는 왜 삶의 주인공이 되지 못하는가? 왜 항상 실패 사이클에 갇혀 있는가? 의미 있고 진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얻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철학, 심리학, 영성, 인문학, 과학 분야의 탐구를 넘어 내적 관찰을 통해 성장과 깨달음의 길을 걸으며, 우리는 삶을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게 된다. 문제에만 집중해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는 삶을 살고 있거나 인생의 의미와 나아갈 길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는 이들을 위한 책. 512쪽. 2만원. ◆곁에 있다는 것 김중미 지음/창비 책은 10대 여성 청소년인 지우, 강이, 여울이를 중심으로 할머니, 어머니, 딸로 세대를 거듭하며 이어지는 생의 면면을 그려낸 소설이다. 열아홉 살 지우, 강이, 여울이는 인천 은강구 한마을에서 나고 자란 친구들이다. 성공을 쫓는 사람들은 은강을 떠나 신도시로 터전을 옮겼고, 은강에는 오늘도 여전히 '난장이 가족'과 다름없는 가난한 노동자들이 모여 산다. 어느 날 구청에서 은강구를 '관광 자원화'하겠다는 명목으로 주민들의 생활 공간을 침해하는 '쪽방 체험관'을 추진한다. 자본의 논리 앞에 가난마저 상품화하고 삶의 터전을 전시하겠다는 발상에 지우, 강이, 여울이는 주위 친구들과 함께 뜻을 모아 맞선다. 384쪽. 1만4000원. ◆교육, 거기서 멈추면 안 되니까 강삼영 지음/양철북 사람들은 '학교'하면 무엇을 떠올릴까. 우리가 지나온 시간 속에 있는 학교는 썩 유쾌하지 않은 곳이다. 학교는 대학입시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여전히 경쟁과 평가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교사로, 장학사로, 특수학교 교장으로, 교육행정가로 30년을 살아온 저자는 우리가 갖고 있는 교육에 대한 생각들을 의심하고 되물으며 새로운 선택지를 제안한다. 저자는 "무엇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전에 배움을 즐기는 사람을 길러 내는 것을 교육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236쪽. 1만4000원.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1-04-08 15:16:43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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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나는 히틀러의 아이였습니다

잉그리트 폰 욀하펜, 팀 테이트 지음/강경이 옮김/휴머니스트 1942년 8월 나치가 점령한 유고슬라비아 첼예라는 도시에서 부모에게서 강제로 빼앗은 아이들에 대한 인종 검사가 이뤄졌다. 흰 피부와 파란 눈, 금발 등 순수 아리안 혈통의 신체적 특징을 보이는 아이들은 '히틀러에게 바칠 아이'가 돼 곧바로 독일로 보내졌다. 아이들은 친위대원이나 정치적·인종적 심사를 통과한 독일인 가정에 맡겨졌다. 생후 9개월 된 에리카 마트코 역시 나치의 손에 의해 '레벤스보른의 아이'가 돼 '잉그리트 폰 욀하펜'이라는 이름의 독일인으로 자랐다. 전쟁에서 패하고 파괴된 전후 독일에서 성장한 잉그리트는 열 살 무렵 자신에게 '에리카 마트코'라는 다른 이름이 있고 본인이 위탁아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전쟁으로 수많은 아이가 고아가 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려고 애쓸 뿐, 아무에게도 자신의 태생을 묻지 않았고, 가족 누구도 그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1999년 가을, 친부모를 찾고 싶냐는 독일 적십자사의 전화가 잉그리트의 삶을 뒤흔들었다. 그는 자신의 태생이 어디인지, 과거에 어떤 끔찍한 사건이 얽혀 있는지 알지 못했다. 잉그리트는 독일 곳곳의 기록보관소와 유럽 여러 나라 정부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레벤스보른의 진실 파헤치며, 굴곡진 인생의 조각을 찾아 나선다. 나치의 우수 인종 실험 희생자 잉그리트는 잃어버린 자신의 삶과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길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독자들에게 담담하게 들려준다. 침묵에 덮이고 수치심에 가려진 나치의 충격적인 전쟁범죄, '레벤스보른 프로젝트'의 진실. 272쪽. 1만6000원.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1-04-08 14:54:34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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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책장] 양지훈 변호사가 추천한 한권의 책 '아티스트-곽경수의 길'

"노인은 모든 것을 믿고, 중년은 모든 것을 의심하지만, 젊은이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 '곽경수', 오스카 와일드를 인용하며 최근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만화를 꼽자면, 웹툰으로 연재된 후 묶여 나온 '아티스트 1, 2'(마영신, 송송책방)가 있다. 소설가 신득녕과 뮤지션 천종섭, 화가 곽경수가 주인공인 이 문제적 만화는, 실패한 40대 중년 예술가들의 처연한 자의식을 보여준다. 책을 읽다보면 주인공들의 일상 묘사가 매우 구체적이고 그들의 좌절 역시 너무 현실적이어서, 한국 중년 남성의 욕망이란 이런 것인가를 새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 전 세 주인공 중 가장 흥미로운 인물인 '곽경수'의 외전, '아티스트-곽경수의 길'(마영신, 송송책방)을 읽었다. 가장 지질한 중년으로 묘사되었던 화가 곽경수가 어떻게 현재의 곽경수가 되었는지, 그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재조명하는 작품이다. 아티스트 곽경수는 주변인의 성공에 가장 배 아파하는 실패한 중년이자, '한남충'의 상징이다. 그러나 곽경수가 원래부터 그 지질한 곽경수는 아니었다(모든 한국의 40대 아재들 역시 '순수한 영혼'으로 태어났다). 그의 청소년기의 중심에는 말도 안 되는 학교폭력이 있었다. 한 반에 60명씩 있었던 학교에선 지금과 같이 일진에게 당하는 폭력뿐만 아니라, 화장실 청소가 제대로 안 되었다고 딸기를 변기물에 씻어 먹이거나, 지각을 이유로 몽둥이로 패는 선생들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학교의 장면들 하나하나가 다 이상했는데, 신체검사에선 옷을 모두 벗은 채 차례를 기다려야만 했고, 대변을 제출해 검사받아야 했으며, 장작이나 우유를 나르는 당번의 의무가 있었고, 노비가 된 것처럼 학교 청소를 해야만 했다. 무엇보다 과거의 곽경수는 풋풋한 사랑을 할 줄 알았고, 어떤 사심 없이 일과 사람을 대하는 천진한 젊은 시절이 있었던 인물이다. 다만, 노동자로서 경수는 수십 년 전 미술학원 알바 시절에도, 현재의 영화판에서도 돈을 떼어먹히는 현실 앞에서 '이게 무슨 예술이야, 공장이지'라고 되뇌며 무력할 뿐이다. 세월에 풍화된, 망한 곽경수가 여기 있다. 순수한 영혼이 지금의 곽경수로 타락한 것에 대해 그 자신에게 책임을 묻자면,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 죄'가 우선하지 아닐까. 그는 그저 세월에 몸을 맡긴 채 자신을 잃어가며, 이룬 것 없이 나이를 먹었고, 이젠 스스로 '마음의 준비도 안 했는데 다들 떠나'간다. 40대 한국 남성 독자가 곽경수에게 감정이입을 하지 않기란 힘든 일이다. 그래서, 이 풍진 세상을 경험하는 우리가 그를 응원하는 일이란 어떤 대성공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소박하지만 곽경수만의 진짜 '아티스트의 길'을 소망하는 것 정도가 아닐까. 곽경수가 결국 자신의 과거에 대한 반성을 거쳐, 어떤 각성을 통해 스스로를 '한남 꼰대'라고 인정한 후에야 자신만의 전시를 개최하게 된다(다소 안심이 되는 결론이다). "그러니 당신도 부디 잘되었으면 좋겠다. 그림자를 가진 인간은 누구라도 자신의 그림을 가진 화가이며 그러니 그 그림자라는 그림을 위해 그저 봄날 단 하루" - 소설가 박민규('곽경수 전시회에 부쳐' 중) 양지훈 변호사는 다음 글쓰는 이로 장제국 동서대 총장을 추천했다.

2021-04-08 10:09:27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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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인총연합회, 어려운 원로 영화인을 위한 기부 릴레이 진행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어려운 원로 영화인을 위한 기부 릴레이 진행 원로영화 배우 신영균(좌)과 영화배우 안성기(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원로 영화인들을 위해 영화인들과 기업들이 이들을 돕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회장 지상학)는 베리스토어와 함께 기부릴레이와 영화배우의 기증물품을 받아 일반인에게 경매 방식을 통해 판매를 시작한다고 2일 밝혔다. 원로영화배우 신영균회장(신영균예술문화재단)과 영화배우 안성기(신영균문화예술재단 이사장)가 이번 기부릴레이 방식에 동참해 자신의 애장품을 기부하면서 다음 참여자를 지목하는 릴레이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가 앞장서고 이번 프로젝트는 현금이 아닌 다양한 기부 방법을 통해 참여자들이 부담 없이 행사에 동참 할 수 있어 후배 영화인과 다양한 분야의 연예인들이 적극적인 참여가 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번 '일반기부' 및 '기부릴레이'는 후원하기의 선순환까지 기대할 수 있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열정을 다했던 영화인들의 공로를 다시금 돌아보게 되는 계기될것으로 내다봤다.

2021-04-02 18:04:48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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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다른 의료는 가능하다 外

◆다른 의료는 가능하다 김창엽 외 5명 지음/창비 시장논리가 압도해버린 한국 의료의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시민들이 이 모순을 역사적·구조적 맥락에서 비판적으로 성찰하게 만드는 책이다. 돌봄과 커먼즈(공동영역)의 문제를 연구해온 백영경을 비롯해 의료현장의 최전선에서 활동해온 전문가들이 재벌자본의 의료시장 장악, K-방역과 인권, 의사파업, 의료 사각지대, 낙인화된 질병 등 핵심 쟁점을 파고들며 한국 사회에서 다른 의료가 과연 가능할지 타진하고, 우리가 원하는 의료의 모습을 사려 깊게 전망한다. 의료는 공공재가 될 수 있을까? 280쪽. 2만8000원. ◆프로보커터 김내훈 지음/서해문집 프로보커터는 도발(provoke)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인터넷 등지에서 글이나 영상으로 특정인이나 집단을 도발해 조회수를 끌어올리고, 그렇게 확보한 세간의 주목을 밑천 삼아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나도 다 때려치우고 유튜버나 할까?" 평범한 학생도 잘나가는 연예인도 곧잘 중얼거리는 이 국민 유행어는 관심과 주목이 돈이 되는 세상을 대변한다. 이제 상품 시장의 성패는 '품질 경쟁'이 아니라 누가 더 큰 관심을 끄는지를 다투는 '주목 경쟁'에 달려 있다. 콘텐츠 시장에서는 소박한 성공보다 '거대한 폭망'이 이목을 끈다. 관심을 사기 위해서라면 도발과 막말로 '선을 넘는' 행위도 얼마든지 용인되며 심지어 권장된다. 주목 경쟁에 임하는 관종들의 자세를 알려주는 책. 232쪽. 1만5000원. ◆젠더 모자이크 다프나 조엘, 루바 비칸스키 지음/김혜림 옮김/한빛비즈 여자는 감성적이어서 의사소통과 공감 능력이 뛰어나며, 남자는 공격적이고 체계적이며 공학 능력이 발달해 있다. 그래서 학교 선생님의 상당수는 여자이고, 엔지니어 직종에는 남자가 많다. 또 남자는 여자에 비해 멀티태스킹이 안 되고, 여자는 남자에 비해 공간 인지 능력이 낮다. 이 말은 전부 사실일까?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교의 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다프나 조엘 교수는 '남성의 뇌는 이렇고 여성의 뇌는 저렇다'라는 세간의 믿음이 틀렸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남녀의 사고 구조 특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며, 우리의 두뇌는 모두 '여성적' 그리고 '남성적' 특징이 혼합된 조각보, 즉 모자이크와 같다는 것. "당신의 뇌는 여성다움과 남성다움이 어우러진 당신만의 독특한 모자이크다!"고 저자는 말한다. 264쪽. 1만6500원.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1-04-01 15:52:43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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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지음/창비 "내가 원래 결정장애가 심해서…", "요즘 얼굴이 너무 타서 동남아 사람 같아", "여자들이 원래 수학에 좀 약하지 않나?", "여기는 노키즈존입니다", "장애인이 아니라 장애우라고 해야지", "퀴어축제를 꼭 사람많은 장소에서 해야해?" 혐오와 차별은 잡초처럼 자라난다. 조금만 신경쓰지 않으면 온 사회에 무성하게 자란다. 우리가 이런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쓰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인지 코미디 프로그램에 나오는 '바보' 캐릭터가 장애인 비하라고 문제를 제기하면 "왜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덤비냐"며 성낸다. 또 누구는 학급을 우열반으로 나누는 게 학생들에게 좋은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들은 다수에게 유리한 차별은 합리적인 차등이라는 논리를 편다. 우열반 편성처럼 다른 것은 다르게 대우한다는 능력주의 원칙은 얼핏 객관적인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획일적인 평가기준으로 승자가 모든 기회를 독식하고 패자는 박탈감과 배제를 감수하게 만드는 불합리한 차별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전부 구제 불능의 혐오주의자이거나 차별주의자일까? 아니다. 바로 나, 당신, 우리일 수 있다. 책은 평범한 우리 모두가 '선량한 차별주의자'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사람들이 직접 눈으로 차별을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노예제 시대에는 노예를 자연스럽게 여겼고, 여성에게 투표권이 없는 시대에는 그것이 당연해 보였다. 생각은 시야에 갇힌다. 의심이 필요한 이유다. 세상은 정말 평등한가? 내 삶은 정말 차별과 상관없는가? 저자는 시야를 확장하기 위한 성찰이 모든 이에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평등은 선량한 마음을 갖는다고 해서 저절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 서로에게 차별의 경험을 이야기해주고 경청함으로써 은폐되거나 익숙해져 보이지 않는 불평등을 찾아내 함께 싸우자고 저자는 독자를 다독인다. 공정함으로 포장된 차별의 민낯을 까발리는 책. 244쪽. 1만5000원.

2021-04-01 15:41:36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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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책장]하태훈 위벤처스 대표가 추천한 한권의 책 '사라진 직업의 역사'

하태훈 위벤처스 대표. 2021년 우리는 코로나가 초래한 비대면의 세계, 언택트(untact)의 시대를 살고 있다. 현재의 조건과 환경에서 어떤 기술적 진보가 가속화될 것인지 예측하긴 어렵지만, 한 가지 명확한 사실은 많은 직업들이 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로봇의 부상으로 인한 급격한 일자리 감소가 초래할 파괴적인 실업을 예측하고, 기본소득의 도입을 활발하게 토론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일자리의 소멸은 막연한 전망이 아니라 곧 닥쳐올 미래가 아닐까.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선 과거를 보라고 했던가. 근대 초기 한국에 등장하고 사라진 직업을 소개한 '사라진 직업의 역사'는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주는 흥미로운 역사책이다. 이 책은 조선말부터 일제 식민지 시대에 이르기까,, 한국이 형성되던 시기에 존재했던 직업들인 전화교환수, 변사, 기생, 전기수, 유모, 인력거꾼, 여차장, 물장수, 약장수 등의 면모와 해당 직업을 둘러싼 사회적 맥락을 세세하게 보여준다. '얼리어답터'였던 고종은 1898년 1월 경운궁에 최초의 전화를 가설했는데, 얼리어답터였던 만큼 전화를 통해 신하들에게 어명 내리기를 즐겼다고 한다. 문제는 신하들 입장에서는 전화로 받는 어명 하달이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는데, 국왕의 목소리에 어떻게 예의를 갖춰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들은 결국 고종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오면 즉시 받지 않고, 경건한 마음을 갖추고 전화기를 향해 네 번의 큰 절을 올린 후 공손하게 전화기를 들었고, 전화기에서 흘러나오는 존엄한 국왕의 옥음을 경청했다고 한다. 조선의 엘리트들이 전화라는 신기술을 어떻게 기존의 사회적 질서와 융합시켜(!) 받아들였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라진 직업의 역사 지금은 그 일의 모습조차 생소하지만, 전화교환수는 당시의 최첨단 기술이었던 전화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직업이었다(다시 말해 전화가 존재하지 않던 시절에는 직업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전화교환수는 대부분 여성들로 구성돼 있었고 이들은 '신여성'이나 '모던 걸'로 불렸다. 게다가 당시 경성우편국이 여성 근로자들에게도 고임금에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줘 전화교환수는 매우 인기가 높은 직업이었고, 직업을 얻기 위해선 국어, 산술, 작문 등으로 구성된 채용시험까지 보아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고의 노력 끝에 어렵게 얻은 직업이 기술의 진보에 따라 한 순간에 사라지게 된다. 1935년에 이르러 자동식 전화교환기가 등장하며 전화교환수가 필요했던 공전식 전화교환기가 사라지게 되니, 40년 남짓밖에 되지 않던 교환수 직업의 역사가 끝나게 된 것이다. 그 해 10월 1일자 신문에는 '경성중앙전화국에 근무하던 전화교환수 100명이 퇴직했다'고 보도되기도 했는데, 얼마 전 자동수금 톨게이트가 도입된 후 문제되었던 도로공사의 요금수납원 뉴스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기술의 진보는 필연적으로 사회 변화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기술 발전의 방향과 속도를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우리에게는 적절한 사회적 조건을 준비하여 기술의 충격을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 사회의 많은 일들 중 전화를 교환해주고, 요금을 수납하는 '비숙련 노동'과 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고급 노동'이 얼마나 될까. 로봇이 우리를 대체할 여지가 생각보다 크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면,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을지 모른다. 최근 한국 기업들 사이에서, 비재무적 가치를 중시하는 ESG(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경영이 하나의 방향으로 제시되는 것은, 한편으론 기술적 충격에 대한 대응으로 보여 반가운 마음이 크다. 이와 더불어, 미래 기업을 발굴하는 우리 심사역 동료들은, 초기 기업의 가치를 평가함에 있어서도 시장의 요구뿐만 아니라 시장을 둘러싼 사회에도 주의 깊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시장을 성장시키는 사회, 사회를 보호하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일조하겠다는 다짐을 조용히 해본다. 하태훈 위벤처스 대표는 다음 글쓰는 이로 양지훈 변호사를 추천했다. /박태홍기자 pth7285@metroseoul.co.kr

2021-04-01 13:46:34 박태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