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매서워진 취업 한파…대기업 10곳 중 4곳 채용계획 미정
올해 취업 시장에 한파가 불어 닥쳤다. 미국발 금리 인상과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경기 후퇴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기업 10곳 중 4곳이 상반기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 일자리는 결국 기업이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정부의 고용 정책이 인위적인 일자리 확대가 아니라 기업들의 활발한 경영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19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과 매출액 500대 기업 대상으로 '2018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182개 사 중 80개사 44.0%가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37%)보다 7.0%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또 12.0%는 작년보다 채용규모를 줄이거나 한명도 뽑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신규채용을 작년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8.8%(16개사)에 그쳤다. 지난해 11.0%(22개사)보다도 2.2%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올해 작년 상반기보다 채용을 줄이는 곳은 9.3%(17개사), 신규채용이 없는 곳은 2.7%(5개사)이었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로 '회사 내부 상황 어려움'(25.9%), '국내외 경제 및 업종 상황 악화'(20.0%), '통상임금,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14.2%) 등을 꼽았다. 결국 최저임금과 통상인금 상승에 대한 부담과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등 외부적 경기 상황이 고용에 악영향을 끼친 것이다.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기 위해 정부 또는 국회가 중점 추진해야 할 사항으로 기업들의 63.2%가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환경조성'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고용증가 기업에 세제혜택 등의 인센티브 강화'(47.8%),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투자 활성화 유도'(42.9%), '법정 최대근로시간 단축으로 추가 고용 유도'(20.9%), '공공부문 중심의 일자리 확대'(12.1%) 순으로 조사됐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결국 일자리는 기업들이 만들어내는 것이므로 기업들의 활발한 경영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에도 이공계·남성 선호는 여전했다.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인원 중 이공계 선발 비중은 평균 55.3%, 여성 비중은 평균 28.6%로 조사돼 올해 상반기 취업시장에서도 '이공계·남성' 선호가 여전한 나타났다. 대졸 신규채용시 블라인드 인터뷰 또는 블라인드 채용 도입 여부에 대해 34.6%(63개사)는 이미 도입했다고 답했고, 18.1%(33개사)는 향후 도입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한경연이 지나해 하반기에 실시한 동 조사에서는 응답기업 24.9%가 블라인드 채용을 이미 도입했다고 답해 9.7%포인트가 증가했다. 블라인드 채용 기대효과에 대해 기업들은 '자기소개서, 면접답변에 집중'(71.4%), '공평한 취업기회를 제공'(68.7%), '스펙위주 채용관행에서 직무·능력중심의 채용방식으로 변화'(52.7%) 등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