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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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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청년주택 50만가구 공급...주거신분제 타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6일 청년층의 내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청년주택 50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분양가의 80%까지 지원하는 대출 상품을 검토한다고 했다. 원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지난 정부에서 집값 급등으로 가장 고통받은 세대가 짧은 경제활동 기간으로 인해 자산축적 기회가 부족했던 젊은 세대라고 생각한다"면서 "젊은세대를 위해 전방위적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우수 입지에 저렴한 가격으로 청년주택 50만가구를 공급하겠다"면서 "빠른 시일내에 구체적 사업모델과 대상지역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이날 취임사에서 정부 출범 100일 안에 윤석열 대통령의 대표 공약인 '250만호+α' 주택공급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급계획은 지역별·유형별·연차별 상세 물량과 가장 신속한 공급방식을 포함한 구체적인 계획이 될 것"이라며 "수요가 많은 도심 공급에 집중해 집값 안정의 초석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또 "청년층의 특성을 고려해 분양가의 80%까지 지원하는 대출상품도 함께 출시하겠다"며 "또 청년들의 청약 당첨기회를 높일 수 있도록 추첨제를 늘리는 등 청약제도 개선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내집마련이 어려운 청년들을 위해서는 청년 월세지원, 전세대출을 지원하고, 청년 임대주택도 점차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취임식에서 원 장관은 서민·중산층의 주거를 안정시켜 '현대판 주거신분제'를 타파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5년간 주택 가격은 폭등했고 자산 격차는 커졌다. 부동산은 신분이 되었다"면서 "나와 가족이 사는 집이 신분이 되는 현대판 주거신분제를 타파하겠다"고 했다. /김대환 수습기자

2022-05-16 16:21:23 김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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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시멘트, 코스피→코스닥 이전상장 추진

코스닥 상장사인 삼표시멘트가 코스피 이전상장을 추진한다. 삼표시멘트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코스피 시장으로의 이전 상장 논의를 위한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결의했다고 13일 밝혔다. 임시 주주총회는 오는 7월 4일 개최될 예정이다. 삼표시멘트는 이전상장 추진과 함께 이사회 중심 경영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사회 직속 조직으로 내부거래위원회와 사외이사추천위원회를 운영할 예정이다. 내부거래위원회는 삼표그룹 내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내부거래에 대한 심의에 초점을 맞춘다. 이 위원회에서는 대규모 내부거래, 상법상 자기거래,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등 내부거래 투명성과 적정성을 따지게 된다. 또한, 사외이사추천위원회 설치를 통해 사외이사후보추천의 투명성과 독립성도 확보할 예정이다. 삼표시멘트 관계자는 "코스피 이전상장은 주식 거래 및 기관 투자자 유입 활성화로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것"이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친환경이 세계적 정책 기조로 자리잡음에 따라 친환경 체제전환 등 지속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것도 이전상장 추진의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20분 현재 삼표시멘트는 코스닥시장에서 전일보다 65원(1.38%) 오른 4780원에 거래되고 있다.

2022-05-13 10:23:23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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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아파트값 3.3㎡당 1000만원 돌파

지방 아파트값 평균이 3.3㎡당 1000만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방 분양아파트에도 관심이 쏠린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KB부동산 월간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4월 기준 기타 지방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전용면적 기준)는 1019만원으로 지난해 동월(797만원) 대비 28%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지방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올해 1월(973만원)과 2월(999만원) 꾸준히 상승하더니 3월에는 1010만원으로 KB부동산이 2013년 4월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 1000만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4월 대비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43%(686만원→982만원)가 상승한 충북이다. 이어 강원(35%, 684만원→926만원)과 충남(30%, 759만원→988만원), 제주(29%, 1539만원→1988만원)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 기간 동안 서울은 19%(4304만원→5127만원) 올랐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취득세 감면 확대와 종부세·재산세 통합 등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기타 지방 대부분은 비규제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지방으로 분산된 영향이다. 비규제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최대 70%까지 적용받을 수 있고, 청약 자격·전매 제한 등 규제의 영향이 덜하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12일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서울·1기 신도시 뿐만 아니라 기타 지방의 매수세도 상승했다"라며 "원자재값이 급등하고, 향후 분양가가 오를 가능성이 큰 만큼 실거주자라면 새 아파트 청약을 노려볼 만 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지방에서는 신규 분양 물량이 나오고 있다. 제주에서는 한일건설이 테라스하우스 '한일 베라체 인비디아'를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4층, 전용면적 88~96㎡, 총 168가구 규모다. 전남 영광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첫번째 힐스테이트 브랜드 단지인 '힐스테이트 영광'을 선보인다. 지하 1층, 지상 18~20층, 8개 동, 전용면적 84·113㎡, 총 493가구로 조성된다. 수도권 비규제지역인 경기도 양평에서는 일신건영이 '양평 공흥3 휴먼빌 아틀리에'를 오는 6월 분양할 계획이다. 지하 1층~지상 26층 4개동 전용면적 74·84㎡ 총 406가구 규모다. 충북 제천에서는 DL건설이 'e편한세상 제천 더프라임'을 공급한다. 지하 2층~지상 29층, 6개 동, 전용면적 84~116㎡, 총 630가구 규모다.

2022-05-12 13:51:29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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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12> 앙드레 말로의 '인간의 조건'(1933년)

[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12> 앙드레 말로의 '인간의 조건'(1933년) 혁명이란 뜨거운 상황을 통해 포착한 인간 조건과 인간 존엄 소설 '인간의 조건'(La condition humaine)은 1927년 3월 21일 밤 10시 30분에 이야기가 시작한다. 르포와 유사한 기술방식을 취하면서 국공합작의 혁명군이 지방정부를 정복하고, 다시 장제스(蔣介石)의 국민당이 반혁명을 일으켜 공산주의자들을 몰살하는 과정을 그린, '4·12 상하이 쿠데타'라고 하는 특정한 시대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한국어로는 제목이 동일한 한나 아렌트의 정치철학 에세이집이 앙들레 말로(1901~1976년)의 이 소설 못지않게 유명하다. ◆'싯다르타'가 될 뻔한 '싯다르타'와 다른 소설 이 소설에서 다룬 인간의 조건은 예컨대 헤르만 헤세의 소설 '싯다르타' 처럼 흔히 짐작함 직한 포괄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인간의 조건을 다룬다기보다는 사회적이고 정치적이면서 동시에 구체적인 삶의 조건 안에서 인간이 자신의 조건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가 제시한 일종의 인간 조건 같은 것과 다르다. 상황 속 인간의 '존엄'과 '고뇌'와 연결지어 소설은 인간의 조건을 운위한다. 소설에서 인간의 조건을 직접 언급한 대목을 살펴보자. "인간이 단 하나밖에 안 가진 목숨을 어떤 사상을 위해서 버리다니 인류의 독특한 어리석음이라고 생각지 않으십니까?" 이 질문에 주인공 '기요'의 아버지이자 지식인으로 캐릭터가 설정된 '지조르'가 "그렇습니다. 인간으로서 조건을 견뎌내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겠죠"라고 대답하며 인간의 조건을 거론한다. 이어 그는 "인간이 이해를 뛰어넘어 기꺼이 목숨을 내던지려고 하는 모든 사상은 이 조건의 바탕을 인간의 존엄이라는 것 위에 놓고 그 올바름의 증명을 막연하게나마 지향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여기에 해당하는 사상으로는 노예에게 그리스도, 시민에게 국가, 노동자에겐 코뮤니즘이 제시된다. 소설이 천착한 인간의 조건은 인간다움을 결정하는, 즉 이렇게 해야 인간이다라고 하는 그런 막연하지만 정체성이라고 할 것의 조건이라기보다는, '어떤' 인간이 되기 위해서 꼭 해야 할 의무의 의미로 쓰이는 듯하다. 의무를 조건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소설 속 문장으로는 "인간 세계에서 인간 이상의 것이 되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 인간의 조건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가 가장 명시적으로 제목의 뜻을 진술한다. 그러려면 인간이 가진 한계의 목록을 내어놓아야 한다. 어떤 고양된 인간다움에 도달하는 과정 또는 결과를 보여주려면 무엇에서 벗어나야 하는지를 정의해야 한다. 그러나 한계만을 논하지는 않는다. '인간의 조건'은 'from'과 'to'를 혼용한다. 또한 문맥에 따라서는 인간 조건이라는 말을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볼 수 있다. 소설이 암시한 '정의'와 살짝 결이 다르게 인간의 조건은 인간이 존엄해지는 'to'의 의미로써 종종 사용된다. 존엄하기 위해서 인간은 고뇌해야 한다고 반복해서 이야기한다. "남의 목소리는 귀를 통해서 듣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파악하여 재단하고 정제할 수 있지만, 자기 목소리는 자기의 목구멍을 통해서 듣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한다. 그래서 자기의 목소리를 타인의 목소리 처럼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정제할 수 있는 고뇌를 통해서 자신의 존엄을 인정함으로써" 'to'의 의미로 인간 조건에 도달하게 된다. 여기까지라면 '인간의 조건'은 '싯타르타'와 비슷한 소설이 됐을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은 특정한 중국 역사의 시기에 국공합작과 반혁명이 일어나고 이 과정에서 흑과 백이라는 선택지가 주어졌을 때 사람들이 선택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극한에 몰린 인간이 어떻게 선택하는가, 경계에 있는 게 아니라 경계를 넘어섰을 때 그들이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 또는 존엄한 존재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선택하는가를 보여준다. 보편적인 인간론을, 양자택일의 선택지밖에 없는 혁명이라는 구체적이고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선택해서 존엄을 성취하는지를 통해 보여준다. ◆'to'만 존재한다면 소설의 등장인물은 각각 하나의 전형이다. 앞서 언급한 '지조르'와 '기요' 외에 '첸', '카토프', '메이'가 주요 인물이다. 프랑스인 아버지(지조르)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낭만적인 지식인 혁명가 기요는 한자로 '청(淸)'이다. '청(淸)'이란 이름을 택한 데에, 또 중국 피가 섞이지 않은 혼혈을 중국 역사를 다룬 소설의 주인공으로 다룬 데에 아무 의미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기요의 아내 메이는 독일인이고 카토프는 러시아인으로 직업혁명가이다. 국공내전은 세계혁명의 무대이자 인종과 무관한 보편적 인간 조건을 설정한다. 혁명가들에게 공통적으로 죽음이 주어지고, 기요뿐 아니라 모두가 죽을 때에 맑은 존엄의 양식을 취한다. 그들은 느닷없이, 망설임 없이 죽어버린다. 죽음에 도달하는 스토리텔링이 약하다고 판단할 법도 하다만, 소설이 다룬 사태의 죽음 성격이 그러하여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변론할 수 있지 않을까. 기요는 자기 몫의 청산가리를 주저 없이 털어먹어 자기 존엄을 확인한다. 의학도이기도 한 카토프는 주변 동지들에게 청산가리를 모두 나눠줘서 그들이 존엄한 방식의 죽음을 선택하도록 돕는다. 대신 자기에게 주어진 개 같은 죽음, 혹은 고통스런 결말을 기꺼이 감수한다. 죽음에서도 타인을 배려한다. 고통을 통한 존엄의 승화가 죽음의 장면에서 카토프를 통해 표현된다. 첸도 자살하는데, 장제스 암살을 기도하다가 실패하고 거사 현장에서 하반신이 날아간 상황에서 스스로 총을 자기 목구멍에 집어넣어 방아쇠를 당긴다. '인간의 조건'은 공산주의 이념에 애정을 가지고 접근한다. 공산주의가 다수의 인권과 존엄을 존중할 수 있는 보편적인 체제로 설정돼 있어, 흑과 백의 선택밖에 없을 때 많은 사람이 공산주의를 떠받들다가 스스로 그 이념을 위해서 죽어가는 형태를 취한다. 살아남은 인물은 메이와 지조르이다. 매력적인 꼰대 지식인으로 묘사된 은퇴한 대학교수 지조르는 처음부터 아편에 의지하면서 시대와의 불화를 견뎌낸다. 더불어 선지자다운 면모를 유지한다. 성서의 선지자들은 그들의 배면에 신이 있어서 선지자로서 삶을 버틸 힘을 얻었다. 반면 지조르와 같이 고뇌와 고독밖에 없는 격변기의 공산주의자 지식인에게는 그런 힘이 없었고 절대고독 앞에서 자신의 신념을 담대하게 선언하고 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지켜내게 한 유일한 힘은 아편이었다. 필부와 다름없는 인간 조건으로 인간 조건을 넘어서 보편을 설파하는 역설이 지조르에게 나타난다. 지조르에게서 인간 조건에 관한 'from'과 'to'가 동시에 나타나는 변증법적 종합을 목격한다. 나약했지만 그런 방식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했고, 마지막에도 아들이라는 이념의 혈연, 자기 인생의 의미, 또는 인생의 동지가 죽어버린 상황에서 아들을 넘어서 전우의 시체를 넘어서 앞으로 나아가는 전사적인 이미지로 비약하지 않고, 또다시 아편에 의지해서 뒤에서 머물러버린다. 그런 결말이 나쁘지 않았다. 인간 조건이라는 게 항상 'to'만 있는 게 아니다. 'to'를 지향하지만 'from'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이중적인 존재로서 끝내 우리는 'from'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to'만 존재한다면 인간은 인간이 아니라 신이었을 것이다. 지조르라는 인물이 매력적인 이유는, 신플라톤주의 도식을 쓴다면 '일자(Hen)'를 향한 'to'라는 지향과 'from'이란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기에, 보편적인 인간의 지향과 개별적인 한계, 그리고 인간 모두가 가진 성취와 좌절을 두루 성찰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노인과 여자 지조르와 관련해서 실천 방식의 다양성으로 그를 포용할 수 있을까 하는 다소 사변적인 토론이 가능하다. 끊임없이 아편에 의지하는, 즉 'from'의 인간 조건에 구속되어 있지만 또한 끊임없이 'to'라는 인간 조건을 이야기하는 유형의 지식인도 필요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빨치산이 되거나 빨치산을 죽여야 하는 선택 외에 다른 선택이 없는 순간이라면 선택해야 한다. 성서 표현으로는 장사 지낼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죽은 자들끼리 장사 지내게 하고 갈 길 떠나야 하는 상황이다. 소설의 지조르 또한 장사 지낼 사람들에게 맡겨두고 떠나야 하였을까. 내가 지금보다 많이 어렸을 때 생각은 지조르가 한심한 늙은이라는 것이었다. 지금은, 비겁이 일상인 나이가 되어서인지 장사를 지내며 아편 정도를 피울 권리 비슷한 게 지조르에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기울어진다. 그것 또한 인간 조건의 하나가 되어야 하지 않나. 메이라는 등장인물은 지금 관점에서는 마뜩잖은 캐릭터이지 싶다. 혁명가라는 성격이 주어졌지만 메이는 혁명가라기보다는 혁명가 아내의 모습을 노정한다. 같은 혁명가인 다른 주요 인물들이 장엄한 죽음을 맞이하지만 메이에게는 혁명가의 아내로 살아남아 상처를 극복하고 마치 순정만화 주인공 캔디처럼 의연하게 이겨내는 삶을 말로는 펼쳐놓는다. 메이가 유기적으로 전체 구조에 끼어있지 못한 채 계속 서걱거린다는 느낌을 받는 독자가 있을 것이다. 물론 메이의 생존을 이유로 해피엔딩 혹은 희망이라는 해석 또한 가능하고 존중되어야 한다. 아무튼 그 뜨거운 혁명의 시대는 가고, 지조르 또한 아편 속에 잦아들었을 텐데, 메이는 어떤 삶의 흔적을 남겼을까. 혹은 어떤 삶이 가능한 것으로 주어질 수 있었을까. /안치용·인문학자 겸 영화평론가(ESG연구소장)

2022-05-12 09:04:21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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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초심, 욕심, 의심

#. 초심(初心). 처음 부장(부서장)이란 직책을 맡았을 때다. 가장 가까웠던 형님은 초심을 잃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늘 겸손하라고 했다. 그렇게하면 실패하는 부서장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 언론사의 부서장도 그럴진대, 회사의 임원이나 최고경영자(CEO)는 어떨까. 늘 미래를 준비하고 실천하는 자리다. 어떤 환경에서도 실적이란 부담감을 떨쳐내야 자리를 지킬 수 있다. 하물며 한 나라의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어떠한가. 많은 권력과 함께 책임과 비판이 따른다. 부서장이나 CEO는 바꾸면 된다. 시기도 기간도 상관없다. 대통령은 다르다. 탄핵이나 불의의 사고 외에는 바꿀 수 없다. 아직까지 성공한 대통령이 떠오르지 않는다.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는 만들어질까. 5년간 초심을 유지해야 가능하다. 시작은 매끄럽지 않다. 장관 임명 등 출발부터 늦어지고 있다. 첫걸음이 진보와 보수 모두의 박수를 받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끝은 달라지길 바란다. 진영을 떠나 박수 받으며 떠날 수 있다면 절반의 성공이다. #. 욕심(慾心). 분수에 넘치게 탐내거나 누리고자 하는 마음이다. 제20대 대통령이 취임했다. 아직도 논공행상이 한창인 모양이다. 며칠전 저녁자리였다. 윤 대통령과 벗이라는 이유로 여기저기서 전화를 받는다고 했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욕심을 내는 것이다.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인연이 있는 사람을 찾아 도와달라고 한다. 욕심이다. 제대로된 실력과 인품을 갖췄다면 그럴 필요없다. 미리 찾을 일이다. 지역과 학력을 떠나 오로지 전문가를 찾는다는 것이 새 정부다. 어설프게 줄을 대다간 오히려 역풍 맞는다. 명예마저 실추된다. 진심 정권 창출에 기여했다면 더 겸손해져야 한다. 그것이 새 정부의 성공을 돕는 것이다. 논공행상은 5년 내내 이뤄진다. 찾을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 주먹구구, 비전과 철학이 없는 인사는 정권의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욕심 있는 사람을 버리고, 전문가를 써야 한다. 일에 대한 욕심이 중요하다. #. 의심(疑心). 확실히 알 수 없어서 믿지 못하는 마음이다. 어떤 일에 확신이 없을 때 주로 생긴다. 삶은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다. 인사도 마찬가지다. 누구를 등용하는냐에 따라 과정과 결과가 달라진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은 엄중하다. 원화값과 주식이 떨어지고 물가와 금리는 오르고 있다. 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래서 경제는 원팀이 중요하다.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 인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경제수석과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금융위원장, 금감원장의 손발이 맞아야 한다. 눈빛만 봐도 알아차릴 수 있는 호흡이 중요하다. 금융권은 제대로된 금융당국 수장을 원하고 있다. 금융위원장까지 윤곽이 나왔다. 마지막 퍼즐은 금감원장이다. 전 정권에선 최흥식 원장(11대)과 김기식 원장(12대), 윤석헌 원장(13대)을 거쳐 정은보 원장(14대)이 금감원을 맡았다. 3년 임기를 채운 사람은 윤 원장이 유일하다. 문제는 금융권의 불만이 많았다는 것. 검사와 제재가 3년 내내 이뤄졌다. 진행 중인 소송도 많다.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미비를 명분으로 금융회사 CEO를 옥죄었다. 앞으로 달려가기도 바쁜데 발목이 잡혔다. 금감원의 건전성 종합검사가 진행됐지만 한 은행에선 수 백 억원대의 횡령사건이 일어났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CEO를 잡겠다는 감독당국이 돈을 빼돌린 직원을 못잡은 꼴이다. 새 정부의 첫 금감원장은 의심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와야 한다. 초심은 흔들리지 않아야 하고, 욕심은 버려야 한다. 그리고 의심은 사라져야 한다. /파이낸스&마켓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2-05-12 06:00:29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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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산업센터 드라이브인 램프 넓어진다

차량을 건물 내부로 진입시키는 방식인 지식산업센터의 드라이브인(drive-in) 시스템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화물차량의 적재함이 점점 커지면서 지식산업센터의 지상·지하 주차장까지 진입하는데 필요한 경사로인 램프(Ramp) 폭을 넓히고 층고를 높게 설계하는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는 것. 특히 주변에 산업단지 배후수요를 겨냥해 공급되는 제조형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대형 화물차량의 진입이 가능하도록 최대 7m의 램프 폭을 적용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램프 폭이 넓을수록 회전반경이 커져 운전하기에 편리하고 안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물 층고도 6m 안팎으로 설계하면서 높은 공간을 필요로 하는 윙바디 하이탑차의 하역작업에도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화물차량을 호실 앞으로 진입시켜 상하차 작업이 가능한 도어투도어(Door to Door) 시스템에서 도어의 가로·세로 길이도 커지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드라이브인 및 도어투도어로 연결되는 호실은 분양 때마다 완판되고 있다"며 "제조형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램프폭, 층고, 대형 화물차 진입여부 등이 주요 선택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고양시 향동지구 5블록에서 램프 폭 3.8m에 지상 12층까지 2.5톤 차량 진입이 가능한 지식산업센터가 분양에 성공하면서 드라이브인 시스템이 더욱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는 더욱 진화된 드라이브인 시스템을 적용한 지식산업센터가 분양된다. 현대건설이 내달 전철1호선 세마역 바로 앞에 공급하는 '현대프리미어캠퍼스 세마역' 지식산업센터는 램프 폭 최대 7m로 설계돼 5톤 화물차량이 지상 10층까지 올라갈 수 있다. 대형 화물차량의 안전한 운행을 위해 입구와 출구를 달리하는 일방통행(원웨이) 램프로 설계한 것도 눈길을 끈다. 대부분의 호실 앞에 주차는 물론 하역작업이 가능한 도어투도어 시스템도 적용된다. 분양 관계자는 "주변에서 들어선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낙수효과로 13개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다"며 "경기 남부의 첨단산업벨트가 구축되면서 지식산업센터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2022-04-27 16:21:43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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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11> 치누아 아체베의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1958년)

[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11> 치누아 아체베의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1958년) 서구 제국주의에 침탈당해 몰락한 슬픈 아프리카의 초상 치누아 아체베(1930~2013년)가 28살에 첫 소설로 쓴 작품인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는 아프리카 탈식민주의 문학의 고전으로 전 세계에서 1000만부가 넘게 팔렸다. 폭력적인 서구 세력의 침탈에 대항해 부족의 문화와 풍습을 지키려는 한 남자의 모습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원주민의 생활과 문화가 서구 세력에 압도되어 서서히 몰락하는 과정을 그렸다. ◆Things fall apart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라는 소설 제목은 예이츠의 시에서 따왔다고 한다. 영어로는 '씽즈 폴 어파트(Things fall apart)'이다. 한국어 제목이 대체로 무난하게 번역된 것 같으나 원제와는 뉘앙스가 다른 점은 어쩔 수 없다. 'Things fall apart'가 이 소설의 주제 의식을 더 잘 드러낸다. 제목이 그렇듯,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는 영어로 된 아프리카 소설이다. 그렇다면, 이 소설을 영문학으로 봐야 하는가, 아프리카 문학으로 봐야 하는가. 영어라는 언어를 사용했으니 결국은 영문학에 포섭되지 싶다. 물론 두 가지 성격이 모두 있다. 아체베는 나이지리아 사람이지만, 기독교인으로 서구 정신에 익숙하고 영어를 잘 쓰기 때문에, 아프리카의 현상을 영어로 소설화했을 때 세계적인 확장성을 갖는다. 그렇지만 문학이라는 게 꼭 사실의 단순 전달만은 아니기에, 예컨대 한국어로 쓴 한국 문학이 우리 공동체의 전통과 정조를 담아내는 것과는 다른 경로를 취한, 세계성에 정향(定向)한 이 소설의 개념화 이면에서 아쉬움을 발견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언어 측면에서 오리엔탈리즘의 한 형태가 아닌가 하는 그런 고민. 나아가 언어를 넘어선 오리엔탈리즘이 이 소설에서, 이 작가에서 어떻게 반영되고 극복되었는가에 관한 궁금증은 불가피하다. 이 소설은 다큐멘터리 또는 르포적인 성격이 강한데, 현실에 존재하는 소재 자체가 너무 뚜렷할 때 또는 현실이 그 자체로 문학적일 때 '가공'은 최소에 머물고 제대로 된 전달이 중요해진다. 그랬을 때 작가라는 프리즘은 과연 오리엔탈리즘과 얼마나 간격을 유지했는지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오리엔탈리즘은 서구가 동양을 열등한 존재로 고착하는 사고의 틀이다. 에드워드 사이드가 정의한 것이 오리엔탈리즘의 일반적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오리엔탈리즘에는 두 가지 방향이 있다. 하나는 서구에서 동양을 바라보는 원형 오리엔탈리즘이고, 두 번째는 복제된 오리엔탈리즘이다. 복제된 오리엔탈리즘은 영국 등 서구 열강의 식민지 지배를 통해 제삼 세계 내부에서 대리인으로 육성된 내부의 지배 계급이 가지는 서구적 사고 체계를 말한다. 제삼 세계 지식인은 대부분 복제된 오리엔탈리즘으로 무장하기 마련이고 한국에서도 그랬다. 이 시기 제삼 세계의 지식인에게는 기본적으로 큰 균열이 있다. 세계를 바라볼 때 근대화라든지 근대성이라든지 하는 것과 결부된 근대 국가 모델 외에 대안이 없기에, 그 방향으로 가야 하기에, 미래는 서구에서 찾아진다. 반면 극복해야 하는 내부의 봉건성은 자기 민족과 연결된다. 그렇다고 자기 민족을 버리고 서구를 무조건 모방하면 되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근본적으로 서양인이 아닌, 서양인이 될 수 없는 사람들이 서구화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기들이 살아가는 땅에서 자신들의 전통과 자신들의 유대관계, 자신들의 공동체, 즉 자신들의 플랫폼 속에서 서구와 연결된 근대화를 추구해야 했기에 자기 민족과 연결된 봉건성이 족쇄처럼 따라온다. 그 균열 속에서 제삼 세계 지식인이 흐느적거린다. 아체베의 이 소설에서는 흐느적거림 속에서 중심을 찾으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자기 민족 안에 존재한 유대와 애정, 공동체성을 지켜내려는 따뜻함과 관계에 대한 애착까지 버리면서 서구화로 가야 하는 건 아니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는 이 문제를 지적한다. 단순히 영어로 쓴 소설이고 오리엔탈리즘의 흔적이 있어 서구가 이 소설에 열광했다고 판단한다면 단편적인 이해이다. 상당히 힘 있게 그리고 술술 읽히는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풀어가면서 전해야 할 메시지는 메시지대로 잘 담아낸 소설이다. 앞서 언급하였듯, 소재 자체가 훌륭하기에 재능 있는 작가가 사건에 적절한 수준으로 잘 가필함으로써 가독성이 뛰어나고 메시지가 뚜렷한 작품을 산출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사건 구성 말고도 심리 묘사나 전개가 탁월하다. 첫 작품인데 노련한 소설가인 양 질질 끌지 않는다. 느릿한 전개가 없고 사건이 일상적인 흐름에서 생생하게 그려진다. 총 맞아 죽을 땐 갑자기 총에 맞고, 도끼로 찍어 죽일 땐 건조하게 또 순식간에 도끼를 휘둘러버린다. 그 일이 일어나게 된 당사자의 심리 상태를 충분히 묘사하였기에 사태를 단순하고 간명하게 처리해도 독자는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조지프 콘래드의 커츠와 치누아 아체베의 오콩코 조지프 콘래드는 영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이다. 콘래드 자체는 폴란드 사람으로 아체베처럼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다. 영문학의 고전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과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을 비교해보자. '암흑의 핵심'의 커츠와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의 오콩코라는 인물에는 모두 제국주의 및 오리엔탈리즘이 개입한다. 오콩코나 커츠 둘 다 소외와 비극의 주인공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오콩코는 오리엔탈리즘 시각에서 오리엔탈리즘 내부에서 겪는 소외고, 커츠는 밖에서 오리엔탈리즘 안으로 뛰어 들어와서 겪는 소외다. 소외와 비극이 일어나는 현장은 오리엔탈리즘 안, 정확한 표현으론 오리엔탈리즘 이념이 기본값으로 깔린 아프리카 안이다. 오콩코와 커츠가 각자의 텍스트 안에서 아프리카라는 공간에 자리하면서 그 시대 그 공간의 특성상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 비슷한 양상을 노정한다. 다만 두 사람에겐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이 정점으로 치닫기 전의 모습이 투영된다. 주인과 노예가 변증법적 전환 과정, 혹은 지양하기 직전까지 변증법적 축적의 양상을 보여주며 오콩코는 내부인으로, 커츠는 외부인으로서 각각 겪은 비극을 그렸다는 차이를 드러낸다. 오콩코와 커츠는 둘 다 문학의 영웅이란 공통점을 지닌다. 흔히 희생양 이론에서 말하는 사회적 맥락과는 다르지만 둘 다 일종의 희생양이다. 둘 다 사회적인 희생양이라기보다는 자발적인 희생양의 길을 걷고, 자기 운명에 희생되는 구조를 취한다. 그리스 비극에서 제시되는 숭고한, 무결한 인간이 아니며 적잖은 결함을 지녔다는 점에서 비극의 주인공이지만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과 다르다는 공통점도 목격된다. 다른 한편으론, 인간적인 결함을 지닌 인간이 통상 그러하듯 빠른 이해타산 속에서 남들처럼 시류에 편승하고 바뀌는 세상에 적응하면서 다른 길을 얼마든지 걸어갈 수 있었지만, 두 소설의 주인공은 그렇게 살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역설적으로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과 닮았다. 결함은 단지 운명으로 향하는 이정표에 불과했다. 동시에 내면의 두려움과 항상 대면하고 그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존엄한 인간으로 싸웠다는 점에서 그들은 근대적이고 실존적인 영웅이다. 자기도 모르게 주어진 운명이 그리스 비극의 특징이라면, 오콩코나 커츠에게 드리운 운명은 굳이 스스로 찾아가지 않아도 될 운명을, 남들이 권하지 않고 회피하는 운명을 기를 쓰고 자발적으로 찾아가는 운명이다. 그럼에도 오콩코나 커츠가 인간적인 결함을 넘어서 마주하는 결말에서는 그리스 비극과 비슷한 숭고함을 느낄 법도 하다. 운명에 맞서는 인간의 모습을 숭고하다고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식민주의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의 시대 배경이 19세기 말이고 소설의 발표 시기는 1958년이니, 두 시기를 유의할 필요가 있다. 19세기 말은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시대의 절정이고, 1958년는 신식민주주의 시대에 해당한다. 소설 속 시대에서는 서구 외세와 제삼 세계의 민족 혹은 지역의 주체 사이의 갈등이 중요한 이슈였다. 내부와 외부의 갈등이 주요 모순인 19세기말과 달리 소설 발표 시기인 1958년의 신식민주주의 시기엔 외세와 민족 자결을 주창하는 주체 간의 갈등이 온존하지만 그것이 약간 뒤쪽으로 물러나게 된다. 외세로부터 훈련받은 제삼 세계 내의 비(非)서구 대리인이 제삼 세계의 새로운 주인으로 등장하면서 독립과 매판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그 과정에서 제삼 세계 민족의 여망과 괴리되는 현상을 보인다. 작가는 자기의 시대와 소설 속 시대를 겹쳐보며 착잡한 심정으로 소설을 썼을 것이다. 아체베는 이 두 가지를 뒤섞어서 소설로 구현한다. 1958년 시점에서 19세기 말을 그렸기 때문에 제국주의의 폐해는 물론 나이지리아 내부의 부족 간, 인종 간, 종교 간 내부 갈등의 모습이 균형감 있게 표출된다. 남성성 및 여성성과 관련한 제삼 세계의 가부장제, 이념대립이 투사된 세대 갈등, 나이지리아 방식의 기독교 수용 등 많은 거대 담론이 삶의 풍경을 통해 서글픈 모습으로 소화되어 소설로 형상화한다. 오리엔탈리즘의 간편한 안티테제는 구조주의인데, 형상화 과정에서 아체베는 구조주의 관점을 불가피하게 채택하는 듯하다. /안치용·인문학자 겸 영화평론가(ESG연구소장)

2022-04-21 09:17:05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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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수요와 공급의 법칙

#. 2년 동안의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도 국내 골프장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절대적으로 골프인구(약 515만명)가 늘었고, 하늘길이 막힌 탓도 있다. 하루 1만5000명~2만명이 해외에서 골프를 쳐야 하는데 이들이 국내에 머물면서 생긴 일이다. 물들어 올 때 노 젓는다고 했던가. 골프장 '악덕 대주주'는 돈을 단단히 챙겼다. 그린피를 올리고, 음식값을 올려서 배를 불렸다. 대부분 사상 최대 실적이라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명이 빠지면 3명이 4명 값을 내라고 '갑질'을 했다. 한 명이 빠진 것은 모르겠고, 그린피는 4명이 친 만큼 내라는 억지였다. 공정위의 직권조사를 차치하더라도 이젠 정신 차릴 때가 됐다. 그간 많이 드셨을 터. 세금혜택까지 누리는 대중제 골프장에서 일어나는 그런 갑질도 얼마 남지 않았다. 시장은 언제나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존재한다. 수요가 많으면 공급자가 헤게모니를 쥔다. 하지만 해외 하늘길이 열리면 공급이 넘칠 일이다. 서비스를 다양화하거나 값을 낮춰 손님을 모실 날이 머지 않았다. #. 최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화두다. 물가도 수급이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 혼란에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까지 더해져 전 세계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기름값, 음식값 등 안 오른 것이 없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신 통계에 따르면 38개 회원국의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7%였다. 걸프전 직전인 1990년 12월 이후 31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회원국 모두 공급이 부족하니 손 쓸 수 없는 일이다. OECD 회원국의 2월 에너지 가격은 26.6%, 식품 가격은 8.6% 급등했다. 우리나라 3월 물가상승률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4%대로 올라섰다. 최근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린 이유다. 연내에도 두 세 번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이 연말까지 한꺼번에 0.5%포인트(p)를 올리는 '빅스텝'을 통해 1.9%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우리나라의 현재 기준금리는 연 1.5%다. 미국과의 금리 역전현상에 놓이지 않기 위해선 최소 0.25%p씩 두 번은 올려야 하는 상황. 돈은 금리가 높은 곳으로 흐른다.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국내에 들어왔던 돈이 떠난다. 우리나라가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제 금리인상은 피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이다. #. 지난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다. 인원, 영업시간 제한이 사라졌다. 2년 1개월간 이어진 지루한 거리두기가 없어진 것. 흩어져야 사는 시대에서 다시 뭉쳐야 사는 시대가 온 걸까. 일상으로의 회복이다. 마지막까지 버틴 소상공인이 이젠 활짝 웃었으면 좋겠다. 다행히 거리에 사람이 늘었다. 음식점도 활기를 찾고 있다.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는 젊은이들도 반긴다. 하지만 실제 거리두기 해제 효과는 엇갈릴 전망이다. 잘 되는 집과 안되는 집으로. 손님이 넘쳐 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으로. 음식점의 경우 맛있거나 가성비가 높거나 친절하지 않으면 외면당한다. 다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시작된 셈이다. 휴대폰 주문 대신 직접 방문하는 수요가 늘어날 게 분명하다. 그렇게 되면 배달 전문 음식점이나 배달업계는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다. 재택 근무 등으로 오래 갈 것 같았던 호황이 주춤하거나 끝날 수도 있다. 세상엔 빛과 그림자가 존재한다. 어느 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 다음을 준비하거나 상황변화에 대처하지 않으면 주저 앉는다. 골프, 물가, 자영업 모두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존재하는 냉혹한 현실이다. /파이낸스&마켓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2-04-21 06:00:15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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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면적 5만평 이상 '지식산업센터' 눈길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처럼 연면적 16만5000㎡(약 5만평)가 넘는 대규모 지식산업센터에 관심이 쏠린다. 기업이 입주하면서 생활권이 형성되는 대규모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랜드마크' 효과로 시세 상승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관리비가 상대적으로 적고 시세 상승이 기대되는 대단지 아파트처럼 수요자를 유입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또 대규모 지식산업센터에는 대개 기숙사가 들어서 입주업체의 복지 만족도를 높일 수 있고 높은 층고, 넓은 대지 면적을 활용해 드라이브인, 도어투도어 시스템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올 상반기에는 수도권에서 연면적 23만여㎡(약 7만평) 안팎의 매머드급 지식산업센터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수요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전철1호선 세마역에서 약 120m 거리인 오산시 세교동 일대에 다음달 분양예정인 '현대프리미어캠퍼스 세마역'은 연면적 23만여㎡ 규모로 국제규격 축구장 32개 크기에 달한다. 최대 층고 6m, 램프폭 7m로 설계해 지상 10층까지 대형 5톤 트럭도 건물 내부의 호실 앞까지 진입할 수 있다. 전철1호선 군포역 인근에서도 대규모 지식산업센터가 나올 예정이다. 지하 4층, 지상 29층에 연면적 24만여㎡ 규모로 조성되는 '군포 트리아츠' 지식산업센터다. 남양주 다산 지금지구에선 지하 3층, 지상 8층으로 들어서는 연면적 19만여㎡ 규모의 '엠큐브 스퀘어 다산'이 홍보관을 열 예정이다. 고양 덕은지구에서 나오는 '아이에스 동서'도 연면적 19만여㎡로 대규모 지식산업센터로 꼽힌다. 분양 관계자는 "대규모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건물 내에서 추가 매매나 임차에 나서는 경우도 생기면서 가치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2-04-20 11:10:46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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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마트 플랫폼 리테일앤인사이트, 대규모 채용

지역마트 기반 O2O플랫폼 '토마토(TOMATO·Tomorrow Mart Today)' 운영사인 리테일앤인사이트가 대규모 상시 채용을 선언했다. 솔루션 도입 매장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모집 분야는 ▲기획과 마케팅 ▲솔루션 영업 ▲IT기획 및 솔루션 개발 ▲플랫폼 운영 ▲AI-블록체인-빅데이터 등 신기술 분야 연구인력 중심이다. 솔루션 영업의 경우 수도권 외에도 대구·부산·대전·광주 등 주요 지역에 사무실을 오픈하고 현지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리테일앤인사이트의 '토마토솔루션'은 클라우드 기반에서 스마트POS·전사적자원관리(ERP)·키오스크·앱이 완벽히 구동되는 IT기술이다. 물류센터 없이 전국 동네마트를 기반으로 1시간 안에 신선식품 배송이 가능한 모델이다. 작년에 토마토솔루션을 출시한 리테일앤인사이트는 현재까지 2000개의 마트에 해당 솔루션을 보급해 2021년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리테일앤인사이트 성준경 대표는 "토마토솔루션이 빠르게 확산되는 배경에는 초기부터 IT전문가와 유통 전문가 등 인재들이 합류한 덕분"이라며 "솔루션의 빠른 보급으로 B2C(기업과 소비자 간)플랫폼과 B2B(기업과 기업 간)플랫폼 기반이 갖춰져 현재 90명 수준인 인력을 오는 2023년까지 200명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2022-04-14 09:36:17 박승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