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박승덕
기사사진
[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3>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1952)

[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3>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1952) -자발적으로 치매 걸린 자의 자살 계획 현대극의 흐름을 바꾸어놓은 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대표작.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두 주인공의 기이한 대화로 구성된 부조리 문학의 정수이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그 무엇을 기다려야 하는 숙명은 삶의 소외와 현대인의 고독, 부재한 소통을 상징하는 걸까. ◆전후 부조리극의 고전 '고도를 기다리며'는 헝가리 출신 연극학자 마틴 에슬린이 정의한 부조리극의 전형적인 사례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부조리극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등장한 많은 전위극의 대표격으로 1950년대~1960년대 초반까지 서유럽을 풍미하였다. '반(反)연극'이라고도 하고 '아방가르드 드라마'라고도 하는데, 불합리 속에 던져진 존재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주제의식은 결국 인간의 고통과 공포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부조리극의 대칭에 있는 것은 전통극 또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실주의 연극이다. 사실주의 연극은 좀 폭넓게 해석하면, 기승전결이 있고 플롯이 있고, 상상할 수 있는 서사에 따라 이루어지는 구조를 갖는다. 부조리극은 이러한 전통극의 구조에서 벗어난다. 예컨대 1막과 2막이 같은 내용으로 반복되고 평이하게 같은 속도로 쭉 직선으로 진행된다. 극의 시작과 끝에서 유사한 순환적 형식이 목격된다.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서로가 서로에 대해 단절된 상태의 '비소통의 소통'이 시도된다. 전통적인 걸 다 깨는 게 반연극이고 부조리극이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전통적인 걸 깬다고 해서 폐허가 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반연극이라는 말 자체가, 무조건적 파괴가 아니라 또 하나의 형식을 선포한다. '반(anti)'라는 게 무엇에 반대하는 것, 그것을 없애는 게 아니라 뒤집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또 다른 형식을 의미하고 그것이 하나의 새로운 구조가 된다. 주제 면에서는 인간 실존 문제를 다룬다. '고도를 기다리며'의 내용에는 당시까지 이어진 실존주의의 많은 논의가 반영됐는데, 특히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의 신화'에 나온 개념들이 그대로 투사됐다고 느끼게 한다. '시지프의 신화'는 '고도를 기다리며'의 구조 문제를 해명하는 키이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고도를 기다리며'에 나오는 인물들의 행위와 상태를 있는 그대로 공감할 수 있지만, 각각의 세트가 가진 구성의 모습은 앞서 얘기한 대로 카뮈의 실존주의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잘 이해할 수 없다. '고도를 기다리며'에서는 반복해서 죽음의 문제가 제기된다. '시지프의 신화'는 철학의 가장 유일한 문제가 자살이라고 단언하며 카뮈는 이 책에서 그럼에도 자살은 답이 아니라는 다소 맥 빠진 결론을 제시한다.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세계 안에 던져진 존재로서 인간이, 불합리하고 모순덩어리인 세계와 대면하면서 생기는 접점에서 느끼는 감정이 부조리다. '접점'에서 부조리가 생긴다는 주장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세계가 부조리한 게 아니다. 그 부조리에서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흔한 방법이 자살이다. 타성적으로 살아가는, 흔하며 덜 실존적인 방법도 있다. 카뮈는 반항하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제안한다. 다만 그게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데에서 카뮈 실존주의가 곤경에 처한다. 반항하면서 살아간다고 해서 그게 행복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하지는 않았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던져진 존재로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이 그것밖에 없기에 우리는 세계와 대면하고 부조리를 겪으면서 자살을 선택하지 않고 반항하고 인식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했고, 이 세상이 살 만한 세상이라서가 아니라 자살할 이유가 없어서 참고 견디면서 뭔가를 꾸역꾸역해나가는 게 삶의 이유라고 하였다. ◆근대인의 고독과 고도 에덴동산에서 불멸의 존재로 창조된 인간은 죄를 지어 에덴동산에서 쫓겨났을 뿐 아니라 불멸성을 상실하고 죽어야만 하는 유한한 존재로 변경된다. 이런 전락은 그러나 신이 자신의 독생자를 인간의 모습으로 인간 세상에 보내어 구원을 약속함에 따라 인간이 믿음을 통해 죄 사함을 받고 영생을 얻게 되는 극적인 반전으로 전환된다. 변증법적 지양을 통해 이향(離鄕)의 인간이 본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는 이러한 구상은, 이성을 앞세워 스스로를 신의 잠정적 대체물로 간주한 근대인이 나타나기 전까지의 인간에겐 크나큰 위안이자 삶의 주춧돌이었을 것이다. '그저' 죄를 자복함으로써 이 힘겨운 이승의 삶을 끝내고 본향에서의 복된 삶을 기약할 수 있다는 기독교적 확신은 아무튼 삶을 살만한 것, 혹은 최소한 견딜만한 것으로 만들어주었으리라고 추측할 수 있다(이 확신이 오해였다는 신학적 반론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근대의 도래와 함께 '귀향'은 저지됐다. 이른바 이성을 지닌 (신을 잠정적으로 대체하는) 존재로 새롭게 계몽된 근대인은 귀향에 관한 신의 변증법적 구상에 반기를 든다. '귀향' 자체는 어쩌면 근대인에게도 매혹적인 설정일 수 있었다. 아마도 근대인이 감내하기 힘들었던 건 죄의 자복이 아니었을까. 자신을 죄인으로 단죄하는 상태에서 근대인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죄인됨'이란 존재한정은 세계정복을 앞둔 진취적인 근대인에게 불편하기 그지없는 걸리적거림이었다. 신이 만든 세계 안의 죄인이 아니라 신이 없는 세계의 정복자를 꿈꾸는 인간은 그리하여 죄를 사함 받는 존재론적 번거로움을 피하고 대신 죄를 탕감받는 합리적인 개척을 선택한다. 여기서 문제는 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죄를 탕감해버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근대인은 인류 역사에서 처음으로 주체가 된다. 근대 이전의 유일한 주체가 신이었다고 할 때 근대 이후의 인간은 그러므로 형식논리상으로는 신적인 존재가 된 것이다. 근대에 이르러 (형식논리상) 신적인 존재에 도달한 인간이 자신의 신성을 인증할 수단은 자신의 바깥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이성'이었다. 그러나 곧 이성의 권능은 인간을 신적인 존재로 만들어주었다기보다는 인간의 원초적 고독과 존재론적 한계, 인식론적 분열을 일깨웠을 뿐이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그렇다고 이성이 아닌 다른 권능에 의지할 수는 없었다. 신과 달리 인간은 마침내 자신에게서 자신을 인증할 수단을 찾아낼 수 없다는 숙명에 직면한다. 이 숙명을 전후(戰後)의 정신적 황폐함 속에서 예민하게 지각한 것이 실존주의이며, '고도를 기다리며'이다. 이러한 맥락 가운데서 카뮈의 설명을 들으면 '고도를 기다리며' 속 인물들의 행동과 상황이 이해된다. 고도는 실존주의에서 말하는, 어쨌든 살아야 하는 모종의 이유를 상징한다. 작품 속 등장인물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 같은 이에게 죽어야 하는 이유이자 죽지 못할 이유가 되고 서로가 연대하고 의지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또 다른 등장인물 포조와 럭키는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을 상기하게 한다.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은 헤겔적인 세계관을 나타내고 특히 노예가 주인을 전복하게 되면 전통극을 부조리극이 뒤집었듯 마르크스를 떠올리게 된다. 거대담론을 전개한 게오르그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은 실존주의자는 아니다. 카를 마르크스는 관점에 따라 실존주의자일 수도 있겠지만, '고도를 기다리며'와 같은 실존주의자는 확실히 아닐 것이다. '고도를 기다리며'에서는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과 같은 극적인 해법이 배제된다. 대신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이 작동하는 세상이 드러내는 부조리를 극중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라는 실존주의자들이 대면하면서 끊임없이 자기의 실존을 각성하고 대화하고 끌어안고 그러면서 우리가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서로 확인시키지만, 내일 목매겠다고 계획 때문에 오늘 당장 목매지는 않는다. 반복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들은 내일이 와도 목을 매지 않을 것이다. 내일은 또 내일의 기다림이 주어진다. ◆자발적 치매 어떤 논자는 그래서 등장인물들이 치매 걸린 사람의 모습과 닮았다고 한다. 흔히 치매를 피해야 할 질병이고 인간의 존엄이 파괴되는 상태라고 생각하지만, 불합리한 세상에서 스스로 자살을 선택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스스로 원한 '디스오더(disorder)' 속에서라도 무언가를 기다리면서(혹은 기다리는 척하며) 삶을 꿋꿋하게 견뎌내는, 자발적 치매가 유일한 해법일지 모르겠다. 그건 비극적인 세상이다. 실존주의에서 말하는 세상은 결코 긍정적인 세상이 아니고 비극적인 세상이다. 우리는 깨어 있으면서 그 비극을 참고 견디면서 죽지 말고 살아야 한다는 게 실존주의의 세계관이다. 왜 삶에 던져졌는지 이유를 모르지만 말이다. '고도를 기다리며'와 '시지프의 신화'를 연결해보자. '시지프의 신화'에서 반복해서 설명하는 돌 밀고 가는 장면에서 인간은 각각 다른 무게의 돌을 밀고 오르막을 올라가다가 각각의 정상에 도달하기 직전 돌을 확 밀어 올리면 돌이 다시 밀려 내려오지 않고 그러면 정상에 모처럼 고통 없이 올라가 돌이 아래로 굴러 내려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내려가는 돌을 아주 잠깐 멍하니 바라보다가 황급히 곧 따라 내려가서 바닥에서부터 다시 밀어 올리기 시작하는데, 이런 모습이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모습과 같다고 하겠다. /인문학자 겸 영화평론가(ESG연구소장)

2022-01-27 08:00:06 박승덕 기자
기사사진
[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때늦은 반성과 후회

#. 반성은 자신의 내면 상태를 보거나 행동을 돌아보는 것이다. 이전의 잘못을 깨닫고 뉘우치는 후회와 비슷하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반성문'을 내놨다. 그는 "국민의 분노와 실망, 상처를 덜어드리기에 민주당의 반성과 변화, 쇄신이 많이 미흡했다"며 "지금도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저희의 부족함 때문이라는 것을 깊이 통감한다"고 했다. 그는 또 "심화하는 사회적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결하는데 유능하지 못했고, 뼈아픈 부동산 정책 실패와 인사 검증 실패에도 국민께 제때, 제대로 사죄드리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해 "우리 민주당 정부의 어두운 유산"이자 "우리의 오만과 내로남불의 반사효과"라며 "반성한다"고 했다. 정권 말기에 나온 때늦은 반성이지만 솔직한 고백에 박수를 보낸다. 그의 반성이 30%대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재명 대선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것일 지라도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 주식시장에 뛰어든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최근 패닉에 빠졌다. 올 들어 개미들의 주식 보유자산만 70조원 안팎이 사라졌다. 지난 2020년부터 동학개미(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동학개미는 2020년 국내 주식시장에서 63조8083억원어치의 주식을 샀다. 2021년에는 무려 76조8063억원 어치를 쓸어 담았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25일까지 6조8342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국내 증시 수급 주체가 개미로 바뀐 셈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개인이 산 만큼 국내 주식을 팔았다. 한국 증시를 떠받치는 주체가 동학개미다. 그런데 최근 시장 움직임이 심상찮다. 코스피는 2800선마저 붕괴됐다. 미국의 금리인상 등 긴축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빚투(빚내서 투자)'한 개미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빚투족은 주식투자를 여윳돈으로 해야 한다는 격언이 들리지 않았을 터. 2030세대에게 증시격언은 '꼰대(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 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질을 하는 직장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들의 말 처럼 들렸다. 주식은 신도 모른다.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실적이 동반되지 않는 주식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망하지 않고 오래 갈 기업을 찾는 일이 쉽다면 누구나 돈을 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늦었지만 반성하고 손절할 수 있는 용기를 내야 한다. #. 최근 비트코인 시장에서도 악소리가 나온다. 지난 25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4300만원대다. 지난해 11월 기록했던 최고가(8200만원)를 감안하면 두 달 반 만에 47%나 폭락했다. 이더리움 역시 지난 21일 380만원대에 거래됐지만 이후 급락하면서 이틀간 21% 하락해 300만원대가 붕괴됐다. 최고가(580만원) 대비 50% 폭락한 셈이다. 24시간 거래되는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들은 후회와 반성의 연속이다. 일부 투자자는 코인투자로 수익을 내며 큰 돈을 벌었다. 회사를 떠나는 사람까지 속출했다. 하지만 반대도 많다. 24시간 거래되는 코인시장에는 폐인(아무것도 못할 정도로 망가진 사람 또는 극단적으로 심취한 사람)들이 큰 돈을 잃고 가족, 친구와 멀어지는 경우도 있다. 후회하지만 때는 늦었다. 회사에서 쫓겨나고, 집에서도 홀대 받는다. 만시지탄이지만 시장을 떠나라. 신기루 같은 희망고문에서 벗어나 정당한 노동력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 한 정신과 의사는 이렇게 조언한다. '최고의 우량주는 자기 자신이니까 본업과 일상에 집중하라'고. /파이낸스&마켓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2-01-27 06:00:21 박승덕 기자
기사사진
현대건설, 작년 영업이익 7535억원…전년比 37.3%↑

현대건설은 26일 2021년 연간 연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18조655억원, 영업이익 7535억원, 당기순이익 5495억원, 신규 수주 30조269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141.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7.3%, 신규수주는 11.5% 늘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수주는 경기도 파주 운정 복합시설 신축공사, 부산 범천 4구역 재개발 정비사업, 제주 한림 해상풍력발전 투자개발 사업 등 국내사업 수주와 페루 친체로 신공항터미널 공사, 사우디 하일-알 주프 380kV 송전선 공사 등 해외공사를 통해 11.5% 늘었다. 이는 현대건설이 지난해 목표한 25조4000억원을 119.2% 달성한 것이다. 수주잔고는 전년 말 대비 20.7% 증가한 78조7608억원을 유지하고 있어 4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매출은 국내 주택 부문에서의 견조한 실적과 사우디 마르잔 가스처리 공장,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고도화설비 공사 등 해외 플랜트 현장 공정이 본격화되면서 전년 동기 6.5% 증가한 18조65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3% 증가한 7535억원을 기록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5조2810억원이며, 순 현금도 3조1212억원에 달한다. 또한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으로 유동비율은 191.1%, 부채비율은 108.2%을 기록했다. 신용등급은 업계 최상위 수준인 AA-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2022년에도 견고한 재무구조와 최고 신용등급을 기반으로 경영 안정성을 유지하고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을 통해 '안전하고 행복한 글로벌 건설리더'를 꾀한다. 올 수주 목표는 28조3700억원이다. 매출은 사우디 마르잔 가스처리 공장,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 등 해외 대형현장에서 매출이 본격화되고 국내 사업의 지속적인 매출 증가로 19조7000억원 달성이 목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한 기업경영으로 지속가능성장을 도모하고 SMR(소형모듈원전) 및 수소 플랜트 등 에너지 전환 신사업으로 미래 핵심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며 "앞으로도 회사의 권한 위임과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대·내외 다양한 고객들과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행복한 조직 문화를 구축해 함께 성장하는 회사로서의 명성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2-01-26 16:33:03 박승덕 기자
기사사진
금호건설, 소규모정비사업 인천·대구서 잇따라 수주

금호건설은 '인천 용현 성신아파트 소규모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이 사업은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용현동 627-85 일대 6000㎡를 재건축해 연면적 약 4만5000㎡의 지하 3층~지상 33층 아파트 2개동, 211가구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오피스텔 140실도 함께 공급한다. 공사금액은 약 650억원이며, 착공은 오는 2024년 예정돼 있다. 용현 성신아파트 주변에는 약 3000가구 규모의 용현동 금호어울림 1~4단지가 금호어울림 타운으로 조성돼 있다. 아파트 주변에는 신선초·신흥중·신흥여중 등이 위치해 있어 교육 접근성이 양호하고, 인하대병원, 이마트 등도 가까운 편이다. 또 인천내항 특화개발사업이 계획돼 있는 만큼 관광·문화·산업단지 인프라 구축으로 도시개발 수혜지로 주목된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올해 정비사업 2개를 연달아 수주하면서 연초부터 약 1120억원의 수주금액을 기록했다"며 "소규모정비사업이 확대되는 만큼 지속적인 수주를 통해 소규모정비사업의 강자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건설은 1월 초 '대구 서울중동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대구광역시 수성구 중동 551-1 일대에 아파트 200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공사금액은 약 470억원이다.

2022-01-26 10:27:38 박승덕 기자
기사사진
현대엔지, 국내 최고층 모듈러 아파트 짓는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이달 말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사업인 '용인영덕 A2BL 경기행복주택'을 본격 착공한다. 26일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용인영덕 A2BL 경기행복주택 사업은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이다. 경기주택도시공사와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현대엔지니어링·금강공업)이 사업협약을 체결하고 수행하는 주택건설 사업이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751-3 일원에 지상 13층, 전용면적 ▲17㎡ 102가구 ▲37㎡ 4가구 등 총 106가구 규모다. 오는 2023년 초 입주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 중인 중고층 모듈러 국가 R&D연구단(국토교통부 지원)의 실증사업이다. 기존 국내 모듈러 주택은 6층 이하의 저층 규모에 한정됐지만 중고층 모듈러 국가 R&D연구단과 협력해 국내 최고층(13층)에 특화된 설계, 제작, 운송 및 시공 기술을 구현할 계획이다. 모듈러 공법이란 첨단 건축 기술을 바탕으로 주요 구조물과 건축 마감 등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후 현장으로 운송, 조립해 건축물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기존 방식과 비교해 20~50%의 공기 단축은 물론 공사 과정에서 소음, 분진이 적고 폐기물도 덜 발생해 최근 차세대 친환경 건설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현장 작업을 최소화해 안전성을 향상 시킬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최근 건설현장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모듈러 건축은 미래 핵심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라며 "모듈러 공법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 국내 모듈러 건축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는 건설사로 발돋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2022-01-26 10:15:33 박승덕 기자
기사사진
SK에코플랜트, 베트남서 '전력·탄소배출권 확보'

SK에코플랜트가 베트남 태양광 사업을 통해 친환경 전력 생산과 탄소배출권 확보 등 두 토끼 잡기에 나섰다. SK에코플랜트는 베트남에서 현지 지붕태양광(Roof Top Solar) 전문 기업 나미솔라(Nami Solar)와 손잡고 4년간 총 2억달러를 투자해 250㎿ 규모의 지붕태양광 사업을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지붕태양광은 건물 지붕에 패널을 설치하는 분산형 발전방식이다. 양사는 앞서 지난해 8월 이번 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법인 '새턴솔라에너지(Saturn Solar Energy)'를 설립한 바 있다. 지분율은 SK에코플랜트가 49%, 나미솔라가 51%다. 이번 사업은 양사의 공동 투자로 진행하며, SK에코플랜트는 탄소배출권 등록·발급·전환·판매 등을, 나미솔라는 사업개발, 인허가, 직접전력구매계약(DPPA), EPC(설계·조달·시공) 운영 등을 담당한다. SK에코플랜트는 이미 지난해 4월 민간 건설사 최초로 베트남에서 추진하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의 '프로그램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청정개발체제) 사업'으로 등록해 국내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프로그램 CDM 사업은 글로벌 온실가스 감축 방안의 하나로 온실가스 감축 사업 실적 만큼 유엔(UN)으로부터 탄소배출권을 인정받게 되며, 이를 통해 기업 자체 배출량의 상쇄 또는 다른 기업 대상으로 판매가 가능하다. 이번 사업은 베트남 남부 및 중부 지역에 위치한 산업단지 4곳과 연계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산업단지 내 대형 공장 및 창고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친환경 전력을 생산하며, 생산된 전력은 주로 산업단지에서 자체 소비되고, 일부는 베트남전력공사(EVN)에 판매할 예정이다. 또 재생에너지인 태양광 발전을 통해 확보한 탄소배출권은 국내로 들여와 탄소배출권 의무할당 기업에 판매할 계획이다. 정규철 SK에코플랜트 리뉴어블(Renewable)사업 담당임원은 "이번 사업은 양국 정부의 탄소 감축이라는 동일한 공감대가 형성돼 시작됐다"며 "양사가 가진 강점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창출해 탄소배출권 확보가 가능한 다양한 재생에너지 사업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2-01-25 10:17:01 박승덕 기자
기사사진
롯데건설, 안전 소통 창구 '안전소통센터' 확대

롯데건설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소통센터'를 확대 운영한다. '안전소통센터'는 사업장 주변의 위험요인 등 안전·보건에 관련된 사항을 제안받아 신속하게 개선하고 조치하기 위한 소통 창구다. 이 채널은 롯데건설에서 근무하는 임직원과 파트너사, 근로자 등 모든 종사자가 참여 가능하다. 제안 방법은 현장 속 위험요소 또는 안전 개선사항 발견 시 사진촬영 후 롯데건설 공식 홈페이지에 새롭게 신설된 '안전소통센터' 접속을 통해 제안할 수 있다. 또한, QR코드를 통한 홈페이지 접속, 유선전화를 통해 접수할 수도 있다. 제안된 내용의 결과는 7일 이내 확인 가능하다. 제안 내용은 익명으로 접수 가능하며, 내부 검토 후 시행 가능 여부를 확인해 전 사업장에 반영할 계획이다. 또한, 안전 개선에 기여한 제안은 내부 심사를 거쳐 포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롯데건설은 지난해 12월 대표이사 직속 안전 조직을 안전보건경영실로 격상해 3개팀으로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건축, 주택, 토목, 플랜트 등 각 사업본부 내에 본부장 직속으로 안전팀을 별도 신설하는 등 안전 관리 강화에 힘쓰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25일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의견을 제안할 수 있도록 새로운 소통채널을 확대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2022-01-25 10:07:02 박승덕 기자
기사사진
포스코건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5억 기부

포스코건설이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억5000만원을 기부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일 윤덕일 경영기획본부장과 박철호 기업시민사무국장이 방문해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조상범 회장에게 성금을 전달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에 전달한 기부금은 미래세대들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지역사회 배려계층의 생활환경개선에 도움을 주며 해양환경보전을 위한 친환경 저탄소 활동에 쓰일 예정이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전사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적극 전개해 낙후된 도시 인프라 재생과 배려계층 주거환경개선, 탄소 중립 및 지역사회 문제해결 지원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과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연안 정화활동 및 탄소흡수 염생식물 식재 등 블루카본 활동을 해양경찰청과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임직원들로 구성된 30여개 재능봉사단은 인천지역과 전국 현장 인근의 아동 청소년들에게 드론, 요리, 생활체육 등 재능기부를 통해 미래세대들이 잠재력을 찾아 꿈을 키우는데 도움을 주고, 배려계층을 위해서는 불연성 소재 도배, 장판 교체, 문턱 제거 등 건설업의 전문성을 살린 주거환경개선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지역사회가 지속가능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적으로 실시해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0년 인천 송도로 사옥을 옮긴 포스코건설은 지난해까지 12년간 40억3400만원의 성금을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2022-01-24 15:33:47 박승덕 기자
기사사진
현대건설, 업계 첫 'H-안전지갑제도' 시행…인센티브

현대건설이 업계 최초로 근로자에게 무재해 인센티브를 제공해 자율적인 안전 관리를 독려하는 'H-안전지갑제도'를 시행한다. 'H-안전지갑제도'는 현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가 ▲안전수칙 준수 ▲법정 안전교육 이수 ▲안전 신고 및 제안을 할 경우 해당 근로자에게 각 달성 항목에 대한 안전 포인트를 지급해 주는 인센티브 제도다. 이번 제도는 지난 2021년부터 운영방안을 확정해 플랫폼을 개발하고 올 1월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1분기 내 전 현장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현장 근로자가 당일 출근해서 기본 안전수칙을 준수하면, 본인 무재해 근무일수에 비례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근로자는 현대건설에서 제공하는 H-안전지갑 플랫폼에 가입한 후, QR체크인 등 현장근무 확인을 통해 일별 최소 100포인트에서 최대 1600포인트를 지급받게 된다. 적립된 포인트는 1대 1 비율로 네이버 페이 포인트 전환이 가능하며, 네이버 쇼핑 및 네이버 페이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네이버 페이 결제 시 사용할 수 있다. 단, 작업 중 사고 발생 및 불안전한 행동 표출 시에는 기존 가중치 포인트는 초기화된다. 현대건설 현장에 신규 채용된 근로자들은 신규 및 정기적 안전 교육 이수하면 안전 교육 이수 인증을 통해 500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해당 근로자는 현장에서 진행하는 법정 신규 채용자 교육 혹은 정기 안전교육을 이수받게 되는 경우 안전 교육장에 설치된 단말기 QR 인식을 통해 자동으로 포인트를 획득하게 되며, 앱을 통해 자신의 누적 포인트 및 신규 포인트 현황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H-안전지갑 제도 시행을 통해 현장 근로자의 안전 의식 내재화와 안전 관리 솔선수범을 기대한다"며 "향후에도 지속적인 안전 관리 시스템 강화로 안전하고 행복한 현장 근무환경 조성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2-01-24 15:24:46 박승덕 기자
기사사진
[분양캘린더]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등 9곳 8002가구 청약

1월 넷째주에는 설 연휴를 앞두고 분양시장이 한산할 전망이다. 이번주에는 모델하우스는 한 곳만 문을 열 예정이다. 설 연휴를 앞두고 견본주택 오픈을 준비했던 건설사가 일정을 미루고 있어서다. 23일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인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1월 넷째 주에는 전국 9곳에서 총 8002가구(공공지원 민간임대 포함, 행복주택 제외)가 청약 접수를 받는다. 이번주에는 전체 일반물량(8002가구) 중 절반 이상인 4227가구(52.8%)가 수도권에서 분양된다. 그 중에서도 서울 강북구에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경기 안양시에 '안양 어반포레 자연앤 e편한세상' 등 4011가구가 대단지로 공급돼 수요자들의 관심이 예상된다. 지방 주요 단지로는 충남 천안시에서 '호반써밋 포레센트', '한화 포레나 천안노태'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번주 당첨자 발표는 9곳, 계약은 '달서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 등 18곳에서 진행된다. GS건설은 24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 791-364 일대에 공급하는 '북서울자이 폴라리스'의 1순위 해당지역 청약 접수를 받는다. 오는 25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삼룡동 218-33 일원에 들어서는 '호반써밋 포레센트'도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 나선다. 한화건설은 오는 28일 충북 청주시 모충동 산 62-10 일원에 공급하는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의 모델하우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2022-01-23 10:36:49 박승덕 기자
기사사진
[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2>프란츠 카프카의 '소송'(1925)

[안치용의 세계문학 파노라마] <2> 프란츠 카프카의 '소송'(1925) "개같이" 빛난 서른 살 남자의 죽음 프란츠 카프카(1883~1924)의 '소송'에서 주인공 요제프 K는 서른 살 생일 아침에 아무런 잘못 없이 체포당했다가 서른한 살 생일 전날 밤에 가슴에 칼이 찔려서 죽는다. 죽으면서 남긴 말은 "개같이"이다. 이 소설은 365일을 다룬다. 그 1년 동안 요제프 K라는 사람이 죄 없이 체포돼서 가슴에 칼이 박히고 그 칼이 두 번 비틀려 죽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진다. ◆작품 속 인물과 마찬가지로 경계인이었던 카프카 원제는 독일어로 'Der Prozess'이고, 영어 제목은 'The Trial'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심판'이라는 제목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소송'이라고 제목을 붙이기도 하는데, 많이 쓰는 '심판'은 좀 부적절한 제목이다. '심판'은 일본식 번역 오용의 답습 사례로 많이 거론된다. 원어 자체가 'Prozess'인 데다, 특정 시점을 잘라서 얘기하는 게 아니고 365일의 흐름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원제가 의미를 훨씬 더 잘 드러낸다. '성' '변신'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서도 카프카적인 독특한 소설기법을 목격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이걸 불편하게 느끼고, 어떤 사람은 몽환과 냉정한 리얼리즘의 혼합이라고 하며 열광한다. 카프카적 서술에는 비(非)사실과 사실이 같이 등장하는데, 비사실을 가장 사실적으로 그려냄으로써 사실을 더 뚜렷하게 보여주는 서술 태도라고 평가할 만하다. 이 소설은 미완성 소설로 알려졌지만, 읽어보면 이게 왜 미완성 소설인지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완성돼 있다. 카프카는 비사실을 사실적으로 그림으로써 사실에 있는 비사실적인 요소들을 발라내고 사실의 정수만을 보여주는 형식을 취하고 그렇게 완성된 미완성을 보여준다. 작품을 읽을 때 우리는 대체로 작가를 함께 읽는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게 있기는 하지만, 특히 서구에서는 부친과의 관계가 작가의 정신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카프카도 마찬가지였다. 아버지라는 절대 권위 앞에서 미약하고 흔들리는 아들로서 카프카는 끊임없이 주변인을 전전하였고 분열과 괴리, 양분(兩分)을 끝내 벗어나지 못했다. 카프카가 낮에는 노동자재해보험국에서 일하다가 밤에는 작가의 일을 했고, 프라하에 사는 독일어를 쓰는 유대인이었다는 사실은 그의 근본적 분열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카프카는 '아슈케나즈 유대인'(아슈케나짐)으로 분류된다. '아슈케나즈'가 히브리어로 독일을 의미하니, '아슈케나즈 유대인'은 문자 그대로 독일(계) 유대인이다. 스페인 지역을 빼고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전역에 거주한 유대인 전체를 일컫기도 한다. 카프카가 '어머니'라고 말한 '보헤미아의 고색창연한 수도' 프라하와 프라하를 안은 보헤미아는 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속령이었다. 평생 거의 프라하에서 살았지만 따라서 카프카의 국적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된다. 그를 둘러싼 언어와 민족이 복잡다단했고, 그는 독일어로 소설을 남긴 유대인이었다. 카프카가 나치가 득세하기 전에 유명을 달리해 알지 못했지만, 그의 여동생들이 나중에 나치의 가스실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까지 함께 떠올리면 여러모로 마음이 복잡해진다. 우리가 일제강점기 때 조선인으로 살아간 것과는 완전히 다른 또 다른 복잡한 상황이었다. 그의 생애의 중요한 시기는 1차 세계대전(1914~1918년)의 직접적 영향 아래 있었다. 반유대주의, 게르만주의, 슬라브주의 같은 반문명적 괴물이 유럽을 활보하였고, 누구나 그걸 의식할 수 있는 형편이었다. 유대인이라면 더 그랬을 것이다. 카프카는 결국 자신의 민족을 핍박하고 학살하게 되는 게르만주의의 언어로써 문학 작품을 남긴 사람인데, 그렇다고 그를 '게르만'적 사유의 인물이었다고 말할 수는 당연히 불가하고, 게르만주의의 대립항에 해당하는 시오니즘을 받아들인 사람 또한 아니었다. 세계사적 혼란과 분열의 상황에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지만 예민하게 시대를 지각하며 고뇌하는 지식인으로 살다가 40살을 갓 넘겨 죽었다. 합스부르크 왕가 지배의 체코에서 독일어를 구사하는 유대인으로 살았고, 아버지의 억압에 억눌리고 총괄적 분열 속에서 삶을 버텨낸 예민한 작가 카프카의 자양은 모든 것에서 주변인이자 경계인이었다는 숙명이 아니었을까. ◆실존주의 소설인 듯 아닌듯 카프카는 자신의 소설에서 실존을 그리는 데 역점을 두었을까. 장 폴 사르트르를 비롯하여 후대 실존주의 작가들이 실존주의의 문학적 형상화와 연관지어 카프카에 많이 열광했다. 사실 카프카의 소설에는 인간 실존 또는 인간 존재의 불완전성과 고뇌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들어 있기는 하다. 카프카의 소설을 실존주의 소설이라고 분류할 수는 없지만, 그의 소설에 그런 성향이 강하게 배인 것을 부인하지 못한다. 그리스 비극과 관련지어서 생각해보자면, 고전 비극의 구조와 요제프 K가 자리한 '소송'의 구조는 닮았다. 이 소설에서 제일 유명한 문장이자 첫 문장은 "내가 잘못하지 않은 것 때문에"이고, 그렇게 요제프 K가 체포당한다. '체포당하는 것'과 '내 잘못 없이'가 결합한다. 무고한 희생이다. 얼핏 카프카의 실존주의와 그리스 고전 비극이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둘 사이엔 곧 차이점이 발견된다. 그리스 비극에서는 주인공인 영웅이 '내가 잘못하지 않은 것'을 안다. 그런데 실존주의에서는 비록 '내가 잘못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은 하지만 '내가 잘못하지 않은 것'을 모른다.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아는가, 모르는가가 그리스 비극과 '소송'의 차이다. 희생은 동일하다. 그리스 비극에선 어떤 인물의 희생이냐가 중요한 반면 카프카 소설에서는 인물의 어떤 상황에서의 희생이냐가 핵심이다. 무결한 영웅적 인물의 장엄한 불행과 불가해한 상황 속에 던져진 어떤 인물의 무력한 분투가 대비된다. 체포당한다는 것은 판결을 받는 게 아니다. 그래서 '심판'이 부적절한 제목일 텐데, 체포당한다는 것은 폭력에 포획당하지만, 향후 상황 전개는 불확정적이다. 그리스 비극 영웅들의 결말은 다르다. 결말이 확정적으로 정해져 있다. 실존주의에서는 인간을 '던져진 존재'(der Geworfene)로 규정한다. (수동태를 쓴) '던져진 존재'를 인간 존재의 본질로 파악한 실존주의자들은 '소송'의 첫 문장을 읽고 아마 손뼉을 쳤을 수 있겠다. 본인이 하지 않은 잘못 때문에 요제프 K가 체포된 것을 실존주의 전형으로 봤을 법하다. 그리스 비극의 영웅에게 운명은 신탁을 통해 미리 확정돼 있고 어느 순간 자신도 그 신탁을 알게 되지만 카프카 소설의 주인공은 자신이 잘못하지 않은 상황에서 체포돼 법정을 들락거리거나, 성을 기웃거리거나, 벌레가 돼서 집안에서 빈둥거릴지라도 결말은 주인공에게 미확정이다. 카프카 소설의 주인공은 자신이 왜 이런 상황에 부닥쳐 있고 어떤 선택을 내려야 올바른지 모른다. 그는 모르는 가운데 선택을 한다. 보기에 따라 이렇게 (수동적으로) 선택하는 카프카 소설의 주인공은 영웅적이다. 그리스 비극의 영웅은 타고난 숭고함과 우월함 때문에 영웅이고, 다시 말해 이미 영웅이란 숙명이 주어져 있지만, 카프카 소설의 주인공은 주어짐 때문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서 (비자발적이긴 하지만) 선택하고 결행함으로 모종의 영웅이 된다. 이러한 주장은 실존주의에 기반한 영웅의 발굴이다. ◆불멸의 카프카, 불멸의 요제프 K 영웅 요제프 K에게 무죄로 판결받을 가능성은 그러나 전무하다. 이 소설이 비극의 결말을 피하려면 무죄를 받는 방법이 있고 그것이 어렵다면 판결을 끝없이 지연시키는 방법이 있다. 미완성작으로 간주된 이 소설은 이 두 가지를 거부하고 가슴에 칼이 꽂혀서 칼이 두 번 돌려져 죽으면서, "개같이"라는 말을 남기는 결말을 택한다. "개같이"라는 이 말이 죽음에 관해서 얘기한 건지 인생에 관해서 얘기한 건지, 어느 쪽인지 둘 다인지는 알 수 없다. 아무튼 요제프 K는 자신의 죽음에 즈음하여 수치(羞恥)를 인식했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이루어진 이같은 인식은, 무엇인가에 대한 주체적인 절박한 판단이며 따라서 최종적으로 결행한 주체의 선택이자 행동이다. 무엇인가에 대해 주체적인 선택을 통해 수치를 자각하는 이 사람은 그러한 인식으로 추락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행동으로 비로소 상승한다. 이때 이것을 영웅적인 행위라고 불러도 무방하며, 평생 남루한 인생은 이 단말마의 짧디짧은 시간에 "개같이" 빛나게 된다. 이 사람은 카프카의 영웅이며, 또는 실존주의의 영웅이다. 그리하여 카프카 자신도 실존주의의 영웅으로 추앙받게 된다. 비록 그 빛남은 "개같이" 짧았지만, 작품 속 주인공 요제프 K와 작가 카프카는 불멸한다. 게오르크 루카치 같은 마르크스주의 비평가들은 카프카가 가진 비활동성, 우유부단함, 경계에 서 있음, 그리고 그의 진공과 탈역사성을 불편해하는 경향을 드러낸다. 탈시대적이고 진공에 부유하면서 다의적인 해석이 가능하고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닌 카프카의 인물들이 그들에게 불편할밖에. 그래도 그 빛남은 그들도 어쩌지 못했다. /인문학자 겸 영화평론가(ESG연구소 소장)

2022-01-20 08:31:42 박승덕 기자
기사사진
정몽규 HDC현산 회장, 사퇴…"전국 현장 안전진단"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광주광역시 아파트 붕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을 사퇴했다. 1999년 현산 회장직에 오른 이후 23년 만이다. 그룹 회장직과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정 회장은 사고 아파트의 완전 철거와 재시공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17일 서울 용산구 HDC현산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사건(작년 6월9일 광주 학동참사 등 )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사고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 회장은 우선 지난해 6월9일 발생한 광주 학동참사 이후 7개월여 만에 아파트 외벽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사과했다. 그는 "잇단 사고로 회사 신뢰가 땅에 떨어져 죄송하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수습과 관련해 "광주시, 정부기관과 힘을 합쳐 사고 현장을 안전하게 관리하면서 구조작업 중인데 앞으로도 신속하게 실종자를 구조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HDC현산 회장직 사퇴의 뜻을 밝히며 전국 건설현장에 대한 외부 안전진단 등을 통해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지구 아파트는 안전에 대한 염려가 없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며 "전국 건설현장에 대한 외부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안전과 품질 상태를 충분히 확인해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했다. 정 회장은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이 시간 이후 HDC현산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다시 한 번 광주 사태 피해자와 가족,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2022-01-17 13:54:31 박승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