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찾는 관광객 편의 높인다' IT업계, 外人 '맞춤형 서비스' 확산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로컬 플랫폼 사용에 불편함을 느꼈다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국내 주요 IT기업들은 이들의 편의를 증대시키고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맞춤형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9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77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8%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전인 2019년과 비교해 상반기 방한객의 91% 수준을 회복한 수치다. 외국인 관광객이 불편함을 겪는 이유 중 하나가 한국이 글로벌 플랫폼보다는 자국 플랫폼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국 플랫폼은 한국인들에게는 편리하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오히려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구글 지도'는 한국에서 도보 길찾기 안내가 불가능하며, 지도 정확도도 떨어진다. 이는 구글이 한국 내 서버를 두지 않아, 제한된 지도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최규완 경희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디지털 서비스들로 인해 역설적으로 갈라파고스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민간이나 정부의 정책 담당자들이 관광객의 입장에서 이러한 것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갈라파고스 현상은 자신들의 표준만 고집해 해외로 퍼지지 못하고 세계시장에서 고립되는 현상을 말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길찾기와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 관련이다. 특히 택시 관련 민원은 두 번째로 많았다. 지난 6월 한국관광공사가 발간한 '2023 관광불편신고 종합분석서'에 따르면 관광불편신고센터에 접수된 불편 사항 902건 중 택시 관련 민원이 170건(18.8%)에 달했다. 그중에서도 '부당요금 징수 및 미터기 사용 거부'가 66.5%로 가장 많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네이버와 카카오모빌리티 등 국내 IT기업에서도 외국인 관광객 '맞춤형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6월 외국인 전용 모빌리티 플랫폼 '케이라이드'를 출시했다. 케이라이드는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를 지원한다. 택시 기사와 채팅할 때 100여 개 언어로 자동 번역되고, 목적지를 외국어로 입력하더라도 택시 기사는 한국어로 확인할 수 있다. 현금 결제 시 발생할 수 있는 '부당 요금 징수 문제'를 줄이기 위해 결제 편의성도 높였다. 비자와 마스터카드, 아멕스, JCB 등 신용·직불카드 자동 결제가 가능해 현금을 낼 필요가 없다. 또 택시 호출 전에 미국 달러, 중국 위안, 일본 엔에 따른 예상 택시 요금을 확인할 수 있다. 케이라이드는 현재 한국을 포함해 미국·일본·싱가포르·중국 등 14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개별 여행을 선호하는 관광객 비중이 급증하며 이동 플랫폼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케이라이드를 연내 30여 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2022년부터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T'를 통해 해외에서도 차량을 호출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해외 진출을 확장 중이다. 네이버는 2018년부터 '네이버 지도'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도 편리하게 지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지도에서는 업체명, 주소, 업종뿐 아니라 편의시설, 가게의 특징을 담은 키워드 리뷰까지 모두 외국어로 지원해 관광객들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 또 도보·대중교통·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길찾기 기능을 제공해 편리하게 관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로 네이버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국어로 네이버 지도를 사용하는 일간활성사용자 수(DAU)의 지난달 평균치가 전년 동기 대비 약 30.8% 증가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3월 발표한 '주요 여행 앱 동향 및 이용 현황 조사'에서도 네이버 지도가 1위를 기록했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 123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6.2%가 네이버 지도를 사용한다고 답했으며 이는 구글맵스(33.9%)보다 높은 수치다. 한국 여행 시 가장 만족한 앱으로도 27.8%가 네이버 지도를 꼽았으며, 이어서 파파고(9.9%), 구글 맵스(6.3%)가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