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원유 발견부터 생산까지"....SK어스온, 베트남 '클러스터링' 전략 가속화
"SK는 동남아시아에서 국가별 클러스터링(핵심지역 집중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지난 1998년 첫 번째로 진입한 15-1 광구에서 얻은 데이터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쌓은 경험을 통해 베트남 인근으로 (석유개발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중입니다." 최정원 SK어스온 호치민 지사장은 지난 12일 베트남 붕따우 15-1/05 광구 황금낙타 구조에 설치될 생산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석유개발사업 자회사 SK어스온이 참여 중인 베트남 붕따우 PTSC M&C 야드 현장 투어를 진행했다. 최 지사장의 말에는 베트남 등 자원개발 유망지인 동남아 시장에서 핵심지역 집중화 전략을 펼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를 통해 자원개발 성과를 이뤄내 글로벌 에너지 자원개발 회사로서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다짐이다. ◆'총 높이 90m'...베트남 바다 위 정유 거탑 공사 현장에는 용접 작업이 한창이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SK어스온 15-1/05 광구 황금낙타 구조에 설치할 생산 플랫폼이 건조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해당 구조물은 총 높이 90m 규모로 하부 자켓이 60m, 상부 탑사이드가 30m이며 총 중량은 약 8000톤에 달한다. 자켓은 원유 생산 플랫폼의 하단 지지대이며 탑사이드는 원유 생산 플랫폼 상단에 설치하는 가스 처리, 시추, 거주 등 설비다. 회사는 해당 작업이 황금낙타 프로젝트 개발 단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탐사와 사업성 검토를 거쳐 본격적인 생산 준비에 돌입한 단계로 자켓은 오는 7월 건조가 마무리될 예정이며 탑사이드는 내년 8월 건조 완료 계획으로 공정이 진행 중이다. 이 생산 플랫폼은 총 4000억원 규모를 투입해 2년 6개월에 걸쳐 건조돼 오는 2039년까지 해상에서 원유를 생산하는 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SK어스온의 베트남 자원개발 사업은 각 광구별로 안정적으로 추진되는 모습이다. 지난 4월 15-1/05 광구의 황금낙타 구조에 인접한 붉은낙타 구조에서 원유 발견에 성공했고 앞서 지난 1월에는 15-2/17 광구 황금바다사자 구조에서도 원유를 발견하는 등 낭보를 알렸다. 이들 광구는 지난 2023년 11월에 원유 발견에 성공한 16-2 광구와 마찬가지로 베트남 쿨롱분지에 위치해 고품질 원유가 대량으로 매장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에 인근 광구와의 연계 개발을 통해 빠르게 상업화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10년 내 동남아서 하루 4만 배럴 원유 생산 목표" SK어스온이 동남아 자원개발 거점으로 베트남을 선택한 데는 그만한 배경이 있다. 베트남은 원유와 가스를 포함해 약 44억 배럴 규모의 자원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동남아시아 최대 산유국이기 때문이다. 이중 자원 매장량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는 쿨롱 분지와 남곤선 분지, 쏭홍 부지가 꼽힌다. 베트남은 SK어스온이 생산(15-1 광구), 개발(15-1/05 광구), 탐사(16-2 광구, 15-2/17광구) 광구를 모두 보유한 동남아시아 에너지 자원개발사업의 주요 거점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15-1 생산광구는 지난 2003년부터 원유 생산을 시작해 SK지분 기준 하루 평균 약 3300배럴(2025년 기준)을 생산하고 있는 SK어스온의 베트남 핵심 자산이다. 또한 이 광구는 베트남에서 누적 생산량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광구로 올해 하반기 추가 구조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SK어스온 관계자는 "SK어스온은 베트남을 필두로 동남아 자원개발 사업 시장 확대를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며 "베트남 자원개발 성공을 바탕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자원개발을 반드시 성공해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향후 10년 내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전역에서 페루 수준 4만 4000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페루 에너지 자원개발사업은 1996년 8광구 지분 참여를 시작으로 88광구, 56광구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확장을 거듭해 왔다. SK어스온은 페루 자원개발 성공 경험을 기반으로 새로운 자원개발 시장을 지속 발굴하겠다는 방침이다. 노정용 SK어스온 동남아 사업담당은 "SK어스온의 베트남 자원개발 사업은 15-1 광구의 안정적인 생산량을 바탕으로 3대 광구의 생산까지 더해진다면 페루의 신화를 잇는 SK어스온의 안정적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차현정기자 hyeo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