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장식으로만 쓰기에는 아까운 검은깨 '흑임자'
인류에게 큰 비극을 안겼던, 그리고 여전히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사태는 삶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건강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제는 중장년층 이상만이 아니라, MZ세대처럼 젊은이들도 건강 관리에 열을 올린다. 근래 식품기업들이 젊은 층을 타깃으로 '몸에 좋은 성분이 가득한 식재료를 담은 상품'을 크게 늘린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 좋은 식재료 중 하나가 '흑임자(검은깨)'다. 참깨의 일종이자 한방에서 검은깨를 이르는 흑임자는 반찬의 장식이나, 떡 혹은 죽, 다식이나 강정 같은 전통과자의 재료로 이용돼 왔다. 하지만 그 정도만으로 활용되기에 흑임자는 너무 몸에 좋은 식재료이다. 검은깨를 선약(仙藥)이라 할 만큼 귀하게 여겼던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젊음을 되돌리는 음식으로 알려져 왔다. 실제로 흑임자에는 노화를 방지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 바로 안토시아닌이다. 흑임자는 일반 참깨와 영양성분이 거의 비슷하다. 그 둘을 구분하는 주요 요소는 색상인데, 흑임자의 검은색이 바로 천연 식물 색소인 안토시아닌이다. 안토시아닌의 가장 큰 장점은 항산화 효능이다. 활성 산소를 제거하여 노화를 방지하고 뇌를 젊게 만든다. 흑임자가 젊음을 가져온다는 선조들의 말씀은 정확한 혜안이었던 것이다. 이 항산화 효능을 중심으로 항암, 당뇨병 개선, 눈 건강 향상 등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흑임자에는 양질의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참깨처럼 몸에 좋은 지방산이 함유돼 있다. 또한 칼륨, 철, 인, 마그네슘, 아연, 구리 등 대다수의 필수 미네랄이 다량 함유돼 있다. 특히 말린 것 기준으로 잔멸치와 비교했을 때 2배 가까운 양의 칼슘이 들어 있다. 과다 섭취가 우려되는 나트륨이 멸치에는 제법 많이 들어있지만 흑임자에는 거의 없으니 이 또한 장점이다. 성장기 자녀들, 그리고 뼈 건강이 걱정되는 장년층 이상의 세대를 둔 가정에서는 온 가족의 꾸준한 칼슘 섭취를 위해서라도 흑임자를 가까이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