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KT맨' 구현모號 출범…디지털 혁신·고객 중심 '방점'
신임 구현모 대표이사가 주총장에서 취임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 KT "KT그룹을 외풍으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기업, 국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국민기업, 매출과 이익이 쑥쑥 자라나는 기업, 임직원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기업으로 만들고자 한다." ◆'정통 KT맨' 구현모號 공식 출범…"외풍 흔들리지 않는 기업 만들 것" 구현모 KT 신임 대표가 30일 회사의 새 최고경영자(CEO)로 공식 선임됐다. 구 신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38기 정기 주주총회 통해 KT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구 대표는 오는 2023년 정기 주총일까지 3년간 KT 수장 자리를 지킨다. KT는 전임 황창규 회장 이후 6년 만에 대표이사를 바꾼다. 구 대표는 1964년생으로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경영과학 석사와 경영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7년 KT에 입사해 33년간 근무하며 경영지원총괄, 경영기획부문장을 거쳐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을 역임한 '정통 KT맨'이다. 구 대표는 '회장'이라는 직급을 없애고, '대표이사 회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낮추며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구현모 KT 신임 대표는 이날 정기주주총회 직후 사내방송을 통해 발표한 취임사를 통해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그룹을 만들겠다고 공표했다. 구 대표는 "130년이 넘는 역사의 KT그룹은 대한민국 ICT산업발전을 선도하고 모범적인 지배구조와 상생협력을 실천해 온 기업이며,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민기업"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5G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혁신이 새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구 대표는 "이를 통해 다른 산업의 혁신을 리딩하고, 개인의 삶의 변화를 선도하며,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객 중심 경영도 강조했다. 그는 "도약의 중심에 고객이 있다"며 "'고객이 원하는 바를 빠르고 유연하게 제공하기 위해 우리 스스로 바꿀 것은 바꾸자'는 고객발 내부혁신을 통해 우리의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사업의 질을 향상시킨다면 KT그룹의 성장과 발전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주들이 확인절차를 거쳐 현장에 입장하고 있다. / KT ◆전자투표제 도입한 KT 주총…주가 회복 한 목소리 KT는 이날 주총부터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매년 경영진에 반대하는 노조 등의 고성과 몸싸움으로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던 KT 주총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예년보다 한산했다. 다만, 이번 주총에서는 2만원대 이하로 떨어진 KT 주가에 대한 주주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잦았다. 새 경영진으로 새 출발을 하는 KT가 주주 환원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다. 한 주주는 "새 대표 선임 때마다 외압 논란이 많았던 이전과 달리 내부 인사가 대표가 됐다는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이 부분이 주가에 전혀 반영이 안됐다. 내부 인사가 선임된 만큼, 주가 회복에도 시너지를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라고 밝힌 한 주주는 "신규 선임되는 이사들은 소액주주들이 얼마나 신음하고 있는지 알고 주가를 올릴 방안을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KT는 2002년 공모가 5만4000원으로 상장돼 18년이 지난 현재 2만원선마저 무너진 상태다. KT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1만9950원이다. 일부 주주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황창규 회장과 함께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구 대표이사 선임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현하기도 했다. 이날 부의된 정관 일부 변경, 대표이사 선임, 제38기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및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경영계약서 승인,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개정 등 총 8개 안건은 원안대로 처리됐다. 신임 사내이사에는 기업부문장 박윤영 사장과 경영기획부문장 박종욱 부사장이 뽑혔고, 신임 사외이사에는 강충구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박찬희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여은정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표현명 전(前) 롯데렌탈 사장이 선임됐다. 구 대표는 "지난 3개월 동안 회사 내·외부의 다양한 이해관계자 와 깊은 대화를 나누면서 KT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실감했다"며 "KT 임직원 모두는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에 최우선을 두겠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