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9' 자급제폰, 완전자급제 신호탄 될까
삼성전자의 '갤럭시S9·갤럭시S9플러스'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에서는 처음으로 자급제 단말기로도 출시됐다. 갤럭시S9의 호응에 따라 앞으로 자급제 관련 시장 형성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9일 사전예약 하는 갤럭시S9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자급제 시장에 포문을 열었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스마트폰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 대리점을 거쳐 약정을 맺어야 했다. 일정 기간 이용하는 약정을 맺으면, 공시지원금 등의 혜택을 받아 가격 할인을 받고 스마트폰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급제폰은 이 같이 이동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유통매장이나 제조사를 방문해 가전제품을 구입하듯이 스마트폰을 구입할 있다. 자급제란 휴대전화 판매와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을 분리하는 제도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의 추정치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 중 자급제의 비율은 8%를 기록했다. 글로벌 평균인 61%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국내에도 자급제폰은 있었지만 최신 제품이 없고, 이동통신사에서 구입하는 스마트폰보다 출고가가 10% 정도 비쌌다. 살 수 있는 곳도 일부 유통망 등으로 제한됐다. 최신 스마트폰이 자급제폰으로 동시에 나온 것은 갤럭시S9 모델이 처음이다. 또 어디에서 구입하든 동일한 출고가로 구입할 수 있다. 다만, 자급제폰 용도로 구입 시 공시지원금은 받을 수 없다. 약정할인 선택 시 25% 요금할인은 이동통신사 대리점과 똑같이 받을 수 있다. 갤럭시S9 자급제폰은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닷컴뿐 아니라 하이마트 등 대형가전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도 판매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유통망은 추가 사은품 증정, 할인 쿠폰 증정, 포인트 적립 등으로 이용자 눈길 끌기에 나섰다. 온라인몰 11번가는 갤럭시S9 자급제폰 예약구매자에게 카드사 9% 할인 쿠폰(최대 20만원), 최대 22개월 무이자 할부, OK캐시백 최대 3만 포인트 적립, T멤버십 최대 3천 원 차감할인 등을 제공했다. 소설커머스 티몬과 위메프도 카드사 9% 즉시할인, 적립금 3만원을 제공한다. 하이마트는 신용카드 최대 9% 청구할인, L포인트 5만원 지급 혜택을 지급한다. 평소 이동통신사의 약정이 부담됐던 소비자는 자급제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원하는 통신사에서 유심만 구입해 끼우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개통 절차도 간편하다. 이동통신사의 선탑재 애플리케이션(앱)도 없다. 다만, 기기값이 부담된다면 이동통신사의 할부가 부담이 덜하다. 그러나 할부 기간에 따른 이자는 6% 가까이 부과된다. 사실상 제품 가격이 더 비싼 셈이다. 완전자급제 스마트폰으로 인해 알뜰폰 업계도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비싼 요금제가 부담스럽다면 자급제 스마트폰을 구입해 요금이 저렴한 알뜰폰 유심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뜰폰 업체인 헬로모바일은 갤럭시S9 출시에 맞춰 이달 한 달간 유심(USIM) 요금제를 할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에넥스텔레콤은 이날 자급제 시장 활성화에 대비해 음성, 문자,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조합할 수 있는 DIY형 요금제 120개를 12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DIY형 내맘대로요금제는 고객의 입맛에 맞게 음성, 문자, 데이터 사용량을 스스로 선택하여 요금제를 설계할 수 있도록 꾸몄다. 음성은 ▲100분 ▲200분 ▲300분 ▲400분, 문자는 ▲100건 ▲200건 ▲500건 ▲700건 ▲1000건, 데이터는 ▲250MB ▲500MB ▲1GB ▲2GB ▲3.5GB ▲7GB 중 선택할 수 있다. 음성은 초당 1.8원, 문자는 건당 20원, 데이터는 MB당 20.48원(사용량에 따라 할인 적용)이 각각 적용되며, 총 120개 요금제로 조합이 가능하다. 이용자가 음성 100분, 데이터 250MB 요금을 조합하면 월 이용료는 7500원(부가세 별도)에 문자 100건을 추가하면 1000원이 추가되는 방식이다. 한편, 현재 국회에서는 단말기 완전 자급제와 관련된 법안이 여러 건 발의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9 자급폰의 시장 반응이 향후 완전 자급제 도입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