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게임사, 1Q 실적부진 '인건비'영향커...'양극화·인력난'정부 해결책 제시해야
국내 게임사들의 올해 1·4분기 실적이 대부분 공개됐다. 일부 게임사를 제외하곤 다수의 기업이 전년동기대비 부진한 성적표를 기록한 가운데 인건비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1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3N을 비롯해 중견게임사들이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 중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은 각 사의 IP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한편, 그 외 게임사들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인건비 증가는 지난해 대비 두자릿수 이상 늘어나는 등 공통된 특징을 나타냈다. 우선, 넥슨은 올해 1분기 인건비가 2269억원으로 전년 대비 1985억원보다 15.9% 늘었다. 임금 상승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진다. 넥슨의 전체 직원 수는 지난 3월 기준 6808명을 기록해 전년에 비해 511명(8.1%) 증가했다. 넷마블은 지난 1분기 인건비로 186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3% 증가한 수치로 전체 영업비용중 29.6%를 인건비가 차지했다. 넷마블도 임직원 연봉을 800만원 일괄 인상한데에 따른 결과다. 넷마블은 앞서 신규직원 연봉을 개발직군 5000만원, 비개발직군 45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크래프톤도 마찬가지다. 크래프톤은 전년 동기 30.5%늘어난 1105억 원을 사용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IP사업의 다각화를 위해 인원을 보충한 효과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크래프톤 측은 "전체 실적에서 인건비가 큰 부분은 차지하고 있는 건 사실. 업계 특성상 성과를 내야 하는 부분과 신사업 발굴에 인원 보충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도 올해 1분기 전년동기 대비 86.1%증가한 475억 원을 사용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44% 증가에 이어 두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연봉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이 주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펄어비스도 인건비로 전년동기 대비 20.1%증가한 437억원을 사용했다. 이도 펄어비스의 매출액 절반에 가까운 47%에 해당하는 수치다. 위메이드 역시 1분기 인건비는 864억원으로 전년 동기 558억원에 비해 54.8% 급증했다. 최근 자회사로 편입된 위메이드플레이의 실적이 새로 포함됐고, 신사업 부문의 신규 인력채용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위메이드의 전체 직원 수는 1400명으로 집계됐다. 컴투스는 블록체인 등 신사업을 위한 인력이 대거 채용되면서 올해 1분기 인건비 32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237억원보다 35.9% 늘어난 수치다. 전체 영업비용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도 23.9%에서 34.4%로 늘었다. 반면, 엔씨소프트의 경우 인건비가 감소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엔씨의 인건비는 전년동기 대비 6% 감소한 2185억 원을 기록했다. 엔씨 측은 '리니지W'의 어닝서프라이즈로 호실적을 거두면서 인건비와 마케팅비가 다소 감소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상황에 게임업계는 인건비 상승이 지속적으로 이어질경우 실적을 넘어 국내 게임시장에 악영향을 미칠까 부담스럽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초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블록체인, P2E, NFT 등 신사업 개발에 따른 인력 확보 경쟁이 더욱 심화되면서 연봉인상, 사내복지 혜택 지출 등을 대폭 늘리고 나섰다. 게임업계에서 인사팀을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신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게임사의 특성상 개발자같은 희소성이 높은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추세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인재 확보가 어려워 신작 출시가 길어지거나 신작이 출시됐다 해도 성공이 불투명해지는 등의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며 "하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인건비 상승 효과가 실적 및 매출, 영업이익에 반영돼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회사에 불이익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손을 놓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에 봉착됐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상황이 부담스러운 중견소 게임사들도 현재 업계와 비슷한 수준의 혜택을 내놔야 하는 만큼 장기적으로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짙어 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업계는 이런 인력난의 고착된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새정부가 풀어 줄 것을 기대하고 나섰지만 새정부가 제시한 과제에서는 해당 상황에 대한 언급조차 없었다고 비판한다. 여기에 국내 IT, 포털, 자동차, AI등 다양한 산업군도 개발자 보충에 속력을 내면서 인력난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인력난과 양극화 현상까지 맞닥뜨린 마당에 정부의 개입은 당연히 필요하다고 본다. 대형게임사는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계속해서 연봉을 인상할거고, 중견소 기업들은 억지로 자금을 쏟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지속적으로 봤을 때 게임시장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해결책이 필요한 때"라며 "게임사들의 경쟁이 완화되더라도 IT, 자동차, 금융 등 다양한 다른 분야와의 경쟁이 또 다시 시작한다. 각 산업군 분야의 수요에 따른 기준점에 대한 규제가 생기는 등의 구체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