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모습에서 한국사회·한국인의 삶을 보다"
◆서울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그리고 삶은 어떻게 소진되는가 류동민/코난북스 서울은 그곳에 사는 사람만 1000만 명, 일터 삼아 드나드는 사람까지 더하면 수천만 명이 살아가는 도시다. 그러므로 이 도시가 작동하는 원리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그 수많은 삶을 작동하는 운영 체제(OS)라 할 수 있다. 또 한국 사회에서 서울이 가지는 위상에 비춰 서울이라는 운영 체제는 한국 사회의 작동 원리라 할 수 있다. 즉 서울의 성취와 서울의 문제,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삶의 모습까지 고스란히 한국사회, 한국인의 삶을 드러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이 운영 체제를 정치경제학으로 포착했다. '마르크스가 내게 아프냐고 물었다' '일하기 전엔 몰랐던 것들' 등에서 정치경제학과 일상,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솜씨 있게 버무렸던 충남대 경제학과 류동민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저자 자신을 포함한 삶의 내밀함을 담아냈다. 저자는 서울을 끊임없이 변화하는 대상으로, 정치나 자본의 일방적인 권력 행사가 아니라 저자 자신을 비롯해 이 도시를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욕망과 절망이 더해져 변화하는 대상으로 바라봄으로써 역동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삶의 모습을 포착했다. 크게 물신과 배제, 추격과 모방, 능력주의의 신화라는 틀로 서울을 이야기한다. 이 추상적인 개념들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이 개념들이 누구나의 소비, 주거, 여가, 노동, 종교, 대학, 사교육, 명품 같은 우리 삶의 부분들을 이해하는 도구로 쓰인다. 케인즈의 '금리생활자의 인락사'라는 명제, 마르크스의 '이른바 시초축적', 영국의 인클로저 운동, 피케티비율 같은 경제학사의 개념과 사건들은 한국 사회의 현실을 들추어 내볼 수 있는 주요한 장치가 된다. 이러한 도구와 장치가 말하는 바는 명확하다. '알아서 살아남기'가 생존의 법칙이 된 사회, 능력주의라는 신화가 무너진 시대가 지금 여기 서울이자 한국 사회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