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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리뷰-숲속으로] 동화 속 인물들이 현실로 나온다면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롭 마샬 감독의 뮤지컬 영화 '숲속으로'는 동화의 익숙한 첫 구절로 시작한다. 경쾌한 음악과 함께 각자 나름의 소원을 지닌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왕자님이 연 파티에 가고 싶은 신데렐라, 엄마의 심부름으로 할머니를 찾아가는 빨간 망토, 아들 잭이 멍청하지 않았으면 하는 엄마, 그리고 아이를 갖고 싶은 베이커 부부가 그들이다. 그리고 저주에 걸린 마녀의 이야기까지 뒤섞이면서 영화는 그야말로 동화의 집대성 같은 흥미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곳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바로 '숲'이다. 무성한 나무들로 방향을 가늠할 수 없는 숲에서 이들은 각자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여기에 마녀의 숨겨놓은 딸 라푼젤과 왕자의 애틋한 로맨스까지 더해지면서 숲은 동화 속 인물들이 모두 공존하는 하나의 세계가 된다. 그곳에서 인물들은 서로가 지닌 속마음을 조금씩 털어놓는다. 숲을 가득 매운 나무들의 엉킨 가지처럼 이들의 소원과 바람도 얽히고설킨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그토록 바랐던 소원도 이뤄지게 된다. "그 뒤로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하지만 정말 과연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을까? '숲속으로'가 그리는 이야기의 핵심은 바로 이 지점에서 명확하게 나타난다. 다시 찾아간 숲에서 등장인물들을 숨겨놓은 욕망과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신데렐라는 사실 결정을 잘 못하는 소심한 인물이고, 신데렐라의 마음을 사로잡은 왕자는 자신의 권력과 외모만을 최고라고 생각하는 나르시스트다. 늑대를 만나 두려움과 설렘을 동시에 느꼈다고 조심스럽게 고백하던 빨간 망토, 그리고 자신이 아끼던 소를 되찾기 위해 '콩나무'를 올라타고 거인의 보물을 훔친 잭, 그리고 남편보다 잘 생긴 왕자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베이커의 아내까지 영화는 동화 속 인물들의 현실적인 면모를 찬찬히 담아간다. 동화처럼 시작한 영화는 그렇게 삶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로 깊이를 더해간다. 한 편의 동화 같은 뮤지컬 영화를 기대한다면 '숲속으로'가 보여주는 이 변화가 낯설 것이다. 오히려 '숲속으로'는 동화의 무의식을 파고들면서 동화를 새롭게 재해석하는 작품에 가깝다. 다소 무거운 주제라는 점에서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기도 하다. 기승전결과는 거리가 먼 스토리텔링으로 극 전개가 느슨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대신 환상적인 음악과 영상미가 그 아쉬움을 어느 정도 채워준다. 전체 관람가. 12월24일 개봉.

2014-12-22 14:44:51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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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ON] SBS 가요대전, 총체적 난국…송민호 '열도발언'에 제작진 사과

올해 SBS '가요대전'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총체적 난국이었다. 21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BS '가요대전'은 8년만에 시상식을 재개한 만큼 이름도 SAF(SBS Awards Festival)로 새로 짓고 화려한 출연진을 앞세워 음악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욕심이 과한 탓이었을까. 이날 행사는 온갖 음향·방송사고가 속출하며 시청자들의 비난을 샀다. 첫 사고는 방송 시작 10분 만에 발생했다. 그룹 위너가 무대에 올랐지만 위너의 목소리 대신 걸그룹 러블리즈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앞선 무대에 섰던 러블리즈의 마이크가 꺼지지 않아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인사가 그대로 안방에 전달된 것이다. 또 위너가 아닌 드레스 입은 여성의 뒷모습 등 엉뚱한 화면이 카메라에 잡히기까지 했다. 야심차게 준비한 축하 무대의 수준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갓세븐·레드벨벳·러블리즈 등 올해 데뷔한 신인 그룹들이 준비한 밴드 마룬5의 '무브스 라이크 재거' 무대는 약 2초 동안 가수들이 아닌 검은 화면이 전파를 탔다. 태양은 팝 가수 제프 버넷과 합동 무대를 펼쳤지만 가사를 잊어버리는 초보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제프 버넷 역시 다소 미흡해 보이는 무대 준비로 팬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축하 무대는 공들여 준비 했다고 보기엔 식상했고 미흡했다. 걸그룹 씨스타의 소유와 인피니트 성규, 비투비 육성재, 정기고의 컬래버레이션 무대는 이미 앞서 진행된 2014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에픽하이와 함께 무대에 올라 '헤픈엔딩'을 부른 김유정의 라이브는 시도는 좋았지만 학예회 수준이었다. '슈퍼5'라는 콘셉트로 진행된 무대에서는 앞선 가수의 노래가 미처 끝나기도 전에 바로 다음 가수 차례로 넘어갔다. 노래의 여운을 느낄 시간은 허락되지 않았다.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시상식이 마치 방송사의 섭외력을 뽐내기 위한 자리처럼 보였다. 특히 이날 2PM 닉쿤, 씨엔블루 정용화, B1A4 바로, 인피니트 엘과 프로젝트 그룹 럭키보이즈를 결성해 진행을 맡았던 위너의 송민호는 대한민국 반도를 '열도'라고 말하는 실수를 했다. 이에 제작진은 22일 "송민호의 잘못된 단어 사용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제작진이 대본을 철저하게 확인하고 감수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며 앞으로는 이 같은 실수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사과했다. 현재 공식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쌍팔년도 무대도 이렇지는 않았다' '카메라, 음향 보는 내내 불편했다', '시청자를 우롱한 시상식 ' 등 거센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실수와 사고로 얼룩진 이날 시상식은 시청자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는 SBS '가요대전'만의 것은 아니다. 해마다 열리는 시상식은 언제나 비슷한 축하공연과 상 나눠 갖기 혹은 몰아주기 등의 문제로 도마에 오른다. 이에 따른 지적도 십수년 째 이어지고 있지만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수많은 문제들이 하루아침에 개선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규모만 키울 뿐 내실을 다지지 않는 시상식엔 실망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2014-12-22 14:44:14 김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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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빅' 4쿼터 우승은 최장수 코너 '사망토론'…이상준 애드리브 '날개 달았다'

올해 tvN의 '코미디빅리그' 4쿼터가 최장수 코너 '사망토론'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21일 방송된 tvN '코미디빅리그'(이하 코빅)는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꾸며졌다. 아울러 2014년 4쿼터 우승팀을 가리는 10라운드가 진행됐고 개그 스타들은 아껴뒀던 웃음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장군의 아들' 박상민과 호흡을 맞춘 '캐스팅', 2014년 대세답게 식탐 캐롤송과 유행어 '호로록'으로 존재감을 과시한 이국주의 '10년째 연애중', 산타걸로 변신한 장도연과 루돌프 박나래의 활약이 돋보인 '썸&쌈' 등 개그배틀이 이어진 결과 최종 우승은 '사망토론'에게 돌아갔다. 애인 사이에 주고받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제로 완벽한 애드리브를 선보인 이상준이 우승의 주역이었다. '값비싼 선물을 준비한 남자가 값싼 선물을 준비한 여자친구에게 선물을 줘야 하는가'라는 이번 토론에서 이상준은 패배했다. 악당을 자처하며 시청자의 가슴 속 원초적인 욕망을 대변해 온 이상준은 4쿼터에 들어서면서 개그에 날개를 달았다. 방송 만2년을 돌파한 '사망토론'은 이번 우승을 발판으로 지치지 않는 인기행진을 이어가며 현존하는 공개코미디 최장수 프로그램 타이틀을 지키게 됐다. 4쿼터 우승을 차지한 '사망토론' 멤버에게는 3000만원, 2위 '캐스팅'에 2000만원, 3위 '썸&쌈'에게 1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28일오후에는 종합순위 1위부터 5위 코너들의 명장면을 모은 '코미디빅리그 4쿼터 최고의 명장면 TOP5'가 방송될 예정이다. '코빅' 제작진은 "출연자들은 상금보다도 최고의 개그맨들과 함께 웃음을 겨뤄볼 수 있다는 데에 의미를 두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현재 10여개의 새 코너들이 무대에 오를 순간을 기다리며 아이디어를 갈고 닦는 중이다. 2014년을 뛰어넘는 웃음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며 내년을 전망했다.

2014-12-22 14:23:20 김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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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ON] '힐러', '모래시계' 세대까지 아우를까?

KBS2 월화극 '힐러'를 보다 보면 마치 역할 게임을 하는 것 같다. 업계 최고의 심부름꾼이자 코드명 힐러인 서정후(지창욱), 두뇌를 쓰는 스타 기자 김문호(유지태)는 패기 넘치는 인터넷 신문사 기자 채영신(박민영)의 주위를 맴돌며 그녀를 주시한다. 세 사람에게 주어진 미션은 그들의 부모 세대가 지닌 '어떤 비밀'을 알아내는 것이다. 서정후는 '힐러'의 사이버적 느낌을 만드는 인물이다. 세련된 남성미로 시선을 끈다. 블랙 패션과 스마트 기기로 무장한 모습이 미스터리한 매력을 자아낸다. 조민자(김미경)와 원격으로 교류하며 미션을 해결하는 모습이 극의 긴장감을 조성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조민자는 서정후의 주변을 컴퓨터로 확인하고 서정후는 조민자의 말대로 행동하며 아바타를 연상하게 한다. 날렵한 액션은 지창욱의 날카로운 눈매와 어우러져 보는 재미를 더한다. 지창욱이 날렵하다면 유지태는 묵직하다. 보도 현장을 직접 찾아가 아픔을 나누고 뉴스에서는 뼈있는 한마디를 남기며 시대가 원하는 언론인의 모습을 대변한다. '힐러'를 통해 6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유지태는 안정된 연기력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공백이 무색한 존재감을 보였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박민영은 망가지기를 불사했다. 어린 시절 학대의 아픔을 감추기 위해 춤과 노래를 부르는 채영신은 씩씩한 소년스럽다. 박민영은 단발머리로 변신해 캐릭터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후문이다. '힐러'는 정치나 사회 정의 같은 건 그저 재수 없는 단어라고 생각하며 살던 청춘들이 부모세대가 남겨놓은 세상과 대결하는 액션 로맨스 드라마다.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를 집필한 송지나 작가, 최고 시청률 50.8%를 기록했던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이정섭 감독이 함께 했다. '모래시계' 세대 자녀들의 이야기라는 점이 독특하다. 서정후·김문호·채영신은 80년대 해적방송을 했던 부모를 둔 인물이다. 김문호의 어린 시절과 2014년 사건들이 교차로 등장한다. 특히 지난주 채영신의 양아버지 채치수(박상면)는 채영신·서정후가 머리를 맞대고 잠든 모습을 목격, 두 사람의 어린 시절로 추정되는 장면이 겹쳐 나와 채영신·서정후의 관계가 심상치 않음을 암시했다. 김문호는 채영신의 삼촌임이 밝혀졌고 그가 왜 채영신을 찾아 헤맸는지 이유는 아직 나오지 않아 향후 전개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치유자를 의미하는 '힐러'. 시청률 면에선 '모래시계' '제빵왕 김탁구'의 영광을 재현하기엔 부족하다. 그러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폭넓은 내용으로 전세대를 아우르는 메시지를 전달할 지 두고 볼 만 한 작품이다.

2014-12-22 14:21:14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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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ON] tvN, '미생' 인기 새해까지…'미생물'로 연착륙·'하트투하트'로 변신

케이블채널 tvN이 화제를 일으키며 종영한 드라마 '미생'에서 얻은 인기를 새 해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미생'의 후속으로 금·토요일 오후 8시 30분대 시간을 책임질 '하트투하트'는 최강희·천정명 주연의 드라마다. 2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하는 최강희와 OCN 드라마 '리셋'으로 3년 만에 브라운관을 찾았던 천정명의 연기변신이 큰 볼거리가 된다. 지난 2007년 MBC에서 '커피프린스 1호점'을 연출하며 한 차례 신드롬을 일으켰던 이윤정 PD의 tvN 데뷔작이기도 한 '하트투하트'는 기획 단계부터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특히 최강희는 지난 2005년 MBC의 옴니버스 드라마 '떨리는 가슴' 4화 '바람' 편에서 이 PD와 만난 바 있어 10년 만에 만난 이들의 호흡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시청자들의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듯 22일 제작진 측은 할머니 분장을 한 최강희의 촬영 모습을 공개했다. 그동안 사랑스럽고 엉뚱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친 최강희였지만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연기변신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공개된 사진 속 그는 백발에 안경을 쓰고 완벽한 할머니 모습으로 파격 편신했다. 최강희는 극 중 대인기피성 안면홍조를 가진 여주인공 차홍도 역을 맡았다. 헬멧을 쓰지 않으면 외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병이 심각한 그는 한가지 대안으로 할머니 변장을 선택한 것이다. 최강희는 극 중 수줍은 처녀와 '멘탈 갑(휘둘리지 않고 정신적으로 매우 강한 사람) 할매'의 이중 생활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트투하트'는 내년 1월 9일 첫 방송된다. 이와 함께 tvN은 '미생'을 패러디한 코믹 드라마 '미생물'을 제작, '하트투하트'의 연착륙을 도울 예정이다. 내년 1월 2일 첫 선을 보일 '미생물'은 장수원과 함께 개그맨들의 캐스팅 소식으로 화제를 일으킨 2회 분량의 드라마다. 제작진 측은 22일 첫 촬영 현장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은 지난 17일 첫 촬영 당시의 장면으로 '로봇 연기'의 대가 장수원이 임시완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장수원은 품이 큰 아버지의 양복을 빌려 입은 채 첫 출근하는 '짠한' 임시완의 모습을 그대로 흉내내 '짠그래'의 별명을 얻기도 했다. 특히 최근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 장수원은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라는 유행어를 로봇 연기와 함께 선보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tvN의 신년특별기획으로 제작된 '미생물'은 'SNL코리아' 시리즈와 '잉여공주'에서 탁월한 유머코드를 선보인 백승룡 PD가 연출을 맡았다. 오상식 차장(이성민) 역에는 황현희, 안영이(강소라) 역에는 장도연, 장백기(강하늘) 역에는 황제성, 김동식 대리(김대명)에는 이진호, 한석율(변요한)에는 이용진이 각각 캐스팅됐다. '미생물'은 주인공 장그래가 아이돌 연습생 출신으로 연예계 데뷔에 실패한 뒤 냉혹한 현실에 던져진 이야기를 다룬다. '미생물'이었던 주인공이 점점 '생물'의 모습을 되찾게 된다는 내용으로 내년 2일과 9일 오후 9시50분에 방송될 예정이다.

2014-12-22 14:20:48 김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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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야기] "가슴 따뜻해지는 프로그램 만들게요"

임지호 요리 연구가와 개그우먼 이영자의 진행으로 매주 일요일 오전 시청자의 구미를 당기는 SBS '잘 먹고 잘 사는 법-식사하셨어요'(이하 '식사하셨어요'). 이 프로그램을 제작한 미디어 하얀소의 박혜령 대표는 KBS2 '인간극장' PD 출신이다. "'인간극장' 외주 제작사였던 '리스프로' 소속 PD였어요. 2008년 회사가 없어지면서 독립하게 됐죠. 다른 회사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어요. 작품을 제작할 때 자유롭고 싶었거든요. 미디어 하얀소를 2008년에 만들었고 저의 지인 임동창 피아니스트가 이름을 지어줬어요. 하얀소처럼 성실하고 청렴하게 살라는 의미입니다." 미디어 하얀소의 첫 작품은 'SBS 스페셜-방랑 식객'이다. 주인공 임지호와는 2006년 KBS2 '인간극장' '요리사 독을 깨다' 편에서 인연을 맺었다. "2008년에 SBS에서 제안을 했어요. 처음 기획은 2부작이었죠. 그런데 1편 반응이 좋다 보니 1년에 2~3편씩 총 7편까지 시리즈로 방송됐어요. 이후 방랑식객을 주제로 MC까지 써서 대중적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해서 민인식 SBS 교양국 CP와 '방랑식객, 식사하셨어요?'를 만들었죠. 2012년 2월 설 특집 파일럿으로 김혜수·이휘재가 진행을 맡았어요. '인간극장' 권현정 작가가 함께 했고 '인간극장'에서 다루지 못했던 공군 조종사 이야기를 주제로 했죠. 돌아가신 아버지가 가족에게 금기처럼 여겨지는 상황을 극복하고 치유의 밥상을 만들자는 의도였어요. 파일럿 방송 후 민인식 CP가 정규 편성을 고민해보라고 했어요. 김혜수는 연기 활동을 해야 하니까 현실적으로 잘 할 수 있는 진행자로 이영자를 떠올렸죠. 웃기는 모습이 강하게 남아있지만 저는 이영자의 따뜻한 면을 많이 봤어요. 눈물을 재미로 승화시키는 게 탁월한 개그우먼이죠." 미디어 하얀소는 '식사하셨어요?'를 통해 1인 기업에서 PD와 작가만 16명인 회사로 급성장했다. "회식을 해도 규모가 달라요. (웃음) 운영자로서는 여러 고민이 많지만 저한테는 새로운 기회죠. 다행히 방송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고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선배들이 잘 인도해줬고 제가 선배가 됐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도 가르쳐줬죠. 특히 리스프로 대표인 이동석 감독을 가장 존경합니다. 하얀소가 만들어졌을 때 이동석 감독이 '대표라면 네가 가져갈 걸 생각해선 안 된다. 막내들부터 챙기고 월급 못 줄 때는 회사를 접어야 한다. 대표는 일하는 사람 굶기면 안 된다'고 조언했어요. 제가 책임질 부분이죠. 고마운 건 제 사정을 제작진이 다 이해하고 동참해 준다는 점입니다. 혼자였다면 엄두 내지 못할 작업이죠. 다큐멘터리를 만들다 하루에 75분 분량 방송을 만드는 작업을 어떻게 할 수 있었겠어요?" 박혜령 대표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꾸준히 하겠다는 각오다. "선배들은 제 겉모습을 보고 시사 프로를 할 줄 알았다고 했었죠.(웃음) 그런데 휴먼 다큐멘터리를 하면서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어요. 꼭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은 사랑에 관한 겁니다. 교육 다큐멘터리도 7년 째 저 혼자 만들고 있는데 언제 보여드릴 지는 모르겠어요. 지금은 '식사하셨어요?'를 하고 있으니까 요리 다큐멘터리를 하나 더 해볼까도 고민 중이에요. 미디어 하얀소 대표로서 직접적인 감동을 주는 방송보다는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가슴이 따뜻해지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식사하셨어요?' 뿐만 아니라 앞으로 제작할 프로그램도 이 부분만큼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방송 제작하는 사람들 다 힘들어요. 3D 업종이라 불리잖아요. 그런데 시청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는 사람들이죠."

2014-12-22 11:59:35 전효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