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은 책과 함께] 돌봄의 사회학 外
◆돌봄의 사회학 우에노 지즈코 지음/조승미, 이혜진, 공영주 옮김/오월의봄 '돌봄의 사회학'은 고령자 돌봄 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룬 책으로, 저자는 일본을 대표하는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다. 책에서 그는 2000년 4월 일본에서 시행된 '개호보험제도(일본의 노인장기요양보험)'를 '가족혁명'이라고 부른다. 이 제도가 고령자 복지의 개념을 '온정주의에서 계약으로', '시혜에서 권리로' 바꿔놓았다는 이유에서다. 개호보험제도를 계기로 일본 사회에서 '고령자 돌봄'은 가족의 책임에서 공적 영역으로 넘어왔다. 저자는 당사자의 개별성에 대응하는 돌봄, 니즈가 있는 당사자를 중시하는 케어를 좋은 돌봄의 기준으로 본다. 그렇다면 누가 돌봄을 실천할 것인가. 책은 국가, 시장, 시민사회, 가족 모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는 복지다원사회가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944쪽. 4만8000원. ◆기부불신 이보인 지음/마음연결 한국은 돈 많은 부자도, 돈 없는 빈자도 기부에 인색한 사회다. "기부하면 뭐해, 기부단체만 좋지 뭐!", "차라리 내가 가서 돈을 직접 주고 말지", "물품으로 전달하면 기부단체도 어떻게 못 하겠지?" 기부 불신이 팽배하기 때문. 기부자의 불신은 어디에서 시작해, 어떻게 사회에 만연해졌나. 책은 어금니 아빠 사건부터 대형 기부 단체의 기부금 사용 내역, 길거리 마케팅의 진실, 수혜자에게 돌아가는 분배 비용, 감성 마케팅의 폐해까지 기부 불신의 기원을 추적한다. 저자는 "기부단체가 기부자에게 제공하는 자료가 너무 단편적이다"고 지적하며 "기부단체들이 더 투명하게 기부자에게 정보를 공개해야 더 많은 사람이 기부하게 되고, 기부자와 단체 사이에 신뢰가 쌓이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기부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파헤친 책. 350쪽. 17500원. ◆보이지 않는 존재들 에릭 잠파 앤더슨 지음/김성환 옮김/한문화 기후 위기에 심각성을 느낀 사람들은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차를 타고, 소비를 최대한 자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의 생태 시계는 절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책은 작금의 기후 위기는 '인간이 지구의 중심'이라는 오만이 불러온 재앙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 인간이 사람 역시 자연의 일부이며 모든 존재와 깊이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자연을 착취하고 무수한 생명체에 무자비한 폭력을 가했다고 지적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데이터나 수치가 아닌, 인간 중심주의와 자본주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자연과의 연결감을 되찾는 일이라고 책은 조언한다. 304쪽. 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