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M&A, 모두 무산되나…이번 주말 '촉각'
-오는 27, 29일…항공업계 재편 '분수령' 전망 -코로나19가 끝내 아시아나·이스타 '발목' 잡나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 항공기./사진=각사 국내 항공업계가 이번 주말 인수합병(M&A) 작업의 성사 여부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한 무산 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말이 국내 항공업계 재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M&A를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이 각각 오는 27일과 29일을 인수 종결 시한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코로나19라는 돌발 변수가 생기면서, 이 같은 인수합병 과정에도 차질을 빚게 돼 사실상 인수 무산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매각 절차가 수포가 돌아갈 경우, 향후 업계 재편의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지난해부터 매각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생긴 문제가 여전히 '시계 제로'인 상태다. 먼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진행 중인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인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계약 이전 대비 확대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를 두고 딜 조건의 재협상을 논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주식매매계약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지만, 약 5개월 여 만에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4조5000억원 증가했다는 게 현대산업개발의 주장이다. 이에 재점검 및 재협의를 위해 계약상 딜 클로징 일정을 연장하자는 것. 그러나 산업은행도 이 같은 현대산업개발의 주장에 반박하고 나서며, 재협상이 아닌 인수 무산에 대한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17일 산은은 늘어난 부채에 대해 2조8000억원은 현금흐름과는 무관한 장부상 부채 증가와 업황 부진에 따른 차입금 증가(4000억원)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도 지난 17일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상호 신뢰가 전제돼야 충분히 안전하게 딜이 끝까지 갈 수 있다. 서면 협의를 얘기했는데 60년대 연애도 아니고 무슨 편지를 하느냐"고 강조했다. 이스타항공도 여전히 최종 딜 클로징까지 풀어야 할 문제가 산재해 있는 상태다.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지 않고 '셧다운'에 돌입하며, 직원들의 체불 임금에 대한 책임소재를 놓고 제주항공과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것. 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지급하지 않은 급여만 약 250억원에 달하며, 경영이 정상화되지 않은 채 이 같은 상황이 지속할수록 그 체불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이스타항공 측은 제주항공에 해당 금액을 나눠 부담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최근에는 이스타항공이 지급 보증을 선 태국 법인 타이이스타젯 관련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앞서 타이이스타젯의 리스 항공기에 대한 지급보증을 체결했는데, 이 같은 선결 조건의 해결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말이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지급보증에 따라 감당해야 하는 지급 보증금은 약 380억원에 이른다. 다만 인수 주체인 양측의 합의로 M&A를 종결하지 않고, 재협상을 위해 딜 클로징 일정을 연기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현대산업개발과 제주항공의 인수 의지가 남아있다면, 최대 6개월의 인수 종결 시한 연장으로 딜 조건의 재협상 등에 들어갈 것이라는 말이다. 한편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여전히 해외 기업결합심사를 전부 마치지 못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은 러시아, 이스타항공은 태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승인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해외 기업결합심사가 전부 끝나야, 인수 대금 납입 등 나머지 절차도 진행해 인수 마무리가 가능하다. /김수지기자 sjkim2935@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