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춤마당굿 '칼노래 칼춤' 27,28일 서울 KOUS 공연
마당극 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던 '칼노래 칼춤(劍訣)'공연이 오는 27, 28일 이틀간 저녁 7시 30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국문화의집 KOUS' 무대에 다시 오른다. 탈춤 마당극 '칼노래 칼춤'은 지난 1994년 동학100주년, 마당극 20주년, 놀이패 한두레 창립 20주년을 맞아 채희완(부산대 명예교수) 연출, 고 김민기(극단 학전 대표)· 최태현(중앙대 명예교수)의 음악과 한두레 예인들을 주축으로 하는 전국민족극운동협의회(현 한국민족극협회)소속 전국 각지의 광대들이 참가해 처음 무대에 올려졌다. 그해 10월30일부터 11월9일까지 전북 고부와 정읍, 서울 예술의 전당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을 거쳐 서울 문예회관(현 아르코 소극장)에서 공연하며 수많은 관중들을 매료시키며 마당극의 정수를 선보였다. 이번 공연은 '사람이 곧 하늘이다'라는 동학혁명의 도화선이 된 고부봉기의 역사적 현재성을 구현하며 한두레의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마당굿운동이 무엇을 어떻게 수행해 나가야 하는 지를 진지하게 되묻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연 둘째날에 마련되는 연행을 곁들인 학술잔치 '학예굿'도 주목된다. '노래굿운동과 마당굿운동 50년'을 주제로 열리는 학예굿의 첫째마당에서는 음악평론가 강헌이 '노래굿운동과 김민기:김민기가 바꾼 한국 대중음악사의 패러다임'을 발제한다. 둘째마당에서 작곡가 이종구(한양대 음대 교수)는 '소리굿 50주년을 보내며'란 주제아래 '소리굿의 기원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고, '50년의 후속작품들'과 '앞으로 50년의 이야기'를 제시한다. 특히 고 김민기 대표가 1974년에 제작, 발표한 희곡 '소리굿 아구'의 만들어진 과정과 그 우여곡절을 털어놓을 예정이다. 당시 유신독재체제에서 대통령긴급조치 위반으로 투옥되었다 일시 병보석으로 풀려난 김지하 선생(작고)이 자신을 찾아온 김민기(작고)와 이종구, 채희완, 임진택 등 후배들 앞에서 '아구'작품 준비 얘기를 듣고 대본을 본 뒤 그 자리에서 밤을 새워 미완의 대본을 완성시켰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과정에서 당국의 검열때문에 공연하지 못할 것을 우려하여 '김지하'라는 이름은 전부다 뺀채 1974년 3월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소리굿 아구'를 올리게 됐다는 일화도 이종구교수의 역사기술로 소개된다. 이날 행사에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 3, 4집에 참여한 문진오씨가 특별출연할 예정이다. 채희완 예술감독은 "탈춤마당굿 '칼노래 칼춤'은 동학혁명의 도화선이 된 '고부봉기 역사맞이굿'의 한 부분이다"라며 "무지렁이같은 광대의 눈으로 동학의 정신을 전투적인 삶과 비전투적인 삶의 대립이 아닌 음양·건곤의 조화로 풀어낸 작품이다"라고 말했다.이어 "고부봉기의 역사적 현재성을 마당굿 연희패에게 어떻게 맞이하고 있는가를 묻고 있으며 과연 이 시대 한두레의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마당굿운동은 무엇을 어떻게 수행해나가야 하는 것인지, 원초의 물음으로 되돌아왔다"며 재공연의 의미를 설명했다. 안봉모 민족미학연구소 '바람결 풍류' 전 편집국장은 "동학의 입문의례와 집회, 그리고 농민군의 전투장면을 칼춤, 북춤, 깃발춤으로 남성 춤꾼의 역동적이며 장쾌한 춤사위로 표현하여 관객들이 절로 박수를 치도록 한다"며 "떨거지 광대의 농익은 탈연기는 또 다른 볼거리이고, 정안수를 이고 나와 판을 씻어낸 후 전 출연진이 아침 뱃노래에 맞춰 추는 대나무 춤은 이 공연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사람이 곧 하늘(人乃天)' 이라는 동학의 정신을 동학130주년을 맞은 오늘 다시 되새겨 볼 계기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마당굿운동 50년, 한두레 5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민족미학연구소가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사)한국민족극협회, (사)한국민족춤협회가 후원한다. 공연을 주도한 이들은 예술감독 채희완, 연출 남기성, 음악제작감독 최태현과 故 김민기, 작곡 최태현, 탈제작 이석금 김정헌 임옥상 이연수, 판화 및 글씨 故 오윤, 프로듀서 마승락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