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은행' 스마트폰 범용성 강점…글로벌 공략
#뉴욕 생활 3년째 접어든 김모 씨(44). 그는 주말 아침이면 종종 휴대폰 하나만 들고 집 근처 브런치 카페로 향한다. 아침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삼성페이가 탑재된 스마트폰 '갤럭시S6'덕분에 결제도 문제가 없다. 김씨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스마트폰이 손안에 은행이 된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삼성전자가 '범용성'을 앞세워 전 세계로 '페이' 영토를 넓히고 있다. LG전자도 상반기 중 'LG페이'를 내놓기로 했다. 기존의 PG(온라인결제대행사)사 뿐만 아니라 통신사, 유통사 등이 간편결제 시장으로 진출을 하고 있고, 아마존·애플·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진출도 예상되고 있어 이들 단말기 업체들이 펼칠 '신의 한 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페이 뛰어난 '범용성' 삼성전자의 성공 열쇠는 '범용성'이다. '삼성 페이' 결제는 간단하다. 소비자는 스마트폰 화면을 손가락으로 쓸어 올리는 동작만으로 '삼성 페이'를 실행, 지문 인증과 스마트폰 뒷면을 카드 리더기에 대면 결제가 된다. 가맹점도 '삼성 페이'를 수용하기 위해 별도로 투자할 필요 없다. 지난해 루프페이를 인수, 이 업체가 보유한 MST(마그네틱 보안 전송) 기술을 삼성페이에 적용, 삼성페이에 '범용성'이라는 날개를 단 것. 지난 8월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페이는 지난달 누적 결제건수 1000만건을 돌파했다. 누적 결제금액은 250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아직 배가 고프다. 지난달 14일 삼성전자는 2016년형 '갤럭시A5'와 '갤럭시A7'를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하는 갤럭시A 시리즈는 국내에서 삼성페이를 지원하는 첫 중저가 스마트폰이다. 그동안 삼성페이는 '갤럭시S6'와 '갤럭시노트5' 등 고가의 프리미엄 모델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갤럭시 A5와 A7의 출고가는 각각 52만8000원, 59만9500원이다. 삼성전자가 중저가폰으로 삼성페이를 확대한 것은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먼저 승기를 잡기 위해서다. 삼성페이가 독주하고 있지만 후발 주자들의 등장으로 시장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해외시장에서도 영토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에 '삼성페이'를 선보인 이후 줄 곳 1위를 달리고 있다. 구글과 애플이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지원하는데 반해 '삼성페이'는 마그네틱 보안전송(MST)까지 가능한 덕분이다.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삼성페이는 미국 전체 상점의 85% 이상에서 사용 가능하다. 반면 애플페이는 전체 가게의 10~15% 선인 100만 곳 정도에서만 쓸 수 있다. 중국 최대 신용카드사인 유니온페이와 손잡고 중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삼성전자 이인종 부사장은 "유니온페이와의 협력과 중국 주요 은행들의 지원을 통해 더 많은 중국 내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안전하고 편리한 결제 서비스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에 빼앗긴 스마트폰시장의 주도권을 되찾는 것도 머지않아 보인다. 삼성전는 올해 중국, 영국, 스페인을 필두로 삼성페이 도입 국가를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이경태 상무는 지난달 28일 4·4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한국과 미국에서 소비자 반응이 좋아서 스마트폰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본다"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로 확산하고 더 많은 소비자에게 갤럭시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키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까지만 해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연간 시장점유율로 1위를 지켰지만, 지난해 3·4분기에는 샤오미(시장 점유율 15.7%) 화웨이(15.7%) 애플(10.3%) 등에 밀려 5위(7.2%)까지 밀렸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2016년부터 삼성페이의 글로벌 모바일 결제시장 선도와 성장 본격화가 기대된다"며 "1년 안에 1000만명에서 1500만명의 가입자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9월 총 2억6600만대의 스마트 기기를 팔아 19.3%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LG페이, 편리성 앞세워 시장 공략 후발주자인 LG전자가 꺼내든 카드도 범용성이다. LG전자는 LG페이가 MST, NFC 등 단말기의 결제 방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 가능한 서비스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여러 종류의 신용카드 정보를 담아두었다가 스마트폰과 연동해 결제에 이용할 수 있는 휴대장치인 '화이트 카드'를 채택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LG전자 측은 "가맹점 단말기 결제 방식에 관계없이 어디서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범용성과 편리성, 보안성을 모두 갖춘 LG페이를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에 이어 롯데카드가 LG페이 서비스 협력사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글로벌 업체의 도전도 거셀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에서 애플페이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아이폰6C(가칭)는 400~500달러대의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애플페이가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애플의 가장 큰 약점은 추가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애플은 미국에서 애플페이로 결제되는 신용카드 결제액의 0.15%(현금카드는 0.5%)를 수수료로 받는다. 반면 '삼성페이'는 무료다. 레퍼런스폰 '넥서스5X'와 '넥서스6P'에 안드로이드페이를 탑재한 구글도 페이 시장 확대를 위해 미국과 해외에서 제휴망 확대를 가속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폰업체들이 겉으로 내세운 전략은 스마트폰 시장 확대다. 하지만 가입자가 늘고, 시장 영향력이 확대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제 시장을 통해 확보한 고객을 기반으로 모바일 광고나 모바일 대출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