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그룹, 올해도 몸집 커진다...성장 중심은 '기술 기반 협업'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전문회사 HLB그룹이 외형 확장과 함께 신약 개발 부분에서 다방면으로 기업 입지를 넓히고 있다. 11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 기업 HLB그룹은 지난 10일 신약개발 기업 애니젠을 인수했다. HLB그룹의 7개 계열사가 15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50억원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한다. 이와 별도로 재무적투자자(FI)도 50억원의 유증과 3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한다. 이에 따라 애니젠은 6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고 자금난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애니젠은 펩타이드 바이오 소재를 확보하는 등 혁신 신약 개발에 집중해 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애니젠 전체 매출은 의약용 펩타이드 소재 55%, 연구용 펩타이드 소재 44% 등으로 구성됐다. 또 애니젠은 플랫폼 기술 'APsoluT(AGM-330)'을 보유하고 있어 유방암, 위암, 대장암 등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대표적으로 AGM-130의 경우, 특정 표적치료제가 없는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로, 전남대 병원에서 임상 1a상을 완료하는 등 임상 단계에 진입해 있어 주목을 받는다. 애니젠은 국내 최초 펩타이드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인증 공장과 대용량 펩타이드 공급 능력까지 갖췄다.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불임용 치료제 가니렐릭스 원료의약품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하기도 했다. 해당 품목허가를 승인받는 경우, 애니젠은 주력제품인 '류프로렐린'과 '가니렐릭스' 원료의약품을 비롯해 다양한 펩타이드 원료의약품을 중심으로 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활발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애니젠의 기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HLB그룹도 'HBS(HLB 바이오 에코시스템)'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HLB그룹은 바이오 산업 관련 계열사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협업 시스템을 성장동력으로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에 애니젠을 인수하는 핵심 계열사인 HLB그룹의 HLB제넥스도 지난해 11월 HLB그룹이 인수한 바이오 회사다. HLB제넥스의 전신은 맞춤형 효소 및 바이오헬스케어기업 '제노포커스'다. 당시 HLB, HLB파나진, HLB생명과학, HLB테라퓨틱스 등 HLB그룹 계열사는 '제노포커스'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제노포커스 지분 26.48%를 인수하고 경영권을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말 HLB이노베이션은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키메라 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개발사인 베리스모테라퓨틱스와 합병을 마무리했다. 특히 베리스모테라퓨틱스 창업자이자 대표이사인 브라이언 김을 HLB이노베이션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해 향후 차세대 신약 개발에 적극 대응한다. 베리스모테라퓨틱스는 지난 2020년 세계 최초 CAR-T 치료제 '킴리아'를 개발한 연구팀이 설립한 회사다. 현재는 미국에서 난소암, 중피종, 담관암 등 고형암과 재발성·불응성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HLB그룹은 미국 항암제 신약도 정조준하고 있다. HLB는 앞서 지난 2024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간암 1차 치료제로 개발한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한 품목허가 재심사를 신청해 최종 결과를 앞두고 있다. FDA는 품목허가 여부를 오는 20일(현지시간) 내 공개될 예정이다. HLB그룹 임창윤 M&A 총괄 부회장은 "HLB그룹의 자금과 기술력이 더해진 만큼 앞으로 안정적 매출 확대와 함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비만·당뇨 치료제는 물론 항암제, 항생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임상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청하기자 mlee236@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