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제조 강자 콜마·코스맥스, '건기식' 경쟁 사활
국내 대표 화장품 제조 기업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그룹이 올해 화장품 사업에서 연 매출 2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K뷰티' 강자로 입지를 다지면서, 건강기능식품 제조 분야에서도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스맥스그룹은 코스맥스바이오와 코스맥스엔비티 2개 회사를 통해 건강기능식품 연구·개발·생산(ODM)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코스맥스바이오는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다양한 제형의 제품을 생산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코스맥스엔비티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 호주 등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다. 특히 코스맥스바이오는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젤리 명가'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코스맥스바이오는 지난 11월 말 충북 제천공장에 젤리 특화 설비로 구축한 '젤릭스'를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코스맥스바이오에 따르면 젤릭스는 5분만에 젤리 냉각이 가능한 특허 시설로, 연간 생산량은 젤리 형태로 된 건강기능식품 1억2000만포에 달한다. 이는 국내 건강기능식품 업계에서 최대 수준이라는 것이 코스맥스바이오 측의 설명이다. 코스맥스바이오는 지난 2010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젤리 제형의 건강기능식품을 선보였다. 이후 코스맥스바이오는 2019년 기준 100억원의 젤리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300억원의 젤리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스맥스엔비티는 후발주자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등장했지만 전문 기술을 성장 기반으로 마련해 미래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코스맥스엔비티의 초소형 정제 기술 '아담'의 경우, 지난 10월 중국 난징에서 열린 세계적인 건강기능식품 원료 박람회 AAES에서 '기술 돌파상'을 수상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아담은 제형 소형화를 구현한 기술로, 핵심 기능과 무관한 부형제 양은 최대 87%까지 줄이고 제형의 안정성과 기능 성분 함량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코스맥스엔비티는 해당 기술을 활용해 여러 종류의 건기식을 한 번에 섭취하는 멀티팩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코스맥스바이오와 코스맥스엔비티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각각 355억원, 858억원의 매출을 냈다. 지난 2023년 동기 대비 코스맥스바이오는 22.4%, 코스맥스엔비티는 5.6% 역성장했다. 이에 대해 코스맥스그룹 측은 소비심리 위축과 해당 시장 경쟁 심화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국콜마의 건강기능식품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 콜마비앤에이치도 실적 개선에 나선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1474억원, 영업이익은 40.1% 감소한 41억원을 기록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강점을 구축해 온 기능성 신소재 개발에 이어 신소재의 부가가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완제품 사업으로도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제조에 특화된 기술력을 활용해 독창적인 제품 개발을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에는 제주테크노파크와 함께 '제주 천연원료를 활용한 제품 개발 및 사업화'를 목표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제주 천연 자원을 도입해 제품 차별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뿐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 등까지 이뤄낼 계획이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일찍이 지난 2006년 국내 면역기능개선 1호 개별인정형 원료 '헤모힘'을 개발해 연구 역량, 제조 능력 등을 입증한 바 있다. 헤모힘은 현재 호주, 미국, 태국, 러시아를 포함해 중앙아시아, 남아메리카 등 20여 개 지역에 수출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기식 시장은 포화 상태로 많은 기업들이 플레이어로 선전하고 있어, 향후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은 더 커질 것"이라며 "K건기식은 원료의 다양성, 편리성 등으로 국내외 소비자 흥미를 유발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 향후 발전시킬 수 있는 잠재 요소가 많다고 생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