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철의 쉬운 경제] 협력과 경쟁
[신세철의 쉬운 경제] 협력과 경쟁 세상은 주춤거리다가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화하고 번성하는데 그 힘의 원천은 서로 상승작용을 하는 협력과 경쟁이다. 협력은 경쟁력을 꽃피게 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어 1+1이 3이나 5도 되고 10도 되게 할 수 있다. 생각해 볼 때, 인류 문명과 문화 발전에 더 크게 이바지한 동력이 경쟁인지 협력인지는 잘 분간이 되지 않는다. 어떻게 생각하면 선의의 경쟁과 협력은 같은 말인지 모르겠다. 세상사를 되돌아보면 혼자만의 특출한 능력보다 남과 함께 협력을 이끌어 내는 인물이 사회에 큰 공을 세운다. 경쟁자들이 선의의 경쟁을 할 때 비로소 그 사회의 경쟁력은 점점 커진다. 협력 또한 서로의 믿음이 클수록 그 효과가 기하급수로 늘어난다. 20세기 최고 성공철학서로 평가받는 'Think and Grow Rich'를 저술한 나폴레온 힐(N, Hill)은 "협력은 사랑이나 우정과 마찬가지로 주면서 얻을 수 있다"라고 했다. 말할 필요도 없이, 리더십은 구성원들의 협력과 선의의 경쟁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능력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기적 유전자를 가진 지도층 인사들이 사람들을 부추겨 서로 싸우게 하여 적의 적을 만들려는 작태는 리더십이 아니라 가짜의리, 깡패의리를 조장하는 짓거리다. 서로 공생하려하기보다 배타적 경쟁에 빠져 들면 어느새 공멸의 길을 가기 마련이다. 보수는 가치 있는 전통을 바탕으로 더욱 발전하겠다는 것이고 진보는 새롭게 변화도모하여 새로운 가치를 찾겠다는 뜻이다. 아무 것이나 욕심껏 움켜쥐는 것이 아니라 지킬 가치가 있는 것을 지켜야 진정한 보수의 의미가 있다. 또 변화를 모색할 때는 과거나 현재보다 발전되고 더 가치 있는 길이어야 진보의 길이 빛나게 된다. "옛 것을 익히고, 새 것을 알면 스승이 될 수 있다.(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 논어 爲政 11)"는 구절은 보수와 진보가 불가분의 보완관계에 있어야 함을 갈파하고 있다. 배운 것을 때때로 익히고, 새롭게 터득해 가면 그 배움과 응용이 더욱 넓어지고 커져 본보기가 될 만하다는 이야기다. 보수와 진보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 공존하려들기보다는 그저 사생결단의 겨루기로 공멸의 길을 가는 모습들이 언뜻언뜻 보인다.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는 모습을 볼 때 우리나라에서 과연 진정한 의미의 보수와 진보가 존재하는지 의문이 든다. 상당수 인사들은 국민들을 '편 가르기'하기 위한 도구로 보수와 진보를 외치고 있다는 느낌까지 드는 게 사실이다. 기회주의자들이 보수의 가면을 쓰고 사람들을 괴롭히는 일도 엿보이고, 또 막가파들이 진보의 탈을 쓰고 사람들을 우롱하는 행태도 자행되고 있다. 협력과 경쟁으로 조화를 이뤄 큰 성과를 나타낼 수 있어야 진정한 의미의 보수와 진보의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말이다. "음색과 음량이 서로 다른 악기들이 협력하면서 경쟁하는 복합 의미를 가지는 협주곡을 처음 만든 작곡가는, 세상살이는 혼자서 되는 게 아니라는 교훈을 세상에 주려 했는지 모를 일이다. 온고지신에서 고(故)는 예전에 배운 것이요, 신(新)은 새로운 이치를 터득하는 것이라고 풀이된다. 온고지신의 자세로 지키고, 발전시키는 것이 바로 보수와 진보가 함께 구가해야 할 경쟁과 협력의 화음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