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벤처 CEO 열전⑭]손광익 힙합퍼 대표 "스트리트 패션 1세대에서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손광익 힙합퍼 대표 프로필 사진. /힙합퍼 무신사의 뒤를 잇는 스트리트 패션 1세대 쇼핑몰로 불리는 '힙합퍼'가 최근 패션 커뮤니티 플랫폼으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힙합퍼는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거래액 6배 이상 신장, 올 상반기 매출액은 3배 신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니즈'를 넘어 '원츠'와 취향에 따라 옷을 사는 패션 피플들의 구매 패턴을 적중시켰으며, 고객과 브랜드의 '초연결'의 주체가 된다는 전략이 통했다. 올해부터 힙합퍼의 도약을 이끄는 이는 경영 일선의 손광익 힙합퍼 대표이다. 지난 3월 힙합퍼에 합류한 손 대표는 1994년 패션에 입문한 후 국동 질앤질, F&F의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등의 론칭을 맡았고 2006년 엘르 숙녀복 사업부문장, 2016년 LF스포츠 사업부문장, 2019년 더네이쳐홀딩스의 브랜드 사업부총괄을 담당하며 다수의 신규 브랜드 론칭 및 리뉴얼 경험을 쌓아왔다. 각각의 브랜드를 론칭하고 브랜딩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대가 바뀐 것을 느끼게 됐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하나의 이미지 전달이 아닌 복합적 패션 이미지의 전달로 세상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을 체감한 것이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직감했고, 앞으로는 플랫폼의 시대, 다변화의 시대가 될 것으로 생각해 힙합퍼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손 대표는 "오랜 패션업계 종사 경험이 플랫폼 사업에 다각도로 쓰임이 있을 것 같았다. 고정관념이 없는 편이다. '플랫폼의 브랜딩화'라는 개념이 새롭고 재밌게 와닿아 힙합퍼에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힙합퍼 공식 홈페이지 매거진-스트릿 패션 탭 화면 캡처. /힙합퍼 ◆스트리트 패션 헤리티지에 SNS 차용 힙합퍼는 2000년대 초 국내 스트리트 패션의 태동을 이끌었던 오리지널리티를 가지고 있다. 거리의 패션 피플들의 사진을 인터넷 커뮤니티와 잡지 등에 싣고 공유하는 문화를 국내 최초로 만들었다. 손 대표는 이런 힙합퍼가 갖는 헤리티지를 강조하고 차별성을 갖기 위한 작업을 이어나간다. 힙합퍼는 포토그래퍼들이 거리의 사람들 패션을 찍어 올리던 것에서 인스타그램 패션 유저들이 스트리트 패션을 SNS에 업로드하고 태그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패션 유저들의 자발적 참여로 쌓인 사진의 수가 1년 만에 지난 20년간 힙합퍼 스트리트 패션에 누적된 사진의 수를 추월했다. 10대에서 30대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연령대까지도 힙합퍼 스트릿을 태깅, 자신의 스타일을 표현하는 'SNS 시대' 패션의 장을 열고 있다. '국내 스트리트 패션의 원조'라는 헤리티지를 2021년에 맞게 접목해 플랫폼을 운영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손광익 힙합퍼 대표 프로필 사진. /힙합퍼 ◆MZ 세대들의 패션 놀이터를 꿈꾼다 힙합퍼 손 대표는 MZ 세대를 대표하는 미디어가 단연 SNS라고 생각한다. 디지털에 익숙하다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체화되어 있고, 집단보단 개인의 행복, 소유보다는 공유, 상품과 구매 자체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경험을 중시한다고 본다. 따라서 힙합퍼는 이들을 위한 놀이터를 만들어줄 계획이다. 옷을 입고 자신의 패션을 자랑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해준다. 참여형 이벤트도 지속적으로 운영해 직접 플랫폼 안에서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의 폭을 넓혀갈 계획이다. 손 대표는 "힙합퍼에 놀러 왔을 때 다른 곳에는 가고 싶지 않도록 정말 다양한 상품군을 보여줄 예정이다. 눈이 즐겁고, 소통이 즐겁고, 같이 구매하고, 참여하고, 그리고 보상받는 그런 새로운 놀이터를 조성할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손광익 힙합퍼 대표 프로필 사진. /힙합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정체성 정립 손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쇼핑이 언택트로 급격하게 전환된 점에 주목했다. 코로나가 종식된다고 해도 언택트 소비에 익숙해진 소비자가 다시 오프라인으로 회귀할 보장은 없다고 예상한다. 온라인, 모바일 비즈니스가 패션 산업을 이끌며 보다 세분화된, 특화된, 특성 있는 플랫폼만이 살아남을 거라고 분석한다. 또한, 복종(의복 종류)의 쏠림 현상이 심하게 일어날 거라고 판단한다. 스포츠와 아웃도어 조닝(zoning) 브랜드가 지속적인 시장 점유를 이어갈 확률, 전통적인 남성복, 여성복 조닝은 축소될 확률이 높다고 본다. 손 대표는 "각각의 브랜드들은 이제부터 완벽하게 온라인, 모바일 비즈니스로 전환돼야 하고 가격정책,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정립을 새롭게 세워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힙합퍼는 내부 운영기획팀을 중심으로 브랜드 정체성 확립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트리트 패션 오리지널리티를 기반으로 고객과 셀러 모두 윈윈하고, 고객에게는 트릿 문화에 기반해 패션, 문화, IT 전 영역에 걸친 멀티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위해 적극적인 프로모션과 파트너사 지원 정책을 펼치고, 이커머스 분야 인재 영입과 CS 조직 내재화로 고객 서비스와 편의성도 개선하는 등 조직 역량을 강화 중이다. /원은미기자 silverbeauty@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