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쇼크, 작년 위기 극복 날개 폈다가 코로나로 좌절
올해 들어 확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로 인해 지난해부터 경영난을 겪어 올해 재기를 노리던 국적 항공사들은 이마저도 할 수 없게 됐다. 코로나 사태 장기로 다사다난했던 국내 항공업계의 지난 'C-쇼크' 1년과 전망에 대해 메트로신문이 연속으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김포국제공항 내 국제선 청사. 악재가 많았던 지난해 대비 올해는 항공업계가 수익성 제고에 나설 것으로 보였으나, 예상치 못한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지속하면서 변수로 작용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만 해도 국적 항공사들은 지난해 부진을 털고 본격 비상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지난해 일본 여행 보이콧과 보잉 이슈, 미·중 무역 분쟁 등 악재로 인해 경영난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FSC(대형항공사)들은 국제선에 신규 취항하고, LCC(저비용항공사)의 경우 중장거리 노선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등의 전략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설 예정이었다. ◆'코로나19 복병'으로 지난해 부진 극복 좌절 그러나 이들 앞길에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난기류가 있었다. 실제 지난해 2분기부터 국적사들은 경영실적 악화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항공업계 '맏형'으로 일컬어지는 대한항공도 지난해 2분기 672억원의 적자를 냈다. 같은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지난해 1분기부터 시작해, 올해 1분기(-2082억원)까지 다섯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FSC 대비 규모가 작은 저비용항공사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 운항을 중단한 이스타항공을 제외하고, 전 LCC는 지난해 2분기부터 여섯 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비상장사여서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에어서울과 플라이강원을 뺀 4개 저비용항공사의 올 상반기 기준 영업손실은 총 4029억원에 달한다. 특히 티웨이항공은 올해 취항 10주년을 맞아 연내 중형항공기를 도입할 예정이었다. 이미 레드오션이 돼버린 단거리 노선에서 탈피해 호주, 중앙아시아, 하와이 등 중장거리 노선을 운항함으로써 다른 LCC와 차별화를 두겠다는 취지였다. 또한 에어부산은 당초 에어버스의 A321neo LR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취항 범위를 넓히려 했다. 에어서울도 지난해 일본 여행 보이콧으로 큰 타격을 입은 만큼, 국내선 진출 등 대대적인 노선 구조조정과 노선 다각화 작업을 본격화하려 했다. ◆여객수 62%급감 속 사태 장기화 우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 같은 항공사들의 계획은 대부분 무기한 중단된 상태다. 외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수익성의 제고는 차치하고, 생존까지 위협받게 된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앞서 지난 2월 정기배분을 했던 운수권도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최근 코로나가 재확산 세를 보이면서 국가 봉쇄(락 다운)가 다시 강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항공 수요도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당시 국토부는 향후 코로나 사태가 해소되고 항공 수요가 회복될 시점에 대비해 호주, 포르투갈 등 총 21개 노선을 항공사에 배분했다. 실제 국토부 항공 포털에 따르면 올해 국내선과 국제선 전 노선을 포함한 국적사 이용 여객 수(1월~11월 기준)는 전년 동기 대비 대폭 줄었다. 올해 여객 수는 3307만8417명으로 전년 동기 8641만244명 대비 약 62% 감소했다. 또한 그나마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는 화물 수송 부문 역시 지난해 수송량(263만3046톤) 대비 올해 213만7236톤으로 약 19% 줄어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한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코로나 여파로 급감한 항공 교통량이 2024년은 돼야 원래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무상 여행 수준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라며 "앞으로 몇 년간 화물 운송이 항공업계의 주요 수익원으로서 출장 여행을 대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수지기자 sjkim2935@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