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입국자 방역 강화에, 美 변이 바이러스까지…정상화 시계 느려지는 항공사들
'엔데믹' 분위기를 기대하며 새해를 맞이한 항공업계에 다시금 코로나19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중국 정부의 방역 완화로 중국 항공 노선의 정상화가 이뤄질 거라는 기대는 '이른 기대'라는 분위기가 항공업계 전반을 뒤덮고 있다. 게다가 미국에서 빠르게 확산 중인 변이 바이러스 소식에 항공업계 정상화 시계가 더 더뎌질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일 중국에서 한국으로 입국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은 단기체류 외국인 309명 중 61명(19.7%)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체 중국발 입국자 수는 승무원을 포함해 1052명이었다.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따라 지난해 국제선 항공여객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국제선 여객은 405만명으로 전달 대비 31.5% 증가한 셈이다. 그럼에도 항공사로서는 중국 증편을 계획대로 실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 코로나19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부는 2일부터 중국발 입국자 모두에 대해 코로나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의무화하고 중국발 항공기 도착은 모두 인천으로 일원화했다. 결국 지방에서 중국을 오가는 노선들은 중국 노선에 한해서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별다를 바 없는 상황에 처했다. 중국에서 국내에 오는 항공기에 탑승하는 모든 내·외국인에 대해 48시간 이내 PCR 검사 또는 24시간 이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단, 장례식 참석 등의 인도적 목적과 공무 국외출장자, 만 6세 미만 영·유아 및 확진일로부터 10일 이후 40일 내인 경우는 예외로 둔다. 여기에 우리 정부가 중국 단기비자 발급도 제한하자, 국내 항공사들은 1월 중국 노선을 증편하려던 계획을 잠정 중단하고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운항 편수만 유지하는 모습이다. 단기 비자 발급 제한 기간은 추후 상황에 따라 연장될 수 있어 중국 노선 정상화는 묘연해졌다. 이는 비단 한국만의 상황은 아니다.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프랑스, 모로코, 스페인, 인도, 일본,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대만 등 최소 14개국이 중국발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방역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 노선 증편이 늦어지는 것은 아쉽지만 방역 차원에서는 따를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팬데믹 초창기와 같이 방역 체계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빗장을 걸어 잠그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다행"이라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현재는 중국발 한국행 항공편이 인천공항으로만 들어오도록 돼 있어 기존 65회정도 운행되던 중국~한국 왕복 노선은 현재 62회로 줄어든 상태다. 또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준비된 중국행 기재들은 수요가 많은 대체편으로 운항을 모색해 볼 수도 있을 것"이라며 "지금 운항하는 중국발 비행기도 여석이 있는 상황 속에서, 굳이 방역을 다시 강화하는 시기에 무리하게 증편을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의 경우는 1월 주 15회로 늘리려던 중국 노선 운항 횟수를 지난해 12월 운행했던 주 9회로 원상복귀 시켰고,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지방발 중국 노선 운항을 중단하는 것은 물론 추가로 취항하려던 노선 계획도 잠시 보류 중이다. 결국 중국 명절인 '춘절'로 발생하는 '중국 특수'는 올해도 누릴 수 없을 전망이다. 한 LCC 관계자는 "LCC들의 흑자 전환 속도는 중국발 노선 정상화와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코로나19 추이를 유심히 지켜보고 정부 방역에 따라 안전하게 증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서 빠르게 확산 중인 코로나19 XBB.1.5 변이가 국내에도 이미 들어와 있는 것으로 확인돼 항공업계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XBB.1.5는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변이 중 가장 전염성과 면역 회피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다시 코로나19가 팬데믹화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