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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책장] 금융권 리더 책에서 길을 찾다②

한국주택금융공사 최준우 사장 90년대생이 온다. 임홍택 지음. 웨일북스 출판. 1만 4000원 김학수 금융결제원장 디지털화폐가 이끄는 돈의 미래. 라나 스위츠 저. 방진이 역. 북 카라반 출판 김주현 여신금융협회 회장 리더의 오판. 유효상 지음. 클라우드 나인 출판 [편집자주] 메트로경제가 지난 3월 11일 선보인 기획연재 리더의 책장 코너가 벌써 21회차를 넘겼다. 한국 사회 경제·법조·경영·교육·금융 등 사회 각 분야의 리더들이 참여해 독자에게 삶의 나침반이 되어 줄 삶의 지혜를 소개했다. 특히 메트로신문은 다양한 금융권 분야에서 리더로 활약하고 있는 리더 6명을 만날 수 있었다. 메트로신문은 '금융권 리더 책에서 길을 찾다'란 주제로 리더의책장을 두 차례에 걸쳐 다시 들여다본다. 금융계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온 최준우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은 공기업을 진두지휘하는 리더답게 젊은 직장인들에게 미래를 봤다. 그는 MZ세대의 특성을 담은 '90년대생이 온다'에서 "우리 조직은 청년이사회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데, 청년이사회는 20~30대 젊은 직원들로만 구성되고 회사 발전과 사내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참신하고 솔직한 의견들을 제시하고 있다"며 실제 현실에서 거대 조직이 젊은 직원들과 소통하는 법을 소개했다. 또한 최 사장은 "'90년대생이 온다'는 그들이 주인이 되어 살아가야 할 간단하면서도 재미있고 공정한 그들의 조직을 만들도록 길을 터주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라며 인생 선배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최 사장이 조직의 미래를 2030 직장인에게서 봤다면 김학수 금융결제원장은 주목할 만한 미래 수단으로 '디지털화폐'를 꼽았다. 김 원장은 '디지털화폐가 이끄는 돈의 미래'를 소개하며 "결제시스템은 대표적인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라며 "다양한 거래공동체에 소속된 개인들이 자신의 거래정체성을 대변할 수 있는 복수의 화폐를 선택적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고, 그만큼 다양한 유형의 화폐가 시장의 선택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게 될 것"이라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을 표현했다. 그는 재차 디지털화폐를 강조하며 " 디지털화폐가 더 이상 단순히 결제서비스로 경쟁하기보다는 세계를 경험하는 방식을 두고 경쟁하게 된다는 점에서 기존 매스미디어 시대에서 소셜미디어 시대로의 패러다임 전환, 그리고 결제를 더 이상 별도의 분리된 경험이 아닌 디지털라이프 속에 녹여진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소비자 변화를 고려한 서비스 접근이 중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은 판단 상황에 자주 직면하는 리더의 판단에 대한 책을 소개했다. 그는 '왜 리더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까'라는 부제가 달린 '리더의 오판'이란 책을 소개하며 "뉴노멀(New normal)이란 단어가 오히려 정상적으로 들리고, 4차 산업혁명 같은 급속한 기술발전으로 과거와 전혀 다른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지금, 리더의 잘못된 의사결정은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더의 '지적 겸손'을 강조했다. 그는 "'지적 겸손(intellectual humility)' 이란 '자기가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 또는 '자기보다 더 잘 아는 훌륭한 분들이 있다' 것을 알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스스로 더 많은 배움을 추구하게 되고 주변의 뛰어난 사람에게 겸허히 도움을 청할 수 있게 된다. 바로 이런 '지적 겸손'이 비합리적 의사결정의 가능성을 줄이는 좋은 방안의 하나"라고 밝히기도 했다.

2021-08-19 15:50:06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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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방관자 효과 外

◆방관자 효과 캐서린 샌더슨 지음/박준형 옮김/쌤앤파커스 2017년 4월, 데이비드 다오는 예약을 과도하게 받았다면서 좌석 포기를 종용하는 항공사의 요구를 거절했다. 공항 보안국 요원 세 명이 그를 강제로 끌고 나갔고, 이 과정에서 다오는 코뼈와 치아 두 개가 부러졌다. 당시 승객들은 이 상황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SNS에 올렸을 뿐, 다오에게 폭행을 가하는 보안국 요원을 말리지 않았다. 우리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발견하더라도 '누군가 돕겠지'라고 생각하며 쉽게 손을 내밀어 주지 않는다. 정신 분석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책임 분산으로 나타나는 '방관자 효과'라고 부른다. 책은 작은 침묵이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경고하며, 불의와 혼돈을 넘어 변화를 만들 방법을 제시한다. "가장 큰 비극은 악한 사람들의 외침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소름 끼치는 침묵이다" 364쪽. 1만7000원. ◆실미도의 '아이히만'들 안김정애 지음/모시는사람들 '북한군 특수부대에 의한 1·21사태 → 남한의 보복 차원에서 준비된 실미도 부대 → 국제정세의 변화 속에서 용도 폐기되고 잊힌 실미도 부대 → 부당한 처우 → 중앙청으로 가서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고자 봉기 → 군경 저지에 막혀 대치 중 폭사 →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고, 생존자들을 비밀 재판 후 처형, 일부 사망자들은 암매장 → 50주년이 될 때까지 사건 축소, 조작, 은폐, 왜곡' 30여 명의 장정들이 감언이설에 속아 실미도로 들어갔다. 이들은 몇 년간 비인간적인 수준의 대우와 살인적인 훈련을 받으며 착취를 당하다가 당국자들로부터 버려졌다. '안보'와 '통일'을 볼모로 온갖 불법적인 방법으로 국민의 인권을 짓밟은 사건의 진실을 밝혀 역사의 사기극을 끝장내자고 저자는 말한다. 288쪽. 1만3000원. ◆지속가능한 공정경제 이한주, 김정훈, 장시복, 박원익, 김정인 외 13명 지음/시공사 코로나19는 한국 경제의 극심한 이중구조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 저소득 계층은 더 큰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대기업이 성장을 기록하는 동안 중소기업은 매출과 이익 저하에 시달리며 생존을 염려한다. 하위 저소득가구의 근로소득은 10% 넘게 줄었고, 영세 자영업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견디지 못해 폐업하고 있다. 양극화 심화는 소득 격차로 끝나지 않고 점점 악화돼 불평등을 대물림하게 만든다. 한국 경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할 절박한 시점에 처했다. 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 경제 패러다임이 지향해야 할 시대적 가치는 무엇인지, 우리의 경제질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미래지향적 경제질서를 구현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과 정책 기준은 무엇인지를 짚는다. 436쪽. 1만9000원.

2021-08-19 14:13:06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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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지음/정영목 옮김/청미래 동년배들과 다르게 패키지여행을 좋아한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가이드 뒤만 졸졸 따라다니기만 하면 돼서 편하다. 아침, 점심, 저녁은 물론이요, 중간에 간식까지 챙겨주고 꼭 들러야 할 관광지도 빼먹지 않고 전부 찍고 가준다. 안전한데다가 싸기까지 하다. 단체 관광에서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위험이라곤 일행 중 몇 명이 약속 시간을 어겨서 다음 행선지로 늦게 출발하는 것 정도다. 같이 여행간 사람들은 다들 어찌나 개성 넘치고 재밌는 캐릭터인지 투어 한 번만 갔다오면 재밌는 일화가 한보따리씩 쌓인다. 약 3년 전 캄보디아 여행을 떠났을 때다. 패키지투어에서 빠지면 섭섭한 보석 가게를 가던 길이었다. 부산에서 온 아저씨 한 분이 "이전에 패키지여행을 가서 아내에게 주려고 루비 목걸이, 팔찌, 반지, 귀걸이 세트를 하나 산 적이 있는데 한국에 와서 보석 감정을 해보니 모두 가짜였다"며 "그때 여행사랑 싸우고 환불처리 하느라 맘고생을 심하게 해서 보석이라면 진절머리가 난다"는 말을 했다. 버스 안의 분위기는 싸해졌고 이날 보석 상점에서 물건을 산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 다음해 필자는 7박 9일 일정으로 그리스와 터키를 훑는 패키지여행을 갔다. 일정이 너무 빡빡해 아침 6시에 일어나 저녁 9시까지 숨돌릴 틈 없이 바삐 움직여야 했다. 누군가 "중학교 극기훈련 온 것 같다"고 했는데 그 말이 딱 어울렸다. 아무튼, 이 여행 무리에 또래 친구가 하나 있었는데 '긍정왕'이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어디에서 무슨 음식이 나오든 두 그릇은 기본으로 뚝딱 해치우며 "다 맛있지 않아요?"라는 말을 했고, 여행 후기에서 돈 아깝다는 평이 주를 이뤘던 옵션도 전부 추가해 뭘 보든 간에 "정말 멋있다"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양가죽 쇼핑센터에서는 '저런 옷을 누가 사'라고 속으로 생각했던 가죽 재킷을 사 입기도 했다. 사람들이 지나가는 농담으로 "여행사에서 나온 거 아니냐"고 놀렸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진짜로 해당 여행사에서 심어 놓은 직원이었다. 현장에서 고객들의 솔직한 후기를 듣는다나 뭐라나. 이쯤 되면 "천태만상 인간세상 사는 법도 가지가지"라는 노랫말을 절로 흥얼거리게 된다. 알랭드보통은 '여행의 기술'에서 "여행할 장소에 대한 조언은 어디에나 널렸지만, 우리가 가야 하는 이유와 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듣기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누군가 '우리는 왜, 어떻게 여행을 떠나는가'라고 묻는다면 "인간세상의 천태만상을 들여다보기 위해 우당탕탕 소란스럽게 간다"고 답하겠다. 328쪽. 1만4000원.

2021-08-19 13:27:11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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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책장] 금융권 리더 책에서 길을 찾다①

[편집자주] 메트로경제가 지난 3월 11일 선보인 기획연재 리더의 책장 코너가 벌써 21회차를 넘겼다. 한국 사회 경제·법조·경영·교육·금융 등 사회 각 분야의 리더들이 참여해 독자에게 삶의 나침반이 되어 줄 삶의 지혜를 소개했다. 특히 메트로신문은 다양한 금융권 분야에서 리더로 활약하고 있는 리더 6명을 만날 수 있었다. 이번주와 다음주 메트로신문은 '금융권 리더 책에서 길을 찾다'란 주제로 리더의책장을 다시 들여다본다.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금리의역사.시드니호머·리처드실라 지음. 이은주 역. 리딩리더 금융권 인사로 리더의책장 첫 글쓴이로 나선 이는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현 금융위원회 후보자)는 이었다. 그는 제28회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재무부, 아시아개발은행, 금융감독위원회, 국제부흥개발은행 금융위원회를 두루 역임했다. 고 위원은 정통 관료로서 선후배들로부터 호감과 존경받는 공무원이라고 호평이 자자하다. 그가 소개한 책은 과거 월스트리트의 채권강자였던 살로먼 브라더스의 채권시장 리서치팀을 이끌었던 채권시장 분석전문가 시드니 호머가 쓴 '금리의 역사'였다. 그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의 경험을 떠올리며 "단기 경기변동에 대응하는 거시경제정책인 통화정책을 수립할 때도 장기적 시계에서의 금융·경제 흐름 파악은 매우 중요하다"며 "시드니 호머와 리처드 실라의'금리의 역사'는 경제의 단기적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혹시 지면 밑에서 도도하게 흘러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장기 시계에서의 경제적 흐름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새기게 해 준 책이다"라고 소개했다. 신현준 한국신용정보원장 안티프래질.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저. 안세민 역. 와이즈베리. 2만 8000원 두번째 금융권 리더의 책장 글쓴이는 신현준 한국신용정보원장이었다. 제 35회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재정경제원, 노무현 정부 대통령 비서실, 금융위원회, OECD, 우정사업본부를 거친 그는 금융계에 알아주는 실력자다. 그가 소개한 책은 저서 '블랙스완'을 통해 '서브프라임' 금융위기를 예견해 '월가의 현자', '월가의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리우는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안티 프래질'이었다. 그는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책 속 개념을 쉽게 풀이해 독자에게 전달했다. 그는 "안티프래질'(antifragile)은 '프래질'(fragile, 부서지기 쉬운)에 대한 반대의 의미로서 탈레브가 만든 신조어"라고 설명하며 "탈레브는 가변성, 무작위성, 무질서, 불확실성을 피하지 말고 그것을 겪어내고 더 강해지도록 활용하라"는 탈레브의 가르침을 전한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 지음. 김윤경 옮김. 다산초당 출판. 마지막으로 소개할 리더의 책장 글쓴이는 김광수 한국은행연합회장이다. 김 원장은 제27회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 법무법인 율촌, NH농협금융지주를 거친 은행계의 거목이다. 그는 금융 서적이 아닌 철학 서적을 소개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가 선보인 책은 야마구치 슌의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였다. 그는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다 보니, 개인과 조직 모두 무게중심을 잡고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변화하지 않으면 가까운 미래에 뒤처지거나, 소멸할 것이라는 두려움마저 자리 잡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라며 르상티망(시기심), 페르소나, 악마의 대변인(다수파를 향해 의도적으로 비판과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 등 책 속 철학적 개념을 쉽게 소개했다. 김승중 메트로경제 편집국장은 "금융권 리더들이 독서에서 얻은 삶의 지혜를 메트로경제 독자들에게 전할 수 있어 뜻 깊은 시간이었다"며 "진심을 담은 글을 써주신 금융권 리더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앞으로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의 글로 독자에게 한 발 더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박태홍기자 pth7285@metroseoul.co.kr

2021-08-12 16:24:44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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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생명 가격표 外

◆생명 가격표 하워드 스티븐 프리드먼 지음/연아람 옮김/민음사 9.11 희생자 가족이 받은 보상금은 천차만별로 달랐다. 희생자의 소득에 기반해 경제적 가치가 책정됐기 때문이다. 이 가치는 희생자의 평생 기대소득, 각종 수당, 기타 혜택 등을 계산한 뒤 희생자의 실효세율에 맞춰 조정해 얻은 값이었다. 희생자의 나이, 정년까지 남은 햇수, 기대 소득 증가분에 대한 정보가 계산에 포함됐다. 보상금의 차이는 매우 컸는데 어떤 이들에겐 다른 희생자들 생명의 30배에 달하는 값이 매겨졌다. 이처럼 자본주의 사회는 인간의 생명에도 가격표 딱지를 붙인다. 책은 인간의 생명에 일상적으로 가격표가 매겨져 왔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불공정한 가격 책정법이 어떻게 사회를 일그러뜨려 왔는지 고발한다. 328쪽. 1만8500원. ◆중간착취의 지옥도 남보라, 박주희, 전혼잎 지음/글항아리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매해 최저임금이 올라도 월급이 100만원대에 묶여 있다. 10년을 일해도 1년차와 별반 다른 대우를 받지 않는 것도 이들 노동자군의 특징이다. 노동자들의 숙련도가 화폐가치로 환산되지 못하는 것은 '노동자-하청업체-원청'이라는 피라미드 구조 때문이다. 저자들은 특별한 기술 없이 오직 '사람 장사'만 하는 하청업체 대표의 소득액 중 일부가 중간착취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다수의 하청업체는 노동자에게 돌아가야 하는 직접노무비를 전액 지불하지 않고, 47~61%만 떼어줬다. 노동자에게 줘야 할 노무비 중 39~53%를 하청업체 대표들이 중간에서 가로채 간 것이다. 노동자들의 피·땀·눈물의 대가, 월급이 누구의 주머니로 흘러들어 가는지 까발리는 책. 280쪽. 1만5000원. ◆아프면 보이는 것들 제소희, 김지원, 서보경, 윤은경, 박영수 외 8명 지음/후마니타스 책은 의학이 설명하거나 포괄하지 못하는 한국 사회의 '아픔'을 인류학의 시선으로 톺아본다. 의료인류학연구회에서 활동하는 열세 명의 필자들은 현장에서 만난 아픔을 가진 삶(산후풍, 난임, HIV, 희귀 난치 질환, 간병 노동, 사회적 참사, 장애, 성 매개 감염 등)들을 사례 중심으로 살핀다. 의료 대상에서 배제되거나 존엄하게 살 기회를 박탈당한 삶들은 불평등과 차별, 혐오가 만연한 한국 사회의 민낯을 여실히 드러낸다. 저자들은 아픔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는 치료와 연대를 이야기하며,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아파 보지 않아 볼 수 없었던 것들에 다가가자고 제안한다. 352쪽. 1만8000원.

2021-08-12 13:59:00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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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오래된 연장통

전중환 지음/사이언스북스 마라탕을 좋아한다. 친구들이 '뭐 먹으러 갈래?'라고 물으면 항상 '마라탕'이라고 답하고, 집 근처 자주 가는 마라탕 가게 사장님, 아르바이트생과도 안면을 트고 지낸다. 매운 걸 잘 먹지도 못하면서도 마라탕에 열광한다. 마라탕 사랑이 어느 정도냐 하면, 회원등록을 하면 20% 할인해주는 마라탕집이 있는데, 너무 자주 가서 아르바이트생이 회원 번호를 외워 버릴 정도다. 이젠 휴대폰 뒷자리 4개 번호를 묻지도 않고 알아서 회원 번호를 입력한 뒤 20% 할인된 가격표를 뽑아준다. 참으로 머쓱하다.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왜 인간은 이토록 매운 음식을 사랑하게 됐는가? 진화론을 바탕으로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알기 쉽게 설명한 과학 대중서 '오래된 연장통'에서 이 물음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책에 따르면 고추, 마늘, 양파 같은 식물들은 2차 대사산물인 '피토케미컬'을 지니고 있다. 피토케미컬은 식물이 초식동물이나 곤충, 곰팡이, 병원균의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낸 화학 무기다. 수십 가지의 피토케미컬들을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따라 각 향신료 고유의 매운맛이 만들어진다. 책은 향신료가 음식물 속 세균과 곰팡이를 죽이거나 성장을 억제시켜, 인간이 이를 향균제로 요리에 곁들이게끔 진화했다는 가설을 제시한다.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음식물이 상하기 쉬운 인도나 브라질처럼 무더운 지역은 추운 나라들보다 더 많은 가짓수의 독한 향신료를 사용한다. 둘째, 상온에서 부패하기 쉬운 동물의 사체를 음식으로 만들 때, 야채 요리보다 향신료를 더 많이 쓴다. 그렇다면 한국과 일본은 연평균 기온이나 강수량이 비슷한데, 왜 일본인은 매운 음식을 잘 못 먹고 한국인은 매운맛에 강한가? 이 가설은 이대로 무너지는 걸까? 일본은 섬나라여서 신선한 해산물을 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에 굳이 향신료를 많이 쓰지 않는 전통 요리법이 발달했다는 게 책의 설명이다. 맵찔이(매운 음식에 약한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가 왜 매운맛을 좋아하는지 알게 돼 이제야 속이 좀 시원하다. 내가 왜 이러는지 나도 모를 때 뒤적여보면 좋은 책. 400쪽. 2만원.

2021-08-12 12:56:54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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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책장] 김주현 여신금융협회 회장이 추천하는 '리더의 오판'

인간은 누구나 종종 잘못된 의사결정을 한다. 그중에서도 주요 조직 리더가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게 되면 그가 속한 조직, 국가, 나아가 전 인류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특히 뉴노멀(New normal)이란 단어가 오히려 정상적으로 들리고, 4차 산업혁명 같은 급속한 기술발전으로 과거와 전혀 다른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지금, 리더의 잘못된 의사결정은 치명적이다. 리더들은 왜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까?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 책의 유혹을 거부할 수 없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지금 시점에서 보면 과거에 왜 그런 어처구니없는 한심한 일들이 일어났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유사한 상황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을 보면 역사의 주체인 인간이 동일한 유형의 잘못된 의사결정을 되풀이하는 것 같다. 어떤 측면에서 인간의 잘못된 의사결정 행태가 반드시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만일, 인간이 인공지능(AI) 같은 고도의 합리적 판단만 한다면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 문학예술 작품이 나오기 어려울 것 같고,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역사의 역동성도 보기 어려울 것 같다. 그런데도, 내가 속한 조직, 내가 속한 국가의 지도자가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면 매우 아프다. 그런 면에서 리더가 왜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는지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어떻게 하면 그런 잘못된 의사결정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을지 아는 것은 의미 있다. 이 책은 (1)인간은 왜 진실과 거짓을 잘 구분하지 못할까? (2)프레임으로 사고하고 앵커링으로 평가한다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 (3)성공사례를 잘 벤치마킹 했는데 왜 실패할까? (4)왜 항상 중요한 장기계획은 눈앞의 이익만 추구하는 단기계획에 밀려 빛을 못 볼까? (5)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병들게 할 수 있는데 왜일까? (6)왜 객관적으로 합리적으로 좋은 기회는 차버리고 비합리적 선택을 하는 걸까? 등등 여러 잘못된 의사결정의 유형과 그 원인에 대해 사례를 들어 잘 설명해 놓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의사결정의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것인데, 저자는 지적 겸손(intellectual humility)과 π(파이)자형 리더 내지 지네형 리더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공감이 갔다. '지적 겸손(intellectual humility)' 이란 '자기가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 또는 '자기보다 더 잘 아는 훌륭한 분들이 있다' 것을 알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스스로 더 많은 배움을 추구하게 되고 주변의 뛰어난 사람에게 겸허히 도움을 청할 수 있게 된다. 바로 이런 '지적 겸손'이 비합리적 의사결정의 가능성을 줄이는 좋은 방안의 하나다. 'π(파이)자형 리더' 내지 '지네형 리더'를 강조하는 이유는, 오늘날과 같이 복잡한 기술이 서로 얽혀있는 시대에서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는 부족하고 최소 2개 분야 이상의 전문가가 되야 하며 그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사고의 폭을 넓힘으로써 다양한 집단지성을 하나의 역량으로 결집할 수 있어야 한다는 한다는 것이다. 훌륭한 리더가 되고자 하는 분들이나 훌륭한 리더를 원하는 분들이 이 책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길 바란다.

2021-08-05 14:51:22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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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모두가 기분 나쁜 부동산의 시대 外

◆모두가 기분 나쁜 부동산의 시대 김민규 지음/빅피시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부동산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어느 곳을 가도 어떤 아파트가 얼마나 올랐고, 누가 얼마를 벌었다는 소리만 들려온다. 지난 4년간 급등한 집값은 이제 근로 소득으로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이 됐고, 열심히 돈을 모아 40대 때 청약으로 새 아파트에 입주하는 일도 모두 옛날이야기가 돼 버렸다. 이렇게 집값이 오르면 누군가는 기뻐해야 할 텐데, 주위를 돌아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아 보인다. 지금 가장 좌절하는 이들은 단연 무주택자다. 예전에는 마음만 먹으면 살 수 있었던 집들이 이제는 "억!" 소리 나게 값이 뛰어 넘볼 수 없는 지경이 됐다. 1주택자는 어떨까? '그때 무리해서 30평대로 갈걸', '그냥 1억 원 더 주고 신축으로 갔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만 남았다. 다주택자들은 기분이 좋았을까? 적당한 때에 집을 팔고 수익 실현을 하고 싶지만 방법이 없어 일단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관망할 뿐이다. 집값을 잡겠다고 한 지 벌써 4년, 그 사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부동산 시장의 진실. 236쪽. 1만6500원. ◆거꾸로 읽는 헌법 이동준 지음/좋은땅 저자는 공공기관에 10년을 근무하면서 '공직자가 헌법이라는 것을 알면 국가와 국민이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었다고 한다. 7급 공채나 고시 출신의 일부 소수 공무원을 제외하면 '헌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공직자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미국이나 일부 선진국에서는 대학교 법학과가 아닌 곳에서도 헌법을 교육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법대나 고시공부를 하지 않고는 헌법을 접할 기회가 없다. 저자는 헌법이 무엇이고, 왜 알아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헌법과 우리의 삶이 어떤 연결고리를 갖는지 보여주는 책. 100쪽. 9000원. ◆인류와 공존하는 미래: 인공지능 최예지 지음/이다북스 '인공지능'이라는 말은 1956년 다트머스 회의에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해 어느덧 7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기계화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가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의 영역은 점점 더 확장되고 정교해지고 있다. 책은 생각하는 기계가 어떤 역사를 배경으로 지금의 인공지능으로 출현했는지, 그리고 학습하는 인공지능인 딥러닝 기술이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이어 실제 활용되는 인공지능과 기술의 한계를 이야기하고, 이를 통해 인공지능이 하나의 기술로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꿔 나가고 있는지 알려준다. 책은 인공지능이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부르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위하는 기술로 자리매김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 논의를 살핀다. 192쪽. 1만3500원.

2021-08-05 14:48:50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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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곰브리치 세계사

에른스트 H. 곰브리치 지음/박민수 옮김/비룡소 지금으로부터 약 10여년 전, 추석 때 할머니집에서 만난 사촌 동생에게 "학교생활은 좀 어때? 지금 시험기간 아니야? 공부 안 하고 여기 왜 왔어?"라는 꼰대스러운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사촌 동생은 "내일모레 국사 시험인데, 그냥 포기하고 왔어. 역사는 왜 배워야 하는 걸까? 어차피 이렇게 달달 외워봤자 시험 끝나면 전부 까먹을 텐데"라고 푸념 섞인 말을 내뱉었다. 당시 필자는 "야, 나도 반에서 국사 꼴찌 했잖아. 뭐 이런 것도 유전되냐?"라는 싱거운 위로를 건넸는데, 이후로도 오랜 시간 역사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국사 시간에 선생님이 했던 말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라곤 "3.1운동이 언제 일어났어? 아이고, 아이고 1919년. 오케이? 외워!"(영어 대문자 'I'가 숫자 '1'처럼 생겼고, '고'라는 소리가 숫자 '구'(9)와 비슷하게 들리므로 이렇게라도 암기해 시험을 잘 보라고 알려준 팁 아닌 팁이다.)라는 우스갯소리밖에 없다. 필자는 '곰브리치 세계사'를 읽고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를 깨닫게 됐다. 역사를 알면 좋은 점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1+1이 왜 2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이게 뭔 소린고 하면, 살면서 당연시 여겨왔던 것들이 왜 그렇게 됐는지를 설명해준다는 말이다. 종이를 뜻하는 영어 단어 '페이퍼'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이 역사책은 알려준다. 기원전 이집트인들은 나일 강 언저리에 자라나는 갈대 같은 풀인 '파피루스'로 책을 만들었다. 영어 '페이퍼'나 독일어 '파피어'는 '파피루스'에서 유래한 말이다. 두번째는 현재 우리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실마리를 준다는 것이다. 기원전 1370년경 파라오 이크나톤은 여러 신을 모시는 이집트의 종교에 반감을 품고 자신의 백성들에게 태양신 하나만을 경배할 것을 명령한다. 그는 옛것이라면 모두 반대하고 새로운 발상을 옹호했다. 오래된 사원을 모두 폐쇄하고, 궁전의 그림도 모두 새 양식으로 그리게 했다. 이크나톤이 죽자마자 이집트인들은 옛 풍습과 예술 양식을 되살렸고, 이집트의 다신 숭배 전통은 왕국이 멸망할 때까지 변함없이 유지됐다. 이 이야기에서 종교를 민족으로 치환해보면, 난민 이민자 배척 정책을 펴며 반지성주의를 증폭시킨 세계 지도자들의 정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지혜로운 말은 녹색의 보석보다 구하기 어렵지만 맷돌을 돌리는 가난한 사람에게서도 들을 수 있다." 5000년 전 한 이집트인이 파피루스에 적어 놓은 경구라고 한다. 461쪽. 1만7000원.

2021-08-05 14:16:13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