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가전엔 타이젠…삼성전자, OS 생태계 확장 올인
삼성전자가 '타이젠' 운영체제(OS)의 생태계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OS 시장점유율에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한참 밀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표준화된 운영체제가 없는 사물인터넷(IoT) 시장은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현지시간)부터 양일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힐튼 유니온 스퀘어 호텔에서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 2017'를 개최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오픈소스 플랫폼인 타이젠과 관련된 개발자, 파트너 등을 대상으로 타이젠 신규 기술과 제품을 공개하는 자리다. 삼성전자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타이젠 4.0 플랫폼을 공개하고, IoT으로의 유연한 확장이 가능하도록 진화된 개발 환경을 선보였다. 사실 스마트폰용 OS 시장에서 타이젠의 입지는 좁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시장 점유율은 0%다. 지난 2015년 0.2%, 2016년 0.1%에 이어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반면, 경쟁업체인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는 올해 1분기 점유율이 각각 85.6%, 14.4%를 차지하며, 양강 체제가 굳혀지고 있다. 타이젠의 이 같은 고전에는 낮은 인지도와 익숙하지 않은 사용성으로 인해 개발자나 사용자들에게 외면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IoT 시장은 아직까지 표준화된 운영체제가 없다는 점에서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판단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글로벌시장에서 가전제품 점유율이 높은 데다 다른 가전업체들과 협력관계도 구축하고 있어 IoT 분야에서 타이젠의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타이젠 개발 환경을 개선, 개발자가 신속하게 사업화하도록 타이젠 4.0 플랫폼를 선보였다. 기존 타이젠 플랫폼이 TV, 스마트폰 등 제한된 기기별로 구분돼 배포됐다면, 타이젠 4.0 플랫폼은 TV, 모바일 등 고사양 제품 부터 보일러, 체중계, 전구 등 저사양 기기까지 사용될 수 있도록 타이젠 RT 기반 플랫폼을 추가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최초로 '아틱(ARTIK)053' 모듈도 공개했다. '아틱053'은 저사양 기기에도 적용할 수 있는 타이젠 4.0 플랫폼을 적용한 경량 IoT 플랫폼이다. 삼성전자 아틱은 프로세서(AP), 메모리, 통신, 센서 등으로 구성된 초소형 IoT 모듈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개발자에게 익숙한 개발 언어로 타이젠 앱을 개발하도록 지원했다. MS 앱 구동환경 '닷넷(.NET)'과 멀티플랫폼 UX '자마린 폼'을 타이젠에 도입했다. 기존 리눅스 재단 의존도를 낮추고 보다 많은 개발자를 품기 위해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개발자가 많이 사용하는 앱 개발툴 '비주얼 스튜디오'에서 C# 언어로 타이젠 앱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또 삼성전자는 타이젠 기반 IoT 기기 확산을 위해 중국 칩셋 업체인 브로드링크, 국내의 스마트홈 기기 업체 코맥스와도 협력한다. 스마트 TV 보안을 위해 타이젠 개발자들에게 서비스를 안전하게 개발할 수 있게 보안 API도 공개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타이젠 OS 스마트폰인 '삼성 Z4'도 공개했다. '삼성 Z4'는 500만 화소의 전면·후면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후면에는 듀얼 LED 플래시가 탑재돼 더욱 밝은 광량의 손전등 기능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오는 19일 인도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아프리카, 중동, 인도네시아 등에도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이효건 부사장은 "OS 플랫폼 기술 개발이 상품과 서비스 혁신에 필수 요소라고 생각한다"며 "타이젠을 사용하는 개발자들에게도 다양한 하드웨어 사양에 따른 유연한 개발 환경을 제공하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