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ISA 도입 초읽기] 한달 남은 ISA…은행-증권사 영역 선점 '경쟁'
[한국형 ISA 도입 초읽기] 막 오른 '만능통장' 시대 은행의 투자일임업 허용·편입상품 확대 등 제도 수정 '관심' 은행-증권사, 맞춤형 포트폴리오·자산관리 차별화 '한판승부' 금융권은 오는 3월 ISA(개인종합관리계좌) 도입과 함께 무한경쟁체제로 들어서게 된다. 비과세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ISA는 저금리, 저성장 시대의 새로운 세(稅)테크 수단으로 은행, 증권사, 보험사 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금융사들은 ISA 고객유치를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등 벌써부터 치열한 눈치싸움을 시작했다. 고령화 사회에 들어 자산관리에 대한 고객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탄생한 ISA. 전문가들은 ISA가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위축된 투자문화를 활성화시키고 자산관리 시장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SA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에서 판매되지만 크게 은행과 증권사 간 양자대결 구도가 점쳐진다. 보험사는 ISA 편입상품에 보험상품이 빠져 있어 실익이 없다고 판단, 다른 업권에 기존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방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은행-증권사, ISA 제도 놓고 '이견' 한국형 ISA 도입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은행권은 최근까지 ISA 취급 허용 범위, 편입상품 등에 대해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본격적인 ISA 제도 도입 전 금융당국이 제도 수정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국내에서 신탁업을 허가받은 곳은 은행과 대형증권사 등 일부 금융사다. 당초 금융당국은 신탁업 인가를 받은 곳만 ISA를 취급하도록 했다가 지난해 12월 31일 투자일임형 ISA를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투자일임업이 가능한 중소증권사와 종금사까지 ISA를 취급할 수 있게 되면서 은행의 경쟁상대도 자연히 늘게 됐다. 전 증권사를 상대로 ISA 경쟁을 벌이게 된 은행권은 투자일임형이 신탁형에 비해 가입절차가 간단하고 취급할 수 있는 상품의 폭이 넓어 ISA 시장 선점에서 불리한 위치에 섰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은행권은 ISA 고객에 편입상품 설명의무를 지고 있지만 투자일임업을 할 수 있는 증권사는 설명의무 부담이 없는 것도 은행의 불만을 키웠다. 뿐만 아니라 은행권은 ISA 편입상품에 자행 예금상품이 빠진 것도 차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은행의 ISA 고객은 ISA 계좌에 해당 은행 예금상품을 편입해 넣을 수 없는 반면 증권사 ISA 고객은 해당 증권사의 파생상품을 편입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에도 은행과 같은 수준의 설명의무를 부과하는 방안과 은행에 투자일임업을 허용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에 나섰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은행이 투자일임업에 진출해 위험상품을 파는 것은 은행업의 본질에 위배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시중은행, 일제히 PB서비스 확대 ISA는 한 사람당 하나의 계좌만 만들 수 있고, 수년간 중도해지가 불가능해 한번 계좌를 개설한 고객이 장기고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은행과 증권사가 ISA 고객유치에 사활을 거는 것도 이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전국 영업점과 PB센터의 협업체계를 구성해 은행거래 고객이라면 누구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금융위기 이후 안정적인 자산관리를 선호하는 고객들의 니즈(needs)를 반영, 안전 투자자산 선호고객을 대상으로 중위험·중수익 상품, 맞춤형 특화상품 등 상품 라인업(Line-up)도 확대 중이다. 신한은행도 최근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PWM) 라운지'의 자산관리 서비스 요건을 금융자산 3억원에서 1억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복합점포에서 은행과 증권의 통합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고액자산가에게만 제공하던 'KEB하나 Asset Management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전 영업점에 배포, 서비스에 나섰다. 우리은행도 1억원 이상의 금융자산 고객에 대한 PB서비스를 5000만원 이상 개인고객에까지 확대, 인터넷뱅킹 고객에는 전문상담사가 화상전화, 이메일 상담 서비스를 진행한다. NH농협은행은 자산관리 서비스 확대를 위해 전국 지점에 전문가를 배치하는 한편 은퇴설계 전문가인 'All 100 플래너' 500명도 양성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ISA에 최적화된 상품개발을 위한 플랫폼 구축에 한창"이라며 "아울러 직원 모두가 고객의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위한 전문가로 거듭나 농협은행의 금융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ISA 관련 각종 이벤트 증권사는 오랜 자산관리 능력을 무기로 ISA 관련 이벤트를 열며 고객유치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ISA,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 바로알기' 온라인 이벤트를 오는 2월 29일까지 실시한다. 이번 이벤트는 미래에셋증권 홈페이지에서 ISA와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에 대해 알아보고 퀴즈를 푸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총 2회 차에 걸쳐 진행되며 500명을 추첨해 1회차 200명, 2회차 300명에게 모바일 쿠폰을 제공한다. 신한금융투자도 ISA에 대해 미리 알아보는 '고객과 함께 만드는 ISA'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홈페이지나 모바일에서 설문에 참여하고 휴대전화번호를 남기는 고객 중 500명을 추첨해 CU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한다. KDB대우증권은 새해를 맞아 개인연금, ISA, 해외주식 비과세펀드 등 절세상품 가입 고객들에게 상품권 등을 증정하는 'KDB대우증권 절세 피트니스 시즌1'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외에 수익원을 찾기 위한 WM(자산관리)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며 "장기고객으로 이어질 수 있는 ISA 고객 확보가 최대 과제로 떠오른 만큼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