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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지금 노조가 파업할 때인가?

지금 노조가 파업할 때인가?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미니총선이라고 할 수 있는 '7.30 재보선'이 막을 내렸다.'경제 살리기'를 내건 여당과 '정권 심판론'을 편 야당 사이에 예상을 깨고 여당이 압승했다. 결국 민심은 야당을 심판했고 여당에게는 경제살리기에 힘을 실어줬다. 이제 정치권은 세월호의 아픔을 딛고 경기회복에 올인 하지 않으면 안 될 입장이다. 마침 최경환 경제팀은 전통적인 경기부양책을 훨씬 뛰어넘을 만큼 파격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이른바 '초이노믹스'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시장에 반영되어 증권시장의 주가가 크게 회복되고 부동산 경기도 서서히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토록 우려됐던 노동계는 이러한 정부시책과는 달리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지난달 22일 민주노총은 서울을 비롯해 전국11개 지역에서 10여만 명이 참석한가운데 동맹파업을 벌였다. 이슈는 세월호참사의 철저한 규명과 각종규제완화, 비정규직 확산금지, 공공부문 민영화 반대 등이다.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박근혜 정부'를 무능정부로 규정하고 퇴진을 주장하면서 강도 높은 투쟁을 선언했다. 이어 우리나라 산업의 중추신경이나 다름없는 자동차업계에서도 파업의 수순을 밟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31일 임협 13차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실패하고 여름휴가가 끝난 이달 중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 발생을 결의하기로 했다. 이 때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파업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르노 삼성은 지난달 22일과 25일 부분파업을 벌인데 이어 휴가가 끝나는 4일 이후 파업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물론 나름대로 쟁점은 있겠지만 지금 우리경제의 사정으로 보아 노조파업은 반드시 절제돼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강하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경기부양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해당 사업장은 보다 유연한 입장에서 협상을 진행하고 정부에서는 노사정협의체를 정상화시키는데 힘써야 한다. 특히 정부는 일정수준으로 경기회복이 이뤄지기 이전에는 파업을 자제해줄 것을 적극적으로 나서 호소해야 한다.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떠나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한 목소리를 내 노조파업을 자제시켜야 할 것이다. 여기에 노동계는 이제 '더불어 힘께 사는 미덕'을 조금이나마 실천하는 모럴이 요구된다.

2014-08-03 11:19:2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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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세계 제2의 피폭국가' 한국

후쿠시마 사태 이후 이왕이면 일본산 식재료를 쓰지 않고 있다. 일본 여행도 웬만하면 자제하고 있다. 어느 정도 조심하면 방사능 피폭은 나의 일이 아니며 나아가 한국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전 서울 종로구 운니동에 있는 '합천 평화의 집' 서울사무국을 방문하면서 생각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보통 '피폭자'라고 하면 후쿠시마 원전 근처의 주민들이나 1945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미군의 원폭을 맞은 사람들 혹은 체르노빌 원전 피해자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피폭자가 그곳에만 있는 건 아니다. 태평양 한복판의 비키니섬에도 냉전시절 서방선진국들의 핵실험 때 방사능 먼지를 뒤짚어 쓴 이들이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또 한 곳…. 경남 합천군에도 적잖은 수의 피폭자들이 살아가고 있다. 바로 일제강점기에 강제동원 등으로 끌려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있다가 피폭당한 이들과 그들이 낳은 2~3세 후손들이다. 원폭 투하 당시 전체 피폭자의 약 10퍼센트에 달하는 7만 명 정도가 피폭됐을만큼, 조선인들은 자신들의 전쟁이 아니었음에도 엄청난 희생을 감내해야 했다. 문제는 전쟁이 끝난 뒤 귀국한 피폭 생존자들의 정확한 규모는커녕 실태조차 정확히 밝혀진 게 없다는 데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의료지원이란 게 있을 리 만무하다. 방사능 피폭이 유전적으로 어떻게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도 조사된 것이 없어 피폭자 가운데 상당수는 후손들에게 미칠 사회적 차별과 배제를 우려해 그저 숨죽인 채 살아가고 있다. 한국 정부가 쉬쉬하는 사이 원죄국가인 일본은 특별조치법이나 원폭의료법, 피폭자원호법 등을 제정하기는 했지만 구제대상을 일본인으로만 한정했고, 지금은 '세계 유일의 피폭국'이라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폭을 떨어뜨린 미국도 무신경하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보다 못한 사회운동가와 종교인 그리고 시민들이 나서서 지난 2010년 피폭자와 그 후손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벌이고자 '합천 평화의 집'을 세웠다. 피폭을 바다 건너 일이라 생각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잊지 말아햐 할 것은 한국이야말로 세계 제2의 피폭국가이며 동시에 피폭 문제가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설계수명을 넘겨서까지 가동 중인 부산 기장의 고리원전 관련 뉴스를 쉬이 흘려듣지 못하는 이유다. / '다시,서울을 걷다'저자

2014-07-31 10:45:4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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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네덜란드에는 왜 더치커피가 없을까?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모양만 붕어일 뿐이다. 요즘 유행하는 더치(Dutch)커피는 네덜란드식이다. 이름은 그렇다. 하지만 정작 네덜란드 사람들은 더치커피가 무엇인지 모른다. 더치커피는 차게 마신다. 주로 얼음을 넣어 마시니까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비슷하지만 따지고 보면 근본부터 차이가 있다. 만드는 방법이 다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가 바탕이다. 커피 원두에 고온고압의 수증기를 순간적으로 통과시켜 원액을 추출한다. 여기에 물을 타서 희석시키면 아메리카노, 그리고 얼음을 넣어 차갑게 마시면 아이스 아메리카노다. 반면 더치커피는 다른 커피와 달리 곱게 간 커피 원두에 상온의 차가운 물을 천천히 통과시켜 커피 원액을 추출한다. 아메리카노와는 추출 방법이 다르니 맛에도 차이가 있고 성분 또한 같지 않다. 찬물로 내렸기 때문에 카페인의 함량과 산도가 낮다고 한다. 하루 종일 추출하기에 원두 특유의 향을 느낄 수 있고 추출 과정에서 숙성이 되기에 맛도 다양하다고 주장하는데 미각이 특별히 발달한 사람들의 말인 듯싶다. 어쨌든 값은 일반 커피에 비해 더 비싸다. 더치커피는 네덜란드 사람이 만들었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다. 네덜란드는 커피강국이었다. 특별히 커피가 맛있거나 커피 원두의 품질이 좋아서가 아니라 커피 생산대국이었기 때문이다. 과거 식민지였던 네덜란드에 대규모 커피농장을 만들어 커피무역으로 돈을 벌었다. 더치커피 역시 이 과정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네덜란드 선박이 커피 원두를 본국으로 실어 나를 때 선원들이 수시로 뜨거운 물을 끓일 수 없어 찬물로 커피를 내린 것이 시초라는 것이다. 그런데 네덜란드 사람들은 왜 더치커피를 모를까? 더치커피는 일본에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어디에도 근거는 없지만 최초로 찬물로 커피를 내린 사람이 네덜란드 선원일 수는 있다. 하지만 더치커피를 만들어 널리 퍼트린 것은 일본이다. 네덜란드에서 왜 더치커피냐고 되묻는 이유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07-30 10:38:4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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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의 인문학산책]보낼 수 없구나

"난 꿈이 있었죠/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나를 지켜봐요/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이젠 세상에 없는 열여덟의 소녀 이보미가 수만 명이 모인 무대 위 영상에서, 열정적인 가창력으로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있었다. 가수 김장훈이 생과 사를 넘어 보미와 함께 듀엣으로 부른 "거위의 꿈"은, 못다 핀 청춘의 너무 이른 유서였다. 세월호 참사 100일인 지난 7월 24일의 서울시 광장은 슬픔이 도리어 힘이 되는 시간을 태어나게 했다. 같이 운다는 것이 얼마나 예기치 않은 감성을 갖게 하는지를 깨우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픔이란 적당히 마비시켜 진정되는 것도 아니며, 절제한다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건 비통함의 매듭이 풀릴 때까지 아파하면서 가야하는 길이 될 때, 비로소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마음의 미궁(迷宮)이다. 시인 허은실이 라는 시를 읽자 모두의 가슴에 비가 흐르기 시작했다. "흰 꽃들 피네 이 봄 산천에/교복 안에 빛나던 너의 열여덟 (.....)//무덤가에 휘이 호랑지빠귀 울면/그건 너의 목소리 휘파람소리//잠들지 마 잠들지 마 눈감지 마-/침몰하는 세상 조문하러/흰 꽃들 피네/오월 산천이/수의를 입네" 우린 아직 아이들이에요, 라는 표식인 교복이 이들의 되 돌이킬 수 없는 사망을 확인하게 하는 수의가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모두가 모두의 조문객이 되어 한없이 흐느꼈다. "엄마, 엄마가 그동안 나 때문에 너무 울어서, 나 엄마가 흘리는 눈물 속에 있었어요. 엄마의 눈물 속에 섞여서 엄마 얼굴을 만지고, 엄마의 볼에 내 볼을 부비고, 엄마의 손등에 떨어져 엄마 살갗에 스미곤 했어요. (......) 엄마! 보고 싶은 엄마! 엄마라는 말은 안녕이라는 말이기도 해요. 그래서 안녕이란 말 대신 내 마지막 인사는 엄마에요. 엄마!" 시인 도종환의 글 의 낭독이 끝나자 울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었을까? 그날 장대비가 쏟아지는 새벽 거리에서, 화백 박재동이 시를 읊듯 입을 연다. "안녕이란 말 쓰지 말자/가는 너희가 안녕 하냐/남은 우리가 안녕 하냐/가는 너희가 떠날 수 있느냐/남은 우리가 보낼 수 있느냐?/그냥 있어라/엄마 아빠 곁에/엄마의 눈물 속에" 보낼 수 없다는 건 사랑한다는 말이다. 사랑에는 "안녕"이라는 마지막 인사가 없다. /성공회대 교수

2014-07-27 11:14:18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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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입찰담합' 반성하면 경기부양에 동참시키자

'박근혜 정부' 제2기 내각이 경기부양에 올인 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를 주도할 대형 건설 회사들이 큰 수난을 겪고 있다. 대단위 국책사업을 둘러싼 입찰담합이 속속 드러나면서 천문학적 과징금 제재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7일 현재 내려진 10대 건설회사의 과징금만 대우건설 389억 원을 비롯하여 2481억 원이나 된다. 특히 4대강 건설을 둘러싸고 빚어진 입찰담합으로 1000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물게 된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인천도시철도 2호선, 대구지하철공사, 경인운하까지 합쳐 입찰담합 판정을 받아 3000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내게 됐다. 여기에다 2조원대의 호남고속철도 기초공사에 대해서도 22개 업체의 담합혐의를 확인하고 조만간 3000억 원의 과징금과 고발조치까지 내릴 예정이다. 입찰담합 업체에게는 과징금 부과 이외 최대 2년간 모든 공공공사에 입찰참여가 금지되고 공사발주기관으로부터 손해배상청구소송도 받게 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최저가낙찰제가 지속되는 한 입찰담합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고 공공기관의 발주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점도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특히 최저가낙찰제는 부실공사의 주범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허명수 GS건설 부회장 등 대형건설회사 수장(首長)과 임직원 150여명은 지난주 23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건설공사 입찰 담합 근절 및 경영위기 극복방안'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연이은 입찰 담합 조사와 관련하여 과징금, 손해배상 소송 등으로 생사(生死)의 기로에 놓였다"며 공정거래위원회 제재에 대해 머리 숙여 선처를 건의했다. 물론 고질화된 건설회사의 입찰담합비리는 근절돼야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경기부진 속에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강도 높은 규제를 일관되게 시행해야하는지 재고할 여지가 있다. 특히 건설업은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클 뿐만 아니라 체감경기의 선도업종이다. 뿐만 아니라 해외수주로 벌어들이는 외화획득의 선발대다. 이미 우리 대형업체가 입찰 담합비리가 노출되자 유럽의 발주처에서는 해명 자료를 요구하고 있고 중국이나 일본 등 경쟁업체에서는 비방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입찰담합 비리는 근절시키되 규제수위를 낮춰 지금 정부가 올인 하고 있는 경기부양 정책에 동참시키는 방안이 요구된다. 지금 정부가 동원하고 있는 경기부양책은 전통적인 수단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이러한 마당에 깊이 반성하고 있는 대형 건설회사들을 합류시키면 경기부양에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언론인

2014-07-27 11:09:0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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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도쿄도지사 접견…"위안부, 양국 문제 아닌 보편적 여성인권사안"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방한중인 마스조에 요이치 도쿄도지사를 접견하고 "군대 위안부 문제 같은 것은 두 나라 사이 문제뿐 아니라 보편적인 여성인권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진정성있는 노력으로 잘 풀어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시 초청으로 도쿄도지사로는 18년만에 공식 방한한 마스조에 지사를 청와대에서 만나 "우리 두 나라 국민은 서로 우정도 나누고 마음도 나누고 왔다갔다 하면서 잘 지내왔는데 정치적 어려움으로 인해 국민 마음까지 소원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마스조에 지사는 대학교수와 정치 평론가 등을 거쳐 2001년 참의원으로 중앙정계에 발을 들여 놓은 뒤 2007년 재선에 성공하며 국회의원과 제1차 아베 내각의 후생노동상 등을 거친 인사다. 이어 박 대통령은 마스조에 지사에게 "(일본) 정치인들의 좀 부적절한 언행으로 인해 양국관계에 여러가지로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 지사님이 (역할을 해달라)"라며 "특히 역사문제가 중심이 돼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 올바른 역사인식을 공유하면서 두 나라가 안정적으로 관계발전을 이뤄갈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2014-07-25 12:55:3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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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미국대사관 직원 숙소 터의 운명은?

광화문에서 인사동 입구 쪽으로 걷다 보면 왼쪽으로 높다란 담장이 나온다. 성인 키의 두세 배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라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쪽에 뭐가 있는지 알기 힘들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한미국대사관 직원 숙소가 자리하고 있었다. 2008년 이래 3만7천여 제곱미터에 달하는 송현동의 이 땅을 두고 논란이 한창이다. 부지를 사들인 대한항공이 자칭 7성급 호텔을 짓겠다고 나선 탓이다. 정부도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는 등 맞장구를 치고 있다. 서울 옛도심의 중심, 특히 경복궁과 가까운 곳에 고급호텔이 들어서면 고용 창출에 기여할 수 있고 관광산업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참교육학부모회 등 시민단체들의 생각은 다른 듯하다. 부지 바로 옆에 덕성여중고와 풍문여고가 있어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미 지난 2010년 대한항공이 서울중부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지만 대법원까지 올라가 결국 기각당한 적이 있다. 현행 학교보건법상 학교 정후문에서 직선거리로 50m 이내의 절대정화구역에는 호텔이나 모텔, 여관 같은 숙박시설을 건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은 정부 주장처럼 7성급 호텔이 고용을 창출하는 등 사회적으로 도움이 될 지부터가 불분명하다. 2014년 6월 경실련이 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자료를 활용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호텔을 건립해 늘어나는 일자리라고 해봐야 저임금의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문제의 땅은 구한말 이래 늘 '손님'의 땅이었다. 1920년경 들어선 조선식산은행 직원 숙소가 그 시초다. 조선식산은행은 요즘의 산업은행처럼 산업 금융을 담당했지만 실상은 조선총독부의 외곽 기구에 가까웠다. 해방 뒤에도 굴곡진 운명은 이어졌다. 미군정 시설을 거쳐 2000년대 초반까지 주한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로 쓰인 것이다. 만약 거기에 고급 호텔까지 들어서면 일반 시민의 접근은 앞으로 더욱 힘들어질 것이 자명해 보인다. 예부터 송현동 일대는 지리적으로 동서로는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를 잇고 남북으로는 인사동과 북촌을 이어주는 역사와 문화의 징검다리를 해온 곳이다. 그런데 일제강점기와 개발시대를 지나오는 동안 민비가 어린 시절을 보낸 감고당(感古堂)이나 세종 때 처음 지어진 안동별궁(安洞別宮) 등의 흔적은 아스라이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이제 그나마의 터마저 돈의 논리에 밀려 바람 앞 등불 신세가 되어 버렸다. 공공의 이익보다 사유재산권을 우선시하는 사회에서 제3자가 남의 땅을 두고 이래라 저래라 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에 기업과 시민 사이의 중재는커녕 일방의 이익을 위해 관련법 개정에 나서는 정부가 더욱 야속해 보인다. 관광산업의 경쟁력은 호텔 숫자가 아니라 잘 보존된 역사문화 경관이 보장해줄 수 있는데도 말이다. / '다시,서울을 걷다'저자

2014-07-24 15:33:17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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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며느리에게 가지는 금물(?)

여름에는 가지가 맛있다. 요즘이 제철로 가지볶음도 좋고 가지무침도 맛있으며 가지 냉국도 시원하다. 그런데 우리 속담에 며느리에게는 가지를 먹이지 말라고 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얼핏 며느리 구박하는 소리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며느리를 아끼는 말이다. 가지는 성질이 차기 때문에 아이를 가져야 하는 여성, 특히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하는 임신부는 조심해서 먹으라는 뜻이다. 뒤집어보면 여름철 더위를 쫓는데 가지만한 채소가 없다. 더위를 식힐 수 있기 때문인데 본초강목에서는 한랭한 성질로 인해 많이 먹으면 배가 아플 수도 있다며 주의를 환기시켰을 정도다. 지금은 가지가 특별할 것도 없는 채소지만 옛날에는 재배가 어려웠는지 가지를 무척 소중하게 여겼다. 가지는 별명이 곤륜과(崑崙瓜)다. 글자 뜻 그대로 풀이하면 곤륜산에서 자라는 오이라는 뜻이다. 무협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곤륜산은 신화에서 신선이 살고 있다는 곳이다. 그러니 곤륜산에서 자라는 오이는 곧 불로장생하는 신선들이 먹는 채소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가지를 보약에 비유했다. 중국 고전소설 홍루몽에 초별갑(草鼈甲)이라는 요리가 보이는데 가지로 만든 음식이다. 초별갑은 풀로 된 자라라는 뜻으로 중국인은 예나지금이나 자라를 최고의 보양음식, 강장식품으로 여긴다. 그러니 가지가 바로 식물성 보양식품이라는 소리다. 터키에는 이맘 바이일디라는 유명한 가지요리가 있다. 이슬람 성직자가 먹고는 맛이 너무 좋아 기절했다는 요리인데 중국이나 터키나 자국 요리에 대한 자부심도 많지만 속된 말로 뻥 또한 대단하다. 가지는 종류가 여럿이지만 우리 땅에서 자라는 가지가 맛에서는 으뜸이었던 모양이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한치윤이 해동역사(海東繹史)에 관련 이야기를 적었다. "신라에서 나오는 가지는 모양이 계란처럼 생겼다. 광택이 나고 색은 엷은 보랏빛인데 꼭지가 길고 맛이 달다. 그 씨앗이 지금 중국에 널리 퍼져있다" 역시 신토불이, 우리 가지가 맛있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07-23 10:26:5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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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의 인문학산책]응시(凝視)

"바위를 그릴 때 처음에는 그저 고정된 형태의 딱딱한 물체야. 그런데 계속 응시하고 한참 그리다보면, 그 바위가 점점 부드러워지고 여러 가지 모양으로 자신을 변모시켜 가거든." 화백 박재동과 난데없이 중력과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리의 화제는 저절로 자연과 인간에 대한 쪽으로 옮겨갔다. 암석 같은 무생물도 인간과 인연을 맺으면 어느새 생물체처럼 지금과는 전혀 다른 기운과 움직임, 그리고 표정을 갖게 된다는 그의 깨달음에 나 역시 크게 동의를 표했다. 세상의 만물은 우리의 마음과 서로 통하는 순간, 서로 엉켜 내 안에서 하나의 새로운 우주로 창조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그렇지 않아도 요즈음 한참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공진화(共進化)/co-evolution)"의 개념과 맞닿아 있기도 했을 뿐만 아니라, 상생(相生)할 수 있는 세상에 대한 고뇌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겠다 싶었다. "공진화"란, 자연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이 지구전체를 대지의 여신 가이아(Gaia)로 이해하면서 등장하게 된 개념이다. 지구란 그 안에 있는 생물과 무생물 전체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새로운 환경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대기 중의 산소가 생물의 생명활동에 의한 결과물이기도 하다는 점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간다. 땅에 사는 존재가 하늘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지난 주 한겨레신문에 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풍경, 우리들의 초상"이라는 사진과 글이 눈을 끌었다. 한 마리 갈매기가 점처럼 날고 있는 하늘과 구름으로 수평선을 드러낸 바다, 그 바다와 맞닿아 있는 해변, 그리고 그 안에 누군가 홀로 서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작가 고현주의 작품이다. "바람과 빛이 오랜 시간 서로 관계를 맺으며 펴낸 것이 풍경이다. 그 산이 원래 거기 있었던 게 아니다. 끊임없이 일렁이고, 움직이고, 흐르고 반짝이며 만들어 내는 것이다. 얼마나 오래 머무르느냐에 따라 풍경의 색이 달라진다. 동네에서 머물러야 동네사람이 되고 (.....) 머문다는 것은 함께 된다는 것이다. 이 세상 저 혼자 존재하는 풍경은 없다." "응시"라는 한자는 엉길 응(凝)자와 자세히 본다는 시(視)가 합친 말이다. 무생물의 존재와 풍경도 살아 움직이게 하는 우리의 눈길이 이 힘겨운 세상도 살려 낼 수 있지 않을까? 깊고 오랜 바라봄을 통해서. /성공회대 교수

2014-07-20 14:43:0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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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최 경제팀, 경기부양책 위험요소도 많다

박근혜 정부 제2기 경제팀은 경제 활성화에 올인 할 태세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주 취임식을 갖고 첫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경제는 저성장, 저물가, 과도한 경상수지 측면에서 심각한 축소균형을 향해 가는 불균형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경기부양 대책을 내놓았다. 주요 골자는 올해에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대신 각종 기금 등을 통해 내년까지 30조원을 풀기로 했다. 또한 지금까지 부동산 경기부양의 핵심 이슈로 제기됐던 부동산 담보대출도 과감히 완화할 방침이다. 관계부처와 협의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70%로 올리고 총부채상환비율(DTI)도 서울과 수도권 관계없이 60%로 올릴 것을 시사했다. 이번 최 부총리의 경기부양책에서 눈에 띄는 점은 기업들의 사내유보에 대한 시각이다. 기업에서 창출된 소득이 배당이나 임금으로 가계로 흘러가게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10대 그룹의 사내 유보금은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CEO스코어가 10대 그룹 81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1분기 사내유보금은 515조 9000억 원으로 5년 전 271조원 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현상은 그동안 저성장 속에 굴지의 대기업들이 얼마나 보수적인 경영을 해왔는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정부의 경기부양책을 보면 종전보다는 매우 파격적이다. 최 부총리 자신도 "할 수 있는 정책은 모두 동원해 우리 경제에 온기(溫氣)를 느끼게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드라이브에는 위험요소도 적지 않음을 직시해야한다. 우선 우리나라는 국가부채와 가계부채가 각각 1000조원을 넘어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 이러한 판에 재정적자 확대를 얼마나 감수할 것인지? 부동산 대출을 완화해 생기는 가계부채 증가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사전에 숙고하지 않으면 예상되는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비록 재정적자는 감수한다고 해도 가계부채 대책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한다. 비록 배당이나 임금으로 가처분소득을 늘린다고 하나 대부분의 서민가계는 '그림의 떡'일 수도 있다. 더욱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빈부격차로 비롯되는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는데 깊은 배려가 요구된다. 이미 우리나라는 소득의 불평등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가 위험수준(0.4)을 접근하고 있다. 여기에다 상위 10%가 차지하는 소득이 이미 45%나되어 일본이나 프랑스보다도 불평등하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경기부양에 올인 하다 자칫 가계부채와 양극화 문제가 더 악화되면 더 많은 시련을 겪을지도 모른다. /언론인

2014-07-20 10:58:1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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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등 日전직 총리 4명 탈원전 회동

일본의 전직 총리 4명이 탈 원전이라는 목표를 위해 협력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간 나오토·하토야마 유키오 등 전직 총리 4명은 지난 18일 전날 도쿄에서 회동을 했다고 외신을 인용해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날 만남은 탈 원전을 표방하며 올해 초 도쿄도 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호소카와 전 총리와 그를 지원했던 고이즈미 전 총리가 최근 설립한 일반사단법인 '자연에너지추진회의'가 주최한 행사에서 이뤄졌다. 간 전 총리는 재임 중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어 탈 원전이 지론이고 하토야마 전 총리는 총리관저 앞에서 열리는 탈 원전 집회에도 참가하는 등 원전 제로를 주장하고 있다. 두 전직 총리는 자연에너지추진회의의 후원자로 모임에 참가했으며 앞으로 탈 원전을 위해 힘을 모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간 전 총리는 "각자의 처지에서 협력할 수 있는 것은 협력하겠다. 원전 제로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에서 공통적인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전직 총리들은 최근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규슈전력의 센다이 원전이 새로운 안전기준을 충족한다고 평가한 것에 관해 우려를 표명했다. 호소카와 전 총리는 "되돌릴 수 없는 것이 되지 않도록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고 고이즈미 전 총리는 "이상하다"며 원자력규제위원회의 결정을 비판했다. 모임에서는 '새로운 불의 창조'라는 저서로 탈 원전·탈 화석연료 사업을 제안한 미국 에너지 전문가 에이모리 로빈스 박사가 강연하기도 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로빈스 박사의 저서를 언급하고 "원전 제로가 가능하다고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2014-07-19 16:07:18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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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에 사상자 속출…13세미만 어린이 48명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으로 18일(현지시간) 하루에만 4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팔레스타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외신을 인용해 가자지구에 진입한 이스라엘군 탱크의 포격으로 이날 팔레스타인인 4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북부 베이트 하눈에서 어린이 4명을 포함한 일가족 8명이 숨지고 가자시티 동부에서도 2∼13세 어린이 4명이 사망하는 등 곳곳에서 사상자가 잇따랐다. 이스라엘군에서도 군인 1명이 사망했지만, 이스라엘 언론은 아군 포격으로 인한 것이라고 전했다. 가자지구 공습이 시작된 8일부터 11일간 팔레스타인에 발생한 사망자는 299명으로 늘었다. 가자지구에 본부를 둔 팔레스타인인 인권센터는 사망자 중 80% 이상이 민간인이며 부상자도 2200명을 넘는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사망자는 남부의 칸유니스와 라파 지역에서 발생했다. 외신에 따르면 사망자 중 71명이 18세 미만의 청소년이며 이 가운데 48명은 13세도 되지 않은 어린이라고 전했다. 어린이들은 대부분 집에 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비난하면서 즉시 공격을 중단하고 이집트가 중재한 휴전안을 따르라고 촉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상공격 확대를 시사해 민간인 대량 살상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9일 중동을 방문해 휴전 방안을 모색한다. 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은 반 사무총장의 중동 방문 계획을 밝히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2국가 해법'이 휴전을 보장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스라엘의 자위권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면서도 무고한 인명피해 및 사태악화 위험에 우려를 표했다. 유럽연합(EU)도 사태악화를 매우 염려하고 있다며 양측에 휴전을 촉구했다.

2014-07-19 10:54:5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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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판화가의 동분서주가 반갑지만은 않은 까닭

서울 광화문광장에 차려진 세월호 유가족 단식농성장 앞을 지날 때면 생각나는 예술가가 한 명 있다. 판화가 이윤엽이다. 그를 처음 알게 된 지난 2006년, 이 작가는 경기도 평택시 대추리에 있는 마을회관에 머물고 있었다. 별다른 연고도 없는 대추리를 작업 장소로 택했던 이유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했다. 그 느낌은 그해 5월 4일과 5일의 대추리 상황을 묘사한 작품 '황조롱이의 숲'을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곤봉과 방패로 무장한 전경들이 떼를 지어 진격하는 모습이 묘사돼 있다. 실제로 당시 대추리에서는 행정대집행이 이뤄지고 있었다. 여느 행정대집행들과는 달리 1만5천 명의 군인과 경찰이 직접 나섰다는 점이 의미심장한데, 대추리와 바로 옆 도두리 일대가 미군기지 확장 예정지로 낙점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당시 힘이 없다는 이유로 고향과 농토에서 내몰릴 처지에 놓인 주민들은 단결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소속 신부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 대학생들도 연대했다. 그리고 이윤엽과 같은 예술가들은 판화와 벽화를 그리며 힘을 보탰고 나아가 한가닥 희망을 승화시키려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군대까지 동원해 옥죄어온 공권력을 주민들은 끝까지 막아낼 수 없었고, 2007년을 전후해 대추리와 도두리는 미군기지 영역 안으로 영영 사라지고 말았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같은 현장에 판화가 이윤엽이 뛰어 들었던 이유는 무얼까? 그에게 있어 미술이란 여느 예술가들의 고답적이며 우아한 작업이 아니었다. 평택에서의 첫 만남 이후 수 년만에 다시 만난 이윤엽은 "연대를 필요로 하는 현장에 판화로 힘을 보태는 것이 나의 역할, 나아가 예술가의 역할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에도 다른 사회참여적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일명 '파견미술팀'을 만들어 서울 용산참사 현장과 부산 한진중공업 타워크레인 농성장, 제주 강정해군기지 건설현장, 그리고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와 대한문 앞 농성장, 밀양 송전탑 건설현장 등 예술가들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약자들의 현장'을 찾고 있다. 사회 갈등의 현장에서 정작 그 저변의 부조리와 모순을 보도하는 언론이나 그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애써야 할 정치인은 잘 보이지 않는 오늘의 한국…. '파견미술가' 이윤엽의 동분서주가 반갑기는 하지만 그가 그래야만 하는 현실이 동시에 야속하기만 한다. /'다시,서울을 걷다' 저자

2014-07-17 15:33:0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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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대왕대비의 여름 보양식 초계탕

전통적으로 삼복더위는 이열치열로 물리쳤다. 한 여름에 펄펄 끓는 삼계탕을 먹으며 땀 한 바가지를 쏟는 이유다. 하지만 이열치열도 한 두 번이지 솔직히 더울 때는 오장육부까지 얼어 버릴 것 같은 차가운 음식이 더 간절하다. 더위에 지친 몸, 뜨거운 삼계탕은 부담스러울 때 몸보신도 하고 더위도 한방에 날려주며 잃었던 입맛까지 찾을 수 있는 음식으로 초계탕이 있다. 차갑게 식힌 닭고기 육수를 식초와 겨자로 간을 한 후 닭고기 가늘게 찢어 넣고 오이 배추, 배 등으로 고명을 얹어 먹고 난 다음, 시원한 닭 국물에 메밀국수까지 말아 먹으면 흐르던 땀도 들어가고 없던 힘도 솟아나는 것 같다. 좋은 음식을 보고 흔히 임금님이 즐겨 먹던 음식이라고 말하지만 초계탕은 그 이상이다. 임금님의 어머니인 왕대비, 할머니인 대왕대비의 생일 잔칫상에 주로 올랐던 음식이다. 초계탕을 즐긴 대표적 인물이 정조의 어머니이며 사도세자의 부인인 혜경궁 홍씨다. 1795년 정조는 회갑을 맞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100리 길을 떠나 사도세자의 묘가 있는 수원 화성행궁으로 행차해 성대한 회갑잔치를 열었다. 이때 차린 음식 중에 초계탕이 보인다. 헌종 14년 창경궁 통명전에서 열린 대왕대비의 생일잔치, 고종 때 덕수궁 경운당에서 열린 헌조의 계비 효종왕후 홍씨의 칠순잔치에도 초계탕을 준비했다. 그런데 왕실잔치를 기록한 진연의궤나 진찬의궤를 자세히 보면 특이한 점이 있다. 대왕대비, 왕대비의 생일상에는 초계탕이 놓이지만 임금이나 신하의 음식상에는 보이지 않는다. 지금 초계탕과는 달리 버섯, 전복, 해삼을 비롯한 산해진미가 들어간 고급요리여서 생일 주인공에게만 차린 것인지 아니면 특별히 여자에게 좋은 음식이기 때문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초계탕이 왕실 웃어른의 수랏상에만 특별히 오른 보양식인 것만은 분명하다. 내일이 초복이다. 뜨거운 삼계탕이 부담스러우면 시원한 초계탕으로 여름을 즐기는 것도 좋겠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07-16 10:35:13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