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우 소비 대책 시작했더니 유통가서도 행사로 호응
15일부터 정부의 한우 소비 촉진 대책이 시작되면서 유통업계도 이에 호응해 대대적인 판촉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한우는 공급과잉으로 도매가가 평년보다 크게 내렸는데, 그럼에도 사회 전반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매가에는 영향이 없어 소비가 위축된 상태다. 유통업계는 이번 정부 대책에 발맞춰 판매 가격 동결과 프로모션 등 다양한 할인책을 준비했다. 정부는 지난 12일 한우산업 수급 안정대책을 내놓고 한우 사육 농가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최근 한우는 공급 과잉으로 도매가격이 평년 대비 15% 떨어졌지만 정작 직간접 유통비용이 포함된 소매가격은 도리어 오르는 상태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한우 도소매가를 1월 중 조사한 결과, 도매가격은 동기간 22.0%(1782원) 하락했으나 소비자가격은 2.4%(418원)만 하락했다. 안심(100g) 도매가격의 경우 지난해 1월 8118원에서 지난달 6336원으로 1782원 감소했는데, 소비자가격은 지난해 1만7153원에서 지난달 1만6735원으로 418원(2.4%) 내리는 데 그친 것. 도매가 하락이 소매가에 적용되지 않은 데에는 최근 물가 전반이 상승하면서 납품가격에 더해지는 인건비와 운영비 등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소매가격 인상 요인 중 하나인 자동차 경유값의 경우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 리터당 1398.63원이었으나 지난달에는 1505.3원까지 뛰었다. 정부는 한우시장에 대한 직접 개입이 어려운 만큼 농협의 소매가격 인하정책을 통해 도매가격 급락을 막는 대책을 내놨다. 농협이 '2023 살 맛나는 한우프로젝트'를 연중 전개해 전국 평균 가격 대비 20% 낮은 수준으로 한우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유통업계도 여기에 호응해 행사를 쏟아내는 중이다. 농협은 연중 행사 외에도 오는 17일에서 19일까지 3일간 전국 농축협 하나로마트 약 980개소에서 일제히 '소프라이즈 2023 대한민국 한우세일' 행사를 열어 대대적인 한우 할인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3월 1일까지 1등급 한우 가격을 동결한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웹사이트에 고지된 2월 평균 소비자 가격 대비 약 30%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했다. 통상, 대형 마트 신선식품 할인 행사는 일주일 단위로 대상 품목과 가격이 변경된다. 실시간으로 변하는 시세에 대응해야 하고, 제철 식품을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한 것이 주된 이유다. 롯데마트 측은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 부담을 덜고, 소비 촉진을 통해 한우 농가의 시세 약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례적인 한 달 동일 가격 행사를 준비했다"며 "향후에도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거나 시의성이 있는 상품의 경우 한 달 기간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롯데백화점도 17일 하루 동안 전 점포에서 축산 상품군 전품목 40% 할인 판매를 진행한다. 이번 할인 판매는 축산 상품군에서 처음 진행하는 대규모 할인행사로, 점포별로 전 등급의 다양한 한우 상품들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대표 상품으로는 우대갈비, 티본, 토마호크, 샤또브리앙 등 다양한 스테이크 부위를 엄선한 '프리미엄 스테이크'를 비롯해 한우의 가장 높은 등급인 '1++(9)' 등급의 다양한 부위로 구성된 '프레스티지 No.9' 상품도 할인 판매한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한 '깨끗한 축산농장(CLF)'으로 선정된 농가들이 엄격한 기준으로 키운 '지정농장한우'를 비롯해 등심, 안심, 채끝, 양지, 사태 등 대표적인 한우 부위들을 전 등급에 걸쳐 할인 판매한다. 도상우 롯데백화점 축산&수산팀장은 "고물가로 인한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며, 당분간 고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에도 '다양한 테마의 할인 행사를 통해 고객들이 만족할 만한 쇼핑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현대그린푸드를 통해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와 한우 소비 촉진 및 한우 산업 안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한우 판매 촉진을 위한 프로모션 준비에 돌입했다. 이밖에 단체 급식 사업장에서 한우 특식 메뉴를 추가 개발하고 건강식 브랜드 '그리팅' 신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헌상 현대그린푸드 상품본부장(부사장)은 "한우자조금과 사업협력을 통해 한우농가들의 고충을 덜고, 동시에 고객들에게도 한우를 제공할 수 있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당사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