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환경에 진심인 뷰티 체험공간, 이니스프리·아로마티카 매장을 가다
소비행동 등을 통해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보여주는 '미닝아웃'을 추구하는 MZ 세대의 소비 트렌드로 인해 유통가에는 친환경·비건 관련 키워드가 자리 잡았다. 오픈서베이가 지난해 발간한 'Z세대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Z세대의 51.5%와 밀레니얼 세대 54.7%가 착한 소비를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다. 이에 뷰티 업계는 MZ세대가 일상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참여형 친환경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메트로신문은 17일 대표 체험공간 두 곳을 방문해봤다. ◆공병공간에 담긴 친환경 철학 안국역에서 삼청동으로 이어지는 길, 기존에 보던 매장과는 다른 이니스프리 매장을 볼 수 있다. 이곳은 이니스프리가 23만개의 공병을 분쇄해 만든 '공병공간'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이니스프리가 수거한 공병 갯수가 한쪽 벽면에 적혀 있고, 업사이클링 제품을 제작하는 공간 '업사이클링 아뜰리에'를 마주하게 된다.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매장 중앙의 '플레이그린 아일랜드'다. 초록색 분쇄조각이 산처럼 쌓여있는데 이는 이니스프리의 히트 상품 '그린티 씨드 세럼' 공병을 분쇄한 조각들로 화장품 공병이 분쇄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테이블 각 면에는 이니스프리의 공병수거 캠페인 관련 스토리를 담아 자원 순환의 가치를 느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환경을 생각하는 이니스프리의 기업 철학을 알 수 있다. 공병공간 안쪽에는 아트드로잉 클래스존이 있다. 매장 방문객이라면 누구나 사용 기한이 끝난 메이크업 테스터 제품 등으로 컬러링 엽서를 만들어 볼 수 있다. 매니큐어와 립 제품, 섀도우 등을 이용해 채색하기 때문에 일반 미술도구와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매장 입구 옆에 위치한 '업사이클링 아뜰리에'에서는 굿즈가 제작된다. 공병 수거 캠페인에 참여 후 직원에게 원하는 색상의 공병 분쇄물을 전달하면 직원이 플라스틱 분쇄물을 녹여 튜브짜개로 재탄생시킨다. 튜브짜개는 치약이나 다써가는 로션을 짤때 유용하게 사용된다. '공병공간'은 2003년부터 '공병수거 캠페인'을 진행해온 이니스프리가 자원 순환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선보인 매장이다. 2017년 6월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첫 선을 보인 '공병공간'은 80년된 목구조는 그대로 살리면서 한옥 두 채를 연결하고 23만개의 이니스프리 공병으로 만든 마감재를 인테리어에 활용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난달 리뉴얼 오픈해 새로운 모습으로 고객과 만나고 있다. 이니스프리 측은 "공병공간은 리뉴얼 오픈 후 고객분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정확한 방문객 수치 공개는 어렵지만 약 5배 정도 고객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공병 지참해서 리필해요! 뷰티 업계가 친환경 체험존에 공을 들이는 것은 비단 이니스프리뿐이 아니다. 클린 뷰티를 지향하는 아로마티카도 본사가 위치한 건물 1층에 브랜드의 철학을 가득 담은 리필 스테이션(제로 스테이션)을 마련해놓았다. 유기농 원료 및 안심할 수 있는 자연 유래 원료 등을 중시하는 아로마티카는 제로 스테이션 앞마당에 주성분 중 하나인 로즈마리와 라벤더를 심었으며, 기존 사무실 용품 등을 분쇄해 만든 티테이블, 폐유리를 혼합해 굳혀 만든 바닥 등을 설치해놓았다. 이날 찾은 제로 스테이션 입구와 벽면에는 '무한 플라스틱 싸이클'이라고 해서 고객이 분리 배출한 플라스틱이 선별돼 플레이크로 변환(분쇄)되고, 그것이 플라스틱 조각(펠릿) 단계를 거쳐 재활용 용기로 거듭나는 순환의 과정을 설명해 놓았다. 내부에 들어서면 아로마티카가 처음 내놓은 자사만의 공식 오프라인 공간답게 아로마티카의 전제품이 전시돼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고객이 공병을 들고 오면 샴푸, 컨디셔너, 토너, 바디워시 등에 해당하는 18종의 상품을 용기에 원하는 분량 만큼 담아갈 수 있다. 아로마티카 제품의 용기이든, 타사 제품 용기이든 상관없다. 아로마티카 제로 스테이션의 관리사는 "많을 때는 (제로 스테이션) 매출의 반이 리필 판매를 통해 이뤄진다"며 "제로 스테이션이 오픈한 지 한달 가량 되었는데 재구매 및 재방문을 해주시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아로마티카는 지난 4월 말, 본래 본사 건물 2층에 있던 브랜드 체험관을 친환경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1층에 재오픈시켰다. 컬러 테라피도 이용할 수 있다. 각종 오일과 오일 컬러를 나열해두고 고객이 6가지 중 끌리는 색깔의 카드를 한장 고르면 그날에 부족한 성격이 나온다. 예를 들어 보라색 카드를 꼽으면 '예술성, 감수성' 등의 키워드가 나오는데, 키워드에 해당하는 향을 지닌 오일을 추천해주는 식이다. 현재 아로마티카 제로 스테이션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이 찾아와 인증샷을 남기고 제품을 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해 가는 등 절찬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