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두창의 오해와 진실…검역관리지역 발열감시 강화한다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원숭이두창 발생국가를 방문한 여행객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다. 사진은 지난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의 입국자 코로나19 검사 센터 모습. /뉴시스 원숭이두창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우리나라에서 확인된 것으로 지난 22일 밝혀졌다.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을 고려해 원숭이 두창에 대한 진실과 주의할 점을 알아봤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중·서부 아프리카의 열대 우림 지역에서 발생한 인수(사람과 동물)공통감염병이다. 1958년 연구를 위해 사육된 원숭이들에서 수두와 비슷한 질병이 발생했을 때 처음 발견되어 '원숭이두창'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사례는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되었으며 이후 가봉, 나이지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코트디브아르 등 국가에서 보고되며 풍토병화되었다. 올해 5월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을 중심으로 발생하기 시작, 미국과 같이 풍토병이 아닌 국가에서 이례적으로 발생했다. 원숭이두창 질병의 정도는 경증에서 중등도이나 치명적일 수 있다. 38도 이상의 급성 발열, 두통, 근육통 및 피로감으로 시작돼 얼굴을 중심으로 발진증상이 나타나며 원심형으로 신체 다른 부위, 특히 사지로 퍼진다. 증상은 보통 2~4주간 지속된다. 발진으로 피부병변이 일어나 눈에 보이는 질병이라 검역 단계에서 걸러지기 쉽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잠복기가 길어 발병 사실을 빠르게 파악하기 어렵다.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채로 입국했더라도 잠복기가 최대 21일로 길어서 검역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원숭이두창은 잠복기가 최소 5일에서 최대 21일로, 코로나19보다 긴 편이다. 검역에서 의심증상에 관해 건강진단 질문서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방역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병원을 피하는 등 의도적으로 숨기면 찾아내기 힘들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원숭이두창의 잠복기가 길기 때문에 검역 단계에서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검역을 일부 강화하는 방안, 본인으로부터 건강상태와 관련해 신고를 유도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원숭이두창을 둘러싼 가장 큰 오해가 동성애자들 간의 성관계를 통해 감염된다는 것이다. 원숭이두창 확산이 유럽에서 열린 두 차례 대규모 파티에서 벌어진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남성간의 성관계에서 비롯됐다는 WHO 관계자의 가설과,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이 이달 21일 원숭이두창 감염 위험이 높은 일부 동성애, 양성애 남성들에게 백신을 맞으라는 권고를 내놓은 데서 불거졌다. 그러나 키스나 성관계와 같은 행위도 감염 경로에 포함되지만, 반드시 동성애자 또는 양성애자의 성관계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동성애자만 걸린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우리나라 질병관리청 등에서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이나 사람,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질과의 밀접한 접촉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공기 중 전파에 관해서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가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탓에 명확하게 밝혀진 사실은 없다. 한편, 국내에서도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지금과 같은 검역을 통해 감염자 유입을 막을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검역 강화 방안에 대해서는, 당국이 원숭이두창 관련 하반기 검역관리지역으로 총 27개국을 지정했다. 발열기준을 낮추고 감시도 강화한다. 영국,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 이탈리아, 벨기에,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스위스, 덴마크, 체코, 슬로베니아, 핀란드, 아일랜드, 노르웨이, 라트비아,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호주,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 가나, 콩고민주공화국, 나이지리아를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해당 지역 입국자에게 건강상태질문서 등 서류를 요청할 수도 있다. 이 가운데 확진이 빈발하는 영국, 스페인, 독일, 포르투갈, 프랑스 상위 5국에 대해서는 발열기준을 37.5도에서 37.3도로 낮춰 감시를 강화한다. /원은미기자 silverbeauty@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