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벤처 CEO 열전 (17)] 피자업계의 맥도날드 꿈꾸는 푸드테크 기업 고피자 대표 임재원
고피자 임재원 대표이사. /고피자 누구나 부담없이 간편하게 피자를 즐길 수 있는 '1인 화덕 피자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주목 받으며 한국, 싱가포르, 홍콩, 인도 4개국에서 11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 푸드테크 기업이 있다. 임재원 대표가 이끌고 있는 고피자다. 고피자는 1인 또는 소규모 인원 운영에 최적화된 생산 방식을 통해 각국에서 신규 가맹점 오픈이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올해로 창립 5년차를 맞은 고피자는 세계 지점들을 통해 2019년에는 5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020년 그 2배 가까이 성장한 10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메트로경제신문이 29일 만난 임재원 고피자 대표(32세)는 "푸드트럭부터 따지면 약 5년, 실제로 법인을 설립한 지는 3년 10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2015년경 '피자는 왜 항상 느리고, 비싸고, 클까'라는 의문에 고피자 브랜드를 처음 고안해냈다. 1년여 간의 준비 끝에 2016년 푸드트럭으로 고피자 사업을 시작했고, 서울 밤도깨비야시장에서 영업 첫날부터 성장 잠재력을 확인하고, 다니던 회사에서 퇴사한 후 오로지 고피자만에 집중했다. 지난 2018년 법인 설립 후 현재 총 4개국에 매장을 운영하며 합리적인 가격과 트렌디한 메뉴 구성으로 맛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고객들을 사로잡았다. 고피자 자동화덕 '고븐' 이미지. /고피자 고피자가 푸드테크기업이라고 불리는 것은 '고븐'과 '토핑테이블' 때문이다. 고피자는 피자업계 최초로 3분 만에 최대 6판의 피자를 구워내는 자동화덕 고븐을 개발했다. 임 대표는 푸드트럭 사업을 할 당시 피자를 화덕 안에서 계속 돌려줘야 하고, 온도 조절이 매우 까다롭다는 단점 때문에 많은 교육과 전담 인력이 필요하다는 불편함을 느꼈다. 이에 누구든지 사용할 수 있는 화덕을 개발하자고 마음 먹고 화덕에서 가장 불편한 피자 돌려주기, 온도 조절 기능을 자동화해 고븐을 제작했다. 당시에는 자본도 개발 인력도 없었기 때문에 고피자 푸드트럭의 주방 설비 제작자와 임대표가 함께 직접 남양주의 창고 구석에서 고븐을 탄생시켰다. 주방 설비 제작자는 지금 고피자의 고븐만 생산하는 회사의 대표가 되기도 했다. 토핑 테이블의 경우 매장이 30여 개 이상으로 늘어나며 매장마다 비주얼 및 퀄리티가 상이하고, 지방이나 해외 매장은 실시간 관리가 불가능하다는 문제로 인해 기획하게 됐다. 토핑 테이블은 각 매장에서 토핑하는 모습을 동시간대에 지켜보며 교육하고, 잘못하면 코치도 해줄 수 있게 했다. 시각 데이터에 기반한 AI 기술을 활용해 만든 AI 스마트 토핑 테이블인 것이다. 고피자는 토핑 테이블을 위해 AI, 로보틱스, 데이터 분석 개발자들로 구성된 미래기술연구소를 설립, 지금도 1년 넘게 개발 중에 있다. 고피자는 이외에도 지난 3년간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은 끝에 피자 조리 오퍼레이션의 혁신으로 인건비를 감소하고, 쉽게 운영할 수 있는 가맹점을 구축할 수 있었다. 한 사람의 점주가 여러 매장을 운영하는 다점포 사례가 증가하고 있고, 코로나19 4단계 시국에도 매달 3개 이상의 매장을 오픈하는 등 작년의 성장세를 올해에도 이어가고 있다. 힘든 시기에도 가맹점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공정위 착한 프랜차이즈 인증과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1인 가구 및 비대면 소비 등의 증가 추세로 1인 피자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브랜드 인지도 확산에 기여했다. 고피자는 올해까지 자체 공장, 기술 개발, 해외 개척, 가맹점 지원 등 많은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임 대표에 따르면 내부 인력 충원이나 제품의 완성도 상승, 금번 마케팅 캠페인을 통한 고객 인지도가 빠르게 올라오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늦어도 하반기에는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 대표는 "고피자는 전 세계 1만개 매장을 목표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본사의 수익보다는 가맹점들이 자생할 수 있고, 다점포가 늘어나는 구조의 '매장단위의 수익'에 더 집중한다"며 "본사는 지속적으로 브랜드의 힘을 키워갈 수 있는 영역에 투자를 아낌없이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전국 100여 개 매장 순회 시 임재원 고피자 대표의 모습. (왼쪽부터) 임 대표와 양석운 고피자 목포하당점 점주 및 직원. /고피자 고피자는 최근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1년만에 매장 10개를 이룩한 싱가포르 법인은 연 매출 약 30억 수준의 법인으로 성장했고, 인도 법인도 연말이면 월 매출 1억원을 바라볼 것으로 추정한다. 해외 시장은 국내보다 피자가 더 일상식에 가까워 매출이 나타나는 시간대가 다채롭고 규모가 한국에 비해 볼륨이 크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임 대표는 "나라에 따라 취향도 달라 싱가포르에서는 하와이안 피자가 1위 메뉴, 한국에서는 베이컨 포테이토가 1위 메뉴, 인도에서는 야채 피자가 1위 메뉴인데, 그만큼 피자는 위에 토핑에 따라 전 세계 어디서나 변화무쌍하고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라마다 환경이 다르고 코로나19 탓에 이동에 제약이 있다보니 임 대표는 피자 메뉴의 분석을 통해 시간과 비용의 도전을 받는 일들을 극복 중이다. 한편, 고피자 미래기술연구소에서는 '현실과 현장이 더 중요한' 푸드테크 개발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아무리 첨단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가맹점에서 도입되지 않으면 그야말로 '말짱 꽝'이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고피자는 기술의 완성도와 혁신성 만큼이나 사용자의 수준과 환경을 고려해 매장에서 현실적인 도입이 가능할 지에 가장 많이 집중하고 있다. 고피자가 맥도날드를 지향하며 탄생한 만큼, 주방 오퍼레이션 혁신을 통한 글로벌 확산이 가장 큰 강점으로 삼고 있다. 임 대표는 "소비자들이 좋은 제품을 언제든지 균일하게 전 세계에서 편리하고, 가성비 있게 즐길 수 있는 것이 (맥도날드와 같은 프랜차이즈 성공의) 가장 큰 본질이기 때문에 피자업계에서 같은 본질을 완벽히 구현해낸다면 고피자도 맥도날드처럼 위대한 세계적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원은미기자 silverbeauty@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