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2차전지'…화학사부터 완성차 업체까지
-고객사가 경쟁사로…'전고체 배터리'가 답 -K-배터리?…이젠 양극재 등 'K-소재' 확대 2차 전지를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미래 먹거리로 꼽은 건 화학사만이 아니다. 산업계에서는 현재 손을 뻗을 수 있는 기업이라면 분야에 관계없이 2차 전지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에 'K-배터리'의 위기를 비롯한 현 배터리 업계의 상황을 분석해본다. ◆테슬라,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의 도전 당초 2차 전지의 직접적인 제조 및 생산을 주도해왔던 업체는 화학사다. 화학사들은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해 2차 전지의 안전성 등을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개발을 해왔다. 2차 전지는 타 업종 대비 기술 개발이 어렵고,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요구돼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로 평가된다. 이에 선제적으로 개발에 나선 화학사의 2차 전지 제품을 수요자가 구매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완성차 업계도 향후 전기차 시장의 '파이'가 커질 것에 대비해 직접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겠다고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완성차 업체가 가격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내재화해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등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이 같은 선택을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전기차 1, 2위 업체인 테슬라와 폭스바겐 등이 있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해 9월 '배터리 데이'를 통해 향후 1년 안에 시범 생산으로 시간당 10GW 상당 새 배터리 셀을 생산하고, 2022년 100GWh, 2030년까지 3TWh를 생산하겠다고 언급했다. 차세대 저비용 고성능 배터리를 대량 양산해 값싼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의도다. 또한 폭스바겐도 최근 '파워 데이'에서 2023년부터 통합 셀을 도입해 2030년까지 그룹 산하 모든 브랜드의 80%에 달하는 전기차에 통합 셀을 장착한다고 밝혔다. ◆'K-배터리'의 위기…원통형, 각형, 파우치형이 뭐길래 K-배터리의 위기설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가 스스로 제품을 생산하겠다고 나서며 수요처를 잃을 위기에 놓여서다. 국내를 비롯해 각국의 2차 전지 업체는 물론 이제 고객사였던 완성차 업체와도 배터리 경쟁을 해야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에 2차 전지 업체의 배터리 내 에너지 밀도 증량 등 기술 경쟁력 제고는 더 중요해졌다. 특히 앞으로는 기술 표준에서의 경쟁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모양에 따라 크게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그런데 최근 폭스바겐이 향후 각형 배터리 탑재량을 확대하겠다며 주목받았다. 배터리 특성상 제조업체가 다른 모양의 전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계획 없이는 불가능하다.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삼성SDI와 달리, 파우치형을 주력으로 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에 엇갈린 전망이 나온 이유기도 하다. 이른바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도 속도전이 될 양상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리튬이온배터리가 사용되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주요 구성요소 중 하나인 전해질이 액체다. 그런데 차세대 배터리로 여겨지는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액체에서 고체로 바뀐 것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구조적으로 단단해 더 안전성이 높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전기차 배터리 용량 증대에 용이하다는 특성이 있다. ◆'2차 전지 소재' 만드는 기업들…"배터리 덕 좀 보자" 배터리는 크게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 4대 구성요소로 이뤄진다. 이에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해당 소재들이 필수적이다. 기업들은 이 같은 기회를 엿보고 2차 전지 소재 생산업에도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비교적 2차 전지 제조업 대비 진입장벽이 낮은 소재 생산에서 미래 성장 동력원을 찾고 나선 것이다. 대표적으로 포스코케미칼은 최근 양극재 광양공장의 생산라인 증설에 나섰다. 이번 공사는 생산능력 3만톤을 확장하는 것으로 총 2758억원을 투자한다. 2023년 완공을 목표로 1회 충전 시 5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3세대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용 하이니켈 NCMA 양극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NCMA 양극재는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으로 조성되는 양극재다. 또, 2030년까지 양극재와 음극재를 각각 40만톤, 26만톤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 자회사인 SKIET(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역대 최대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SKIET는 분리막을 생산한다.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약 1조1300억원을 투자해 폴란드 실롱스크주에 유럽 3, 4번째 분리막 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또한 다음달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공모 절차도 시작했다. 이번 공모가 마무리하면 SKIET는 모회사 SK이노베이션과 함께 최대 약 2조3000억원의 투자 재원을 마련하게 된다. SKIET는 2024년 연간 분리막 생산 규모가 총 27억3000만㎡에 달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완성차업체 #전고체배터리 #2차전지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