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아버지 살인 14년 수감녀 재심제도로 억울함 풀 수 있을까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2일 방송에서 14년간 감옥에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김신혜씨 사건을 통해 재심제도의 높은 벽에 대한 문제점을 짚어본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2000년 3월 7일 한적한 새벽 한 바닷가의 시골마을 버스정류장 앞에서 5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된 사건을 조명한다. 시신 주변에 떨어져있는 자동차 방향지시등 파편은 뺑소니 사고임을 짐작하게 했다. 그러나 사고 현장에 떨어져있는 방향지시등 파편 조각이 너무 크고, 시신에는 사고의 흔적이 전혀 남아있지 않았던 점이 의문을 제기했다. 국과수 부검 결과 남자의 사망원인은 약물로 인한 사망이었다. 시신에서는 혈중 알코올 농도 0.303%와 함께 수면유도제 성분인 독실아민이 13.02㎍/ml이 검출됐다. 경찰은 누군가가 수면유도제와 술을 이용해 살해한 후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사고 이틀 후 피의자가 검거됐다. 바로 죽은 남성의 친딸 김신혜씨였다. 그녀의 고모부가 여동생을 성추행한 아버지에게 앙심을 품고 살해했다는 그녀의 자백을 들었다는 것이다. 경찰 수사 결과 사망 추정시간에 그녀의 알리바이가 없을뿐더러 아버지가 죽기 두 달 전 그녀가 8개의 보험을 가입한 사실을 확인했고, 수면제 30알을 갈아 양주에 타서 아버지에게 먹인 후 시신을 유기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한 그녀가 썼다는 시나리오는 아버지를 살해한다는 내용의 살해계획서였고, 아버지가 사망한 경위와 내용이 일치했다. 알리바이 부재, 보험 내역, 범행 동기, 시나리오, 그리고 그녀의 자백. 모든 증거들이 그녀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었고, 누가 봐도 범인은 그녀였다. 그러나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현장검증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은 사건에 주목했다. 자신이 범인이라며 자백까지 한 그녀가 현장검증을 거부한 것이다. 경찰은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아버지 사망 추정시간에 자신은 혼자 있었으며, 무엇보다 '남동생이 아버지를 죽인 것 같다'는 고모부의 말에 내가 대신 감옥에 들어가겠다고 말한 게 전부라는 것이다. 아버지가 여동생을 성추행한 일도 전혀 없다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었다. 게다가 의문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녀가 들었던 보험은 이미 3개가 해지된 상태였고, 아버지의 장애 사실을 숨긴 채 이른바 고지의무위반을 했을 경우 3년이 지나야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또 범행 도구인 수면유도제와 양주 등의 물증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그녀가 수면제를 갈 때 사용했다고 진술한 행주와 밥그릇에서도 수면제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게다가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전문가를 통해 독실아민 13.02㎍/ml는 진술조서에 나왔던 30알이 아닌, 적어도 100알을 넘게 먹었을 경우 검출되는 수치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취재결과 사건 후 가출한 김신혜씨의 여동생을 만나 김신혜가 고모부에게 자백했다던 그 날의 목격담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신혜씨는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경찰 수사 과정에서 폭행이 있었고, 본인은 아버지를 죽인 사실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다수의 변호사들을 한 자리에 모아 우리나라 재심제도의 높은 벽에 대한 문제점을 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