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가뭄' 은행권, 저축은행서 내리는 단비
신한·농협은행 등 우대금리 삭제 또는 축소 바람…저축은행 평균금리 2%대, 최고 5%금리도 기준금리 인하 후 올여름 은행권에 닥친 '금리 가뭄'이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은행이 상반기 저금리 기조에도 호실적을 냈으나, 수신 잔액 팽창으로 우대금리 인하나 폐지에 나섰다. 반면 저축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인상하며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19일 시중은행 각 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일부 예금상품의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폐지키로 했다. 신한은행은 오는 23일부터 '신한 주거래 S20통장'과 '신한 주거래 미래설계통장'의 우대이율을 연 최고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하한다. 농협은행도 오는 25일부터 '매직트리통장', '더나은미래통장', '채움샐러리맨우대통장', '진짜사나이통장' 등에 적용하던 우대이율을 없애거나 낮춘다. 특히 평균잔액 규모에 따라 0.1~1.9%포인트씩 주던 우대금리는 모두 삭제한다. 급여이체와 카드결제 실적 등과 연계해 적용했던 우대금리도 없어지거나 인하한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달 'KB스타트통장'과 'KB주니어라이프통장'에 적용하던 연 2.0%의 우대이율을 1.0%포인트씩 낮춘 1.0%로 내렸다. 이달 초에는 KEB하나은행이 수시입출금식 통장인 '하나BIGPOT스마트자유예금'의 금리를 연 1.7%에서 1%로 0.7%포인트 내렸다. 은행들의 우대금리 인하 바람은 전체 수신 상품 잔액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올 6월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1.25%로 내린 이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소비자들이 은행에 돈을 맡기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우대이율을 통한 고객 유치를 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총 예금 잔액은 6월 말 기준 1200조9007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200조원대를 넘어섰다. 반면 저축은행은 오히려 예금금리를 인상해 고객의 발길을 끌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1년물은 2.05%, 정기적금 1년물은 2.68%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시중은행의 1년물 정기예금 상품의 평균 금리(1.38%)에 비해 0.6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만약 은행에 1억원의 돈을 1년간 예치할 경우, 저축은행에서는 15.4%의 이자소득세를 빼면 173만4300만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반면 시중은행에서 제공하는 금리는 116만7500원에 불과하다. 현재 저축은행 중 페퍼저축은행과 스마트저축은행의 금리가 연 2.35%로 가장 높으며, 스마트저축은행은 'e-정기적금' 상품을 통해 연 2.35%의 예금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정기적금 중에서는 웰컴저축은행의 '웰컴 드림 정기적금'이 연 5.0%로,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어 '아이사랑 정기적금'과 '체크플러스 m-정기적금'도 각각 4.0%, 3.5%로 금리 수준이 높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등으로 시중은행은 금리를 인하하지만 저축은행에서는 오히려 이를 기회 삼아 고객을 유치에 나서는 모양새"라며 "아울러 저축은행들이 최근 영업력을 강화하면서 여·수신잔액이 빠르고 늘고 있어 금리 인상할 여력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